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적금보다 5배 이상 버는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손봉석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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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금리 인하로 인해 은행의 예금, 적금에 따른 목돈 마련 재테크는 사실상 무의미 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예전처럼 은행에 돈을 맡겨 놓는다. 그렇게 해놓으면 안심이라도 되는 걸까.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찾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재테크의 으뜸은 단연 예금, 적금 상품이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기 불황은 2% 미만의 금리 인하로 이어졌고 이는 가계 저축의 기반을 흔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쉽고 안전한 목돈 마련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못 사는 나라에도 부의 차 이런 불황 속에서도 재테크로 꾸준히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주식 투자를 직접 해본 적은 없더라도 한 번쯤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주식투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주식은 절대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 주식투자를 해본 적이 있거나 현재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자주 듣는 얘기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치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더구나 주식투자 권유는 어불성설이다. 그런데 정말 주식투자가 패가망신의 지름길일까. 주식투자를 하면 돈을 잃기만 한다면 그 돈을 누가 다 벌어가는 것일까.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은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이 그 사실을 떠벌리지 않고 가만히 있듯이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주식투자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

오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남쪽 제주 섬에서 새 삶을 시작한 저자의 직업은 회계사다. 그전에는 세무공무원이었다. 나름 경제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고 볼 수 있지만 주식투자는 또 다른 얘기다. 그런 저자가 어려운 주식투자 얘기를 꺼냈다. 이 책에는 저자가 10년 이상 주식 투자를 해오며 쌓은 노하우가 담겨 있다. 특히,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잃지 않으며 안정적인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말한다. 그는 주식투자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 지식이나 주식 차트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안정적인 투자 시스템이라고 단언한다. 4단계로 이루어진 그 투자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1단계, 저축으로 종잣돈 만들기.

2단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 고르기.

3단계, 외국인이 매집하는 기업 살펴보기.

4단계, 저축으로 꾸준히 매수하기

경험이 많은 사람들조차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바로 주식투자다. 하물며 아무런 준비 없이 무턱대고 직관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증권사 직원의 말만 믿고 덜컥 큰돈을 투자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주식의 기업에 대해 알지도 못한 채 그저 큰 수익을 바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주식투자에 전혀 문외한이었던 나도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앞서 말한 초보자의 실수를 똑같이 경험했다. 그동안 내가 해온 주식투자는 아마추어도 아닌 그 이하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여전히 배우고 공부하며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저자가 말하는 '절대 안정 주식투자 기법'은 나와 같은 주식투자 초보자에겐 꼭 필요한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된다.

회사에 다니면서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란 쉽지 않다. 본업에 충실해야 하니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급변하는 주식 가격에 신경 쓰고 있을 여유도 없다. 그래서 더더욱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시스템이 필요하다. 저자의 말대로 한 달에 단 4시간으로 연 10~20%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나은 돈벌이는 세상에 없다. 매월 월급을 한 번 더 받는 기분이란 아마도 직접 느껴보지 못하고선 알 수 없을 것이다. 주식투자 어렵지만 알고 보면 가장 쉽고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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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Model - 미래의 기회를 현재의 풍요로 바꾸는 혁신의 사고법
가와카미 마사나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3.0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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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편리하게 제공하고, 어떻게 마케팅하며,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아이디어를 말한다. 한 마디로 쉽게 말하자면 '돈 벌기 위한 사업 계획'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최신 트렌드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파악해 자사의 신제품 또는 서비스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과거와 달리 21세기 요즘의 소비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 어제오늘 유행한 것이 내일도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원하는 용건을 만족시켜주기가 까다로워졌다. 그래서일까. 최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과거의 그것이 아닌 듯하다. 단순히, 이윤추구가 아닌 다른 특별한 목적이 더해졌다. 그것이 무엇일까.

한 전자제품 매장 앞에 두 개의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하나는 제고가 부족할 정도로 잘 팔린다. 다른 하나는 사람들에게 그저 '머지?'하는 호기심만 줄 뿐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다. 다시 말해, 전자는 소비자에게 가치가 있는 제품이고 후자는 그렇지 못한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그 사양과 기능만 따져보았을 때 크게 다른 점은 없다고 했을 때 과연 이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즉, 두 제품의 가치는 왜 다른 것일까. 제품의 가치는 누구도 아닌 소비자가 결정한다. 소비자가 그 제품을 편리하고, 유익하다고 판단하고, 게다가 편익을 얻기 위해 지불해도 좋다고 판단한 범위 안에 있다면 소비자는 그 제품을 구입하는 동시에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건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령,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을 샀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물이 필요해서다. 왜 물이 필요했을까. 지금 나는 운동을 한 직후이다. 그래서 갈증이 심하다. 지금 나에게 가장 급한 용건은 바로 이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다. 그래서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산 것이다. 즉, 우리가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이유는 나의 '용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고객은 용건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결코 그 제품이 갖고 싶어서 사는 것이 아니다. 고객은 용건을 해결하고 싶어 한다.'

