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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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루즈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타이타닉. 비록 역사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이제는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아마도 1997년에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이 아닐까 싶다. 50년 넘게 북대서양에 침몰해 있던 대형 크루즈 선박을 가장 실감 나게 되살려냈기 때문이다. 타이타닉이라는 역사와 더불어 그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영화는 그 해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OST는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했다. 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영화와 영화 음악이 주었던 감동은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

그런데 사랑과 감동을 주었던 영화와 달리 현실의 크루즈 여행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물론, 어느 여행이나 위험이 따르지 않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그 많은 위험에는 원인과 결과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크루즈 여행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정체불명 미스터리 사건이다. 해마다 평균 23명의 여행객이 크루즈 여행 도중 사라진다고 한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위 크루즈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 이 소설은 이와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잠입수사관으로서 뛰어날 실력을 갖고 있는 형사 마르틴. 그는 5년 전 망망대해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잃어버린 아픔을 갖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수사에서 하나뿐인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듯 물불 가리지 않기로 유명하다. 성도착증 사이코를 잡기 위한 잠입수사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건이 종결되고 며칠이 흐른 어느 날 그의 비밀번호로 의문의 전화가 한통 걸려온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전화 목소리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장 크루즈 술탄호를 타시오. 5년 전 당신의 아내가 아들을 죽이고 뛰어내린 그 배 말이오!" 최근에서야 겨우 그 사건에서 벗어나는가 싶던 그에게 그 전화통화는 그를 5년 전 그 사건 현장으로 되돌려 놓는다. 운명처럼 이끌려 승선하게 된 크루즈 술탄호. 그 배에서 자신의 가족처럼 자살로 마무리되었던 실종 사건의 피해자가 별안간 발견되면서 과거 그의 가족에게 일어났던 사건의 원인 규명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형사 신분으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으로서 그는 그 사건의 내막을 파헤쳐 간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그는 숨겨진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며 충격에 휩싸이는데... 마르틴을 기다리고 있는 미스터리 한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영혼 파괴자>, <몽유병 환자> 등으로 사이코 스릴러의 제왕으로 불리는 제바스티안 피체크를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첫인상은 '역시 제왕답다'라고 해야 될까. 무시무시한 이야기 소재를 갖고 한편의 장편소설로 만들어 낸 그의 필력이 정말 놀라울 지경이다. 더구나 이 소설의 이야기는 허구가 아닌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소설 속에서 언급된 일부 내용은 세간에 알려진 사실 그대로라고 한다. 그렇기에 소설을 읽는 내내 그 끔찍함의 상상이 더했다. 그렇지만  싫어할 수 없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뒷이야기가 궁금해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한편으로는 이 작가가 미워진다. 살면서 꼭 한 번은 해보고 싶던 크루즈 여행을 무섭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아이러니 한 점은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한 작가 본인은 가족과 함께 크루즈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한다. 심지어 매우 좋아한다고 하니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진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릴러 작가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넬레 노이하우스가 극찬한 젊은 작가가 바로 제바스티안 피체크다. 요즘은 정말 독일을 비롯한 유럽 스릴러가 강세인 듯하다. 우리나라보다 다소 추운 날씨 탓일까. 유독 살벌하고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 역할에 피체크가 앞장서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에겐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쓴 차기작은 어떨지, 지금보다 더 살벌한 사이코 스릴러물이 나올까. 사뭇 긴장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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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의 역사 - 매일 5억 명의 직장인이 일하러 가면서 겪는 일들
이언 게이틀리 지음, 박중서 옮김 / 책세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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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많은 사람들의 하루는 그날의 통근으로 시작한다. 직장인들에게는 회사로의 출퇴근, 학생들에게는 학교로의 등하교, 심지어 어린아이들에게도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으로 등하원이 존재한다. 그렇게 통근은 현대인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너무나 당연한 일상적인 일이라서 그럴까. 통근에 대해 특별히 별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저 하루의 일과에 불과한 사소한 일로 치부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같이 하는 통근의 역사를 유념 있게 되돌아보면 이는 현대문명의 발전과 긴밀하게 맛 물려 있다. 현대문명은 인간의 이동 수단의 발전에 따라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즉, 통근의 역사란 교통수단의 발전과 다름없다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인류의 교통수단이 어떻게 발전해왔으며 그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출퇴근이 어떻게 달라져왔는지를 짚어본다.

