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thirsty 2009-11-20  

서재 주인 사정으로 더 이상 질의 응답을 하지 못하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예 서재를 폐쇄할까도 생각했으나 기존의 글들은 또 나름대로 필요하신 분들이 있을 수도 있기에 그냥 둡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toto 2010-04-12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궁금해 답답할 때
선생님은 빠르게 답변을 해주셨죠.
누구에게 물어봐도 시원치 않을 때
선생님은 시원하게 답변을 해주셨죠.
아! 이 갈증해소를 이제 누구에게 의존해야 할까요?
선생님 너무 아쉽고요.
그동안 너무 너무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글을 통해 뵐 날이
빨리 다시 왔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비로그인 2010-09-1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thirsty님께서 알라딘에 올려주신 TEPS교재 서평 좀 읽으려 왔는데
이렇게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집에 무슨 우환이라도 있으신건지 심히 걱정 되는군요.
아무쪼록 다시 돌아와주셨으면 하는 바램이고요.
방명록이 너무 질의응답게시판으로 성격이 바뀌어서 (올라오는 질문들도 보통 질문들이 아닙니다.상당히 전문지식을 요하는...)선생님께서 많이 피로가 누적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드네요.
그럼 이만 ...
 


book 2009-11-15  

그동안 글을 죽 읽어오다 처음 질문 합니다.

off the tee의 뜻과 품사

* went with an iron ①off the tee

* The second hole is a slightly uphill 505 yard par 5, where again avoiding the myriad of bunkers ②off the tee will reward the golfer with a good scoring chance. The theme of bunker avoidance continues with the short 341 yard par 4 third hole, where only a long iron ③off the tee is needed to setup a short approach shot.

여기서 off the tee의 뜻, 품사, 그리고 문장성분은 무엇인가요?
 
 
thirsty 2009-11-1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프 팬이십니까? 영어 문제라기보다는 골프 문제 같군요.

형태나 문장 성분은 간단합니다. 'off(전치사) + the(정관사) + tee(명사)'로 구성된 전치사구이니, 문장에서 역할은 수식어(부사구 아니면 형용사구)밖에 할 수가 없지요. 이 둘 중에서 어느 것이냐는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실제 쓰임을 봐야 합니다. 준문장에서는 둘 다 명사(bunkers, long iron) 뒤에 붙어 있으니 그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구이며, off의 뜻은 장소(떨어진 곳)나 방향(~에서 떨어져서)을 나타내지요.

골프 문제로 돌아가서 'tee'의 뜻은 대략 아래 세 가지입니다.
(1)티샷을 할 때 공을 올려 놓고 때리는 나무로 만든 못 모양의 티
(2)티샷을 하는 장소, 즉 teeing ground.
(3)제유(synecdoche)로 써서 골프 경기(game of golf) 또는 골프 코스(golf course).

여기에서 'off the tee'는 각각 아래의 뜻입니다.
(1) (나무 못 모양의) 티로부터, 티에서 떨어져, 티에서 칠 때
(2) 티잉 그라운드 바깥의(*'off the green'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때는 퍼팅 그린 바깥이라는 의미지요.)
(3) 골프 경기나 골프 코스 외적인 곳에서

준문장에서 ②의 뜻은 위 (2)번입니다. 즉 티잉 그라운드를 벗어난 지역(페어웨이와 러프, 그린 주변. 공식 용어로는 'through the green')에는 벙커가 많다는 것이지요 "the myriad of bunkers which are off the tee". 하지만 이렇게 일부 문장이 생략된 (1)번의 뜻으로도 볼 수도 있습니다. "where again avoiding the myriad of bunkers (when he or she shots) off the tee will reward the golfer with a good scoring chance". 이 경우에는 부사구가 되고, 티셧을 할 때 페어웨이의 무수한 벙커를 피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만, 어디를 기준으로 보느냐를 제외하면 사실 같은 뜻입니다.

또 ③의 뜻은 (1)입니다. 즉, 코스가 짧으니까 세컨드 셧을 짧은 어프로치 샷으로 하기 위해서는 티셧에서 (드라이버나 우드를 쓰지 말고) 아예 롱 아이언을 쓰라는 것이지요. ①만으로는 (1)인지 (2)인지 애매합니다. 티셧을 할 때 아이언을 쓴다는 말 또는 티셧을 한 후 페어웨이 등의 티잉 그라운드 바깥에서 아이언을 쓴다는 말인지가 애매합니다만, 보통 세컨드 셧부터는 아이언 셧이 보통이니까, 굳이 이 표현을 썼다면 전자(前者)로 해석하는 편이 안전하겠지요.

