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자신이 없으면 그래도 우선은 믿을만한 (학교)선생님들에게 의지합시다. 상담도 받고, 공부 시간에 날카로운 질문으로 성문영어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선생님들 자극을 주어, 다 같이 발전하자구요. 그렇지 않은 분이 물론 많겠지만, 영어 선생님들 또한 스스로 잘못된 영어교육의 피해자이면서, 자칫 쉽게 생각하면 이번에는 가해자가 되고 만다는 점을 깨달아 적극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학교 분위기가 안 좋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아니 이미 흘렀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점은 참으로 아쉽습니다.)


저는 각종 인터넷 영어 게시판이나 지식 검색 사이트에서 질의 응답에 참여하였다가 "아! 요즘 학생들은 거의 사전(특히 책으로 된)을 보지 않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경악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도 대강 짐작이 가구요. 학원에서 교재로 쓰이는 것들이 다 옆에 한 단어 당 뜻 한 개씩 설명이 다 붙어 있더라구요(이건 제 아들놈 책을 보고 안 것이지만요). 옛날 장군들이 기본 무장 없이 전장으로 나가는 어린 병사들을 보는 기분이 이랬을까요?


사전, 특히 책으로 된 걸로, 영어 기초와 우리말 기초가 잡힌 사람 (너무 어려서 영영사전만 보면 우리말에 문제가 생기니까요)은 영영사전*으로 구해서, 옆에 모셔놓고 틈틈이, 반드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옛날 사람들 전설처럼 다 외운 사전의 페이지 씹어먹는 것 까지는 아니라도 단어장 반드시 만드시구요. "귀찮게 그런 걸 왜 봐?"하는 말은 "귀찮게 영어공부는 왜 해? 귀찮게 영어실력은 왜 올려?"하고 같은 말이란 걸 명심하십시오. 요즘 편리하다고 전자사전이나 인터넷 사전 이용하시는 분들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편의입니다. 즉, 여행 중이라든지, 현재 PC로 다른 작업을 하던 중이라든지, 갑자기 PC방에서 사전 필요할 때라든지.  계속 옆에 두고 보면서 공부해야 될  것은 어디까지나 책으로 된 사전입니다. 전자서전 하나 가격이면 아래 영영사전 두 권에다, 좋은 영한사전, 한영사전, 국어사전, 옥편까지 몽땅 살 수 있습니다. 또 전자사전에  나오는 시원찮은 발음보다도 요즘 영영사전 CD-ROM에 들어있는 발음이 미국식, 영국식 해서 훨씬 낫습니다. 사전은 권당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대형 서점이나 동네 서점에서 덜컥 사지 마시고, 인터넷 서점이 훨씬 싸다니까, 오프라인 서점에 직접 가서 내용 확인해 본 후, 여러 인터넷 서점에서 가격 비교해 보고 사면 유리합니다.

* 추천하는 영영사전(학생용 사전입니다. 본격적인 reference나 영어학자용 큰 사전이 아닙니다)

①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혼비 영어사전)

- 본문 설명용 어휘 3,000 단어. 수록 어휘(표제어+파생어+복합어) 80,000 단어.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A. S. Hornby선생이 (특히) 외국인 영어교습자들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지금도 마땅히 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 사전을 약어로 OALD라 하며, 진짜 (큰) 옥스포드 사전은 OED(Oxford English Dictionary)로서 Webster 대사전 이상 가는 "값비싼 넘"이라 "그림의 떡(pie in the sky)"입니다(1989년 나온 제2판은 무려 46만 단어가 수록되어 있는 전체 22,000페이지,  20권짜리 대작 사전이며, 어원(語源) 설명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합니다. 온라인 1년 이용료만 해도 300불 가까이 됩니다.). 이 혼비사전은 동사의 문형 공부에 특히 좋습니다, 아니 필수적입니다(verb patterns; 동사의 주어, 목적어, 보어, 부사구로 무엇이 올 수 있느냐? 우리가 보통 ‘문장의 5형식’으로 알고 있는 것을, 여기서는 22개 형식으로 나누어 풍부한 예문과 같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② Macmillan English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 of American English