​통근의 시작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 시작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비롯된 산업혁명에 의해서다. 영국발 산업혁명은 이어 유럽과 미국, 러시아로 확대되었으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및 라틴아메리카로 확산되었다. 그와  동시에 통근하는 사람들도 광범위하게 늘어나게 되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철도가 발전하면서 통근이 생겨났다. 통근 현상이 몰고 온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에서 가장 큰 변화가 찾아왔다. 철도가 발달되기 전까지 의식주를 위한 사람들의 보금자리인 집은 일터와 가능한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빠른 시간 안에 먼 곳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는 굳이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삶의 터전이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은 도시 주변의 쾌적한 교외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일터와 집의 완벽한 분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것은 다시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즉, 교외에서 통근하기 위한 방법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차, 자전거, 지하철 등의 교통수단이 발전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지하철, 기차, 자동차, 버스, 자전거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통근이 생겨나던 18세기 중엽의 영국에서는 흔한 광경이었다. 열차 이용권의 가격이 지금과 달리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그들이 받는 월급과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비쌌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통근은 소위 부르주아 계급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조금은 황당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통근(그 자체보다는 통근으로 인한 교외에 자리한 삶의 터전)을 부러워했지만 현재의 우리의 출퇴근 모습을 떠올리면 도저히 불가능할 듯싶다. 다른 어느 곳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출퇴근을 강행하는 이들에겐 더더욱. 지난 4월 '2016 OECD 성별 데이터 포털' 자료를 바탕으로 한 뉴스 기사에 따르면 OECD 국가 26곳 중에서 우리나라의 출퇴근 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 통근시간은 평균 58분이며 이 수치는 OECD 국가의 평균 통근시간의 2배에 가깝고 가장 짧은 노르웨이와 스웨덴보다는 무려 3~4배 가까운 수치라고 한다. 그 원인은 서울 특정 지역으로 통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병목 현상이 발생함과 더불어 수도권 외곽으로 통근 수요가 늘어난데 비해 교통수단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흔히 출퇴근 지하철을 '지옥철'이라 표현하는데 이는 괜한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닌 듯하다. 통근의 역사가 흘러오는 동안 자연스럽게 발생한 현상인 듯하다. '지옥철에서 냉정을 유지하는 방법'이 과연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까.

