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여기 필자 '나의 서재'- 마이 페이퍼 - '영어공부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에 나오는 한 영어 사이트에 기초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목사로 계시는 구학관 박사님이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실 때 운영하였던 무료 영어교육 사이트 "영어 영문법 공개강의실(www.hongik.ac.kr/~hkuh)"이 그것인데, 더 이상 운영은 되지 않으므로 몇 년간 새로 올라오는 강의는 없어도, 이미 올려진 강의는 잘 볼 수 있었는데, 지난 7월부터 무슨 이유에선지 접근이 되지 않고 있다. 필자한테 가끔 문의하시는 분이 있어, 그 중 영어의 특수구문인 '도치(Inversion)'에 관해 필자가 공부하면서 정리한 내용(물론 많은 것은 구 박사님의 "도치 구문"이라는 글에 빚지고 있지만)을 올리기로 하였다. 다른 참고한 책은 글 말미에 적어 두었으며, 이 글의 의도가 원래 구 박사님의 강의실 개설 취지와 부합하는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1. 도치(Inversion: 倒置)란?
 - '도치'란 무엇을 '뒤집어 놓았다'는 말이다. 영어 어순인 '주어 + (조)동사'가 뒤집어져
 '(조)동사 + 주어'형태가 되는 것을 도치, 그렇게 도치가 일어난 문장을 '도치문'이라 한다. 다른 문장성분이 자리가 바뀌는 것은 전치 또는 후치라 하며 이는 도치가 아니다.
 - 주어 조동사 도치(SAI: Subject-Auxiliary Inversion)
 - 주어 동사 도치(SVI: Subject-Verb Inversion)의 두 종류가 있으며,
 - 도치가 일어나는 사유, 형태가 다르므로 하나로 묶어서 취급할 수는 없는 문법현상이다.

2. 주어 조동사 도치(SAI)
 - 문장 종류를 표시하든지 일부 요소의 강조가 있을 때 쓴다.
 - 이 때는 동사구 중 제일 앞의 운용소 조동사만 주어 앞으로 나간다. 'may have been doing'과 같이 4개의 동사형태가 합쳐서 하나의 동사구가 된 경우 제일 뒤쪽인 'doing'이 본동사로 '하다'는 의미를 주며, 앞에서부터 3개는 모두 조동사인데, 차례로 서법 조동사, 완료상 조동사, 진행상 조동사이다. 이 조동사 중 가장 앞에 있는 것을 '운용소 조동사(operator)'라고 하는데, 의문문, 부정문 만들기, 도치, 부사의 위치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be'동사는 문법적으로는 조동사처럼 쓰인다.
 - 조동사가 없으면 '가조동사(dummy auxiliary)'인 'do'를 쓴다.
(1) 의문문
     Do you know him?
     He's the new secretary, isn't he?
(2) 감탄의문(수사의문)
     Am I happy! ( = I am not happy at all.)
     Hasn't Mary grown! ( = Mary has grown a lot.)
(3) 기원문(Optatives)
     May God bless you! ( = God bless you!으로 may  생략도 가능)
     May the King live long! ( = Long live the King!)
(4) 부정의 명령문
     Don't you ever do that again.
     Don't anybody move.
(5) 가정법에서 if 생략시
     Were I rich, I could be happy. ( = If I were rich, ~ )
     Had I known her earlier, I could have loved her. ( = If I had known her, ~ )
(6) 부정 요소의 전치 구문
 - not, never, no, nothing, hardly, scarcely, rarely, seldom, in no way,
under no circumstances등 부정의 뜻을 가진 표현이 강조를 위해 문장 첫 머리에 나와
문장 전체를 수식할 때 반드시 도치. 또, 문두에 나오는 부정어가 목적어이면 도치해야 하지만, 주어일 경우에는 도치하지 않는다.
 - 위와 같은 부정 표현이라도 문두에 안 나오고 정상 어순이면 도치할 필요가 없는 것.
 - only의 경우는 optional이지만 도치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Never has John been so miserable.    
     Nothing did I see that I liked. (여기서 nothing은 see의 목적어이므로 도치 가능)   
     Not all economists agree with you. (주어이므로 도치 불가)    
     Not a word passed his lips. (주어이므로 도치 불가)    
     I don't like gambling. Neithe do I.    
     Only after his father started to eat, did he go to work.    
     (여기서는 도치 없이 써도 되지만 통상 도치하는 경우가 많다.)    
(7) 비교의 도치 구문    
  - 문어체 격식적 표현인 비교의 as, than 구문에서 주어와 조동사의 도치가 가능(optional).    
  - 비교절의 주어가 대명사이면 도치가 허용되지 않는다.     

     She respects him far more than does her son. (or her son does.)    
     She traveled a great deal, as did most of her friends. (or most her friends did.)    
     John is as tall as I am. (NOT as am I)    
(8) so/neither/nor를 사용한 술어 생략 구문    
  - 주어가 대명사인 경우까지 포함해서 항상 도치함(mandatory)    
     I can't swim. Neither(Nor) can I.
     He is an honest man. So is his brother.
(맞장구를 의미하는 so-구문과는 다르다. 이 때는 정상어순)
     "It's raining," "So it is!"
(9) 강조 요소의 뒤에서
 - so, such, especially, well과 같은 강조 요소가 문두에 왔을 때 주어 조동사 도치
     So absurd did he look that everyone stared at him.
     ( = He looked so absurd that everyone stared at him.)
     Especially did we enjoy the life of the beaches.

3. 주어 동사 도치(SVI)
 - '주어 + 동사 + 보어(SVC)' 구문과 '주어 + 동사 + 부가어(SVA)' 구문에서 보어와 부가어는
의미상 필수 성분인데, 이들 구문에 쓰인 동사(연결동사: linking verb, copula - be, sit, stand, lie, hang, go, come, become, seem, look 등)에 정보량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목적상 이 보어와 부가어를 문두에 놓을 때, '주어 + 동사'의 정상 어순을 유지하면 문미에 동사가 오게 되고, 문미에 최신 정보나 중요 정보를 놓은 영어의 특성상 동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우스꽝스러운  뜻이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주어-동사 도치가 일어난다.       
 - 따라서 앞으로 나가는 정보(보어와 부가어)는 주로 구정보이고, 더 가까이에서 명시적으로       
언급된 친숙한 정보이다.       
 - 대명사는 중요 정보, 최신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대명사가 주어일 때는 도치하지 않는다.       
 - 여기서도 그런 보어와 부가어가 문두로 나가지 않으면 도치할 필요가 없지만,   
문두로 나갈 경우에는 반드시 도치가 일어나야 한다.       
 - 주어 조동사 도치와는 달리 동사구 전체가 주어 앞으로 이동한다.       
(1) 장소 부사 뒤       
     On the bed was lying a young girl. (도치를 안하면 on the bed가 중요해진다.)       
(2) 방향 부사 뒤       
     Down came the rain.       
     Here she comes. (Here comes she가 틀리는 이유는 대명사는 중요정보가 아니기 때문)       
     The milkman is here. (여기 있다)       
     Here is/coms the milkman. (드디어 왔다)       
     Here comes the sun.  (Beatles 노래 제목)     
     Here~'s Johnny. (소개의 뜻. 예전의 Johnny Carlson Show 소개 멘트)
     There goes my baby. (화자의 실망을 나타내는 표현. 아! 내 사랑이 저기 떠났구나. Simon and Garfunkel의 노래 "Bye bye love" 가사에 보면 "There goes my baby with someone new. She sure looks happy, I sure am blue..."라고 나오는 것이 바로 이 것이다.)
     There my baby goes. (그냥 '내 사랑이 저기 간다'는 뜻)

- 위 1, 2의 도치에는 동사의 성격 제한이 있는데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existential verb: exist, be, lay, sit 등), 또는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movement verb: come, go 등)라야만 한다. 예를 들어 Outside the house were two women talking 같은 문장은 틀리는데, 여기서 were는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가 아니라 be talking이라는 진행형에 불과하며 그 본동사는 talking이기 때문이다.
(3) 분사 뒤
     Speaking at today's lunch will be our local congressman.
     (주어 조동사 도치로 착각하여 wii our local congressman be라고 하면 틀린다.)
(4) 비교 표현 뒤
     Still more remarkable has been the country's economic growth.
     More important to me was her safety in the accident.
     Equally inexplicable was his behavior toward his son.
(5) 허사 'there' 뒤
     There is a policeman at the door.
     (A police man is at the door.)
(6) 형용사 보어 뒤
     Happy are the meek; for they shall inherit the earth.
     Particularly memorable was her protruded chin.
(7) 직접 화법의 피전달문 뒤(Optional)
     "It's such a long day," said Tom. (이 경우는 Tom said도 가능. said I는 틀림.)
(8) 긴 주어를 피할 때(Optional)
     The man who can say that he is content with his life is happy.
     Happy is the man who can say that he is content with his life.
(9) 준분열 구문(pseudo-cleft)  (* 나중에 별도로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To) France was where he went.
     (Where he went was (to) France.)

 

(참고 문헌)

1. Sidney Greenbaum & Randolph Quirk, A Student's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Pearson Education

2. Martin Hewings, Advanced Grammar in Use, Cambridge University Press

3. I.S. Yang, Grammatical Rules of English, Hankook Publishing Co.

4. English Special Constructions(영어특수구문), 정인식, 시스템영어사

5. 조용남, 실용 영문법 100문 100답, 삼영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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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 있는 단어공부(vocabulary) 책 중에 “Word Smart I + II, 한국어판, 넥서스사전편찬위원회역, 도서출판 넥서스”란 것이 있다. 이 책을 처음 보면 영어를 꽤 한다고 생각하던 분이라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모르는 단어에다가, 아니 이 단어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말이냐? 라고 묻고 싶어지는 단어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ballywho, subterfuge, germane, apoplexy, angst, invidious, conjugal... 이 책 표지에 쓰인 단어들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미국에서 백만 부나 팔릴 정도로 그렇게 유명하다는 책이? 이렇게 놀라는 분들은 책 표지와 맨 앞의 책 소개에 나와 있는 “SAT/TOEFL/GRE/GMAT를 준비하는 미국인들의 필독서”라는 부분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미국의 표준화된 시험(standardized test)를 준비하는 사람들 외에는 거의 필요가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표지의 말도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닌데, TOEFL 시험과 GMAT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일반적 참고 외에는 전혀 소용이 되지 않는다. TOEFL 시험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부 특정 주제(학문)에 관련되는 단어 외에는 사용되는 단어가 여기 있는 것들보다 훨씬 일반적, 보편적이며, GMAT에서는 아예 단어와 관련된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 단어들 몰라도 시험 치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며, 이 책에서도 특정 학문에 관련된 단어는 어차피 나오지 않는다. 한편, SAT나 GRE 시험에서는 특이한 유형의 단어 문제가 꽤 출제되는데(analogy나 antonym이라고 이름 붙은 part를 비롯하여 단어 문제가 많이 나온다), 이 시험에서 그간 많이 나오던 단어, 또 그 비슷한 단어들 모은 것이 이 책이라서 이 두 가지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거의 필수적일 것이다. 하지만, 2005년 3월부터 SAT에서는 analogy 부분이 완전히 없어지는 만큼, 전부는 아니더라도(sentence completion part에도 단어 시험이 있다), 유용성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

* 발음 문제:
GMAT는 “지맷”이라고 발음한다. ‘지엠에이티’가 아니다. 그래서 책 표지에 ‘GMAT를’이라고 한 것은 틀렸다. ‘GMAT을’이라고 해야 한다. 또TOEFL은 ‘토플’이라고 발음하지만, ‘SAT’은 ‘에스에이티’, GRE는 ‘지알이’라고 한 글자씩 읽는다. TOEFL, GMAT식 발음은 ‘acronym(두문자어)’에 해당하고, SAT, GRE는 ‘abbreviation(약어)’식으로 발음하는 것이다. SAT의 예비 시험인 PSAT(preliminary SAT)은 또 ‘피샛’이라고 읽는다. 그런데, 왜 어떤 놈은 acronym이고 어떤 것은 abbreviation이냐 하는 것은, 엿장수 마음대로는 아니고, native speakers인 언중들의 집단적 습관 즉 발음 상의 usage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처음 약자를 도입하는 측의 의도도 작용하겠지만 결국은 어감이나 사용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원래 이 책을 낸 출판사인 미국의 Princeton Review는 전문적인 사전 출판사가 아니고, 입시 전문 학원 겸 교재 출판사이기 때문에, 우리가 보통 사전류에서 보는 정확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또 미국은 저작권이 아주 엄격하기 때문에, 프린스턴 리뷰사가 시험에 잘 나오는 단어를 골랐다고 해도, 사전의 설명과 예문을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다. 전부 나름대로 paraphrase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설명이 조잡한 부분도 많고, 예문도 정통 영어로는 알 수 없는 미국식 ‘반(半) slang’같은 것들이 마구 섞여 있다. 예를 들어 ‘abject’란 형용사와 유의어로 든 ‘utterly bummed out’ 같은 표현은 slang이라서 일상 생활에서는 들을 수 있겠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들을 수 없는데, 하물며 시험에 나오겠는가?

