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위로다 - 명화에서 찾은 삶의 가치, 그리고 살아갈 용기
이소영 지음 / 홍익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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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림은 위로다'. 과연 명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 삶의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하는 명화란 어떤 특별한 힘을 갖고 있단 말인가. 사실 처음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제목과 표지 속 명화만 봐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그림을 자주 접하거나 그림을 통해 위안을 얻었던 경험이 전무했기에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림은 위로다'라는 책 제목을 계속 읊조리고 있는 걸로 봐선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들어있을 것만 같다.

그림이란 참 이상하다. 아니, 내가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그림이라 하면 재미없고 따분한 미술 시간만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까. 그림을 보는, 그림을 대하는 나의 시각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그렇다고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의도를 내가 알 수 있느냐 그건 아니다. 단지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한 기분이다. 이런 게 저자가 말하는 위로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은 단순히 명화를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자신을 '아트 메신저'라고 소개하고 있는 저자가 명화를 통해 자신의 삶에 어떤 위안을 얻고 또 삶의 힘이 되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말하자면 그림 에세이다.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화가의 작품부터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화가의 작품까지 여러 주제에 맞는 그림들을 선별하여 보여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화란 쉽게 말하면 아주 잘 그린 그림 또는 유명한 그림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유명하지 않은 그림들은 모두 그저 그렇고 그런 그림에 불과할까. ​명화란 도대체 무엇일까?

사비나 미술관의 이명옥 관장은 저서 <인생, 그림 앞에 서다>에서 명화의 정의를 워싱턴 국립 미술관의 큐레이터였던 앤드루 로비슨의 주장을 빌려 이렇게 이야기한다. 명화는 첫째, 보는 사람들의 눈이 즐거워야 하기에 아름다워야 한다. 둘째,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가 중요하기에 역사적이어야 한다. 셋째, 다소 불명확하지만 '힘'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즉, 보는 것만으로도 심오한 정신적 충격을 주고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 세 가지 조건에 공감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넷째, 한 개인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 속에 소개된 명화의 주인공들을 보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피카소, 고흐, 고갱처럼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의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그림 하나하나가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는 명화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감명을 받은 작품과 화가는 멕시코의 여성화가인 프리다 칼로와 클로드 모네다.

프리다 칼로의 인생으로 말하자면 한마디로 너무 기구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지극히 평범한 삶을 원했던 그녀였지만 그녀는 어릴 적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었고 교통사고로 거의 죽을뻔한 경험을 했으며 사랑하는 남편마저 자신의 동생과 외도를 하며 자신을 떠나버린다. 그런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천장에 붙인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보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아는 순간 말보다 눈물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클로드 모네가 말년에 남긴 『장미꽃이 만발한 집』이란 작품을 보면 그림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다. 프리다 칼로와 마찬가지로 말년의 모네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모른다면 이 작품은 그저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아보기 힘든 난해한 그림에 불과하지 모른다. 그런데 이 작품을 그릴 당시 모네는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상태였다. 음악가에 귀가 중요하듯이 화가에겐 눈이 생명이다. 그런 생명과도 같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대한 열정은 그녀를 그저 눈먼 여인으로 남겨두지 않고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리게 만들었다.

"당신에게 그림은 어떤 의미인가요?" 책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묻고자 하는 말은 이 한마디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글쎄.. 그림? 그림이 무슨 의미가 있나?"하고 생각했던 나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난 후 '그림은 위로다'라는 말의 숨겨진 의미를 이제는 알 것 같다. 앞서 나이를 먹을수록 그림을 대해는 내가 달라짐을 느꼈다고 했는데 나 또한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때론 그림을 보면 나를 돌아보고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슬픔을 어루만져 주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내 인생의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는 나만의 명화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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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장자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2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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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로 이어지는 서양의 철학가들에 견주어 동양을 대표하는 철학가들은 누구일까. 철학의 철자도 모르는 이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름. 바로 공자, 노자, 장자, 묵자가 바로 그들이다. 동양을 대표하는 이들 철학가 중에서 유독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이 세상을 넘어 우주 만물을 바라보고자 했던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장자다. 결코 세상에 얽매이길 거부했던 그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이었으며 그는 이 세상 모든 만들의 이치는 자연과 조화를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이런 그의 사상이 담겨 있는 것이 바로 도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을 돌아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쉬지 않고 달리는 쳇바퀴 속 다람쥐처럼 누가 더 빨리 성공이란 목표에 도달하는지 경쟁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멈춤과 비움 그리고 내려놓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속세와 권세를 떠나 누구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장자의 가르침이 가장 필요한 때다. 지금으로부터 2천3백여 년 전 동양을 대표하는 철학가인 장자의 세계로 떠나보자.