- 본문 설명용 어휘 2,500 단어. 수록 어휘 100,000 단어. 영국의 여러 유명사전 편찬자(lexicographer)들이 모여서 만든 최신 사전(2002년 초판)으로, 체제 면에서 위의 Oxford를 본으로 삼은 듯 합니다. 영국영어판과 미국영어판이 있는데, 요즘 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것은 미국영어판(제목 마지막에 of American English가 붙어 있음)이나, 여기 CD에도 미국식 영어 및 영국식 영어 양쪽의 발음이 들어 있어 유용합니다만, 프로그램 설치 후에도 불법복제 막는답시고 30일마다 한번씩 원본 CD를 넣으라는 통에 약간 귀찮을 겁니다. (빨간 색과의) 2색 인쇄는 좋아할 사람도 있겠고, 싫어할 사람도 있겠으며(보기는 낫습니다), 중국에서 인쇄된 판본(위의 Oxford Hornby 포함해서)이라 지질, 인쇄상태는 좋지 못합니다. 특히 지질은 다른 사전들보다 못하네요. 핵심 어휘 7,500에 대해 난이도 표시가 있는 것이, 아무런 구분 없는 Hornby와 다른 점입니다. Oxford에서는 Study pages(총 16페이지)(+ Appendix 3 총 6페이지 = 총 22페이지)라고 하는, 사전 중간 별지로 된 영어 및 문법에 대한 실용 지식란을, 여기서는 Language Awareness(총 24페이지)라고 하는데, Oxford와 마찬가지로 아주 내용이 좋습니다. (다만, 초판이다 보니 실수가 있을 우려가 있습니다. 위의 Language Awareness 24개 페이지에서만 3개의 실수를 발견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① 6페이지 오른쪽 칼럼 밑에서 15째 줄, " ~ check though your essays ~ "는 " ~ check through your essays ~ "가 맞습니다. ② 15페이지 왼쪽 칼럼 밑에서 12째 줄 " ~ people try hard not show ~ "는 분명히 " ~ people try hard not to show ~ "의 잘못입니다. ③ 24페이지 오른쪽 칼럼 밑에서 2째 줄 AIDS를 Auto-Immune Deficiency Syndrome으로 풀이한 것은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 대개 알고 계시겠지만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후천성 면역결핍증)이 맞는 말이지요. 이런 약자들을 모를 때는 www.acronymfinder.com이란 사이트에서 가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전'도, 그것도 영어에 대해서 '영영사전'도 틀릴 수 있는 겁니다. 하물며 '영한사전'은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사전은 여러 종류가 필요하고, 의심나면 서로 대조해 봐야 합니다.)

③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 본문 설명용 어휘 약 2,000. 수록 어휘106,000. Oxford와 쌍벽을 이루는 Longman( = Pearson Education)의 여러 종류의 사전 중에서 교육용으로 대표적인 것입니다. 빨강, 파랑, 검정의 3색도로 되어있어 보기에 좋으나, 역시 국내에 주로 보급되는 것은 중국에서 인쇄된 것이라서 지질 및 인쇄상태가 좋지 못합니다. 막강한 기능을 가진 CD가 같이 포함된 판을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CD에는 영국식 및 미국식 발음이 따로 들어 있고, 책 값이 이 사전과 비슷한  유명한 Longman Language Activator(reference라기보다는 어휘 연구용 vocabulary builder 또는 연어 collocations 사전이라고 할까요?)가 포함되어  있는 데다가, (영국식 시험대비용) 문제집까지 들어 있습니다. 단지 CD의 반응 속도(작동 속도)가 다른 것보다 느리고 역시 자주 원본 CD를 삽입해야만 하는 귀찮은 점이 있지요.