또, 'circumvent'란 단어를 예로 들어보자. 이 책에 의하면 "to frustrate as though by surrounding(완전히 포위된 것처럼 실패하게 만들다)"라고 되어 있다. 믿어지시는가? 미국 영어 사전인 American Heritage 사전이든, Merriam-Webster's이든, Macmillan 사전이든, 하다 못해 영한사전이라도 이렇게 해석해 놓은 사전은 없다. 이 단어의 뜻은 "1. 포위하다(to surround, enclose, trap), 2. 우회하다(to go around, bypass), 3. 재주껏 피하다(to avoid or get around by artful maneuvering)", 이 세 가지라서 어디에도 'frustrate(실망시키다)'라는 함의는 찾을 수 없다.  'around, circle'이라는 뜻의 라틴어 접두사(prefix) 'circum-'을 가진 다른 단어들, 예컨대, circumscribe(둘레에 선을 긋다, 외접하다; 제한하다)', "circumstance(상황)', 'circumlocution(완곡; 완곡한, 에두른 표현)' 등과 같은 족에 속한다.

이 책이 물론 일부 시험의 수험생들에게는 선택된 어휘(시험에 잘 나오는, 소위 유행하는 족보 단어들) 때문에 유용하겠지만, 시험을 끝낸 나중에라도 진짜 사전과 대조해 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어휘책으로 그만큼 내용이 충실하고 정확하다(“미국 대학으로 가는 SAT 전략노트, 최선기 외, 넥서스, 2003.9”, P.139)고 생각하면 큰 오해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글 번역본을 추천하고 있는데, 이 한글 번역에 또 문제가 많다. 독자들은 이 두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영어책의 저자나 역자가 개인이 아닌, 무슨 위원회니 편집부니 하는 것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저자일 경우는 책임 안 지겠다는 뜻이며, 역자일 경우에는 비싼 외국책 저작권료만 해도 수지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알바나 동원하여 만들었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한글 번역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고, 그 중 몇몇은 여기 서평에서 필자가 아주 혹평을 한, “우리가 배운 것은 영어가 아니다, 김윤근, 이채, 2004”라는 책에 나와 있기도 하다. 한 번 보자.

“Emmanuel abhorred having anvils dropped on his head.
엠마누엘은 귓속의 뼈가 머리를 두드리는 것을 아주 혐오한다.”
(Word Smart, p.20)

“선생: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해석을 해 놓으면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참……, 너희들 anvil이 뭔지 아냐?
학생: 음 사전에는, 모루대, 그리고 침골(귓속뼈)이라고 나왔는데요?
선생: 대장간이나 철공소에 쓰는 것 있잖아, 쇠를 놓고 두드리는 받침대 같은 것. 그게 쇠로 되어 있는데 굉장히 무겁거든. 너희들도 본 적이 있을 거야. 그 왜 “톰과 제리” 같은 만화영화에서 제리를 쫓아가던 톰이 머리에 띵 ~ 하고 맞으면 쓰러지는 것.
학생: 아! 봤어요. 그거 굉장히 아프겠던데. 톰이 그걸 맞고 기절하고 그래요.
선생: 그래, 맞아. 그러니까 이 말은 보통으로 싫어하는 것은 hate를 쓰고, 그 정도로 심하게, 끔찍하게 싫어하는 경우는 abhor를 쓴다는 말이란다. 더구나 그 모루대가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잖아? 그런 상황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김윤근 위 책, p.23)

anvil의 두 뜻 중에서 ‘침골(砧骨)’( = incus)을 찾아내어 그럴 듯하게 끼워 맞춘 번역자도 우습지만, 그걸 다른 한 뜻인 ‘모루대’라고 주장하며 그 걸로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에 머리를 맞으면 많이 아프기 때문에 그만큼 싫어하는 꼴이 된다는 비판자도 가관이긴 마찬가지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Word Smart’ 책은 미국 현지에서 쓰이는 반 속어적인 표현이 많다고 했다. 이 말 역시 그런 속어적인 관용구로서 “갑자기 방해해서 끝나게 하다 또는 제거하다(To drop an anvil on something means to bring it to a sudden, unexpected but definite end or to remove completely)”라는 뜻이다. 즉, “엠마누엘은 중간에서 방해 받는 것(또는 빠지게 되는 것. 속어식으로 말하자면 '딴지 걸리는 것')을 혐오한다”고 해야 맞는 것이다(‘have + 목적어 + p.p.’이면 수동의 뜻). anvil을 머리(head)에 맞는다는 것은 "생각(idea, thinking), 하던 일(what he was doing or project)"을 중간에 방해 받아 망치게 된다는 것의 비유적인 표현.

이 말의 어원이 만화영화에서 나온 것은 우연히 맞지만, ‘톰과 제리’가 아니라 ‘로드런너(Roadrunner)’라는 데서 나왔다. 죽자고 도망치는 주인공 새 한 마리와 그걸 뒤쫓아 가며 anvil을 떨어뜨려 식사용으로 잡으려는 coyote 한 마리가 나오는, 그런 만화영화를 기억하실 분들이 혹시 있을 것이다. 여기서 비유적으로 위의 표현이 나온 것이다. 실제 anvil이 당신 머리 위로 떨어지느냐 그럼 얼마나 아프고 싫겠는가?(죽을지도 모른다) 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속어 중에 예기치 못한 사태를 당해 극히 곤란한 지경에 처했을 때 쓰는 "총 맞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아마 "have anvils dropped on one's head"라는 표현에 가장 근접한 우리 속어일 것 같다. "그는 총 맞는 것 진짜 싫어해"라는 표현이 "총 맞으면 얼마나 아프겠는가? 그만큼 싫어한다"라는 뜻일 수 있을까?    

Am I dropping anvils on Nexus Publishing Co. or the other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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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지 못한 좋은 영어사전을 남들이 가진 걸 보고 “사촌이 논 샀을 때처럼 배 아파 해” 본 적이 있는가? 두꺼운 영어사전을 처음 들칠 때 풍겨 나오는 약간은 이상한 냄새를 오히려 매혹적인 향기로 착각해 본 적은 없는지?

요즘에야 세태가 변하여 사전은 내가 찾는 것이 아니라 남이 찾아주는 것 또는 사전은 날렵한 전자기기나 PC 기능의 하나쯤으로 보는 생각이 오히려 상식이 된 만큼, 지금 책으로 된 영어사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평생 “논을 산 사촌”이라고는 가져보지 못한 필자가 이런 옛말 쓰는 것 만큼이나 고리타분할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나, 아래 글은 그냥 필자가 평소 애용하는 종이사전에 대한 소회(素懷)이자 찬가(讚歌)이니, 행여라도 만가(晩歌)라는 생각은 하지 마시길.

전자사전의 장점은 우선 간편해서 휴대하기에 편리하다는 점이겠다. 주머니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에, 발음 기능도 있고, 5 ~ 6종의 사전을 한꺼번에 수록한 요즘의 전자사전을, 아무렴 옛날 도시락이니 책으로 무거운 가방 속에 그래도 악착같이 넣어 다녔던, 그래서 1년만 지나면 너덜너덜해지고 김치국물 냄새가 풍기고 했던 종이사전과 비교할 수가 있겠는가? 정말 좋은 세상이라고 말 할 수 밖에. 더불어 전자기기라는 장점을 이용, 막강한 검색기능까지 가졌으니, 참으로 편리하다 하겠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아무리 세상이 전자적으로 편리해져도 종이로 된 사전의 유용성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똑 같은 글이라도 종이로 된 책에서 보는 것과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보는 것의 눈과 정신의 피로도 차이가 심하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으리라. 종일 휴대전화, 전자사전에다 MP3 Player까지, 젊은 사람들의 귀와 눈 상태는 과연 얼마나 나빠지고 있는 것일까(아니면 정보시대에 걸맞게 귀와 눈이 튼튼해지는 진화를 하고 있는 건지?) 또 한 화면에 보여줄 수 있는 정보량을 보아도, 현재의 디스플레이 기술로서는 전자기기보다 책쪽이 훨씬 우위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나 도서관, 독서실, 학원 등에 전자사전이 아닌 이 많은 종이사전을 어떻게 들고 다니느냐 비웃을 분은 이 글의 마무리 부분으로 바로 가시기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자가 특히 좋아하는 무한 roaming 또는 browsing이 종이로 된 책이 아니라 전자기기에서 가능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한한 정보의 바다를 슬슬 헤엄치며 정보를 낚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날렵한 서핑 보드로 쌩쌩 지나가서는, 글쎄 과연 무엇을 낚아 올릴 수 있을지? 한 단어를 찾으러 사전을 펼쳤다가 숙어에다가, 관련된 다른 단어를 찾아보고, 또 그 단어와 관련된 단어를 찾아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또, …날 저무는 줄 모르고 들판을 헤매며, 네 잎 클로버를 찾던 어릴 적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런 즐거움을 주는 한 종이사전 나아가서 종이책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종이사전에 대한 찬사는 이 정도로 거두고, 필자가 쓰는 사전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국내에서 팔리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데, 어디서 샀는지 기억이 안 나서 구분해서 적지 못했으니, 국내에서 사고싶은 분은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 보시길(그래도 기억이 나는 책은 국내 가격을 표시하였는데 인터넷 서점의 할인가격을 기준으로 적었다.) 가격은 참고용으로 책에 나와 있는 정가(미국에서 나온 책은 보통 책에 정가가 표시되어 있으나, 영국 책은 책값이 표시되어 있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아마 출판사 정가제가 아니라 유통망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을 합리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를 표시하였으나, 외국의 인터넷 서점에서는 보통 20% ~ 30% 할인이 가능하며, 1~2권 살 때는 국내 서점이 싸지만, 여러 권 살 때는 postage & handling(배송비용) 포함해도 외국의 인터넷 서점이 싸질 경우가 많으므로, 환율까지 계산해 보시고 유리한 쪽에서 사시면 된다. 필자는 편의상 몇 년 전부터 Amazon(www.amazon.com)만 이용하고 있는데 대략 주문 후 2주일 가량 걸리며, 한 번도 배달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다(그 이전에는 www.bestbookbuys.com이란 사이트에서 가격을 일일이 대조해 보고 산 적도 있지만 보통 여러 권 몰아서 사다 보니 귀찮아서 그만 두었다.) 

1. 정통 영어사전류

(1) Shorter Oxford English Dictionary 5판, 전2권, 2002,12, Oxford University Press, Hardcover, 3,750 페이지, 220x285mm, 가격 U$ 150.