이 책은 전작인 <곁에 두고 읽는 니체>에 이어 '곁에 두고 읽는 인문학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이로써 동서양을 대표하는 철학가로 인문학 시리즈의 서막을 열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인문학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시되고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어떤 이유일까. 최근에 읽은 책들을 보면 공통된 주제를 발견할 수 있다. 비단 인문학 서적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소설, 에세이 등에서 쉬이 찾아볼 수 있었다. 내가 발견한 그 공통된 주제란 바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 장자의 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도 바로 그 점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장자는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추구한 철학가였다. <장자> 외편 <추수편>에 나오는 일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장자가 복수에서 낚시를 하고 있을 때 초나라 위왕이 대신 두 명을 보내어 자신의 뜻을 전하게 했다. 대신이 말했다. "왕께서는 선생님이 이 나라 정치를 해주시길 원하십니다." 이에 장자는 낚시를 하면서 돌아보지도 않고 되묻는다. "초나라에 죽은 지 삼천 년이 된 거북 껍질이 있다고 들었네. 왕이 그 거북 껍질을 상자 안에 넣고 비단으로 싸서 조상의 사당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들었네. 그런데 내 묻겠네. 그 거북은 죽어서 껍질이 귀하게 되기를 원했겠는가,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자유롭게 노닐기를 원했겠는가?" 대신이 말했다. 진흙 속에 있길 원했겠지요." 장자가 말했다. "그럼 돌아들 가게. 나는 앞으로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자유롭게 노닐 것이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돈, 명예, 권력으로 비롯되는 이른 바 성공 커리어가 인생의 목표가 된지 오래다. 그런데 과연 그것들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될 행복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물론, 아주 상관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것들이 내 삶의 행복을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표면적인 행복의 조건들 만을 쫓아 내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면에서 장자의 삶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무위의 가르침은 전해준다. <열어구편>에 장자의 임종 순간 제자들과의 대화를 보자.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비워내는 자유분방한 장자의 최후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

장자가 숨을 거두려고 하자 제자들은 장례를 성대히​ 치르려 했다. 그때 장자가 타일렀다. "나는 천지를 관으로 삼고, 해와 달을 한 쌍의 구슬로 장식하며, 별들을 진주와 옥 장식으로 달고, 만물을 부장품으로 삼는다. 이미 장례 준비가 다 되었거늘 무엇을 더 보태려고 하느냐?" 제자들이 찜찜한 얼굴로 말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스승의 시신을 까마귀나 솔개 따위가 뜯어먹게 놔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말귀를 못 알아듣는 제자들을 향하여 장자가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 "이 녀석들아! 땅 위에 놓아두면 까마귀와 솔개가 먹을 것이고, 땅 아래에 묻으면 땅강아지와 개미들이 파먹을 것이다. 이쪽 놈이 먹는다고 그걸 빼앗아 딴 놈에게 주려고 하느냐? 쯧쯧!"

