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하늘 맑음
조양희.박진호 지음 / 시공사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또한 경제를 살린다는 이름하에 무조건 많이 생산해내고 소비를 장려하는 이 사회에 불만이 많다. 유행이라는 이름하에 자꾸 새 옷, 새 신발을 사고 남들에게 뒤떨어져 보이기 싫어 멀쩡한 그릇도, 멀쩡한 가구도 버리고 새것으로 교체해 버린다.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어디나 고층의 아파트를 세우고 경치가 좋은 곳이면 여지없이 팬션이 들어서고 심지어 우리가 먹는 물을 대주는 팔당댐 같은 물가에도 고급 전원주택들이 들어선다. 산책하기 좋은 흙길을 모두 발전이라는 이름하에 아스팔트를 깔고 시멘트로 뒤덮어버린다.  

우리가 하는 유일한 환경 운동은 강제적인 재활용과 쓰레기봉투 사용 정도이다. 그것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 개념으로서 아낄 줄 알지, 그것을 진정한 환경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 즉 머니와 연결된 에너지 절약이나 물 절약이지, 환경 문제와 연관해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문 것이다.  

서울 하늘을 본 적이 있는가. 언제부터인지 서울은 맑아도 하늘은 늘 회색빛이다. 이 책을 쓴 두 모녀는 주장한다. 런던의 지금 하늘은 맑고 파랗다고. 그렇다. 우리가 알고 있던 런던은 스모그로 유명했고 비와 레인코트 그리고 장우산이 유명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두 저자는 런던이 얼마나 친환경 도시가 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이 노력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다. 이 이산화탄소는 석탄과 석유, 가스가 탈 때 발생한다. 매일 실내를 밝히기 위해 전기를 사용하고, 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보일러를 켜며,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이 모든 에너지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이 사실을 안다. 하지만 이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산화탄소를 절감하기 위해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대화재와 대홍수, 산업혁명을 겪은 런던은 친환경 도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불편을 감수했다. 헌 물건을 재활용하고 헌옷까지 재활용을 해 빈티지 패션이 생겨났고 채러티숍이나 여성협회 등을 통한 바자회를 열어 헌 것을 새것처럼 재사용했다. 건물을 지을 때도 친환경 코드를 만들어 재활용품을 되도록 많이 사용하고 그린 공간을 많이 만들도록 했다. 즉 자연스러운 일상을 영위해도 자연 냉난방, 자연채광이라든가, 빗물을 이용해 꽃과 나무에 물을 주고, 화장실도 큰물, 작은물을 가려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버릴 줄 모르는 그들을 보면서, 설사 불편하더라도 과거와 역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늘 보고 자라는 후손들은 자연스럽게 친환경 의식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도 에코경영을 통해 아이들에게도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교육을 하고 아이들은 교과서까지 물려받으며 스스로 새 나무를 지키고 나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우리에겐 빈티지도 새 물건이고 새로 만들어내는 패션이다. 그것은 또 다른 소비 행태이며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수많은 일회용 물건들, 한 계절 입고, 해지지도 않았는데 몽땅 버리고 또 새로 옷을 사는 것은 유행이라는 이름 하에 자행되는 환경 파괴이다.  

‘오래된 것을 버리지 않고 그것을 이용하여 계속 돈을 벌고 있는 런던. 물건을 한번 만들면 아끼고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쉽게 버릴 생각을 하지 않는 것, 이런 것이 바로 친환경이다.’   

우리 같으면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의 일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런던이다. 그랬기에 런던 하늘이 맑아졌고 친환경 도시가 된 것이다. 소비가 미덕이고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우리, 정말 반성하고 이제부터라도 친환경에 대한 생각, 친환경에 대한 교육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새 아파트에는 주차장을 더 이상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 이것은 주차장을 만들 만큼의 땅을 아껴, 그 땅을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한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또 자동차의 사용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책을 읽고 정말 느낀 점이 많았다. 단지 에너지를 절약하고 머니를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친환경은 우리가 사는,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이 지구를, 이 나라를 지켜주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환경 문제는 바로 내 문제이다.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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