무려 50년이라는 세월을 자기 집 뒤뜰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사전 편찬에만 보낸 사람이 있었다면 믿어지는가? 그래서 나온 산물(産物)이 사전의 기념비이자 지금도 최고 최대의 사전으로 꼽히는 Oxford English Dictionary(OED)라면? 제임스 머리(James Murray:1837-1925)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나중에 편집인이 추가되기는 했어도 이 사전은 Murray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그의 사후인 1928년 12권이 출판됨으로써 초판이 완간된 이 사전은, 1989년에 3판이 나왔는데 무려 20권으로 분량이 늘어났으며 464,000 단어가 수록되어 있다. 책 가격이 1,500불, 온라인 사전 개인 1년 이용료(http://www.oed.com/about/)가 300불, 말썽 많은 CD-ROM 버전이 역시 300불인 이 사전은 사실 전문적인 영어학자나, 중세 영문학 연구가들이 아니라면 보기조차 힘들다(그런데 관심 있는 분들께 말씀 드리자면, 이 사전은 Amazon의 정가보다 훨씬 싸게 파는 전문 가게들이 있으며, 이런 사이트들은 Amazon에서 이 사전을 검색해 보면 링크가 걸려 있어서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오죽하면 같은 출판사에서 22불, 200페이지 짜리 guide book이 다 나와 있겠는가? 사전에 가이드 북이라… 어원(語源: etymology) 설명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하지만, 어떤 일반인들이 한 영어 단어의 출현이 12세기라는 사실, 그 이후 수 세기 동안 몇 년도에 어떤 작가에 의해 어떤 뜻으로 사용되었다는 세세한 사실로 가득 차서 한 단어의 설명이 한 페이지를 넘어가는, 그래서 지금 과연 어떤 뜻으로 주로 쓰이는지 헷갈리게 하는 그런 사전을 필요로 하겠는가?

그래서 도서관 비치용이라고 할 OED의 대안이 필자가 가진 이 축약판 옥스포드 영어사전(SOED)이다. 2권짜리 이 사전은 OED와 같은 50만 가까운 어휘와 OED 설명의 1/3 정도를 커버한다고 되어 있으며, 1700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영어, Shakespeare와 Milton, the King James Version of the Bible까지 포함하고 있어, 어지간한 영문학자를 포함해서 일반인들은 이 사전으로 충분할 것이다. 현재 5판이 나와 있으며, 초판은 우리에게 “5형식”으로 익숙한 원래 OED 편집자 C. T. Onions가 편집을 맡았었다.

예를 들어 과학잡지를 읽다가 ‘miogeoclinal’이란 단어를 만났다고 하자. 대다수의 사전에서는 찾을 수가 없을 것이지만 이 사전을 찾아보면(제1권 1787페이지에 나온다), ‘miogeocline’이란 단어가 지질학 용어로 ‘next’와 같은 뜻이며, ‘miogeoclinal’이 그 형용사형이라고 되어 있다. 제대로 된 영어사전 구하는 분께 강력 추천. 역시 OED에 기초한 ‘Compact Oxford English Dictionary(COED)’, ‘New Oxford Dictionary of English’라는 것들도 있으므로 주의 요망.
 
(2) Pocket Oxford English Dictionary 9판, 2002, Oxford University Press, Hardcover, 1,083 페이지, 115x185mm, U$17.95
유명한 영문법 학자 Fowler 형제가 초판을 만든 휴대용 옥스포드 영어사전(POED). 12만 단어를 수록하고 있으나 보통 우리나라의 영한사전 크기에 불과하므로 설명이 간단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요새 젊은 사람들은 이 정도를 휴대용이라면 아마 코웃음 칠 수도 있겠다.

(3) 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 4 판, 2000. 1, Houghton Mifflin, Hardcover, 2,074 페이지, 220x285mm, U$60.
OED와 쌍벽을 이룬다고 할 대작 사전 Webster를 제외하고, 미국을 대표할 만한 2000페이지급 사전. 사실, 수록 어휘로 사전을 선전하는 것은 어디까지를 수록 어휘로 볼지, 즉 동의어나 파생어, 숙어까지 포함하는 사전도 있고 순수한 entry만 수록 어휘로 보는 사전도 있고 해서 통일된 형식이 없는 만큼 극히 불분명한 일이라서, 또 제한된 지면에 어휘 수를 늘리면 설명이 부실해지기 마련이어서, 큰 사전들 중에는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도 있다. 이 사전도 책이나 선전에서 구체적으로 몇 단어가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예문이 없고, 큰 사전일수록 Countable, Uncountable 같은 외국인에게 필수적인 항목이나 Idiom같은 항목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삼십만 가까운 단어가 올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과사전을 지향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4,000개의 도해와 사진, 각종 도표 같은 추가 정보가 풍부하다. 미국에서 시행하는 각종 Standardized Test(예: TOEFL, SAT, GRE, GMAT)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며, 이 사전의 usage note(용례 설명)를 기초로 만든 별권의 책이 아래에서 소개하는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이다.
 
(4) The New Oxford American Dictionary, 2001.9, Oxford University Press, Hardcover, 2,023 페이지, 220x285mm, U$55.
영국 영어사전의 권위인 Oxford 출판사가 미국 영어에까지 손을 뻗친 사전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위의 American Heritage 사전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수록 어휘 25만 단어이며 말미에 미국 헌법 및 수정 조항 전문을 싣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새로운 미국 영어사전의 권위가 과연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써 본 사람들의 서평은 매우 호의적이다. 여기 25불짜리가 공짜로 포함되었다고 선전하는 CD-ROM은 사용이 불편하여 필자의 경우 설치했다가 지워 버렸다.

(5) 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 제11판, 2003.7, Merriam-Webster, Hardcover, 1,622페이지, 180x250mm, U$26.95
미국의 대학생용 reference 사전으로 활자가 작고 빽빽하다(16만 5천 entry에 대한 25만개의 정의가 1,622페이지에 들어차 있다.) 교육용 사전치고는 수준이 높아, 명사의 가산성(Countable, Uncountable) 같은 기본적인 항목, 동사의 문형에 따른 예문 소개 같은 영어 배우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부분은 아예 없다. 어휘가 풍부하고, 미국에서 출판된 대학생용이니 만큼, 단어의 해설, 정의가 SAT, GMAT, GRE 등 미국의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분에게는 유용하다. 1828년 미국의 노아 웹스터(Noah Webster)에 의해 “American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가 출판된 이래, 웹스터라는 이름은 참 굴곡이 많았는데, 현재 이 이름은 독점적인 지위조차 잃어버려, 여러 군데서 이 이름을 쓴 사전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앞에 Merriam이 붙은 웹스터 사전, 즉 Merriam-Webster가 정통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오는 웹스터 대사전은 Webster’s Third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Unabridged(2002.1, Merriam-Webster, 2,783페이지, 45만 단어, U$129)이다. 

(6)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OALD), 6판, 2002, Oxford University Press, 1,539페이지, 155x235mm, U$25.95, 국내 인터넷 서점에서도 판매.
8만 단어를 3천 단어를 사용해서 설명. 지금은 고인이 된 영국의 영어학자 겸 영어선생님 A.S. Hornby(1898 ~ 1978) 가 초판을 만든 학생용(교육용) 영어사전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아직도 혼비 영어사전이라 불리기도 한다. 1942년 그가 영어를 가르치던 일본에서 처음 나온 이 사전은, 외국인들에게 교육용으로 필수적인 명사의 가산성 구분, 동사의 문형(verb pattern), 단어의 어울려 쓰임을 알려주는 연어 정보(collocational information) 같은, 요즘은 우리가 이런 종류 사전에서 당연히 기대하는 그런 항목들을 최초로 포함한 선구적인 사전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지금도 동사 문형(verb pattern) 연구에는 필수적인 사전이라고 하겠다.

영어 공부가 조금 익은 분들은 영어를 쓰다 보면 동사의 쓰임, 예를 들어 consider라는 동사의 경우 뒤에 어떤 형태의 보어가 오는가 궁금해질 것이다. 여기에 that절이 오는지 to-inf가 오는지, V~ing가 오는지 간접 목적어와 직접 목적어가 올 수 있는지, 온다면 어떤 형태가 올 수 있는지 등등. 이런 정보는 큰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오직 교육용 사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이 사전과 바로 아래의 Macmillan 사전이 잘 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영국식 영어 위주로 되어 있어 미국식 영어가 더 많이 쓰이는 우리 현실과 안 맞는 점이 있다는 점이며 이는 바로 아래의 것으로 보충하면 될 것이다.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할 기회가 있겠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문법 사항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상당한 부분이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의 차이일 수도 있는 것이다.

(7) Macmillan English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 2002 초판, Macmillan Education, 1,658 페이지, 155x235mm, Amazon 정가 U$39, 국내 인터넷 서점에서도 팔고 있음.
10만 단어를 2,500단어를 사용하여 설명. 영국의 여러 유명 사전편찬자(lexicographer)들이 모여 만든 최신 사전으로 체제면에서는 위의 OALD를 본으로 삼았으나, 국내에 주로 유통되는 것이 American English판이라서 미국식 영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 여기 CD에는 미국식 외에도 영국식 영어 발음도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책은 빨간 색과의 2색 인쇄로 되어 있고, 핵심 어휘 7,500단어가 별도로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국내에 주로 유통되는 것은 위의 OALD나 아래 둘 포함해서 주로 중국에서 인쇄 제책한 것이라 인쇄나 종이 질이 국내 책보다 못한 점이 아쉬운 점. 그런데 이런 사전을 사면 단어나 찾는 정도로 그치지 말고 앞 뒤의 책에 관한 정보, 중간 별지 섹션 등도 읽어보는 수고를 해야 사전과 이용법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므로, 영어 공부 하는 셈치고 꼭 읽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8)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Dictionary, 2판, 2003. 3, Pearson ESL, 1,949 페이지, 155x235mm, Amazon 정가 U$35.93, 국내 인터넷 서점에서도 팔고 있음.
2,000개의 설명용 어휘(defining vocabulary)로 106,000단어를 해설하고 있으나, 영어 공부가 높아지면 이 설명 어휘가 너무 적은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만큼 초급자에게 적합할 것이다. 3색 인쇄에다 기본 3,000단어는 빨간 색으로 별도 표시되어 있음. 영국 영어학계의 권위 랜돌프 쿼크경(Professor the Lord Quirk – 영어 연구로 남작 작위까지 받은 분이다)이 서문을 썼다는 특색이 있으며, 이 LDOCE는 가능하면 CD-ROM이 포함된 판을 사는 것이 좋은데, 작동시간이 느린 흠은 있지만, 가격이 비싼(정가는 U$ 46.20) 아래의 Longman Language Activator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9) Collins-Cobuild Advanced Learner’s English Dictionary, 3판, 2003.9, HarperCollins Publishers, 155x235mm, 이 교육용 사전(6번~9번)의 국내 가격은 대략 4만원 안팎으로 값이 비슷하다.
2,500 defining vocabulary로 11만 단어 수록. 특이한 단어 해설법으로 ‘환경 속의 어휘(vocabulary in context)’, 즉 실제 사용법을 그대로 사용한 어휘 해설 방법으로 한 때 각광을 받았으나, 진부하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예를 들어 ‘particular’란 단어를 찾는다고 하자. 이 사전 설명은 ‘a particular thing or person is the one that you are talking about, and not any other’이라 되어 있는 반면, OALD를 보면, ‘(only before noun) used to emphasize that you are referring to one individual person, thing or type of thing and not others’로 되어 있다. 콜린스 코빌드 설명에 의하면 실제 이 단어가 문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a particular thing or person) 보여주었으며 이렇게 하면 어학 학습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행간에는 물론 명사 앞에 쓰인다는 뜻이 숨어 있다는 것. 하지만 Oxford 식 설명이 더욱 사전적이라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모든 단어가 이런 콜린스 코빌드 식으로 설명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사실 조금 끔찍한 생각이 든다. 한편 요즘 모든 사전의 CD-ROM에 보안 장치가 포함되어 있어, 복제를 금지한다든지, 일정 기간 안에 한번씩 원본 CD를 넣으라든지 귀찮은 점이 있는데 이 사전은 그렇지가 않은 점이 편리하다.
  