인생을 살아간다는 게 그리 녹녹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는 자신에게 소중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꿈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의 내 삶의 방향은 원래 내가 목표했던 곳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멈춤과 비움 그리고 내려놓음의 철학이 아닐까.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고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 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온전히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정신없이 달려온 내 삶의 목표를 되돌아보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배의 키를 조정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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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
휴 싱클레어 지음, 이수경.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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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부한 단돈 1만 원이 생계가 어려운 아프리카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값지고 보람된 일이 있을까? 우리가 전 세계 다양한 기관들을 통해 선뜻 기부를 하는 이유다. 예전과 달리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져 올바른 기부 문화가 확산되는 움직임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는 여전히 못 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우리가 직접 그곳에 가서 눈으로 보지 못 했을 뿐이지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 사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부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그에 따른 빈곤 문제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빈곤층이 자신의 생계유지를 위해 또는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얼마 되지 않은 대출금을 통해 창업을 시작하고 그 창업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창출된 이익으로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된다면 이보다 좋은 빈곤 해결책이 어디 있을까. 바로 이것이 소액 금융의 기본 이념이고 전 세계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소액 금융을 개발한 무함마드 유누스와 그가 이끄는 그라민 은행은 공동으로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빈곤의 해결책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소액 금융이 도리어 빈곤 착취를 위한 매개체가 되어버렸다. 대출금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이자율로 빈민들은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빠져 그마저 갖고 있던 재산을 몰 수 당하는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 심지어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채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애초의 소액 금융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전혀 새로운 소액 금융으로 전략했다. 소액 금융을 통해 빈곤 해결에 앞장서고자 했던 무함마드 유누스는 이와 같은 실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우리는 고리대금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소액 금융을 개발했습니다. 새로운 고리대금업자를 양성하려고 소액 금융을 개발한 게 아닙니다. 소액 금융을 가난한 사람들이 사업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기회로 여겨야지,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해 돈벌이할 기회로 여겨서는 안됩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소액 금융을 만들고 빈곤 퇴치에 앞장서고 있는 무함마드 유누스의 그라민 재단이 개발 도상국의 소액대출기관의 가장 큰 투자자라는 사실이다. 즉, 비정상적으로 빈곤층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금의 특정 비율을 예금으로 받으면서 120%에 육박하는 아니, 그 이상의 높은 이자율을 받는 파렴치한 소액대출 기관에 펀드를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라민 재단을 제외한 많은 펀드들이 이처럼 잘못된 투자를 일삼아 왔다.

저자는 소액 금융계에서 10년이 넘게 현장에서 일해오며 누구보다 소액 금융의 폐해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그동안 소액 금융계에 있었던 폐단을 이 책에서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기관과 담당자 및 투자가들은 실명으로 공개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소신을 앞세워 이와 같은 소액 금융의 불법 행위를 고발함과 동시에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개발도상국의 소액대출 기관의 잘못된 투자를 단절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는 기껏해야 불과 5년 전의 일이다. 1976년 무함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에 의해 시작된 이래 그동안 얼마나 문제가 있었을지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소액 금융이 처음부터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빈곤층을 위한 소액 금융을 자신들의 이익 창출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렇게 변절된 소액 금융의 원칙은 현재의 심각한 새로운 빈곤을 착취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여전히 변절된 소액 금융은 존재한다.

비단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이 잘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서민을 위한 대출이 21세기 새로운 고리 대금업이 되어버린 지금 과연 새로운 빈곤 탈출 해결책은 무엇일까? 앞으로 새로운 해결책이 나오더라도 소액 금융과 같은 병폐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보장할 수 있을까?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없는 문제다. 또한, 소액 금융과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검증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시행에 따른 철저한 규제가 잇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소액대출기관을 비롯한 펀드 투자 기관은 투명성을 원칙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에 만연한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기부하고 투자한 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희롱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아야 될 것 아니겠는가.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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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룡매냑 2015-11-12 09:14   좋아요 0 | URL
ㅎㅎ 진짜 수능시험을 보던때가 언제인지.. 생각해보면 정말 오래되었네요 ㅋ
오늘 시험보는 학생들 모두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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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우리 앞에 다시 한번 찾아온다. 이번엔 어린 왕자의 모습을 소설 속이 아닌 영화 속에서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애니메이션 <어린 왕자>에 대한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연 누구나 한 번쯤 읽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는 소설 <어린 왕자>를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을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영화 개봉에 앞서 소설 <어린 왕자>도 새 옷을 입고 다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출판사를 통해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소설은 그간 출간되었던 <어린 왕자> 버전과 사뭇 다른 듯하다. <어린 왕자>가 갖고 있는 감동은 그대로지만 소설의 원작자인 생텍쥐페리의 감성을 더욱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 역력하다. 문학 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황현산 명예교수가 번역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역자는 불어 원문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아름다운 문장력과 예리한 문학적 통찰을 두루 갖춘 번역을 함으로써 불문학​ 번역에 큰 입지를 다져온 분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여느 번역본보다 원 작가의 꾸밈없는 진솔한 문체를 그대로 살려냈다는 평이다.