④ 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 제11판

- 이 사전은 미국의 대학생용 reference 사전으로 위의 것들보다는 한 등급 높은 수준으로 봐야 합니다. 수준이 높은 만큼 명사의 가산성(Countable, Uncountable) 같은 기본적인 항목, 동사의 문형에 따른 예문 소개 같은 영어 배우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부분은 아예 없습니다. 또 225,000 단어를 1600여 페이지에 수록한 결과, 활자가 작고 빽빽합니만, 위의 교육용 사전과 달리 어휘가 풍부하고, 미국에서 출판된 것이니만큼, 단어의 해설, 정의가 GMAT, GRE 등 미국의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분에게는 유용한 장점이 있습니다. 1828년 미국의 노아 웹스터(Noah Webster)에 의해 “American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가 출판된 이래, 웹스터라는 이름은 참 굴곡이 많았는데, 현재 이 이름은 독점적인 지위조차 잃어버려, 여러 군데서 이 이름을 쓴 사전이 나옵니다만, 아직은 앞에 Merriam이 붙은 웹스터 사전, 즉 Merriam-Webster가 정통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타 Collins-Cobuild, Cambridge 등도 좋은 사전이며 나름대로 장점은 있으나, 솔직히 "영어 전반에 대한 교육용"으로는 위에는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자기가 쓰는 사전만이 낫다고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연 다 써보고 이야기하는 걸까요? 역시 아직 교육용 영어 사전은 영국이네요.물론 Merriam-Webster의 웹스터 대사전같은 reference용 큰 사전도 있고 , NTC에서는 미국 영어 회화에 관한 좋은 사전이 나오지만, 외국의 영어 교습자에게 유용한 영어 교육용으로 나온 사전으로는 아직 영국 쪽이 낫다는 말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데는 다 개인별로 목적이 다른 만큼 목표 단계도 다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간단한 생활영어입니까? 수능영어입니까? 토익 토플입니까? 외국유학입니까? 영어선생님입니까?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비지니스맨입니까? 진짜 고급영어를 배워 선진 정보에 자유롭게 접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세계적인 언어학자, 영어학자, 영문학자가 되는 것입니까? 그렇지만 어떤 목적, 어떤 단계라도 위의 공부방법은 공통됩니다. 언어, 그 중에서도 영어는 특히 어렵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세월에 걸쳐 발달시켜온 것입니다. "자만"하는 순간,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공부가 거기서 멈춰버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꾸준히 노력하는 수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 There is no royal road in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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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AT 가르치는 학원이나 사이트, 게시판에 가보면 "GMAT은 역시 영어시험이 아니야(대부분 황당하고 가끔 엉뚱한 추리문제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전제(?) 아래, 온갖 추리, 궤변(詭辯), 견강부회(牽强附會), 아전인수(我田引水)의 경연장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TOEFL이 "영어시험"인데 비해, GMAT은 "(영어로 된) 경영대학원 입학자질 소양 시험"쯤 됩니다. 이건 토플과 달리, 외국사람뿐만 아니라 미국사람들도 경영대학원 가려면 보는 시험이지요. 따라서 단순히 외국사람을 상대로 영어의 이해도나 영문법에 관한 지식을 묻는 토플과 달리 "미국 대학졸업생을 기준해서, 넓은 의미에서의 영어 사용 규칙(이것이 가장 광의의 영문법 정의입니다만)을 근거로, 효율적인 문체(style),  문장의 해석, 추론, 기본적인 데이타 처리 및 수학적 소양까지" 묻기 때문에, "영문법 외에도, 영어 문장의 표현력과 해석 능력, 의미 추론하는 사고력"등등, "영어 + 지금까지 배워온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야 다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본이 되는 고급 문법, 광의의 영문법이 있는지도 알 수 없었고, 배워볼 생각조차 못했던 대개의 강사들에 의해, "GMAT시험은 영어시험 아니다(영어권 사람들에게야 영어 시험이 아니겠지만 우리들에게는 ‘영어+논술+작문+기초수학’시험이라 해야 맞습니다!) " 따위의 허상(虛像)이 날조 유포되고, 거기에 조금 배웠다고 교만해진 학생들(영어공부의 높은 길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들)의 태도, 또 상호불신(이 동네 가만 보니까 이상하게도 서로 잘나서, 선생도 학생 안 믿고, 학생도 선생 안 믿고, 학생 상호간에도 믿지 않습니다. 처절한 생존경쟁인지, 피해망상증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것들이 쌓여, 일부러 답은 숨기고 (답 미리 올리면 이 동네 주특기인 답에 대고 억지로 끼워 맞추기가 나오니까요), 엉뚱한 것이 답인 것처럼 게시판에 문제 올립니다. 그러면 거기 대고 또 온갖 설들이 난무하고 (가짜 답에 대고 끼워 맞추기 경쟁이라니 정말 코미디죠)... 강사들 중에서, 원리 원칙을 가르칠 능력 있는 분이 없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이분들도 아마 장삿속으로 또는 그 동네 사는 방법에 떠밀려서, "그물을 짜는 방법"은 가르치지 않고, 야금야금 문제풀이로 소일하지요(토익 토플 학원 양상과 붕어빵입니다!). 이 동네 계시는 분 중에서 가슴이 답답하신 분은, 특히 위의 구박사님 말씀을 명심하고 영어공부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그래야 영어 공부한 내가 아니 나만이 영어 장사하지!)", "몇 주일, 몇 달 완성 (평생 해도 모자랄 외국어 공부를 무슨 수로?)", "기적 같은..", "금방 말문이 트이는...", "어린 아이나 초등학생도 금방 아는..." - 이런 말들이 바로 스스로 '사기극'임을 알리는 것들이구요. 온갖 신문(TEPS라는 시험을 주관하는 某신문마저 관련 강좌 없애고 '생활영어'라는 이름의 허섭스레기로 장삿속만 채우대요), 심지어 교육방송인 EBS까지 진출한 생활영어라는 이름의 반(半) slang(이런 거 배워 Whoops!나 쓰려구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영어를 배웠는지 성문 영어류보다 문법적으로 엉망인 책 내놓고, 엽기강사니 (영어 방송 이외의) 리포터로 나서는 후안무치한 사람(제가 볼 때는 그냥 리포터하고 영어 장사에서는 손 놓는 게 그나마 영어 교육에 이바지할 것 같습니다) - 이런 상술에 속지 마시고, 기초 3가지가 어느 정도 되기 전에는 절대로 토익,토플이 제목에 들어간 책(다 문제집들입니다. 공부 다하고 문제집 보면서 배운 거 정리하고, 실력 테스트하며 시험경향 알아보는 거지 도대체 문제집으로 공부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보지 마시고, 제대로 된 문법책, 어휘공부책, 발음공부책(여기는 원어민 CD나 테이프 포함) 구해서 기초를 확실히 하시는 게 중심 잡는 것이며 실속 차리는 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처음 시작하면 적어도 1년은 이런 기초에 전념하시라는 겁니다. 그 러고 나면 영어가 뭔지 어떻게 공부할지 감(感)이 오게 됩니다!
(* 제가 여기서 특히 문제 삼는 것은 책 제목이 줄 수 있는 오해입니다. 저자 방법대로 하는 것은 영어공부가 아니고 도대체 무어란 말입니까? 한국어 공부입니까? 영어 놀이입니까? 순전히 상술(商術)에서 비롯된 제목하에 지나치게 단순한 영어습득 이론은, 결국 영어공부의 마약류를 찾아 헤메는 어리석은 독자들을 상대로 한, '몇 주일, 몇 달 완성론'의 변종에 불과합니다.  지나친 일반화론/보편론은 항상 위험한 것입니다)