2. 특화된 사전류

(1) The Oxford Dictionary of Quotations, 2001년 수정판, Oxford University Press, Hardcover, 1,136페이지, 170x240mm, GB £ 25.
유명한 명사들의 명구(名句)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또는 어렴풋이 기억 나는 명구의 중심 단어만으로도 그 명구를 찾아 볼 수 있는 사전. 예를 들어 아래에서 소개될 ‘The Elements of Style’이라는 책을 보다가 미국 독립운동 당시의 사상가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의 “These are the times that try men’s souls(이 시대는 사람의 영혼을 시험해 보는구나) ”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고 하자. 이게 어떤 책에서 어떤 맥락으로 쓰였는지 알고 싶을 때 이 사전을 보면, 우선 성씨 순으로 p 항목에서 찾아 볼 수 있어, Thomas Paine의 16번째 항목에서 이 글이 1776년 The Crisis란 글의 서문에서 쓰였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문장 속에서 times나 souls는 생각나는데 누구더라 할 때는 뒤의 index에서 times나 souls를 찾아보면 ‘times that try men’s souls(PAIN 563:16)’이라고 되어 있어 563페이지 pain(e)의 16번째 항목에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어로 글을 쓰거나 연설이 필요한 분 또는 심각하게 영어 공부하시는 분께는 많은 도움이 된다. 원래 이런 종류의 책으로는 “Bartlett’s Familiar Quotations”라는 책이 유명하지만 필자는 Amazon 서평을 참고하여 이 책을 구입했다. 2만 개의 인용구가 들어 있다.
   
(2) Merriam-Webster’s Biographical Dictionary, 1995.1, Merriam-Webster, Hardcover, 1,184 페이지, 185x250mm, U$29.95
고유 명사의 발음, 특히 사람 이름의 발음은 영어 발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제일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위에서 말한 OED의 편집자(James Murray)같이 유명한 사람도 국내 관련 서적에 보면 대개 ‘제임스 머레이’로 되어 있지만, 이 책을 보면, ‘제임스 머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아래에 나올 Roget’s Thesaurus로 유명한 영국 의사 Roget가 프랑스계로 이름을 ‘로제이’로 발음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3만 개의 유명인의 이름과 간략한 이력이 소개되어 있는 사전. 발음 이야기 나온 김에 덧붙이면, 우리가 익숙한 국제음성학회의 발음 기호를 그대로 쓰는 영미 사전은 없다고 봐야 한다. 다들 그들 나름대로 익숙한 기호를 사용하고 있으며(워드나 아래한글에 이 국제음성학회식 발음기호가 없어 얼마나 불편한가?), 사전 앞 뒤에, 심지어 이 책이나 American Heritage Dictionary같은 경우는 매 페이지 하단에 발음기호를 표시하고 있을 정도이지만, 이런 이상해 보이는 발음기호 설명도 우리가 잘 아는 단어의 발음을 들어 예시하기 때문에, 읽어보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고 어려운 점은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3) Merriam-Webster’s Geographical Dictionary, 3판, 1997.4, Merriam-Webster, Hardcover, 1,361페이지, 185x250mm, U$32.95
바로 위의 책과 자매 책이나 내용은 이번에는 인명이 아니라 지명이다. 우리나라의 서울(Seoul)을 찾아보면 ‘soul’과 같은 발음으로 표시되고 있다(s에다가 go할 때 o, 마지막 l). 총 54,000개의 지명 수록.

(4) Longman Dictionary of English Language and Culture, 2판 5쇄, 2002, Pearson ESL, 1,568페이지, 155x235mm, U$40.6
영어사전과 백과사전을 합친 듯한 구성으로 영미문화에 대한 항목을 특히 많이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commuter라는 명사를 보자. 일반 사전에는 ‘통근자, 통학생’이란 해설뿐이겠지만, 여기는 밑에 ‘cultural note’가 붙어 있는데, “In the US, people mainly think of commuters as people who spend a long time driving to work, especially because of TRAFFIC JAMs. In the UK, the STEREOTYPE of a commuter is of a person wearing formal business clothes who sits and reads a newspaper on the train to the office and does not talk to anyone else.(대문자는 연결 항목을 보라는 뜻).”라고 되어 있어 단어에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한다. 외국어는 단지 말 자체 뿐이 아니라 contents를 알아야 대화에 깊이가 생긴다고 했으니 영미문화를 이해하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전이다.  2,000 defining vocabulary를 이용하여 8만 개의 어휘와 1만 5천 개의 문화(정치, 역사, 지리, 과학, 예술, 팝 문화 등) 용어 설명이 들어 있다.
 
(5) Longman Language Activator, 2판, 2002, Pearson ESL, 1,530 페이지, 155x235mm, U$46.20
보통의 사전이 어떤 단어의 뜻을 해명하는 것(to decode the words into ideas)이라면 이 사전은 반대(to encode the ideas into words)라는 것이 특색이다. 즉, 이러이러한 맥락에서는 정확히 어떤 단어가 와야 하며, 특정 동사와 어울리는 주어와 목적어는 무엇이며, 같이 쓰이는 단어나 구(연어: 連語,collocation)는 무엇이냐 하는 것까지 한꺼번에 소개하고 있다.  당연히 keyword를 중심으로 배열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이 2판에서는 자주 쓰이는 개념 분류를 중심으로 한 862개 단어가 keyword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happy’라는 항목을 찾아보자.  우선 관련 단어로 ‘ 문제가 생겼거나 불행했던 시간 후에 행복을 되찾다’라는 뜻으로 ‘recover’와, ‘enthusiastic/unenthusiastic, enjoy, smile, laugh, satisfied/not satisfied, excited/exciting, confident/not confident’라는 단어들과 개념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어서 1번 항목인 ‘feeling happy’는 ‘happy, content, cheerful, cheery, be in a good mood’ 다섯 개와 관련이 있고, 각자 어떤 경우에 쓰인다는 설명 및 예문이 나오며, 2번 항목으로 ‘happy because something good has happened’… 9번 항목 ‘a film, story, piece of music that makes you happy(이 경우에는 ‘heart-warming, feel-good’과 비슷하다)’까지 총 1페이지 반에 걸쳐 해설이 되어 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영어 단어의 심화 연구 또는 작문(또는 발화) 사전이라고 하겠다. 순전히 한영사전에서 찾아낸 뜻만으로 만들어 내는 콩글리쉬식 작문이 아닌 제대로 된 본토식 작문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이라 하겠다.

(6) Oxford Collocations Dictionary for Students of English, 초판 4쇄, 2003, Oxford University Press, 897페이지, 155x235mm, U$23.95
위의 Longman Language Activator의 특징 중 세 번째인 연어 관계만 실려 있는 사전으로, 9천 개의 주요 품사(명사, 동사, 형용사)에 대한 15만 개의 연어가 올라 있다. 위에서 예를 든 ‘happy’라는 항목을 보면, 이 형용사의 첫째 용법인 ‘feeling pleasure’의 뜻일 때, 주로 같이 쓰이는 동사는 ‘appear/be/feel/look/seem/sound/become/make somebody/keep somebody’ 등이 있고, 한편 어울려서 쓰이는 부사로는 ‘extremely/only too/particularly/really/very/completely/perfectly/qutie/genuinely/truly/far from/not altogether/not at all/not entirely/not exactly/not particularly/not too/not totally/fairly/pretty/reasonably/relatively/just’ 등이 있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아주 행복하지 않은 경우에는 ‘not totally happy’라는 표현은 쓰지만, 아주 행복하다고 해서 ‘totally happy’란 표현이나 ‘hugely happy, tremendously happy’같은 표현은 쓰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어가 이렇게 단어의 어울림을 말한다면 idiom(숙어, 관용구)는 이렇게 대체 사용도 허용되지 않게 굳어진 표현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beat black and blue(멍이 들도록 패다)’라는 표현의 뒤쪽을 ‘beat black and red(멍이 처음 들면 붉지 않는가?)’라는 식으로는 전혀 쓸 수 없는 것이 바로 idiom인 것이다(idiom이나 아래에 나오는 phrasal verb는 또, 단순히 단어의 뜻을 합산하는 것으로 전체를 짐작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는 특징을 가진다.) 한편 이것이 문장 단위가 되면 usage(가장 넓은 의미의 용례, 관용법. 앞의 연어나 idiom을 다 포함하는 뜻으로도 쓴다.)가 되고, 이것들은 모두 어떤 법칙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grammar(문법)와 구별이 된다. 사실 문법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부사는 동사를 수식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은 예에서 보면 아무 것이나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어떤 언어 모국어 사용자의 집단적 언어 사용 관습을 usage라고 하며,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문법에 들어가고, 사실 고급영어로 가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이 usage에 관한 사전은 아래 별도로 소개한다.

(7) Oxford Guide to British and American Culture, 3쇄, 2001, Oxford University Press, 599 페이지, 155x235mm, U$16.95
이 사전에는 아예 일반적 어휘 설명은 없고 영국과 미국의 문화(역사, 문학과 예술, 신화와 관습, 장소, 제도, 스포츠, 연예오락, 그리고 일상사) 1만여 개 항목에 대한 백과사전식 해설과 풍부한 사진, 삽화가 있을 뿐이다. “영국의 사법제도를 설명해 보라”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하자. 이를 알아내고 정리하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이 사전에는 영국 미국 각각의 사법제도가 한 페이지씩 요약, 설명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유용한지(특히 back-ground 지식이나 번역하는 분들에게) 짐작이 갈 것이다.
 
(8) Oxford Photo Dictionary, 13쇄, 2003, Oxford University Press, 125 페이지, 170x230mm, 국내에서 10,350원
앞에서 콜린스 코빌드식 단어 공부법 이야기가 잠깐 나왔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 사전을 이용한 단어 공부법이 더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욕실(화장실: bath room)과 관련된 영어 단어 표현을 알고 싶다고 하자. 이 책 17페이지에 보면, 욕실의 실물 사진이 나오고 그 속 물건이나 시설에 각각 번호가 붙어 있으며 그 아래에 28개 항목 설명이 영미식 나누어서 나온다. 이런 식으로 약 70개의 장소나 활동을 보여주는데 이런 식으로 단어를 외우면 단어 공부의 2가지 측면 중 하나(사물 개념의 지시성 이해. 나머지는 추상적 단어 쓰임. 예를 들어 부엌에서 쓰는 그릇도 종류가 다 다른데 각자 무어라고 부르는가? 같은 질문은 이런 종류의 사전이라야 답변이 가능할 것이다.)는 완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몇 페이지에 걸쳐 연습문제도 실려 있다. 이런 종류의 사전으로는 photo dictionary와 picture dictionary 두 종류가 있는데 아래에서 picture dictionary도 한 권 소개하였다.

(9) Word by word English/Korean(영한도해자전), 1996, Pearson ESL, 152페이지, 210x280mm, 국내에서 13,500원
앞의 사전과 같은 형식이나 실물 사진 대신에 삽화가 들어있는 점, 각 항목마다 연습문제가 있는 점이 다르며, 121개 장소나 활동별로 3,000개 단어가 실려 있다. 내용은 많이 들어있으나 아무래도 사진보다는 사실감이 떨어지며, 초중학생용으로 좋다.

(10) NTC’s Dictionary of American Slang and Colloquial Expressions, 3판, 2000, NTC Publishing Group, 560페이지, 150x230mm, U$14.95
이 출판사에서는 미국의 생활 영어에 특화된 사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사전은 그 중에서도 특히 속어나 구어체 표현만 모은 것으로, 우리가 이런 표현을 굳이 쓸 필요는 없지만, 알아는 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필요하다. 예를 들어 ‘the whole nine yards’같은 표현은 보통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여길 보면, ‘the entire amount; everything’이란 뜻이며 ‘어원은 불확실하지만 아마도 cement mixing truck, 즉 레미콘 트럭의 표준 크기가 9 세제곱 야드였던 데서 유래한다’고 되어 있고, “You’re worth the whole nine yards.”같은 예문을 들어 놓았다.
 
(11) Common American Phrases in Everyday Context(정통 미국 회화표현), 미국 McGraw-Hill & NTC, 한국 넥서스 출판사 번역판, 초판 2쇄, 2004, 612 페이지, 175x245mm, 21,500원(카세트 불포함 가격)
 1,900여 개의 핵심 표현에 대화문 6,000여 개가 들어있다고 되어 있다.  이 사전은 상황별로 분류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시작 단어의 알파벳에   따라 나열되어 있고, 뒤의 index도 단어로 찾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말할까 하는 것이 궁금한 사람은 아래 사전을 이용해야 함.  물론 한역이 있다는 것이 좋은 점.