새로운 사업 계획 회의를 할 때 '고객의 니즈를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한다'라는 말을 흔히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니즈란 말 그대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신상품 개발 계획 단계에서는 기업도 고객도 앞으로 어떤 상품이 만들어질지 알지 못한다. 그 상품이 어떤 기능을 하며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 또는 편리함을 줄 수 있는지를 말이다. 그 상태에서 고객의 니즈를 알 수 있을까. 니즈는 상품이 어느 정도 인식된 상태에서 고객이 갖는 욕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니즈가 아니라 고객이 해결하고자 하는 용건에 초점을 맞춰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건이 니즈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생산자의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고객의 용건을 해결하기 위한 가치 제안을 할 수 있는 신개념 모델이다. 앞으로의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의 판매와 고객의 구매가 일어남과 동시에 끝나지 않는다. 고객을 위한 가치 실현은 제품 구매 후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여기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제품에 느끼는 가치를 보증할 수 있다.

저자는 신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의 이름은 바로 '하이브리드 프레임'이다. 하이브리 프레임이란 '고객만족'을 우선하는 우뇌와 '이익 창출'을 고려하는 좌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동시에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즉,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사고 법으로 균형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안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하이브리드 프레임은 고객 가치와 이익을 'WHO-WHAT-HOW' 세 가지 질문으로 재정의한다. '누구에게서 이익을 취할 것인가? / 어떤 용건을 가진 사람인가?', '무엇으로 이익을 낼 것인가? / 솔루션으로 무엇을 제시할까?', '어떤 시간 축에서 이익을 낼 것인가? / 대체 솔루션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기발한 아이템이 출시됨과 동시에 비슷한 제품들이 우후죽순 만들어진다. 처음의 아이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임과 동시에 끊임없이 혁신해야만 하는 이유다. 고객의 소비 행태와 가치는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은 이어질 혁신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즉, 기업의 목표와 고객의 목표가 하나 되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활용하는 사고 법의 '하이브리드 프레임'식 비즈니스 모델이 그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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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뛰어오르다 - 동아시아 2500년 옛사람들이 사랑한 우리 물고기
기태완 지음 / 푸른지식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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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는 섬마을 소년이었다. 왜 내가 외딴섬에 와서 살아야 되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 부모님 손을 잡고 오게 되었다. 내가 태어난 곳은 도시였으므로 그 작은 섬마을이 고향일 리는 없다. 하지만, 내 마음속의 고향은 늘 그 섬마을이었다. 그곳에서의 짧은 섬 생활은 그저 어린아이의 눈에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 뿐이었다. 장난감이라고는 드넓은 바다와 자갈밭이 전부였지만 싫지 않았다. 매일 물놀이할 수 있는 게 좋았고 자갈밭은 그날 갖고 놀 장난감을 찾는 보물 밭이었다. 그렇게 바다와 함께했던 내 어린 시절 추억은 기억 한편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옛날 옛적 섬마을 소년 얘기를 꺼낸 이유는 따로 있다. 그 속에 고기잡이에 대한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에게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고기잡이는 일상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과 남다른 애정이 있다고 해야 될까. 지금에서야 그것들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더라도 그때 느꼈던 기분은 잊히지 않는 법이다. 더구나 고기잡이를 업으로 하는 부모를 둔 아이라야 더 말해 무엇할까. 가끔은 아버지를 따라 고기잡이배에 올라타고 먼 바다를 나갈 때면 정말 멋졌다. 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물고기들. 어린 나에게 있어 그 광경은 정말 신기했다. 또래 아이들과 함께 즐겨 하던 낚시 또한 잊지 못할 추억거리 중 하나다. 우리가 주로 잡았던 물고기는 우럭과 노래 미였는데 간혹 운이 좋아 뱀장어를 낚기도 했다. 비록 놀이에 불과했을지라도 물고기에 대한  관심을 갖기에는 충분했다.

물고기와 남다른 인연이 있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건 우연이 아닌 듯하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부모를 따라 낚시를 다니며 물고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은 30년간 낚시를 해온 저자의 남다른 애정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2500년간 동아시아 바다를 누볐던 물고기들의 유래와 역사를 밝히는 과정이 그리 녹록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특별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작업이다.