'토익 최다 응시 만점 강사'는 '응시'를 '최다'로 했단 말입니까? 아니면 '만점'을 '최다'로 맞았단 말입니까? 그거 ETS에서 집계 발표합니까? 조금 과장하면 제대로 된 글자나 설명만큼 '오자, 탈자, 오류'로 뒤덮인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어느 인터뷰에서 보니까 스스로를 '화류계'에 비유하대요!?), 미국에서 공부했다는 사람이 쓴 토플 책도 보니까 오자에다가 우리말 해석이 가관이더군요. 쉽게 쉽게 마약 같은 것 찾아 다니는 어리석은 학생들 모아놓고 "문제 몇 번까지는 이런 단어 나오면 답 아니다" 이런 거 가르치던 학원 원장은 정치에 뜻이 있다나요.

완전히 '장님 코끼리 만지기'인 한국적 영어 현실에서 제가 위의 사람들하고 다른 점은 딱 하나, 저도 코끼리(영어)를 만지지만 그래도 제가 장님이란 걸 알고 있는데 반해, 그 사람들은 자신이 장님이란 것을 전혀 모르는(아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또는 그 사람들은 자기가 만지는 것이 조그만 강아지로 착각하고 있는 그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드린 이야기를 잘 음미하시면 앞으로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에게 무엇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할지, 만약 학원이나 과외, 유학을 간다고 해도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이며, 학원이나 강사 선책 기준에 대해 충분히 판단이 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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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3가지(문법, 어휘, 발음)와 위의 4가지 기능(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을 날줄, 씨줄로 엮어 모두 테스트해야 제대로 된 영어실력의 측정이 가능합니다만, 지금 우리나라의 수능이나 토익은 기초 중 2가지(발음 빼고)와 듣기, 읽기 시험(모두 수동적 이해)만으로 구성된 절름발이 테스트입니다. 그리고 이점은 현실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는 측면(어떻게 수십만 명씩 다른 방법으로 테스트가 가능하겠습니까?)이 있으므로, 같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테스트 비용 문제는 소비자도 감당을 해야 하므로 "같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한편 토플은 거기다 '쓰기'를 가미했지만 아직 '말하기'인 TSE(Test of Spoken English)는 희망자에 한해 개별적으로 하는 만큼, 역시 불완전합니다. 그래서 토플이 향후 나아가는 방향은 이 "말하기"를 전면적으로 포함하는 길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2003년 2월 이미, 2005년 9월부터 토플시험 양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주관처의 공식 발표가 나왔고, 이 보도 내용은 ETS의 홈페이지(www.ets.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차세대 토플(Next Generation TOEFL)의 특징(2004. 5말 현재 ETS 게시 내용 기준)

1. 전체적인 신경향
가. ‘말하기’(Test of Spoken English)의 필수화
나. 지금까지 별도로 측정하던 ‘structure(구문, 문법)’이 각 과목 내로 통합되어 없어짐
다. 통합적 학습능력의 측정(integrated skills approach) –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기능의 통합 측정(밑의 Writing과 Speaking 의 Integrated 참조)으로 실제 상황과 흡사한 환경 구현
라. 전체 시험과정을 통해 노트 필기 허용
마.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화의 진전(등록 및 시험 진행, score reporting 등)
바. field test가 진행 중이며, 한번에 끝낸다는 것 이외의 시험시간 및 점수는 미확정이나, 추가된 ‘말하기’ 소화를 위해 기존의 과목별 문항 및 시간은 조정될 것으로 보임. 기존 CAT(Computer Adaptive Test) 방식은 없어짐.

