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알던 여자들 - 전편을 뛰어넘는 후속편, 지능 연쇄 살인범과의 한판 승부

그가 알던 여자들 ㅣ 다크 시크릿 2
미카엘 요르트.한스 로센펠트 지음, 박병화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3월

전편을 뛰어넘는 후속 작품은 많지 않다는 속설이 있다. 그만큼 시리즈의 첫 작품이 주는 강렬한 인상과 매력이 그만큼 돋보인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스웨덴 최고의 2인조 작가가 보여주는 다크 시크릿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은 그런 속설은 그저 속설일 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듯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인 <살인자가 아닌 남자>에서 보여주었던 북유럽 특유의 고품격 스릴러의 묘미 한층 더 살려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범죄 심리학자 세바스찬을 포함한 특별살인사건전담반과 지능적인 연쇄 살인범과의 대결 구도가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북유럽 스릴러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과거 실력 있는 범죄 심리학자였지만 지금은 그저 한낱 섹스 중독에 사로잡힌 한 명의 중년 남자에 지나지 않는 세바스찬. 자신의 태어나고 자라났던 고향에서의 뜻밖의 살인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의 일원인 반야가 자신의 숨겨진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그는 자신의 딸 주변을 배회하는 부모로서의 삶을 읽어버렸던 자신을 질책하며 반야와의 관계가 부녀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만이 간절하다.

그러던 중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자신이 과거 몸담았던 특별살인사건전담반에 합류하여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사건을 조사해 나가는 중 세바스찬은 피해자들이 모두 자신과 한때 알고 지냈던, 자신과 연관이 있는 여인들임을 깨닫게 되고 범인의 최종 목표는 바로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의 동료이자 자신의 숨겨진 딸인 반야임을 알게 되고 어떻게든 범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다.

점점 드러나는 범인의 윤곽.. 그 범행 수법은 14년 전 세바스찬 본인이 검거해 감옥으로 보냈던 연쇄 살인범 '힌데'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범인은 과거 자신이 잡았던 연쇄 살인범일까, 아니면 또 다른 모방 범죄일까. 사건을 추적해 가는 동안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되는 세바스찬.. 과연 그는 지능적인 연쇄 살인범의 범죄 행각을 멈출 수 있을 것인가.

말 그대로 본편을 뛰어넘는 후속편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듯하다. 새로운 북유럽 스릴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국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다크 시크릿 시리즈 그 두 번째 이야기. 전편인 <살인자가 아닌 남자>에서 주인공들의 숨겨진 관계가 드러나면서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 되면서 그들의 인물 관계도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긴장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이야기가 바로 펼쳐지게 될지 상상을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역시 스웨덴 최고의 2인조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 전재와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다크 시크릿 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면 한편의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데.. 이번 작품은 그 스릴러의 농도가 전작보다 훨씬 진하다고 해야겠다. 700 페이지가 넘는 장엄한 스릴러 소설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면 과장일까. 사실 여부는 직접 이 작품을 읽어보면서 독자 개개인이 판단해볼 문제일 듯하다. 국내 출간된 두 편의 다크 시크릿 시리즈가 앞으로 몰고 올 북유럽 스릴러의 열풍이 너무 기대된다. 이어질 세바스찬과 반야, 그리고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의 활약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