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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웨이크 시리즈 - 전3권 - 꿈을 엿보는 소녀 + 끝나지 않는 악몽 + 최후의 선택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맥먼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당신이 만약 누군가의 꿈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그 상상해본 적 없던 경험이기에 막연하게 흥미로운 모험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열린 공간 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꿈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면 어떨까. 그것은 그다지 유쾌한
경험만은 아닐 것이다. 꿈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이 되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영웅이 되었다가 악당도 되기도 하며, 꿈을
이루어 성공을 하기도 하고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꿈이라는 것은 우리가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또 다른 나가 살고 있는
세계라고 할 수도 있겠다.
겉으로 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아니
오히려 보통의 아이들보다 더 불운한 삶을 살고 있는 10대 소녀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제이니. 그녀에겐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드림 캐칭 즉, 꿈을 엿볼 수 있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가 상상하는 초능력을 가진 멋진 영웅이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초능력 장애를 갖고 있는 그저 평범한 소녀에 불과하다.
8살, 기차안에서 처음으로 남의
꿈을 엿보게 된 소녀. 그 후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꿈속으로 빨려 들어가 좋든, 싫든 간에 그 꿈을 지켜봐야 한다.
꿈속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일정 시간이 지날 때까지 그녀의 몸은 마비 상태가 된다. 눈은 마치 먼 것처럼 멀어버리고 손 발은 움직일 수 없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법.
그런 그녀에게도 사랑은 찾아온다. 그의 이름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케이벨. 그는 아버지로부터 끔찍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제이니와 비슷한 불운한
과거를 지닌 채 외톨이로 살아가는 소년이다. 우연히 케이벨의 꿈을 엿보게 되는 제이니. 꿈속에서 그녀는 케이벨과 자신이 키스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 장애와 같은
초능력을 가진 소녀 제이니와 어린 시절 불운한 과거를 갖고 있는 케이벨, 이 두 사람은 과연 그들의 사랑을 끝까지 지켜나갈 수 있을까.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희망일까 아니면 절망일까. 제이니와 케이벨이 미래를 위한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될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꿈을 엿보는 소녀>를 시작으로
<끝나지 않은 악몽>에 이어 마지막 <최후의 선택>까지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웨이크 시리즈는 작가인 리사 멕먼의
처녀작으로 알려져 있다. 웨이크 시리즈는 그동안 익히 보아오고 알아왔던 초능력을 가진 슈퍼 영웅이 등장하는 SF/판타지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현실적인 초능력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주인공 제이니는 결코 자신은 원치 않는 다른 사람의 꿈을 엿볼 수 있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로 인해 오히려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켜 버린다. 그 이유는 꿈을 엿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몸이 희생당하기 때문이다. 등가교환의 법칙.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웨이크 시리즈는 SF, 판타지,
스릴러라는 장르가 혼합된 한편의 철학서 같은 느낌이다.
판타지라는 장르를 사실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웨이크 시리즈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최근 들어 판타지 세계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일까. 꼭 그렇지 많은 않은 것 같다. 그
이유는 리사 맥먼이 갖고 있는 스토리 텔리의 힘이 아닐까 싶다. 스피디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이 놀라우리만치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을 지닌 듯하다. 책을 덮고 난후 긴 여운이 남는다. 이상하게도 왠지 꿈을 엿보는 초능력을 지닌 사람이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리사 맥먼의 다음 작품을 빨리 만나봐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