(12) NTC’s Dictionary of Everyday American English Expressions(최신 미국 실용영어 대사전), 2003, 김태희 역, 에듀조선, 446 페이지, 150x230mm, 16,000원
7,000여 개의 표현을, 쇼핑, 여행, 교통, 건강 등 17개 소주제별로 나누어 수록하였고, 대체 어휘가 표시되어 있는 점, level(대화의 수준을 형식적, 격의 없는, 농담조, 비꼬는, 공격적 등 등급으로 나눈 것) 표시가 있어, 언제 누구에게 해도 무방한가에 대한 정보가 있다는 점에서 실제 사용에 매우 유용한 장점이 있다.

(13) Longman American Idioms Dictionary, 초판, 1999, Pearson ESL, 402 페이지, 125x195mm, 국내 가격 20,700원
4,000여 개의 미국 idiom이 실려 있다고 하여 특별한가 사 보았으나, 사실 이 정도 내용은 Macmillan 사전이나 NTC 사전에 다 나오기 때문에 중복 투자가 아까우니 가능하면 사지 마시길. 시험으로 미국식 속어 idiom인  ‘when the crap hits the fan’를 찾아 보았는데 나오지 않았다.
    
(14) Collins-Cobuild Dictionary of Phrasal Verbs, 2판, 2003, HarperCollins Publishers, 492 페이지, 125x195mm, 국내 가격 20,700원
이 사전을 찾는 분들은 구동사(句動詞)의 중요성과 유용성을 느끼게  된 사람들일 것이다. ‘이어동사(二語: two-word verb)’ 또는 ‘다어동사(多語: multi-word verb)라고도 불리는 이 phrasal verb는 일상 영어에서는 필수적이라 하겠다. 친근하며 배운 티를 안 내기 때문. 동사와 ‘파티클(particle)’로 구성된 이 구동사를 알파벳 순으로 배열한 앞 부분은 사실 웬만한 교육용 사전에도 다 나오기 때문에 필요성이 떨어지지만, 뒷
부분 54페이지에 이르는 ‘particle index’ 부분이 유용한데, 파티클 순으로 중요한 뜻과 거기에 해당하는 구동사를 모아놓은 형태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파티클 ‘about’에는 여섯 개의 중요한 뜻(movement, inactivity and aimlessness, encirclement, turning, action, introduction of subject)이 있고 각각 해당하는 구동사를 일일이 나열했는데, ‘action’이란 뜻일 때는 "bring about, come about, go about, set about”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3. Thesaurus(유의어 반의어 사전류)

영국의 외과 의사 Peter Mark Roget(1779 ~ 1869)는 나이 들어 의사를 그만 둔 후 소일거리로 ‘단어의 의미 분류’라는 독특한 취미를 가졌고 그 결과가 1852년 아주 긴 제목으로 나왔으니, 바로 후일 ‘thesaurus(유의 개념 사전)’이라 불리게 된 것이었다. 그 이후 여러 편집자들에 의해 계속 Roget라는 이름을 달고 출판되어온 이 사전은 현재는 가장 유명한 아래 (1)번 외에도 여러 종류가 나오고 있다. Roget에게는 여러 개념의 범주화 및 이에 따른 단어의 분류가 가장 중요한 일이었으나, 이는 그가 이 사전을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이었을 뿐(수많은 영어 단어를 그의 개념 분류에 따라 나눈 결과가 바로 이 사전), 오늘날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이 개념 분류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오로지 알파벳 순으로 나열된 항목 순서를 찾아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는 점이 아이러니라고 할 수 밖에. 강을 건너고 나면 배를 버리는 법.

예를 들어 바로 아래 책의 최근 판에 의하면 모든 단어는 10개로 분류된 대주제 아래 또 여러 개의 소주제, 그 밑의 소항목들로 분류되어 있으니, ‘thesaurus’라는 단어 자체를 개념 분류에서 찾아보면, ‘Fields of Human Activity – Communications – 280(이렇게 총 870개 소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publication : advertisement’ 아래에 나타나지만, 오늘날 이렇게 분류를 연구하여 찾아보는 사람은 없고, 쉽게 알파벳순으로 검색하여 802페이지에 있다는 것을 알 따름이다. 또한 여기에도 ‘thesaurus’의 뜻이 ‘dictionary of synonyms and antonyms(유의어 및 반의어 사전)’이라고 되어 있음에도 막상 자신은 유의어밖에 수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1) Roget’s 21st Century Thesaurus, 2판, 1999.7, Dell Publishing, 957페이지, 130x205mm, U$14.95
2만 개의 표제어(entry)에 50만 유의어(類義語: 우리가 보통 동의어라고 하는 것을 엄밀한 언어학적 견지에서는 ‘어떤 두 단어도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에서 유의어라고 한다)를 수록. 여기 있는 사전 중에서 이 책의 활자가 가장 작다. 더구나 똑 같은 제목과 내용에 이 것보다 약간 작고, 가격도 싼 판이 나와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필자는 작은 것을 쓰다가 도저히 눈이 피로해 볼  수 없어 조금 더 나이 젋고 눈이 튼튼한 사람에게 넘겨준 적이 있을 정도이다.

위에서 말한 ‘thesaurus’의 유의어로 ‘glossary, language reference book, lexicon, onomasticon, reference book, sourcebook, storehouse of words, terminology, treasury of words, vocabulary, word list’를 들고 있으며 그 개념 분류 소항목인 ‘advertisement’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유개념을 거론한다, ‘advertisement, almanac, anthology, article, authority, autobiography, bible, bill, biography, book, brochure, canon, cartoon, catalog(ue), daybook, dictionary, directory, edition, erotica, fiction, glossary, guidebook, handbook, issue, journal, journalism, ledger, lexicon, literature, magazine, manual, memoir, newsletter, newspaper, novel, organ, pamphlet, paper, periodical, press, print, publication, publicity, reference, release, review, romance, satire, tabloid, text, textbook, thesaurus, tome, treatise, vocabulary, volume.’
 
(2) Oxford American Thesaurus of Current English, 1999, Oxford University Press, Hardcover, 863 페이지, 155x235mm, U$18.95
15,000 주 표제어(mail entry)와 35만 개의 유의어 외에도 반의어가 cross-reference로 표시되어 있다. 활자도 커서 보기에 편하며, 위의 Roget’s와 달리 개념 분류표 같은 것은 아예 없고, ‘thesaurus’같은 항목은 나오지도 않으며(사실 누가 ‘thesaurus’의 유의어를 찾아 보겠는가?), ‘dictionary’ 항목을 보면, ‘glossary, lexicon, wordbook, vocabulary list’ 달랑 넷을 들고 있지만, 배우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쪽이 편리할 수 있다(특히 SAT나 GRE같은 시험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에게는).

(3) The Oxford Study Thesaurus, 1992, Oxford University Press, 555페이지, 130x205mm, 국내 가격 8,100원
위의 Oxford Thesaurus가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좋은 책이다. 크기는 작지만, 2만 표제어에 15만 유의어와 반의어가 들어 있어, 웬만한 용도에는 다 쓰일 수 있다. ‘dictionary’ 항목은 ‘concordance, glossary, lexicon, thesaurus, vocabulary, wordbook’으로 오히려 위보다 유의어가 많고, ‘thesaurus’도 비록 “‘book’의 명사에서 ‘여러 가지 책’을 찾아보라”는 정도이지만 독립 표제어로 등장한다. 사실 수험 대비용으로는 그냥 영영사전보다도 이 유의어 사전이 훨씬 유용할 때도 있다.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영영사전을 찾는 대신에 이 ‘thesaurus’를  이용하면, 여러 유의어 중에는 분명히 아는 단어가 나오므로 뜻도 알게 되고, 더불어 유의어, 반의어도 알게 되는 ‘일석삼조’라고 할까?

(4) The Merriam-Webster Dictionary of Synonyms and Antonyms, 1992, Merriam-Webster, 443페이지, 100x170mm(페이퍼 백), U$4.99
4,880개 표제어에 불과하고 크기가 작은 만큼 내용이 적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중요 표제어에 대해서는 일일이 다른 용례를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위의 ‘dictionary’나 ‘thesaurus’같은 단어는 나오지도 않지만, ‘desire’를 찾아보면 ‘wish, want, crave, covet’가 있다는 것 외에도 이 5개의 단어가 어떻게 다르게 쓰이며 각각 반의어가 뭐라는 것도 나와 있으니 생각보다는 알차다고 할 수 밖에. 가지고 다니기 십상이다.

4. Usage Guide류

앞에서 잠시 언급하였지만 왜 usage가 중요한가? ‘아카데미 프랑세즈’ 같은 국가기관이 문법을 규제하는 프랑스나 우리나라처럼 한글이 법정 국어라서 그 사용을 일부 국가에서 규제하는(한글 맞춤법 같은 것이 그 예) 나라의 언어와 달리, 영어는 그 사용지역이 넓은 데다가, 규제기관이 없어서 사실 잘못하면 ‘언어의 무정부’ 상태에 빠질 위험이 높다. 그래도 이를 자율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문법 외에도 바로 이 usage인 것이다. 중세 규범문법은 거의 사문화되었고, 있다면 학교문법(school grammar) 외에는, ‘누구 문법’하는 식으로 영문학자 개인 이름이나 학파 이름이 붙어 불리는 것이 전부이며, 이런 점에서 언어 사용 대중(언중)의 집단적 관습이라고 할 이 usage가 그래도 언어 결속에 지배적인 힘을 미치는 것이다.

물론 이 usage는 standard written English에 국한되므로, 그들이 일상 사용하는 언어는 이 usage를 무시한 것이 태반이다. 예를 들어 ‘주격과 목적격의 혼용(‘I’ 대신에 ‘me’를 사용하는 것, ‘whom’ 자리에 ‘who’를 사용하는 것)’은 일상 대화에서는 다반사이지만, 학교문법이나 격식을 따지는 글에서는 여전히 금기사항이다.

오랜 기간 우리나라 영어교육을 지배해 온 영국식 일본영어에 대한 반감으로, 요즈음 우리나라 영어는 거의 informal한 미국식 회화 위주로 나아갔지만, 이런 식으로 글을 쓰던지 점잖은 자리에서 말을 하면, 못 배운 소치로 취급당하기 십상이니, 주의해야 한다. 이런 점을 알게 되면, 왜 SAT, GRE, GMAT같은 미국 시험제도가 우리가 볼 때 영문법 같지 않은 특이한 문법을 고집하는지 이해가 쉽다. 그런 데서 주장하는 문법은 일종의 학교 문법으로 usage에 가까운 것이 많기 때문이다(이 usage는 그럼 누가 정하는가? 특성상 글 쓰는 일에 관계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주기적으로 조사하든지-American Heritage 시리즈의 usage panel이 이런 것이다-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corpus를 조사해 통계를 내든지 - 대부분의 영국 사전) 따라서 이런 영어를 이해하려면, 문법책(grammar book)과 사전 외에도 다음과 같은 usage guide를 공부해야 한다.