독자들이 ​<어린 왕자>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방법은 모두 제각기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느끼는 감동이 다른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왕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바로 잃어버린 동심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 것이다. <어린 왕자>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준다고들 하는데 이번에 읽게 된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2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다시 읽게 되었기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어린아이였을 때와 성인이 된 지금의 감정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보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내가 읽었던 <어린 왕자>는 그저 아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그림 동화책이었던 반면에 지금 읽게 된 <어린 왕자>는 그때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그는 여우에게로 돌아왔다.

​「잘 있어.」 그가 말했다.

​​「잘 가.」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다.」

​「나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그러나 너는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

​「나는 내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되풀이했다.

이번에 <어린 왕자>를 새롭게 읽으면서 심쿵하게 만들었던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다'라는 말은 어린 왕자를 통해 생텍쥐페리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정작 중요한 내면의 진실은 보지 못한 채 겉으로 드러난 표면적인 사실을 진실로 착각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길들이다', '길들여진다'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우리는 서로 길들이고 길들여진다. 역자는 그 의미를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자기 아닌 것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그것의 삶 속에, 그것을 자신의 삶 속에 있게 하는 일'이다.

역시나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동화가 확실하다. 이렇게 심오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을 줄은 이전엔 알지 못 했다. 더불어 <어린 왕자>는 읽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 그리고 그 이후에도 꼭 한 번씩 읽어야 될 듯하다. 그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그간 살면서 눈에 보이지 않은 놓치고 지나쳤던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다짐하게 한다.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을 바라볼 줄 아는 내면의 눈을 떠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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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행복
달라이 라마.하워드 C. 커틀러 지음, 김미나 옮김, 황중환 그림 / 자음과모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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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들의 영적인 스승으로 불리는 달라이 라마. 그가 전 세계인들에게 행복을 전파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란 무엇이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자세, 마음에 대해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행복이란 누구나 원하지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 또한 아니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 바로 행복이란 녀석이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내 기준으로 봤을 때는 전혀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상대방은 정말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좀처럼 잡을 수 없던 그 사람은 어떻게 해서 행복을 쟁취한 것일까? 행복하기 위한 그만의 비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 비법이란 사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어쩌면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그렇다. 바로 내 마음속에 숨어있다. 단지, 내가 그것을 망각한 채 살아갈 뿐이다. 달라이라마는 말한다. '나의 행복의 비밀, 나의 즐거운 미래는 바로 내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마세요.' 내가 행복한 삶을 살 것인지는 나의 의지와 마음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우리 앞에 '어떤 미래가 올 것인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라는 점을 모른 채 살아갈 뿐이다.

'사랑은 용기 있는 자만이 쟁취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행복 또한 다르지 않음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어쩔 수 없다며 체념하고 있지는 않은가. 수동적인 자세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단 한 가지는 바로 '행동'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수도 없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가 느끼는 불행은 그 문제 자제로 빚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다. 그 이유는 내가 어떻게 그 문제를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를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만다는 그 문제들에 정면으로 부딪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떨까. 과연 그때도 그 문제들이 나를 괴롭히는 요소가 될 수 있을까. 전화위복이 되어 도리어 그 문제들을 나를 일으켜 세우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달라이라마의 행복>은 그동안 우리가 많이 접해왔던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의 정수만을 선별하여 실었다. 그와 더불어 이야기 주제에 맞는 카툰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한 듯하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그 질문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과연 나는 행복한가? 나의 행복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앞으로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이미 난 알고 있었다. 단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행복에 관한 이 짧은 책을 가능한 천천히 읽고자 노력했다. 1시간이면 족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인데도 말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그 이야기가 전해주는 의미를 알고자 생각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더해져 마지막 책장을 덮기까지 1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린 듯하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긴 여운이 내 몸을 감싼다. 살다 보면 때론 낯선 만남, 또한 이야기가 나를 온전하게 해주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나에겐 그런 낯설지만 신비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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