한편 (3)번의 예로는 이런 문장을 들 수 있습니다.
I met Tiger Woods off the tee!
골프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클럽 하우스에서 보았을 수도 있고 아예 골프장이 아닌 곳 등, 운동 외적인 장면에서 보았다는 말이지요.


book 2009-11-19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상세한 설명 감사.. 예로 드신 다른 것들은 이해가 갑니다. I met Tiger Woods off the tee.에서 off는 ~에서 떨어져라는 '위치'를 나타내고, 또 다른 경우 예를 들어 I hit the ball off the tee. 라는 문장에서 off는 공이 티에서 떨어져 나가는 운동, 이동의 뜻을 나타냅니다. 그런 것들은 이해하는 데에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제가 질문한 셋 모두 '티에서 칠 때'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저도 질문하기 전에 문맥상으로 그렇게 해석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이 때 off의 뜻입니다. off the tee의 off에서 '치다'라는 뜻과 '때'라는 뜻이 어떻게 나오나하는 겁니다.
 


hycharlie 2009-11-13  

선생님, 항상 깊이 있는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업무 시간 중이지만 잠시 짬을 내어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수동태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조용남 저 실용영문법 Vol. 2 [get 수동태] 편을 보면 [get 수동]이 [be 수동]과 다른 여러 가지 항목들을 나열하고 있는데요, 간단히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get 수동]은 주어에게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서 아래와 같이 쓰인다. 

1. 상태성 동사와는 쓰이지 않고 동작성 동사와 쓰인다. 그래야 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2. 주어에게 일어나는 변화에 어떤 형태로든 (직간접적이든,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주어가 개입하였음을 나타낸다. 

3. 주어 또는 주어에게 일어난 어떤 행위에 대한 화자의 감정적 반응, 태도, 논평을 나타낸다. 

4. 주어에게 많은 노력이나 시도 끝에 또는 자연스럽게 어떤 일이 일어났음을 나타낸다. 

제가 보기에는 1번 항목은 [get 수동]을 만들 수 있는 동사의 기본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고, 나머지 2/3/4 번 항목은 동작성 동사를 사용한 [get 수동]을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 (또는 다른 의미로 사용)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get 수동]에 대한 저의 이러한 시각이 선생님께서 보시기엔 무리가 없는지요?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편 A Student's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Randolf Quirk, et al 저)와 Practical English Usage (Michael Swan 저)를 보면 [get 수동]은 구어체/informal style에 사용된다고 (간단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미국 변호사들과 공식적인 letter나 e-mail을 주고 받거나 문어체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영문 계약서 작성/검토를 하는 저같은 사람의 관점에서는) 그렇다면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에서는 [get 수동] 대신 [be 수동]을 써서 위에 열거한 1~4번을 표현한다는 것인지 궁금해질 따름입니다. 선생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thirsty 2009-11-1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문제는 우선 formal writing에서 능동태와 수동태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를 먼저 따져 봐야 하고, 다음으로 수동태에서 be 수동태와 get 수동태의 차이를 알아야 하지만, 과연 formal과 informal의 차이는 어디까지인지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formal writing의 대표적인 경우는 현재로서는 법적인 문서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궁중 문서가 이랬겠지요. 거의 정형화된 이런 문서 자체를 제외하면, 학구적인 보고서나 심지어 법적인 사안에 대한 변호사의 검토 의견까지를 포함해서, 현대 영어에서 formal writing은 찾아보기 힘들지 않나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이메일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영어에서는 능동태가 norm입니다. 수동태는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여 죄악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동을 하는 주체가 아니라 그 영향을 받는 목적어를 주어로 삼는 점에서 그렇고, 뒤의 'by + 행위자'가 생략되는 축소형이 더욱 많이 쓰인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formal writing에서는 아예 수동태 자체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 get passive의 경우에는 말씀하신 4가지 중에서 "4. 주어에게 많은 노력이나 시도 끝에 또는 자연스럽게 어떤 일이 일어났음을 나타낸다," 이 말은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나머지 3가지에는 동감합니다. get 수동태의 경우에는 화자(speaker)의 태도(실망, 유감, 기쁨 등)가 들어 있고, 수동태 주어, 즉 능동문의 목적어가 그런 상황을 불러 오는데 일조(一助)를 했다는 암시가 들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특징이 바로 get passive를 very formal writing에서 쓰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객관성을 추구하는 법적인 문서에서는 되도록 이런 감정이나 암시를 피해야 할 것이니까요.