이 책에 실린 물고기의 종류는 총 22종이다. 2500년이라는 긴 역사를 되돌아볼 때 다루고 있는 물고기의 종류가 적지 않나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책은 세간의 어류도감과 다르다. 물고기의 유래와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단순히 특종 어패류의 유래와 역사를 나열한 것이 아닌 그것에 얽힌 동아시아의 문화를 읽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옛 조선을 비롯하여 그 주변국인 고대 중국과 일본의 물고기에 얽힌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저자가 직접 번역한 물고기와 자연을 노래한 한시까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실린 한시를 비롯 모든 고전과 문헌들은 저자가 직접 번역하고 해석했다고 한다. 이 한 권의 책이 완성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했을까. 저자의 끊기와 노력이 실로 대단하다.

'민중의 생선 조기', '죽음의 진미 하돈(복어)', '민물고기의 제와 쏘가리', '가난한 선비와 백성의 물고기 청어', '시인의 시가 된 명태', '용으로 승천하는 잉어', '썩어도 준치', '전라도의 물고기 홍어', '바다의 보배 전복', '월척의 물고기 붕어' 등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물고기들이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물고기들이다. 지금껏 우리가 즐겨 먹던 이 물고기들이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물고기에 대해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오랜만에 섬 소년이었던 어린 시절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물고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는 책이 될 듯하다. 물론, 저자와 같이 낚시를 즐겨 하는 이들이라면 더 이상 말이 필요치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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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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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마흔, 남자친구의 배신, 가족의 파산 소식. 생각만 해도 절망적이다.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한 이 사람 앞에 과연 무엇이 남아 있을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심정일 것이다. 그 무엇도 지금의 심정을 달래줄 수 없을 것만 같다. 끝이라는 위험한 생각과 동시에 행동에 옮기려 들지도 모르겠다. 그때 누군가 내 옆을 지켜주며 헌신적인 조언을 준다면 어떨까. 그동안의 아픔을 딛고 일어날 수 있을까. 전처럼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가능하다. 만약 불가능했다면 이 세상에 남아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조언자가 사람이 아닌 동물이라면 어떨까. 판타지 같은 일이 소설 속에서 벌어졌다.

올해 나이 39. 낼모레면 마흔이다. 그녀의 이름은 사라 레온. 스페인에 있는 가족을 뒤로하고 잘생긴 남자친구와 함께 런던에 온 지 벌써 10년째다. 어릴 적 서점을 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녀는 언론학을 전공했지만 현재 그녀의 직업은 광고 디자이너다. 부족할 것 없이 완벽해 보이는 그녀의 삶에 돌연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회사의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발표 날에 지각을 한 것도 모자라 서두르다 그만 지하철에 발표 자료가 들어있는 노트북을 놓고 내린다. 결국, 클라이언트를 앞에 두고 그만 실신한 채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이것이 그녀에게 닥칠 시련의 시작이었을까. 결혼만 안 했을 뿐 부부와 다름없었던 남자친구에게 배신을 당한다. 자신을 속인 채 2년 전부터 회사 여직원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설상가상, 스페인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파산 소식을 전해 듣는다. 시련은 하나씩 차례로 찾아오는 법이 없다. 한꺼번에 찾아온 시련에 충격을 받은 사라는 무의식적으로 나쁜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바로 그때, 얼마 전부터 그녀 주위를 맴돌던 고양이로 인해 정신을 차린다. 그 고양이는 다름 아닌 자신을 입양한 말하는 고양이 '시빌'이다. 엄청난 충격으로 인해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고양이가 말을 하다니.. 고양이가 인생 멘토가 된다니 말이다. '시빌'과 함께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그녀, 과연 잃어버렸던 삶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예로부터 고양이는 신비하고 영롱함을 지닌 동물로 여겨졌다. 꼭 고양이가 아니더라도 우리 인간에게 동물은 너무나 친숙한 존재다.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때로는 친구처럼 그리고 가족처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존재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동물들이 바로 그런 존재다. 작가는 아마도 그 점에 주목하지 않았나 싶다. 늘 조용히 옆에 있어주며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존재로 말이다. 마치 내 인생의 멘토처럼.


인생은 매 순간 다시 태어나고 있어. 태초부터 그랬던 것처럼 항상 새롭게 말이야. 먹을 땐 먹는 데 집중하고, 걸을 땐 걷는 데 집중해.

거듭된 시련에 슬퍼하고 있는 주인공 사라에게 불쑥 나타난 도둑고양이 한 마리. "왜 온 건데?"하고 묻는 사라에게 그녀는 말한다. "왜라니? 널 입양하러 왔지." 지금껏 입양이라는 말은 사람의 입장에서만 사용되어 온 게 아닌가 싶다. '아이를 입양하다', '애완견을 입양하다' 등 모든 행위의 주체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정반대다. 고양이가 사람을 입양한다. 입양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고양이 '시빌'은 입양 대상자인 사라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껏 살면서 잊어버렸던 기본적인 삶을 대하는 감각을 일깨워 준다. 점차 사라는 잃어버렸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과 인생에서 내려놓는 방법을 배워 나간다. 그리고 행복을 찾는다.