2. L/C
가. conversation 2개, lecture 4개로 구성(기존의 짧은 대화는 기대하기 힘들 것)
나. 지금까지의 선택형 외에도 Yes/No형 문제 추가

3. Writing
가. Integrated: 먼저250 ~ 300단어로 된 인용문(passage)을 읽고, 관련 강의(150 ~ 225단어)를 들은 후, 요약하고 읽은 글에 대한 평가 (20분)
나. Independent: 최소 단어 설정(300단어) 외에는, 지금의 Writing과 같은 형식(30분)

4. R/C
가. 인용문 3개 제시(각 650 ~ 750단어)
나. 어휘설명란(glossary)과 review란(문제 푼 상황 보여줌) 신설
다. 선다형 또는 삽입형 문제는 현재와 동일
라. 6개 항목 중에서 4개 선택해서 matching(짝짓기)형 추가

5. Speaking
가. 총 6문제 중 Independent 2문제, Integrated 4문제
가. Independent: 잘 알려져 있는 주제에 대해 15초 준비하고 45초 답변
가. Integrated: 45초 100단어로 된 글을 읽고, 1 ~ 2분 정도 강의(설명) 들은 후, 30초 준비하여 60초간 답변

*차세대 토플 시행 시기 (2005.3월 ETS 공시 기준)

1. 2005.09.24: 미국

2. 2005.10.22: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3. 2005.11.01: 2006년 이후 IBT 시행 계획 발표

* 우리나라는 2006년 이후 시행국입니다.

 '수능에 L/C, R/C뿐인데 왜 문법해여?' 이런 글들 오가는 것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모르는 이 어색한 분위기, '개그 콘서트'의 '아이스 맨'이라도 불러 볼까요?

아직도 중고등학교에서 "회화보다 문법이 많다", 그런데 그건 토익(TOEIC*: 일본의 요청에 의해, 토플 등 규격화된 시험 출제 관리하는 미국의 ETS*에 의해 개발되어,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몰두하는 조금 희한한 시험), 토플(TOEFL*: 미국의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영어시험)이 문법을 강조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답변은 물정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거기서 문법 이름 붙은 것은 배점상 1/6(토플) ~ 3/10(토익)에 지나지 않습니다. 토플에서는 R/C나 L/C에서 어휘 문제가 출제되고, 문법은 거기 나오는 문장을 이해하려면 필수 기초인 상황입니다. 이 점은 GRE*(미국의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전공 소양 시험), GMAT*(미국의 경영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전공 소양 시험) 같은 시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그런 것 토론하는  카페에서 질의 응답에 참여했을 때도 똑같은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조금 고급문법이면 해결될 문제에 온갖 이상한 논리를 주고 받으며 설왕설래하더라구요. 제가 존경하고 평소 사숙(私叔)하는 구학관 박사님(홍익대 교수님으로 계시다가 현재 미국에서 목사로 계신다고 하네요)께서 그러셨지요, "우리가 초급 영어를 잘 못하는 핵심 이유는 영어의 숲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고, 중급/고급 영어를 잘 못하는 이유는 영어의 핵심 원칙들(즉, 영문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 TOEIC =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
+ ETS = Educational Testing Service (in New Jersey, USA)
* TOEFL = 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 GRE = Graduate Record Exam
* GMAT = 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Test