통근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 해왔다. 그렇기에 통근이 사라지는 것을 과연 상상할 수 있을까. 지금 현재로선 전혀 불가능할 듯하다. 그런데 날로 발전해가는 IT 기술을 비롯한 신기술이 이 세상에서 통근을 과거의 유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간혹 등장하는 자동화과 고속화 그리고 가상 현실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출퇴근이 필요 없는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지금으로선 가히 상상이 안되지만 장단이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틀림없는 사실은 그로 인해 인류의 생화 방식과 사고방식에 큰 변화가 따를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산업혁명과 철도에 의해 사람들의 의식주 문화가 변했듯이 말이다. 책의 끝에서 저자가 예견한 통근의 종말이 과연 도래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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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심 길없음
권재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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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을 걸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일부러 그런 길을 찾아 나서기도 하지만 의도치 않게 그 길 위에 서있게 된다. 똑같이 낯선 길임에도 그것이 갖는 의미는 나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의 경우 새로움, 출발, 시작, 용기, 희망, 행복과 같은 의미로 다가오고 후자의 경우 두려움, 공포, 절망, 낙담, 실패, 불행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이처럼 우리의 삶도 우리가 갖고 있는 신념이나 가치관에 따라 삶의 의미가 달라진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도 어떤 이에게는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신념이라는 말을 들으면 삶의 목표와 같은 거창함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전혀 다른 말은 아니다. 내 삶의 주인이자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그렇게 내가 '굳게 믿는 마음' 즉, 신념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념에 대해서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다시 말해, 신념을 마치 자신이 이뤄내야 할 목표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내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사랑과 행복, 화와 분노, 그리고 두려움과 같은 일상적인 감정의 이름으로 둔갑해 있기도 하고 꿈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어 서 있기도 합니다.'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무겁게 느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여겨서도 안되는 것이 바로 '신념'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살아오는 동안 부딪치고 고민한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조금은 사색이 필요한 이야기까지 약 1년간의 삶의 기록이다. 그 속에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깨달은 점들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에 대해 그에 반해 이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지, 점차 자라나는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볼 때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 인생 여정이다. 그 여정의 목적과 종착점은 행복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삶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미처 발견하지 못한 행복은 없는 것일까. 나의 하루는 나의 의지와 신념으로 비롯되는 결과물이다. 그런데 그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즐겁고, 기쁘고,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없었을까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러한 물음 속에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나의 신념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책 등등. 무심코 당연하듯이 생각해온 것들에서 새삼 나의 '믿음'을 발견하게 된다.

완벽하고 행복한 삶은 누구나 원하지만 정작 지금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는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성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재의 행복이 더 크다는 점이 이 책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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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네 이영석의 장사 수업
이영석 지음 / 다산라이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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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네 야채가게'를 처음 본 게 벌써 10년 전이다. 가게 위치는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 다만 분당 정자동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았던 것은 확실하다. 매일 같이 출퇴근 시간에 젊은 남자들이 과일이나 각종 야채와 채소를 팔기 위해 외치는 소리를 들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그 가게가 시끄럽다는 생각은 안 들었던 것 같다. 오히려 반대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가게 앞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기 때문이다. 10평 남짓이나 될까 말까 한 평범한 작은 야채가게에 무슨 특별한 거라도 있나 싶을 정도로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궁금하던 찰나 하루는 가게 앞을 일부러 지나갔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과일을 사버리고 말았다. 어처구니없었고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도 '방금 머였지?'하는 기분이 들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야채가게엔 물건을 사게 만드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

10년이란 시간이 흘러 '총각네 야채가게'를 다시 만났다. 이번엔 그 야채가게의 창업자가 펴낸 책을 통해서다. 그의 이름은 이영석 대표다.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는 성공한 장사꾼이다. 이제는 엄연히 전국 50여 개 점포를 거느린 프랜차이즈 CEO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자신을 '야채장수'라 말하길 꺼리질 않는다. 진정한 프로 장사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랜차이즈 사업하면 의뢰 외식업을 많이 생각하고 창업을 준비한다. 그런데 이영석 대표는 그 누구도 생각한 적 없는 아이템으로 승부를 해왔다. 바로 농수산물이다. 지금이야 사업에 성공했으니 불가능하진 않구나 생각하겠지만 1998년 IMF 시기에 과연 시도할 수 있었을까.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쉽게 결정 내리진 못 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살아있는 맨주먹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의 장사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실전 장사 노트다. 동네에서 치킨 장사를 하시는 아버지의 가계를 도와드리기 위해 나섰다가 장사에 뜻을 품고 창업을 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에 그의 코칭이 속속 숨겨져 있다. 열혈 청년들의 장사 이야기 속에 멘토로 등장하여 장사에 대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르쳐준다. 또한, 이영석의 장사 필살기 코너를 통해 '창업하기 전에 반드시 명심해야 할 3가지', '자본금을 전부 투자하지 마라', '잘 아는 장소에서 시작하라', '장사일지 와 회계장부는 무조건 꼼꼼히 써라', '2대 2대 2 법칙을 반드시 기억하라', '우리 가게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어라, 그리고 전파하라' 등과 같은 25년 장사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다.