get passive가 동작이라는 점이 명확함에 비해 be passive는 동작 또는 상태(어떤 동작의 결과) 양쪽으로 해석이 될 어려움은 있습니다.
The window was broken.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가 부수었다는 동작의 표현(Somebody/something broke the window의 수동)인지, 이미 부수어진 상태에 있었다(The window was in the state of already being broken)는 것인지가 애매합니다만, 이때 got broken으로 쓰면 동작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이 편의성 때문에 informal에서는 이렇게 쓰겠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인 법적 문서류의 formal writing에서는 아예 능동태로 쓰던지, 아니면 The window was in the state of already being broken 식으로 길더라도 감정이나 암시를 배제하고 쓰겠지요. 이렇게 볼 때,

The violator will get penalized under this article if ~
The violator will be penalized under this article if ~
Somebody will penalize the violator under this article if ~

이 3가지 style 중에서 법적인 문서가 어떤 것을 피할지는 짐작이 가지 않겠습니까?



hycharlie 2009-11-1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답변 감사합니다. 결국 [be 수동태]는 상태와 동작을 모두 나타낼 수 있으나 그것이 상태냐 동작이냐 하는 것은 해당 수동태 문장이 사용되는 환경에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The withholding tax to be refunded by the Korean National Tax Services will be immediately deposited into the Escrow Account in US Dollars.와 같은 계약서상의 문장에서 [be 수동태]는 문맥상 동작을 나타내는 것이며 여기에는 화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문장의 주어가 동작을 불러 일으킨다는 느낌 같은 것은 배제된 사건의 객관적 진술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공식적인 상황(문체)에서는 [get 수동태]는 내재적인 의미상의 이유로 객관적인 [be 수동태]로 적절히 대신하거나 아니면 아예 능동태로 문장을 바꾸어 쓰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내신 문제의 답은 첫 번째 문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hycharlie 2009-11-04  

날씨가 무척 쌀쌀해졌습니다, 선생님. 오늘은 접속사 if (whether)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조용남 저 '실용영문법 테마 100'을 최근 구입해서 보고 있는데, if를 아래 예문처럼 쓸 수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vol. 1_p. 376 ~ 377) 

It's your decision whether (*if) you go or study. 

2)가 안되는 이유로 명사 뒤에서는 if절을 쓸 수 없다는 것을 들고 있는데 (어떤 책에서는 명사에 대한 동격절로 whether는 되지만 if절은 쓸 수 없다라는 설명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명사 바로 뒤에는 whether절만 쓴다는 점에서 두 설명에 무언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주어(it)-진주어(if절)로 구성된 하나의 훌륭한 문장이 되는데 왜 비문이라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명사 뒤에는 if절은 관습적으로 놓이지 않는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에 대해 혹시 생각해보신적이 있으시다면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p.s. 최근에 위에서 언급한 책과 Michael Swan 저 Practical English Usage 두 권을 구입했는데, 일전에 제가 여쭈어 본 바있는 because, since, as, for의 사용법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thirsty 2009-11-0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t's your decision whether/if you go or study.

이 문장의 구조는 앞에서 공부한 외치(extraposition)이지 명사와 그 뒤의 동격절 보어가 아닙니다. 즉,
Whether you go or study is your decision.
이런 문장에서 주어가 절이라서 외치한 것이지,
Your decision whether you go or study is it. (X)
이런 문장이 아니라는 거지요. 물론 decision 뒤에 동격절을 쓰지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Your decision that you will quit your job is a surprise for me.

whether와 if의 차이점 중의 하나는 whether절은 주어로 써도 if절은 주어로 쓰지 못한다는 것이지만, 단 외치하면 if절도 주어로 쓸 수 있습니다. 다만 if절은 informal, 구어체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Whether she likes him is not clear to me. (O)
It is not clear to me whether she likes him. (O)
If she likes him is not clear to me. (X)
It is not clear to me if she likes him. (O)

말씀하신 책의 바로 앞을 보면
It doesn't matter if/whether a cat is white or black, so long as it catches mice.
유명한 등소평의 '흑묘백묘론' 문장을 소개하며 whether과 if 둘 다 쓰일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설명은 없습니다만, 이게 바로 외치하면 if절도 진주어로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또한, 명사 뒤의 보어로서 whether절은 되고 if절은 안 된다는 것도 문법 규칙에 나옵니다만, 지금 명사절을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이때 명사절은 앞의 명사와 동격절일 수밖에 없습니다. 동격절이 아니면 명사 바로 뒤에 명사절이 따라올 수가 없지요.

You have yet to answer my question, whether I can count on your vote. (O)
You have yet to answer my question, if I can count on your vote. (X)

지금까지 설명을 종합하면 It's your decision whether you go or study는 되는데, It's your decision if you go or study는 안 된다는 것은 오해로 보입니다.

a. It is not certain whether he will come.
b. It is not certain if he will come.
c. It is his decision whether he will come.
d. It is his decision if he will come.

