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히가시다 나오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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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자판을 하나하나 두드려가며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을 고장 난 로봇과 같다고 말하는 그는 일본에 살고 있는 스물세 살의 청년이다. 그는 어릴 때 중증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가족을 포함해 이 세상 누구와도 정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었던 그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13살 어린 나이에 자신의 세계에 대해 직접 쓴 그의 글은 일본은 물론 태평양을 건너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가슴을 울렸다. 특히, 그와 같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큰 용기와 힘을 주었다.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자폐증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 단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그 세계를 공유하는데 두려워하지 않고 망설이지 않는 것뿐이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과 정상적인 사람들과의 차이는 단지 그뿐인 것이다. '대화를 나눌 순 없지만, 마음속에는 당신과 같은 언어가 담겨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스물세 살 청년의 말처럼 말이다.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면 그저 평범한 20대의 청년이 지나지 않아 보인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하는 꿈 많은 청년이 있을 뿐이다. 그 어디에도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채 살아가는 중증 자폐아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한 사람의 인간이다'라는 나오키의 말에서 우리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묻어 나온다. 그와 우리를 가르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그와 같은 자폐아들을 곱게 보지 못하는 우리들의 시선이 아닐까.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조금 서툴고 어려울 뿐인데 그를 나와 다른 사람처럼 대하는 우리의 말과 행동이 그들을 소외시키는 것은 아닐까.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너와 같은 인간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우리와 똑같은 한 사람의 이야기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나오키가 13세 때 쓴 책 <나는 왜 팔짝팔짝 뛸까>를 통해 그는 이미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와 같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물론, 그들을 보살피는 가족들에게 자폐아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지금껏 힘들었던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바다 건너 작은 섬나라의 소년의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던 것은 나오키가 갖고 있는 힘이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세계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그의 작은 노력 덕분에 ​많은 이들이 자폐를 더 이상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 아닌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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