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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지 않고 아들 영어자립 - 파닉스부터 시작해서 해리포터까지 술술
정인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5월
평점 :
'아빠인 나도 영어를 못하는데 내 아들의 영어를 자립시킨다고?' 처음 이 책을 보고 느낀 생각이다. 그런 반면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나는 못하지만 내가 내 아들의 영어를 자립시킬 수 있다면?'.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백 번, 천 번 아니 만 번 이상 해온 나와 같은 부모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 말하자면 이제껏 영어를 잘하기 위해 본 책만 쌓아놔도 내 키보다 한 뼘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그 정도로 영어 잘하기 싶지 않다. 아무리 공부하고 공부해도 안되는 게 영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내가 내 아이에게 영어 공부를 시킬 수 있을까. 그래도 이 책을 멀리하지 않고 읽게 된 이유는 역시 내가 부모여서가 아닐는지. 내 아이를 위해서 일단 한번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부모가 아이에게 영어 공부를 가르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절대 아니다. 만약 그 노하우가 궁금했다면 일찌감치 기대를 내려놓으시길.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 백배는 더 나은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니까. 바로 영어 독서다. 말하기 시작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영어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영어로 된 아무 책이 나가 아닌 아이의 성장과 레벨에 맞는 단계별 영어 책이다. 그것도 국내에서 제작된 영어 책이 아닌 미국 아이들이 읽는 '디 오리지널 영어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 이유야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역시 두 아이를 키우며 영어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부모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처럼 걱정부터 앞선 이들을 안심시킨다. 영어? 그까짓 거 전혀 못해도 상관없단다. 발음? 이병헌이 아닌 조형기처럼 말해도 상관없단다. 그냥 영어 못한다고 겁먹지 말고 모르는 거 있으면 네이버에 물어가며 아이와 꾸준히 책을 읽기만 하면 된단다. 정말 명쾌, 상쾌, 통쾌하지 않은가. 과연 이보다 더 좋은 영어 공부 비법이 있을까. 여태 살아오면서 이보다 쉽고 간편하고 확실한 영어 공부법을 본 적이 없다.
왜 진작 깨닫지 못 했던 걸까. 최근 들어 5살이 된 아이가 가르쳐준 없는 한글을 스스로 읽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비슷한 또래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모습을 종종 보았지만 내심 아이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가르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냥 아이가 혼자 읽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바로 '독서'였던 것이다. 그렇다. 가능한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는 독서였다. 그 깨달음과 동시에 유레카를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영어도 책만 꾸준히 읽어주면 아이가 알아서 읽겠구나.
이 책을 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영어 도서관을 운영 중인 저자가 우리 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부모가 자신감을 갖고 아이와 함께 꾸준히 영어 독서만 한다면 아이의 영어 자립을 시킬 수 있다는 점. 상상만 해도 가슴 떨린다. 나도 못한 영어를 내 아이가 한다니. 아이 입에서 술술 영어가 나온다니. 내 아이가 영어로 된 소설책, 해리 포터를 읽는다니. '말도 안 돼'가 '말이 된다'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부모가 욱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럼 도대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줘야 되느냐고? 서두를 필요 없다. 이 책에 다 나와있다. 아이의 영어 레벨(AR)로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지 친절하게 가이드 해주고 있다. 우리 아니는 영어를 싫어한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를 위한 처방도 있으니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반갑고 설레고 했던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유레카를 외친 이유가 아니겠는가. 한데 유레카를 한번 더 외치게 만든 깨달음이 있다. 그건 바로 아이뿐만 아니라 영어포기자인 나도 영어 자립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영어를 못하는 내 아이처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독서를 해 나가다 보면 나 또한 해리 포터를 읽는 그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어서 빨리 영어 독서를 시작하고 싶어 가슴이 두근, 입은 근질, 손은 간질 거린다.
정말 이제라도 영어 공부 제대로 하고 싶다면 당장 이 책부터 읽어보길 강추한다. 당신의 영어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