이런 usage의 특색은 문법적인 규칙이 아니라는 점과 그냥 그 사람들이 그렇게 쓰고 이해한다는 점, 특성상 주관이 개입되므로, 학자나 책끼리도 서로 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중고급 영어교육이 헤매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usage와 grammar 구분이 안 되게 배우고 가르치고 사용한다는 점, 즉 영어의 native speaker들이 분명히 이렇게 말하는데, 바로 그 내용을 왜 시험에서는 틀렸다고 하는지 그 이유도 모르는 채, 대강 뉘앙스가 어쩌고 하고 넘어가며, 답에 끼어 맞추기를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1) Merriam-Webster’s English Usage Dictionary, 1994, Merriam-Webster, Hardcover, 978페이지, 180x250mm, U$27.95
그래도 이 방면에서는 권위 있는 책이나 나온 지가 꽤 되었고, 문법과 달리 usage라는 것은 훨씬 빨리 변하기 마련이므로, 이 책의 내용이 벌써 고리타분한 것 아니냐는 미국 독자들의 서평도 있지만, 잘 정리된 내용으로 2,300개 항목에 걸쳐 20,000개의 실제 사용 예문을 인용하여 설명. 예를 들어, 우리가 보통 영국쪽이 이런 언어 규칙에 민감하고, 미국쪽이 훨씬 자유스럽다는 선입감과 달리, 몇몇 항목에서는 미국쪽이 오히려 까다로운데, 그 중 하나로 관계대명사의 사용을 들 수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문법(고등학생이 보는 성문영어류에서부터 대학생용 영어교재에 이르기까지)에서나 아래의 영국 책 Practical English Usage같은 영국 문법서에 보면, 비제한적(non-restrictive) 용법의 관계대명사(학교문법에서는 보통 ‘계속적 용법’이라고 하며, 앞에 반드시 콤마가 오고, that은 이 용법으로 쓸 수 없다고 하는)는 앞의 특정한 명사가 아니라 앞 문장 전체 또는 상황을 선행사로 취할 수 있는 것(which referring to a whole clause or sentence)으로 되어 있다. He got married again a year later, which surprised everybody같은 문장에서 which의 선행사는 ‘그가 1년 후에 재혼했다는 사실’ 즉, 앞 문장 전체이다. 그런데 위의 미국식 standardized test를 공부해 보신 분은 이런 콤마 달린 계속적 용법의 which나 who라도 반드시 명사나 대명사를 선행사로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보고 그 근거를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시원한 답변을 찾을 수 없어 그냥 그러나 보다 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나온 이 책과 아래의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에 이 문제가 언급이 되어 있다. 후자에서는 그렇게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지만, 비제한적 용법의 관계대명사가 앞 절 전체를 선행사로 가지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타당한 용법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반면, 이 책에서는 그런 용법에 반대하는 주장을 소개하고 그러니 사용에 조심하라고 되어 있다. 즉, 미국의 시험 출제자들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이 책의 설명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가끔 이용하는 미국의 영어교육 사이트에서 최근에 이런 질의 응답을 본 적이 있다. 다음 문장이 괜찮은지 질문에 대하여, "More than 2.5 million people from south Florida to Daytona Beach were told to flee their homes, which is the largest evacuation in state history."  이런 답변이 나왔다(답을 한 사람은 전문가이다). " You can use 'which is', but I would avoid doing it in formal serious writing. In this sentence, the relative clause modifies the idea of the whole preceding clause. It is better for a relative pronoun ('which') to have a specific noun as an antecedent." 앞의 문장도 질문자에 의하면 현지 신문 보도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즉, 미국 사람 자신들도 보통 무심코 이런 표현을 쓰지만, 이런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며, SAT, GRE, GMAT 같은 시험은 외국인이 아니라 미국사람 자신들을 원래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국어의 올바른 사용'과 관계되는 중요한 문제라서 자주 시험에 나오는 것이다.

관계대명사에 관한 논란 거리 2가지를 추가하자면, 이런 까다로운(어떻게 보면 hypercorrection으로 보일만한) 미국사람들은 관계대명사 that을 사람 선행사인 경우 who 대신으로 쓰는 것도 반대한다는 것도 참고하시길. 또한 관계대명사 that는 제한적으로만 써야 하고, which는 비제한적(계속적) 용법으로만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앞의 명사를 특정한 것으로 지정하는 핵심적 정보를 주는 형용사절 또는 구를 제한적 용법(restrictive use),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추가 정보 제공의 용도이고 반드시 앞에 콤마가 선행하는 형용사절 또는 구를 비제한적(non-restrictive use) 용법이라고 하며 후자는 두 문장으로 나누어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He has two sons who became lawyers에서 제한적 관계절 ‘who became lawyers’는 앞의 명사 ‘two sons’를 특정 짓는 역할을 한다. 즉, 그에게는 변호사가 된 아들이 2명 있다는 것으로, 변호사가 되지 않은 아들도 있을 소지가 있는 반면, He has two sons, who became lawyers라고 비제한적 용법으로 쓰면 2명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 뒤 그런데 그들이 (둘 다) 변호사가 되었다는 추가 정보를 준 형태가 되므로, 이렇게 2개의 절로 나눠 써도 무방하다. He has two sons and they became lawyers.  

(2) The Elements of Style, Strunk & White, 4판, 2000, Pearson ESL, 105페이지, 110x180mm, U$7.95
이 책에 관해서는 여기 서평을 올려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미국에서 고교,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어 한 시대를 풍미했고 여전히 이 계통에서는 중요하게 대접받는, 문체(style: 문장론.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애매하지 않은 표현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 및 usage에 대한 책으로, 미국의 문필가들이 많은 영향을 받은 책. 오죽했으면 이 책에 대한 반발로 ‘Adios! Strunk & White”란 제목의 책이 다 나왔겠는가?
 
(3) Garner’s Modern American Usage, Brian Garner, 2판, 2003, Oxford University Press, Hardcover, 175x245mm, 879 페이지, U$39.95
개인이 펴낸 usage guide로 grammar, usage, style을 다 다뤘다고 써 있다(사실 깊게 파고 들면 이들 사이의 경계도 애매할 때가 있다.) 분량이나 내용으로 보아 위 (1)의 책과 상당히 보완이 된다. 이 Garner란 사람은 이 책의 축약판인 아래 (5)번 책의 저자이며, 또 아래 (4)번 책 중 한 chapter인 제5장 Grammar and Usage의 저자이기도 하다.

(4) The Chicago Manual of Style, 제15판, 2003, The Chicago University Press, 956페이지, 155x235mm, U$55.
‘작가, 편집인, 교정인, 색인 만드는 사람, 광고문안 작성자, 책 디자이너, 출판인’ 등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인 참고서적이라고 선전하는 이 책은 과연 그 명성답게 글과 책에 관한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영어 배우려는 사람에게는 미흡할 수도 있다 – 누가 영어로 책 만들기나 교정쇄 만들기, 원고 정리, 인덱스 만들기 같은 것에까지 관심이 있겠는가? 따라서 이런 세세한 데까지 관심 있는 분들만 구입해야 후회가 없을 것.

(5) The Oxford Dictionary of American Usage and Style, Bryan Garner, 2000, The Oxford University Press, 360 페이지, 140x210mm, U$17.95
위의 (3)번 책의 축약판이다. 간단하여 휴대에 용이. 2,000여 개의 실제 생활(책, 잡지, 연설 등)로부터의 인용문을 이용하여, usage 외에도 자주 틀리는 문법 사항, spelling 등을 다룬다. 위 (3)번이 부담되시는 분께 권할 만 하다.
 
(6) Practical English Usage, Michael Swan, 2판 16쇄, The Oxford University Press, 2003, 658페이지, 155x235mm, 국내 가격 23,400원
영국식 usage의 집대성이나 미국식 영어와의 차이점도 설명하려 노력(하지만 위에서 말한 비제한적 용법의 관계대명사의 양국간 차이 같은 내용은 없다.) 이 책을 보면 어디까지가 문법 사항이고 어디까지가 usage인지 모를 만큼 온갖 사항이 다 망라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래도 usage라는 말의 용법이 미국과 영국 양국이 다른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될 정도이다. 알파벳 순으로 무려 605개 항목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 필자가 가장 많이 들춰보는 책 중의 하나. 이 책의 자매 편으로 이 책의 workbook 비슷한 How English Works란 책도 있다. 물론 이 책이 훨씬 많은 내용을 다루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통 문법책과 다루는 범위나 내용에서 비슷한 데가 많아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7)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1996, Houghton Mifflin, 290 페이지, 150x230mm, U$16.
위에서 소개한 American Heritage Dictionary의 usage note에다 일부 내용을 추가하여 별권으로 만든 책.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Grammar, Style, Word Choice, Gender(왜 요즘 중성명사의 인칭대명사로 he/his/him이 사라지고 them이나 his or her같은 것이 쓰이는지 등), Science Terms, Pronunciation Challenges, Names and Labels, Word Formation, E-Mail. 상당히 알찬 내용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며, 인터넷에서 공짜로 볼 수 있다(http://www.bartleby.com/64/). 이 사이트에서 찾아보면 위의 American Heritage Dictionary도 공짜로 볼 수 있다.

(8) A Dictionary of Modern English Usage, 초판 1926, 2판 1966, Oxford 출판사에서 고전 시리즈 재간행으로 2002년 재출판, 742 페이지,130x195mm, U$15.95
유명한 영문법 학자 Henry Fowler의 책으로 고리타분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영문법으로는 고전 반열에 오른 책이니 만큼 참고할 가치가 있다. 왜 미국사람들이 Mr.라고 쓰는 것을 영국사람들은 period 없이 Mr라고 쓰는지 아는가? 이 책 430페이지 Period in Abbreviations란 항목에 의하면, 원래 mister를 줄인 것이 Mr이므로, 약자에서 원래 단어의 맨 앞과 맨 뒤를 표시하고 중간을 줄인 것은 마침표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Capt.같이 captain을 줄이다 보니 맨 뒤에 뭔가 줄었다는 표시를 할 때에는 마침표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격식 따지는 영국영어식이구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난다.

(9) Longman Dictionary of Common Errors, 2판 10쇄 2002, Pearson ESL, 375 페이지, 140x215mm, 국내 가격 14,400원
외국인 중급자 이상을 대상으로 자주 틀리는 문어체 영어를 알파벳 순으로2,500여 항목 배치하고, 정답 및 틀리는 예 몇 가지, 해설까지 첨부되어 있다. 예를 들어 ‘while’이란 항목을 보자. While I drove to the airport, my car broke down이란 문장과 Who will look after the children while you will be at work?란 문장은 틀렸다. 맞는 문장으로 고쳐보면? While I was driving to the airport(지나간 행동과 while이 같이 쓰이면 진행형으로 써야 한다), Who will look after the children while you are at work(while은 시간 접속사이므로 부사절에서는 현재시제로 미래를 대신함).

(10) Words You Thought You Knew, Jenna Glatzer, 2004, Adams Media, 310 페이지, 135x155mm, 국내 가격 13,000원
이 책은 usage 중에서 word choice 즉 단어 사용에 관련된 내용만 모은 책으로 흔히 (미국에서) 잘못 쓰이는 단어 1001개에 대한 해설을 수록했다. 이런 종류의 내용은 ‘The Elements of Styl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The Chicago Manual of Style’ 등에서도 일부분으로 다루고 있으나,  이 책은 완전히 단행본이라는 점에서 다르며, 읽어볼 만은 하지만, 완전히 저자의 견해가 정설이 아닌 항목도 있어서 조금은 유보하는 심정으로 대하시길 바란다. SAT나 GRE 보시는 분께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aggravate’와 ‘agitate’라는 단어를, 전자는 ‘악화하다’, 후자는 ‘선동하다, 부추기다, 성가시게 하다’로 완전히 분리해서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하나-이 점은 ‘The Style of Elements’와 일치-,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에 의하면 원래 라틴어 어원도 그렇고 또 17세기로부터의 확립된 용례에 따라 ‘aggravate’를 ‘agitate’의 뜻으로 쓰는 것도 정당하다고 한다. 이것은 usage가 어느 정도 주관이 개입되기 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혼란이라 봐야 하며, 진지한 영어 연구자라면 여러 책을 대조하여 가능한 다수설을 따르는 방법을 취하는 수 밖에.

5. 국내사전류

(1) 엣센스 영한사전, 9판, 2002.1, 민중서관, 3,246 페이지, 127x188mm, 29,600원
초판본일 때부터 필자가 애용해 오던 사전이라 다른 영한사전은 현재 갖고 있지 않다. 동아 프라임, 메이트 영한사전, 시사엘리트 영한사전, 금성사의 영한사전 등도 잠깐씩 사용해 보았으나 역시 필자는 엣센스 취향인가 보다. 물론 직접 영어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영어의 ‘말모둠’인 corpus를 가지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영어사전 만드는 법은 어차피 외국 책의 번역일 수 밖에 없다. 어떤 것을 주로 모범으로 삼느냐 하는 문제에 따라 스타일이 다를 뿐이다), 일본사전의 번역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긴 하다. 영어사전 좋다고 영한사전이나 한영사전 너무 멀리 하면 우리말 사용이나 번역에 문제가 생기므로 같이 쓰는 것이 낫다. 표제어로만 15만 단어가 올라 있으므로 어휘 수가 많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영한사전은, 용례나 예문의 부족, 동사 문형 해설의 미흡함, 가산성 구분에서의 오류 같은 공통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시사영어사의 책은 필자 경험상 다른 영어 서적에서 수 많은 오자, 탈자 등 안 좋은 추억이 많아 선뜻 내키지 않는다. 