위 네 문장은 모두 주어인 명사절이 외치된 같은 구조인데, 원래 보어 자리에 있는 형용사 certain과 명사 decision이 뒤에 if절이 오느냐 whether절이냐의 문법적인 적법성을 결정하여, a, b, c는 되고 d만 안 된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실전적으로는 명사절에서 whether와 if가 불확실하면, 무조건 whether을 쓰면 안전합니다. 제약이 있는 것은 if 쪽이니까요.


 


hycharlie 2009-10-28  

선생님, 가정법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 영어의 가정법은 가정법 과거 조건문 (현재나 미래에 대한 비현실적 가정(Present/Future Unreal Conditionals)은 if절에 과거시제 동사, 결과절에 서법조동사의 과거형 would/should/could/might를 씁니다. 그리고 가정법 과거완료 조건문 (과거에 대한 비현실적 가정 (Past Unreal Conditionals)은 if절에 과거완료 시제 동사, 결과절에 서법조동사의 과거형 would/should/could/might + have p.p.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저의 질문이 너무 문법적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일 수도 있으나, 가정법 구문을 쓸 때마다 왜 영어는 현재나 미래에 대해 가정하면서 과거시제를 쓰고, 과거에 대해 가정하면서 과거완료를 쓰는지 궁금합니다.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았는데 (이런 걸 두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 얼치기 아마츄어 문법가의 잡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예컨대 현재에 대해 사실과 반대되는 가정을 할 때 현재 시점에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이 있기 때문에 같은 현재 시점에서 이와 반대되는 가정인 비사실을 말하게 되면 사실과 비사실이 서로 충돌을 일으킬 것이므로 실제 존재하는 사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과거 시점을 이용해서 현재 시점의 사실을 비틀어 말하는 건 아닌가하고요? 

저의 질문이 너무 황당하고 실용 영어를 사용하면서 뭐 이런걸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혹시 이에 대해 선생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thirsty 2009-10-3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본적으로 하신 말씀에 동의합니다. 약간 추가 설명을 하자면,

가정법: 세상을 보는 눈

1. 우리의 일상 언어 생활을 돌아 보면, 모든 사실이 확실하여 "그렇다, 아니다"라고 잘라 말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말하는 사람의 유보적인 태도를 표시하기 위하여 "일 것이다, 일지도 모른다, 일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마음 속의 태도[= mood(敍法)]를 나타내 보이는 화법도 많이 씁니다.

2. 현대 영어에서 이 '서법'을 나타내는 문법적 장치는 기본적으로 조동사, 즉 서법 조동사(modal verbs: modal은 바로 위 mood의 형용사형입니다)이며, 그 외에도 부사(probably, maybe, sure 등), 가정법(subjunctive mood: 왜 mood라는 용어를 쓰는지는 이로써 답변이 되었습니다)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법은 그 복잡함 때문에 점점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3. 한편 부탁이나 은근한 명령, 책망 등 껄끄러운 대화의 경우 항상 사실적인 시제를 사용하면 서로간 물러설 곳이 없게 되므로, 영어에서는 대화할 때 이런 경우를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거리를 두는 화법(distancing)'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로 동사 형태의 변화를 통해 일어나는데, 중요한 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과거시제의 사용
I wondered if you had some time. (이 문장의 진의는 지금 시간이 있냐 하는 것입니다)
Would you mind if I smoked? (Would you가 공손한 부탁으로 들리는 것은 다 이 방법입니다.)
If I were you, I would not do such a thing. (가정법이 기본적으로 이 경우입니다.)
(2) 진행형의 사용
I'm hoping you can lend me some money. (진행형이 단순 시제와 다른 점은 '일시적인 계속'을 나타낸다는 점을 이용한 어법입니다. 바로 단순 현재로 쓰면 '쭉 계속'을 나타내므로 뒤집기가 어렵습니다.)
(3) 과거 진행형의 사용
I was wondering if you had some time. (위 1과 2를 합친 것이니까 2중으로 distancing이 되었습니다.)
(4) 미래 시제의 사용
It will be five dollars. (위 1과 같이 It would be five dollars라고 해도 됩니다.)
(5) 미래 진행형의 사용
Will you be going somewhere this weekend? (만약 상대방이 어딜 갈 계획이 있더라도 그 경우를 진행형, 즉 미래 시점에서 이미 진행 중인 기정 사실로 표현하여, 당신의 결정에 내가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함의를 가집니다.)


* Michael Swan의 책은 체계적인 문법서가 아니라 사전 형태의 참고서이므로, 실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유용합니다. 이왕에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에 있는 만큼, 이 사이트의 메인으로 가서 검색하면 이 책이 나올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며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이야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