또 위에서 나왔던 조용남 박사님 책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쳤지만) 어디에서나 수강자들의 최대 약점은 문법 지식이었다.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기에는 우선 그들의 문법 지식의 레퍼토리가 너무 적었다. 따라서 자연히 표현에 제약을 갖게 되어 생산된 문장들이 자신의 연령이나 교육 정도에 알맞을 수가 없었다. 사용된 문법도 많은 경우 잘못되어 있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문법 항목과 어휘에서도 오류의 비율이 높았다. 영어 모국어 화자들이 교정한 한국 사람의 영작을 보아도 언제나 교정된 것들의 대부분은 문법이었다. 그리고 비영어식 표현과 잘못된 어휘 선택이 나머지 작은 부분을 차지했다. 이것은 기초적인 생활 영어 이상의 수준, 즉 중급 내지 고급 영어의 수준에서는 우리의 최대 약점이 문법 능력의 부족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조용남, 위의 책,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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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 대해서 우리나라 대학의 영어관련 교수들의 책임이 큽니다. 이 어지러운 영어교육 세태에 대해 진지하게 근심하고 대책을 생각하는 교수들은 과연 몇 명이며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요? 교과 과정 개편될 때마다 경제적 이득은 챙겼지만, 수십 년간 계속된 성문영어 해악론에 대해 정확히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사람 있습니까? 영어영문학과, 영어교육과 출신들(바로 우리나라의 중고교 영어선생님들)에게 제대로 된 영어 교육 했습니까? 기본적으로 영어가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조차, "18세기 영미문학"이며 "세익스피어 문학을 고어(archaic) 그대로 읽기", "촘스키", "소쉬르" 교육이 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에 대충대충 두루두루 영어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적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구요. (정부나 기업들도 똑 같은 만큼의 책임이 있습니다만 길어지니 여기선 생략하지요. 위의 책들 참고하십시오)

하지만 가장 큰 비난은 역시 영어의 소비자인 학생 그리고 학부모에게 돌아가야 마땅합니다. 아무리 한국사회라고 해도, 무지막지한 평등주의(즉, 너만 잘났냐? 모두 똑 같아야지 하는 심리에서 비롯된, '기회의 평등' 아닌 '결과의 평등'주의)가 통하지 않는 마지막 한 군데가 있다면, 그 곳이 바로 '학문' 바로 '진리'의 곳이기 때문입니다. 개그맨 한상규가 '폭소클럽'에서 "따지고 분석하는 친구가 가장 나쁜 친구"라 했을 때 객석에서 터지는 웃음 소리가 바로 이 현실의 정확한 반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따지고 분석해서 배워도 모자랄 영어를, '돈 만으로', '강사의 허상으로', '내 아들, 딸 잘났다는 오기로', ‘남들이 토익 토플하니까 따라 해서는’, 아무리 봐도 향락(享樂)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웃기는 해외 연수', '철저한 사전준비 없는 조기유학'으로는 죽어도 배울 수 없는 것이지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우리 옛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공부 안하고 못하는 아이를 외국에 보낸다고 해결이 됩니까?'여기 국내에도 '조기 영어교육' 열풍, '국적도 학력도 경력도 불분명한 원어민 교사들(과연 몇 명이 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칠 만한 실력과 자격이 있을까요?)', '영어 유치원', '주니어 토익', 수능시험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최고 수준의 영어시험이라 할 TOEFL,GMAT까지 포함해서, '과탐', '사탐'을 지나 드디어 영어교육에까지 진출한 '쪽집게 강사 및 학원', 엉터리 '엽기강사들', 이 허깨비들을 좇아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학생들과 그 뒤에 있는 학부모... 소비자가 대저 이럴진대 그 생산자인 영어교수, 영어선생, 학원강사인들 별수가 있겠습니까?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야 생산자가 도태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철칙이며, 이쯤 되면 스스로 소비자의 기호에 영합하는 쭉정이들이 날뛰기 마련입니다. '짝퉁' 피해는 사치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치품 '짝퉁'이야 버리든지 한번 창피당하면 그만이지만, '짝퉁' 영어, '짝퉁' 공부는 평생을 간다는 점에서 더욱 무섭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다른 사람 기다리지 말고, 정부가, 기업이, 대학이, 학교가, 학원이 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소비자가 깨어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추천하는 책들, 영어에서 손을 놓은 지 오래라 영어책이 어렵다면, 최소한 위의 영어교육 현실에 대한 책이라도 한번 읽어 보셔야 합니다. 그렇게 소비자가 깨어났을 때 이번에는 생산자가 변하는 법입니다. 그 많은 사회 운동, 소비자 운동이 영어교습의 세계에는 왜 눈을 돌리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이 '거대한 사기극'에 말입니다.