30대 젊은 청년 홍대리의 고군분투 창업 스토리를 읽고 있으면 어느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회사 관두고 장사나 한번 해볼까?' 섣부른 생각임에 틀림없다. 창업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하는 건 불구덩이 속에 기름통 들고 뛰어든 격이다. 아니나 다를까. 장사 멘토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 따끔한 충고와 조언을 해준다. 첫째, 창업 전 최소 1년은 그 분야에 뛰어들어 실전 노하우를 체득하라. 둘째, 허드렛일부터 뛰어들어 배워라. 셋째, 물어보는 걸 부담스러워하지 마라. 이것이 바로 '창업하기 전에 반드시 명심해야 할 3가지'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1년간 해당 분양에서 실전 노하우를 체득하라는 조언이 아닐까 싶다. 먹는 장사든, 입는 장사든 어느 장사든지 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은 바뀐다. 각 계절에 따라 고객의 취향과 변화에 대한 관찰함으로써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대비 전략을 세울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창업을 하고 장사가 자리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영석 대표는 다음 두 가지 법칙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하나는 '2 대 2 대 2 법칙'이고 다른 하나는 '3의 법칙'이 그것이다. '2 대 2 대 2 법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른 사람보다 2시간 일찍 가게 문을 연다. 둘째, 다른 사람보다 2시간 늦게 퇴근한다. 셋째, 다른 사람보다 2배 더 열심히 노력한다. 이 법칙은 말하자면 장사에 대한 습관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창업을 하고 장사를 시작하게 되면 흔히 이런 착각에 빠지곤 한다. "내 장사는 특별해. 무조건 성공할 거야!" 그런데 장사하는 사람치고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없다. 자신은 특별하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2 대 2 대 2 법칙'을 연습하며 장사 습관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3의 법칙'이란 장사를 하고 싶은 분야의 고수 3명을 스승으로 만드는 것이다. 어느 분야든 그 분야의 전문가 3명을 알고 있다면 어떤 장사를 하더라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땐 언제든 3명의 스승에게 물어보고 2명이라도 비슷한 답을 해준다면 그 점의 유념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장사가 잘 되는 원리를 찾아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 수 있다. 이영석 대표는 장사는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라고 충고한다.

모름지기 일이란 즐겁게 해야 한다. 장사는 더더욱 그러하다. 스스로 행복하지 않은 장사를 하면서 어느 누가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내가 즐겁게 장사를 하면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즐겁게 일하게 된다. 즐거움의 시너지 효과는 2배, 3배가 되어 효과로 나타난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장사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장사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하기 위함이 아닌가. 바로 내 개성을 살리는 일 즉, 독창적인 내 가게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의 장사 마인드와 스타일 그리고 문화는 바로 '총각네 야채가게'만의 독특한 문화다. '총각네 야채가게'에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면 재치 있는 문구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총각사장 맞선 기념 바나나 세일', '풋고추 부인 몸 꼬았네(꽈리고추)', '절대 바람난 무 아닙니다', '어머, 쪽팔려!!(쪽파)' 등등. 아마 이런 재미있는 문구 덕에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산적이 있지 않나 싶다. 바로 10년 전의 나처럼. 그와 더불어 야채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그 덕에 덩달아 내 기분도 좋아졌달까. 이렇게 즐겁고 에너지 넘치는 가게라니.