(2) 프라임 한영사전, 3판, 2001, 두산동아, 2,838페이지, 130x195mm, 27,200원
이 책도 수록 어휘에 대한 정보는 없다. 예문이 풍부하며 한국영어영문학회 추천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오래 써 온 아래 엘리트 한영사전대신으로 바꾸어 선택했는데 아직 우열을 비교할 만큼 써보지를 못해 무어라 말할 수 없다. 이 책이든 아래 사전의 최근 판이든, 이보다 더 큰 한영사전이 과연 영어 배우는 사람에게는 필요한 지는 의문이다. 특별히 한영 번역을 위한 목적이 아닌 한 한영사전은 이 정도로 하고, 필요하면 인터넷 검색 등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경제적이란 것이 필자 생각이다.
  
(3) 엘리트 한영사전, 2판, 1992, 1900페이지, 115x180mm
필자가 10여년 써 온 한영사전이니 요즘과는 시대 감각이 약간 떨어질 수 밖에. 오래 써 온 정 때문에 여기에는 직접 써 본 구판을 올리지만, 이 사전의 현재 판은 2002년 1월에 나온 것으로 인터넷 서점에서 27,200원에 팔리고 있다. 구판의 경우 권말 부록이 알차서 유용하였던 기억이 있다(세계의 주요 인명, 지명, 미국과 영국 영어의 차이, 상업 서식, 정부기구 이름 등).

(4) 동시통역 기초사전, 이진영, 2004.1,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830 페이지, 125x185mm, 22,500원
동시통역사로서의 다년간 경험을 지닌 저자가 내어 놓은 이 책은 초판이다 보니 일부 실수나 오타가 있는 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개념의 한영사전으로 보아, 필자로서는 상당히 점수를 주고 싶다. 가나다 순 배열이 아니라, 사회, 문화, 언론 등 24개 분야로 나누어 관련 항목을 한국어와 영어로 설명하고 예문까지 깃들여 있으니 어떤 분야에 대한 통번역에 관심을 가지신 분은 이 책을 이용해서 자기만의 단어장을 만들어 나가면 좋을 것이며, 그럴 경우 앞에서 소개한 picture dictionary나 photo dictionary처럼 사진, 그림은 없지만, 역시 관련 단어를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는 효율적인 단어 학습법이라 하겠다.

 

긴 글이 끝났다. 이 글에서 언급하지 못한 사전이 있다면, 그 사실은 그 사전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필자가 게을러서 그것까지 미처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의미할 뿐이다(Cambridge 계열 사전이 통째 빠졌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필자는 이 계열 사전에서는 특이성을 발견하지 못하여 필요하면 on-line으로 이용할 뿐이다.) 또한 외국책에 비해 영한사전이 너무 빈약한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영어는 외국어라는 점, 국내 서적에 대해서야 다들 경험이 충분하리라는 생각, 또 사실 더 이상 써본 국내사전이 없다는 점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행여 이 글을 보고 그럼 이 많은 사전을 다 사서 읽으라는 뜻이냐고 얼굴 붉힐 필요는 없다. 영어가 수단이지 어디 목적이냐고 힐난할 이유도 없다. 韓擄逐塊 獅子咬人!(한로축괴 사자교인: 돌을 던지면 X개는 던진 돌을 따라 가지만, 사자는 당장 던진 사람을 물어버린다) 내게 필요한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든지, 그렇지 못할 경우에라도 아! 이러이러한 책은 사면 안 되겠구나! 하면 그뿐.

전자사전을 주로 보시던 보조로 보시던 꼭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전자사전 선택에 위의 정보를 쓰시면 된다. 사고자 하는 전자사전에는 과연 어떤 종류의 사전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알고 사야 되지 않겠는가? 목적에 따라, 예를 들어 SAT, GRE, GMAT 공부하시는 분은 반드시 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나 American Heritage Dictionary가 포함된 것으로 해야 하고, 초중급자로서 동사 문형이나 idiom 공부가 목적인 분은 OALD가 들어 있는 것으로 사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영어사전 가까이 하는 사람이 영어 잘 하더라”라는 평범한 말을 가슴에 두고 꾸준히(몇 달 수준이 아니다! 몇 년, 몇 십년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만큼 외국어로서의 영어 공부는 어려우니, 일찍 출발해서 부지런히 발품을 판 사람이라야 저물 녘에는 쉴 곳을 찾을 수 있으리라. 

 

* 미국 Standardized Test(SAT, TOEFL, GRE, GMAT) 보실 분들을 위한 패키지(5권)

1 - (5) 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 : 단어의 뜻

1 - (7) Macmillan Enlgish Dicionary for Advanced Learners: 동사 문형 및 Idiom

3 - (3) The Oxford Study Thesaurus: 간단한 유의어 반의어 사전

4 - (2) The Elements of Style: style, usage 및 일반적인 영작문 요령

4 - (7)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style and usage(usage guide에서 주의할 점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어떤 한 권이 그렇게 주장한다고 100%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점이다. Official Guide가 있는 시험은 그 OG에 따르는 것이 우선이고, 여러 책들이 달리 주장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안전하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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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본능 - 마음은 어떻게 언어를 만드는가
스티븐 핀커 지음, 김한영 외 옮김 / 소소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필자의 위 서평(스티븐 핀커, 언어본능, 소소, 2004. 6.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린비' 출판사에서 나온  4쇄가 팔렸음)에 대한 편집자의 사신에 의한 반론이 있어 필자가 보낸 회신과 함께 아래에 옮긴다(색깔 넣은 부분은 필자가 추가). 사실은 필자가 따지고 싶은 내용이었는데...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라는 말은 이 때 하는 말이겠다. 책을 보는 독자들을 무슨 허수아비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번역자나 이전 출판사의 해명이나 사과가 지금까지 있었는가? 또 이런 사실을 숨긴 현 출판사의 해명이 있었는가? 옛날 책의 상권 부분은 정정했지만, 하권 부분은  잘 모르겠으니 나중에 재판할 때 수정하겠다니? 편집자가 독자 서평자한테, 그것도 눈 앞의 문제가 번역 오류인 판에 이런 말을 하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고, 씁쓸한 기분 뿐이다.  출판계 사정이 좋지 못하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자업자득인 점도 분명히 그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의 초판을 사게 될 독자는 그럼 뭔가? 나중에 재판 찍으면 리콜하겠다는 말인가?

왜 사신을 공개하느냐고 물으실 분들을 위해 미리 답하겠다. 지금 이 사실은 아래 필자의 이메일에도 있지만, 애초부터 사신으로 주고받을 일이 아니었고 독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독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독자로서, 여기에서 보호받아야 할 사신 내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평에 코멘트 다신 분께도 답한다. 도대체 그 분이 생각하는 리뷰의 기준이 뭔지는 몰라도, 독자들이 그 책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믿는 정보가 있으면 충분한 리뷰가 되는 것이다. 인터넷서점이 독자들만의 전용물은 아니고 저자와 출판사, 서점, 독자가 공유하고 가꾸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책에 문제가 있으면 번역자나 출판사 실무자하고 직접 해결하지 왜 공개하느냐는 식의 코멘트, "리뷰라기보다는 교정교열이니 오류 잡아내기" 하는 식의 언급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심스럽다.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거나, 과장하는 것"이라는 점을 모른단 말인가? 그런데 리뷰에서 틀린 점 잡아내기 하면 안된다는 것은 또 누구 논리인지 모르겠다(혹시 출판사 근무하세요?) 그런 식으로 보면 아마 여기 리뷰 중 상당수는 리뷰라고 하면 안될 것이므로, 그 의견에는 아무래도 동조하기 어렵다. 아래에서 필자의 회신과 편집자 이메일 순으로 옮긴다.

"(필자) 출판사에서 신경 쓸만한 서평이었는지는 제 자신이 의심스럽습니다만, 어쨌든 메일 주셨으니까 몇 자 회신합니다.

1. 신간 보지 않고 구서평에서 그대로 퍼왔으니 독자들께서 보시고 구간과 얼마나 바뀌었나 제게 연락달라고 아예 서평에서 써두었습니다. 이렇게(출판사 옮겨서 합본하고 신간인 것처럼) 신간 낼 때는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로, 새로 낸 책 편집자가 책임질 일은 아니지요. 새 편집자가 땀을 흘리고 수고하셨으면 그 사실 밝히고 '신역'이라든지 설명이 있어야지, 그걸 서평한 사람 탓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얄팍하다"는 말이 싫으면 얄팍하지 않게 하시면 되지요. "땀 흘린 보람이 고스란히 사라진 게" 누구 탓이란 말입니까? 적반하장! 신간처럼 보이고 싶어 그랬다고 자인하면서도, 책임은 필자에게 돌리고 있다. 정치권, 공무원, 사업가들은 죽일 놈이지만, 막상 자기들이 하면 "관행"이라고?. 이렇게 사신 보내실 일 아니고 그 사실 얼마든지 알라딘 서평란(출판사도 의견 밝힐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에서 밝히는 것이 정도겠지요.

2. 독자랑 가격 문제는 이야기할 거리가 아닙니다. 얼마를 받든 출판사 자유니까. 그 책 1998년 초판 나왔다는 점 저도 분명히 알고 서평에도 써 두었습니다. 서평을 잘 읽어보고 보낸 편지인지 의심이 가네요. 1998년 초판 나왔고 2003년 5월까지 4쇄까지 10,000원이던 책(필자 기억으로 2004년 4월 이 책 서평 올릴 때도 가격이 그대로였다)이 합본 되고 60% 올랐다는 점을 지적했을 따름입니다. 출판 후 1년 지나면 도서정가제 보호 받지 못하는 점 때문에 그렇게 합본하는 식의 일부 출판 관행에 대한 제 항의이기도 하구요. 그게 아니면 하드커버로 냈고 그래서 올렸다고 당당히 주장하시면 그걸로 끝이지요.(그런데 손해 보더라도 책 보급이 목적인 사람들이 20,000원 하던 보통 장정의 책을 32,000원짜리 하드 커버로 낸단 말인가?)

3. 서평을 잘 읽어 보시고 생각해보세요. 책 자체에 대한 폄하나 인문학에 대한 경시가 아닙니다. 그 반대지요. 왜 구간처럼 마음대로 선전하고 번역해서, 오히려 그나마 있는 독자들까지 떨어지게 하려느냐는 이야깁니다. 공동 번역자에 대해서도 인신공격이 아니라 그렇게 처신한 사람들이 문제겠지요. 기본적인 언어학 용어 오류조차 수정 못하는 박사들이 뭘 했다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가네요. 구체적으로 구간의 그 많은 오류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럼 공역자 책임은 아니라고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만일 그렇다면 제 조건문대로 이름만 빌려준 박사가 되지요. 즉, 그 박사님들에 대한 인신공격은 제가 아니라 지금 편집자께서 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양심적인 공역자들은 자기가 번역한 부분을 밝히든지 아니면 전체 책임이라고 하는 겁니다.  제가 이름만 빌려주었다고 인신공격을 했다구요? 제 서평 그대로 밑에 다시 가져 왔습니다. 누가 누구를 인신공격했다고 그러는지 우습네요 .

3. 구체적인 번역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역자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역자는 모두 3명으로 되어 있는데(보통 공역에서 밝히기 마련인 누가 어떤 부분을 담당했는지에 관한 말은 전혀 없다), 그 중 김한영은 “(1962년 생으로)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전문번역가”로 되어 있으나, 소개된 경력으로 보아 그 이전에 이런 종류의 책을 번역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이 책의 주(主) 번역자로 추정된다. 나머지 두 사람은 각각 독일에서 수학하고 미국에서 독어학박사를 취득한 대학교 독어과 교수(문미선), 독일에서 독어학박사를 취득한 대학강사(신효식)로 되어 있다. 우선 겉으로 보기에 학력이나 경력이 ‘영어로 된 언어학 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그 점은 이 책이 개설서라는 점과 누구나 영어를 기본으로 공부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비난까지 할 점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누가 어떤 부분을 주로 번역했는지(또는 감수 내지 협조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으므로, 번역상의 모든 문제점은 공동 책임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아니면 번역계의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이름만 빌려준 박사교수’들이 될 테니까.)

