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 고양이
김성일 지음, 이영은 그림 / 더드림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간혹 인간이기를 포기한 듯한 언행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한마디가 있다. '짐승만도 못한', '개, 돼지보다 못한' 등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각양각색으로 그 사람을 표현하는 말들이다. 이런 말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은 바로 인간은 짐승에 빗대어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분히 인간 중심적인 말이다.

우리는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표현한다. 그 의미는 인간이 모든 생명 위에 존재한다는, 가장 우월한 존재임을 드러내는 말이다. 그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의 모습을 돌아볼 때 과연 진정한 의미의 만물의 영장인가라는 의문을 떨쳐내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작금의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가 통탄을 금치 못할 온갖 일들을 벌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범죄 행위는 물론이거니와 권력과 돈에 아부하는 모습들 더불어 인간 외의 다른 생명, 특히 동물들을 학대하는 생명 경시 풍조 현상들이 그 의문의 이유가 될 것이다. 작가는 인간이 하찮게 생각하는 그 동물들을 화자로 내새워 과연 우리 인간들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돌이켜 보게 한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동물들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마도 그건 불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우리들은 동물들을 학대하고 유기하는 등의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일들을 일삼는 것일까. 비단 그것은 인간의 동물들을 향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들 또한 그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가장 원시적인 것의 존중 이른바 이 세상 모든 만물의 근원인 생명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한편의 짧은 우화를 통화 우리 인간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 듯하다. 인간이 오롯이 진정한 인간이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아마도 종이 한 장과 같은 미세한 차이가 우리의 모습을 결정짓는 잣대가 되리가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정글과 같은 약육강식의 사회라고 표현하곤 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우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듯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지만 우리의 미래에 주어진 시간은 길다. 먼 길을 중간에 쓰러지지 않고 갈 수 있는 방법은 결코 혼자 외롭게 가는 길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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