"웃기지 마라. 지금 영어가 그래도 십년 이십년 전보다 얼마나 발전했는데? 예전에는 '10년 영어공부에 꿀먹은 벙어리' 였잖아? 지금은 그래도 외국인과 대화도 잘 하고, 외국 학교로 진학만 잘 한다!"하시는 분이 있다면, 진정 입때껏 우리나라에서 살아오신 분 맞는가? 반문하고 싶어집니다. 지금 우리가 영어공부에 쏟아 붓는 돈과 시간과 열정을 십년 이십년 전과 비교해 보십시오. 비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만일 우리가 이 막대한 자원과 노력을 '제대로 된 영어공부'에 투자했을 때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까? 하는 것과 해야지요. 또 그 중 일부를 소중한 기초과학에 투자했더라면? 이런 것과 비교해야지요. 경제학에서는 이를 간단하게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라고 합니다. 자연 현상과 달리 실험해볼 수 없는 사회적 현상, 즉 우리 삶의 일부로서의 언어, 또 수학과는 달리 푸는 과정이 잘 안 보이는 '언어'의 특성 때문에, 우리나라 영어학원, 영어교재 출판사, 심지어 영어 교사들까지 별 걱정 없이 먹고 산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요새 영어깨나 한다는 젊은이들 붙잡고 (어떤 영어의 사용법이나 영어문제의 정답이)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주문해 보십시오. 제대로 대답할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모국어도 아니고, 제2국어도 아니고, 외국어도 아니고 체계 없이 어중간하게들 교육받은 결과이지요. 사람잡기 쉬운 '선무당'들이 되어간다고 해야 할까요?

또 있습니다. "그래도 현실이 그런데 어떡하나? 남들 하는 대로 하는 수 밖에...". 과연 그럴까요? 중고등학교 6년 동안 차분히 기초부터 해서 하나씩 실력을 올려간 사람과, 뭐가 뭔지도 모르고 계획도 없이 유학이다, 과외다, 학원이다, 원어민이다 정신없이 쫓다가 제가 말씀드린 '선무당' 되어버린 사람 중에서 누가 과연 영어실력이 나을까요? 기초 실력 쌓을 새도 없이 토익 토플 학원에서 문제만 풀다가 "출제경향 바뀌었으니 이 일을 어찌할꼬", '새 책'에 '새 선생'에 찾아 나선다고 해결이 될까요?

과외가, 학원이, 유학이 무조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런 전체 영어공부의 길에서 힘들 때 의지하는 원군(援軍), 다음 단계를 위한 도약대로 생각해야지요. 전체로서의 영어공부 계획이 있고, 그 속에서 언제까지 기간을 정해서 어디까지 도움을 받겠다는 목적과 준비가 없이 거기다 목숨 걸어버리면, 자기 실력을 쌓을 겨를도 없고 의타심만 생기는 중독성이 문제지요. 마약도 중증환자의 고통 제거 등 나름대로 쓸모가 있기도 하지만 중독되고 나면 심각해지지요. 미리미리 조심하시는 것이 상책(上策)입니다. 또 아무리 선생이 좋아도 학생이 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그만이지요. 20-80의 법칙이 여기서도 적용됩니다(선생 몫이 20%, 학생 몫이 80%라는 말입니다).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요즘 학원 교재 보면 한숨이 나옵디다. 사전 찾기 귀찮아 하는 학생들에게 영합하기 위해 단어니 숙어니 미리 다 찾아놓은 *친절함(?), 그럼 아예 공부도 시험도, 학원이  교재가 대신 해주지 그래요?
(* 그런데 이런 현상이 대학교 영어과 학부 상급생 내지 대학원생용 교재로 보이는 책에까지 퍼진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인식, English Special Constructions(영어 특수구문), 시스템영어사, 개정판, 2002"이란 책이 글쎄 그렇더라구요. 이런 고급영어 배우는 학생들에게까지 단어, 숙어 찾아 바친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넌센스 코미디라 할 수 밖에요! 그 정도 어휘능력도 없는 학생들에게 무슨 특수구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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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모국어(a native language)가 아닐 뿐더러 제2국어(a second language)도 될 수 없고, 단지 외국어(a foreign language)일 뿐입니다. 조기유학이나 이민 가서 '영어의 바다'에 빠질 형편이 아닌 사람은 할 수 없이 영어를 '외국어'로서 터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이걸 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이라고 그럽니다). 우리가 우리 말을 터득할 때 문법 따져가며 배운 것이 아니듯이(나중에 학교 가서 잠깐 배우는 게 국문법 아닙니까?), 조기유학 간 사람은 문법 따져가며 영어 배울 필요가 없는 거죠. 어느 책*에 보면 '13세 이전에 총 4,000시간(햇수로 1년 반에서 2년)을 집중적으로 투자(이건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가서 한국인 하숙집에서 한국인끼리 산다든지, 겨우 학교에서 몇 시간 공부하고 나머지는 한국말 하는 사람끼리 한국말하는 것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한국사람 없는 데서 눈 떠서 잠들 때까지 외국인들하고만 부대낄 때 그렇다는 거지요)'해야 무의식적으로 영어를  터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 한학성, 영어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태학사, 초판 2쇄, 2003.6. 한편 이를 언어학에서는 'Critical Age Hypothesis: 결정적 연령가설'이라고 하며, 첫째 언어인 모국어 습득에는 뇌의 좌우반구가 모두 관여하나, 언어 기능이 뇌의 좌반구로 굳어지는 사춘기 후에는 외국어 습득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또는, 유지비가 비싼 언어습득장치(LAD: Language Acquisition Device)가 일단 한 언어를 습득하고 나서 일정 연령에 달하면 버려지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설명합니다)