네 주변의 모든 것을 인식해봐. 매 순간을 충만하게 살도록 해. 네가 사는 매 순간이 바로 너의 순간, 너의 시간, 너의 인생이니까. 네 인생은 회사의 것이 아니야. 네 인생은 네 거라고. 다른 사람한테 네 인생을 뺏기지 마.

사라가 시련을 극복하고 새롭게 변화된 어느 시점부터 더 이상 시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처음부터 말하는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슬픔을 이겨내고자 하는 사라의 바람이 고양이에게 목소리를 준 것은 아니었을까. 그 목소리는 결국 사라가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내면의 목소리는 아니었을까. 살면서 누구나 사라와 같은 힘든 일을 겪게 마련이다.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면 사라처럼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직 그 목소리일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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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 세계적 북 디렉터의 책과 서가 이야기
하바 요시타카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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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지만 서가를 꾸미는 '북 디렉터'가 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 했다. 책을 읽는 것과 서가를 꾸미는 것이 직업이라니.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참으로 멋진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과 늘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데 방해할 사람도 머라 할 사람도 없다. 왜냐. 그것이 내 일이니까. 첫 장을 넘기기 전에 저자를 소개하는 짧은 글에서 만감이 교차해버린다. 그 느낌은 '부럽다, 멋지다'라는 수식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에 지나지 않겠지만 말이다.

'북 디렉터'라는 멋진 직업을 갖고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 대해 쓴 책이다. 나 스스로 책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달라진다. 살짝 긴장도 된다. 과연 어떤 내용들이 실려 있을까. 어떤 책들을 어떻게 재미있게 소개해주고 있을까. 이런 기대감이 살짝 들며 첫 장을 넘긴다.

요즘엔 정말 책을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이 있는 곳이 아니면 좀처럼 보기 어렵다. 즉,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말이다. 꼭, 반드시 이동하는 교통수단에서 책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맞다. 그럴 필요 없다. 내가 책을 읽고 싶은 장소면 어디든 좋다. 다만 그곳이 책이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하지는 않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말이다. 늘 그렇게 '책 읽는 사람이 없다', '책을 읽어야 한다', '책 읽는 우리나라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만 할 뿐이다. 그래서 속으론 책을 좋아하고 서가를 꾸미는 일을 업을 삼고 있는 저자라 할지라도 똑같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아니, 저자 소개를 읽기 전까진.


"사람들이 서점에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가지고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일을 한다.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무엇이든 찾을 수 있는 세상에서 몰랐던 책과 우연히 만나는 기회를 일상 속 여기저기에 흩뿌리고 싶어서다."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책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을 만나도 저자처럼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책이 주는 앎과 기쁨 그리고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이것이야말로 진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나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고 민망하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고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만 했을 뿐 실천에 옮기지는 못 했던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책을 읽고 무언가를 '아는 것'이 '사는 것'과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이다. "읽은 책의 문장 하나, 단어 하나라도 마음에 깊이 꽂혀서 피와 살이 되고 하루하루 실제 생활에 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책을 읽는 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레이첼 카슨은 조카의 아들과 숲을 거닐었던 순간을 기록한 <센스 오브 원더>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는 것은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앎을 넘어 느끼고 깨달아 삶에 적용되어하는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북 디렉터로서 저자가 해온 일들은 다양하다. 과연 이곳에 책이 필요할까 싶은 곳에도 정성을 다해 팀원과 함께 서가를 꾸몄다. 그 일을 하며 느낀 감상을 고스란히 기록해 놓았다. 북 디렉터라... 입으로 말할 때는 쉬웠지만 막상 저자가 해온 일들을 보면서 입이 무거워진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하다. 그만큼 책을 가까이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저자가 하는 일이 빛나는 것은 아닐까.


​책은 언뜻 별것 아닌 듯하지만 거기에 바쳐진 열정을 받아 내는 그릇으로서 뛰어난 포용력을 갖는다. 저자 이외의 누군가가 책을 펼치는 것으로 열정은 전해진다. (...)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가볍게 꺼내 들어 몇 장 넘겨보기만 해도 책의 미열은 전해진다. (...)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는 책은 꺼내 들어 책장을 펼쳐보자는 것이다. 책을 통한 작은 열전도가 계속되는 한 사람의 호기심도 쓸 만한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서가를 꾸미며 책이 필요한 곳에 책을 들고 찾아간다. 그렇게 책이 갖고 있는 미열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당장 우리가 저자처럼 의미 있는 일을 할 순 없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방법이란 지금처럼 책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는 것이다. 나아가 주변에 자신이 읽은 책을 추천해주면 된다. '바빠서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좋은 책을 읽으면 잠이 달다'라고. 그렇다.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읽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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