마치 내가 회사를 때려치우고 장사를 시작하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글쎄. 다른 어떤 창업 고칭 교본보다 나은 듯하다. 가상 스토리지만 리얼 스토리 같다고 해야 될까. 그만큼 재미있다. 읽는 내내 흥분되어 있었던 것 같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한번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장사를 배워볼까?'하는 엉뚱한 생각. 글쎄. 썩 나쁜 생각만은 아닌 듯하다. 젊을 때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할 수 있는 기회와 내 손으로 일구는 내 장사 이야기, 멋지지 않은가. 만약 정말 기회가 된다면 '일개 장사꾼', '장사 멘토'에게 제대로 한번 배워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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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 IT 빅픽처
이가근 지음 / 원앤원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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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년 후인 2020년이 되면 이 세상은 또 한번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듯하다. 21세기 스마트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IT기업들이 자사 제품들의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기가 빠르면 다가올 2020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조금씩 현실이 돼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영화와 현실 세계의 차이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IT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조금씩 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생각처럼 쉽지 많은 않다. 여전히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 기술력과 자본 그리고 사회, 문화적 배경도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미래에 가장 큰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IT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특정 분야에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2007년 애플에서 출시한 아이폰으로 인해 진정한 21세기 스마트 시대가 열렸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가까워오는 동안 스마트폰을 선두로 한 IT 기술은 생활의 편리함과 더불어 사회적 패러다임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제 그 한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영원할 것 같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주춤해지면서 정체기에 머무르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넘어 또 다른 IT 기술이 도래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첫 번째로 글로벌 기업의 M&A 흐름을 통해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두 번째는 2020년 IT 핵심 유망 산업이 될 4대 기술인 드론, VR · AR, AI, 자율 주행 자동차에 대해 심층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이와 같은 IT 대변혁 속에 국내 IT 산업과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인텔 그리고 아마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다름 아닌 M&A와 스타트업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IT 기술을 발 빠르게 적용하고 구사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검색엔진을 시작으로 다방면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명실공히 최고의 글로벌 기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OS인 안드로이드, 바둑 기사 이세돌과의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AI 알파고, 전 세계 인터넷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드론, 구글 카드 보드로 체험해봤던 VR · AR 그리고 구글이 직접 제작하며 시험운전하고 있는 자율 주행 자동차까지. 모두가 M&A와 스타트업으로 비롯된 것이다. 애플 또한 VR · AR 시장을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을 M&A를 통해 흡수했다. 그로 인해 차세대 아이폰에서 VR · AR 기능 구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 또한 VR · AR에 관심이 많다. VR 기술의 원조인 오큘러스를 파격적인 금액에 인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인텔과 아마존 또한 VR · AR과 드론을 통한 성장 동력에 발맞추어 가고 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기술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드론, VR · AR, AI, 자율 주행 자동차. 모두 예전부터 거론되어 온 기술들이다. 다만, 시기 상조의 기술들로 주목받지 못 했던 것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실정이다. 드론은 현재도 상업용 드론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무인 배송용 드론, 사람이 탈 수 있는 유인용 드론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VR · AR은 3DTV로 잠시 세관의 관심을 끌었지만 반짝하고 그쳤다. 그러나 최근 포켓몬고 게임을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게임,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 시대는 이제 도래했다. 이미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완벽한 자율 주행이 가능하려면 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지만 구글, 테슬라 같은 기업이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다.

드론, VR · AR, AI 그리고 자율 주행 자동차. 이 4대 핵심 유망 산업이 과연 국내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사실 구내 시장은 아직 활성화되지 못 했다. 드론만 해도 각종 규제로 인해 여태 주춤하다가 최근 들어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VR · AR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고 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국내에선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포켓몬고를 통해 VR · AR 경험해 본 사람이 드물다. AI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반짝였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자율 주행 자동차는 현대차에서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렇다고 먼 산 불 보듯 할 일은 아니다. 4대 핵심기술로 인해 카메라, 배터리, 센서, OLED, 메모리 등 관련 기술들에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020년은 먼 머래가 아니다. 불과 4년 후의 가까운 미래다. 그때가 되면 우리의 삶은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영화 <백 투 더 퓨터>속 미래 사회가 되어 있을까. 섣부른 기대일지도 모르지만 불가능한 현실은 아닐 것이다. 과거 10년 전을 되돌아본다면 지금의 스마트 시대를 과연 상상할 수 있었을까. 4대 핵심 유망 사업에 대한 국내 산업과 기업의 움직은 여전히 미비하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점차 늘고 있으므로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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