이렇게 조기유학으로 영어를 터득했다고 해도 평생을 그 곳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여전히 문제는 있습니다. 언제 돌아와야 되는지 하는 문제부터, 앞으로 어떻게 해야 이왕 배운 영어를 계속 사용하고 발전시킬지, 중고등학교는(외고? 민사고?)? 대학은 무슨 과로 가야 하나? 언제 다시 외국으로 유학가야 되는가? …이런 문제가 굉장히 중요해지니까요.  또 그 중요한 시기에 놓친 우리 말, 우리 역사, 우리 사회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 조기유학 갈 사람은 이런 데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두어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해 외국어로서 영어를 공부하려면 영어의 사용 규칙(광의의 영문법)을 배울 수 밖에 없고  그 기초가 바로 문법(협의의 영문법), 어휘, 발음 세 가지입니다 (언어학에서 쓰이는 전문용어로 하면 각각 통사론(syntax), 형태론(morphology), 음운론(phonology)이라고 합니다). 이걸 못하면 그 위에 지어질 listening, speaking, reading, writing 네 채의 건물(네 개의 방이 있는 한 채의 건물이 맞겠군요)은 부실공사를 면치 못합니다. 하지만 이 기초만 평생 해도 외국인으로서 완전하게 master한다는 게 힘들기 때문에, 부득이 어느 정도 기초를 잡으면, 초보적인 것부터 해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공부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그런 후 다시 실력이 높아져 수준을 올릴 필요가 있을 때, 또 약간 고급스런 문법, 어휘, 발음을 공부하는 식으로 계속 순환함으로써 결국 단계가 높아지고 실력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다가 덧붙여 ‘영미문화’를 이해해야  영어를 사용할 때 ‘속(contents)’이 차게 되는 것이구요.

따라서 문법, 어휘, 발음과 위 4가지 기능은 같은 평면에서 비교할 성질의 것이 전혀 아닙니다. 왜 리스닝하는데 문법 필요하냐? 그런 말은 심각한 오해를 품고 있는 말이지요. 리스닝이든 리딩이든 문법, 어휘, 발음(이건 리스닝에만 해당) 기초 없으면 한 마디로 '꽝'입니다. '직독직해', '통문장(문장 통째로 외우기) 영어' 이런 것들이 이 세 가지의 확고한 기초 없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장사꾼에게) 또 당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문법을 따분하게 가르친다든지, 실지로 자주 쓰이는 문법 외에 쓸데없는 '문법을 위한 문법 놀음'이나 잘못된 문법을 가르치면 그것도 문제이지만요.

지금까지 성문종합영어 (그 외 맨투맨이니 학원에서 쓰이는 숱한 국산 영어교재들이 다 그 아류(亞流)들이지요. 특히 맨투맨 같은 책은 질로 보아서는 성문보다 나쁜 책입니다. 구태의연하고 가끔 틀리는 일본식 성문영어를 갖다가 구질구질 해설까지 붙이고 있으니까요. 그 책에 저자의 '독창적인 무엇'이 있습니까? 성문을 베끼다 못해, 거기다가 엉터리 해설까지 첨부하고 있습니다!) 같은 책의 해악*이 고리타분한 문법, 잘못된 문법이었다면, 90년대 근처(정확한 연도는 알지 못합니다만)부터 수능시험 경향 변경과 더불어 시작된, '문법 필요 없다, L/C, R/C면 되지' 하는 오해에서 비롯된 공부 방식은, 꼭 같이 아니 더 이상의 피해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기초인 문법마저 경시하는 경향을 가져왔으니까요. 제가 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문법 과잉'이 아니라 '(바른) 문법의 부족'입니다. naver나 empas같은 지식검색에만 해도 수많은 질문들이(거의 90% 이상이) 질문하기 전에 사전이나 '기본 문법책' 한 권 보기만 해도 다 해결될 것들이지요. 개중에는 귀찮아서 찾아보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히 문법책 어디를 찾아봐야 될지 몰라서 못 찾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생전 제대로 된 문법책 한 권 오롯이 본 적이 없었을 테니까요. 말 배우면서 '문법(文法) 무시'하는 것과, 우리나라 정치 사회문화의 고질적인 병인 '법치(法治) 무시-즉, 무법(無法)'은 분명히 무관한 현상이 아니리라고 짐작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 성문종합영어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보론 형식으로 맨 밑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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