4. 책을 이전 출판사에서 넘겨받고 계속 내기로 하신 점은 저로서도 오히려 고맙다고 할 정도이지만 그렇다고 그 사실이 비판을 피해갈 면죄부도 되지 못하구요. 그렇지만 그전에 적어도 각종 서점의 서평 정도는 보는 게 정상 아닐까요?

5. 소소에서 낸 다른 책(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에 대해서도 똑 같은 문제의식으로 제가 쓴 서평이 역시 알라딘에 있습니다만 거기 대해서는 왜 시비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볼 때는 아예 이런 이야기도 공개했으면 합니다. 독자끼리도 아니고, 출판사에서 독자 서평자에게 사정 설명도 아니고 변명인지 항의인지 모르는 사신 보낸 점은 이해가 안 갑니다. 보내신 메일과 저의 이 이메일 회신까지 아예 알라딘 서평에 올려 독자들이 판단하게끔 하는 것이 어떨까요?  (바로 아래 그 사본을 전재합니다.) "

----- Original Message -----
From: "XXX"@yahoo.co.kr
To: XXXXXX@dreamwiz.com
Date: Tue, 29 Jun 2004 12:59:28 +0900 (JST)
Subject: 소소/XXX/서평 관련

<언어본능>의 재발간을 책임편집한 XXX이라고 합니다. 먼저 꼼꼼하게 지적하신 노고에 대해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몇 가지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가격 문제입니다. 책을 보셨는지 모르지만, 초판이 그린비에서 발간된 것이 98년입니다. 지금은 2004년이고요. 서평자께서는 98년의 정가가 지금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또 새 책은 하드커버로 나왔습니다. 합지를 쓰지 않은 하드커버이지만 제작비는 하드커버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제본방식입니다.

2. 우리는 이 책이 많이 팔릴 수 있는 책이라고 보고 그저 먹기 위해서 다시 발간한 것이 아닙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학제간 연구작업들을 국내에 지속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뉴휴머니스트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이 책 역시 이러한 취지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린비의 양해를 얻어서 손해볼 각오를 다시 작업한 것입니다. (그렇게 대단한 일, 오히려 선전해야 할 일을 단지 신간인 척 하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감추었단 이야긴가?)

3. 저자 혹은 역자와 인쇄소가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편집자의 역량과 노력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서평자께서는 새 번역본에 대한 서평이 아니라 구간본에 대한 서평을 새 번역본 밑으로 고스란히 퍼날라 놓았습니다. 짐작하기론 새 번역본을 읽어보지도 않으셨습니다. 새 번역본을 만들기 위해 수고한 편집자의 땀은 고스란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4. 얄팍하게 제목만 바꾸었다구요? mind를 정신이 아니라 '마음'으로 바꾼 것은 우리가 이 시리즈의 주제를 인간의 '마음'으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출판사에서 앞서 만든 <메이팅 마인드>에서도 마음이라는 단어를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창조'가 아니라 '만든다'고 한 것 역시 창조라는 단어가 갖는 모호함 혹은 절대적 권능의 냄새를 지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러한 의미에 꼭 어울리는 '짓다'라는 단어를 쓰고 싶었습니다만, 너무 생소할 것 같아서 평이한 단어를 골라 쓴 것입니다.

5. 서평자께서 지적한 '오류'들 가운데 상당수는 새 번역본에서 수정이 되어 있습니다. 서평자의 지적을 뒤늦게 본 탓에 참고하지는 못했지만(필자도 조만간 이 신간을 대조 검토할 작정이다), 구간본에 번역오류가 많다는 점은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다른 출판사 편집인이 알 때는 예전 출판사인 '그린비' 출판사도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그러고도 수정 없이 4쇄씩 해먹는 그 뻔뻔함도 이 출판사 못지 않다.) 시간의 압력 때문에 책 전체를 원문대조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지만, 적어도 구간의 상권에 해당되는 부분 정도에 대해서는 한 문장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만큼 철저한 원문대조를 했습니다(세상에 어떤 편집자가 책을 편집하면서 절반만 철저히 대조를 했다니! Can you believe it!? 왜 어떤 이유로 구간의 상권 부분만 정정했다는 말인지? 시간의 압력 있으면 엉터리 책을 내도 좋단 말인가? 필자가 다시 신간을 보고 확인하려는 것도 이 부분이다. 어떻게 바뀌었는지, 필자의 서평과 얼마나 다른지.) 일이 찾아서 확인해 보니 서평자께서 지적하신 것들 가운데 원문대조가 이루어진 부분에서는 대부분 해소가 되어 있습니다. 확인해 보십시오.

6. 구간과 관련된 서지 정보를 책에 정확히 밝히지 않은 부분은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 부분 관례화되어 있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그것은 변명일 뿐입니다. 솔직히 서평자 자신도 그랬다시피 구간을 복간하는 작업의 의미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누가 그랬단 말인가? 신역이니 복간이니 하는 말 한 적이 있단 말인가? )에서 출판사로서는 마치 신간처럼 보이고 싶은 얄팍한 계산도 작용했다고 인정합니다.

7. 번역자 세 분은 나누어서 작업한 것이 아니고 서평자의 추측대로 김한영씨가 주도적으로 번역했고, 나머지 두 분은 오류를 바로잡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작업양이 적지 않아 공역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추측을 토대로 그 두 분을 이름만 빌려주는 박사교수라고 매도한 것은 설령 오류 바로잡기라는 그들의 작업이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할지라도 일종의 인신공격입니다.

8. 원문대조를 꼼꼼히 하지 못한 뒷부분에서는 아직도 많은 오류들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판을 찍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면, 그때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중요 부분이 원문 그대로 병기되어 있어, 필자도 그냥 그걸 보고 서평을 쓸 수 있었다. 무슨 원본 책과 일일이 대조까지 할 필요도 없단 말인데, 상권은 무슨 연유인지 수정하고, 하권은 그대로 두었다는 이 뻔뻔함도 문제지만, 그걸 대놓고 이야기하는데 더 기가 막힌다. 필자가 지적한 내용을 보라. 무슨 전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번역가 아니라도 알만한 내용들이라는 데서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SOSOH PUBLISHING Co.
405, duam-Bd.,
377-27, Seokyo-dong,
Mapo-gu,
Seoul, Korea

XXX@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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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Lederer라는 사람은 영어 매니아들에게는 어느 정도 알려진 이름이다. "English is a crazy language  (영어가 미쳤지)"라는 글이 "뒤집어본 영문법, 네오퀘스트, 김영사, 1998"이란 책 맨 뒤에 영한 대역으로 소개된 바 있다. 소개된 부분은 필자가 알기로는 4부작 글 중의 제1부로, 영어의 불합리성을 유쾌하게 비꼬니까 우리같은 입장에서야 재미있을 수 밖에. 아래 있는 그의 홈페이지에 가서 찾으면 지금도 볼 수 있다(http://www.verbivore.com/arc_ceng.htm#ce1).  우리말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는 식으로, 영어의 'eggplant(가지)'에는 'egg'가, 'hamburger'에는 'ham'이 없다는 식의 재미있는 예를 수도 없이 수집하고 비꼰 글. 하지만 세상의 언어치고 처음부터 끝까지 철두철미 합리적인 것이 있을까? 언어는 사람사는 세상의 반영일 뿐이다. 그런데 아래의 글은 웃고 있는 얼굴에 찬 물 또는 불을 끼엊는 것 같다. 무어라 반격할 수 없음은 더욱 씁쓸한 일이고. 이런 사람이 우리 사회의 '영어 발음을 위한 혀 수술'과 '기러기 아빠'까지 알고 있을 줄이야... 다음은 그의 사이트(무료 공개 사이트이다)에서 금년 4월초 퍼놓았던 글이다.

English Is Everywhere

It has recently come to light that mothers in South Korea have been going to great lengths to give their children not just a leg up, but a tongue up on speaking English. Not only do these ambitious parents play their children English nursery rhymes in the womb, hire pricey tutors for their toddlers and send their preschoolers to America to pick up the accent. Now, in an effort to give their children an advantage in a highly competitive global society, the parents are turning to surgery to sort out misplaced l and r sounds. The procedure, which takes 20-30 minutes under local anesthetic, involves snipping the thin tissue under the tongue to make it longer and supposedly nimbler. (한국의 어머니들이 자식을 도우기 위해 다리 한 쪽 거들어 주는 정도를 지나, 영어를 잘 하게 하려고 "혀"까지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 말장난(pun)으로 영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제일 어려운 부분으로 생각된다. 'give someone a leg up'이 숙어로 "누구를 도와주다, 다리 한 쪽을 들어 탈 것에 태우다"라는 뜻인 점을 이용하여, 'give a tong up on speaking Enlgish'라고 비꼬고 있다 - 이 야심에 찬 부모들은 태아에게 영어 자장가를 들려줄 뿐만 아니라,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을 위해서 값비싼 영어교사를 고용하고, 취학 전 아동들에게 미국식 액센트를 터득하게 한다는 구실로 미국에 보내기도 한다. 드디어는, 경쟁이 치열한 세계화 사회에서 확실한 이점을 준다는 의도에서, 이 부모들은 잘못된 'l'과' 'r'발음을 바로잡아 주는 외과수술에 의존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과정은 국소 마취 하에서 20~30분 걸리는데, 혀가 더 길어지고 아마도 더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 혀 아래 쪽의 얇은 근육조직을 잘라내는 것을 포함한다.)    

The mania to learn standard English has even induced changes in the Korean language, like "goose fathers." These are dads who work in South Korea and fly to the United States for seasonal reunions with their kids - who have been transplanted to the America just to learn English.(표준영어를 배워보겠다는 이상한 열기는 한국말에 "기러기 아빠"같은 신조어까지 초래했다. 이 말은 한국에 직업을 가진 아빠들 중에서, 단지 영어를 배울 목적으로 미국에 보내진 자식들과 일년에 몇 번 계절적 상봉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This flap about a flap of skin in South Korea is just one example that English has become the closest thing this planet has ever had to being a universal language. Like it or curse it, about one out of every six of us riding this planet use English in some form. 51.5 percent of those people learned English as a second (or third or fourth) language. China and India each have more English speakers than the United States!

A little more than 1,000 years ago, the Vikings conquered England. Today it's the English are conquering Scandinavia, through their language. Most of the children in Norway, Finland, Sweden and Denmark learn English by the age of 10, partly because larger businesses require English to be used as the official language.

Recently, some organizations in Germany joined forces to compile a list of the hundred words that best reflect the 20th century. AIDS, beat, bikini, camping, comics, computer, design, Holocaust, image, jeans, pop, single, sex, star, stress -- English words that became part of the German language during the past hundred years -- are featured in the list. "I think that language is a mirror of history, and these words reflect that," observed the head of the Society for German Language. "The English language has become a lingua franca, a language that the whole world understands."

A professor of English emeritus at National Taiwan University fears that the spread of English is doing subtle damage: "China has always been a civilization of great politeness and courtesy," she sighed. "But now our young people through the English they're studying, are learning to be so off handed. They say 'Hi' to everyone they greet, and everything is 'OK.'"

Horrors!

Teaching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has become a multimillion-dollar business the world over. Reported the director of Bogota's Winston-Salem Language School, "English is the most profitable business in Colombia - next to drug trafficking, of course." The majority of best-selling songs world wide have English titles. "English was lyrics to me before it was a language," said the lead singer for a popular Japanese group.

Moscow Radio has been running a series of programs designed to teach the essential vocabulary of capitalist society. "Trading Words" teaches its eager listeners the meanings of phrases such as "Let's talk about that over lunch" and "Do we have a deal?"

Cuba has been replacing the teaching of Russian with the teaching of English. In discussing the role of English in Cuba's elementary-school curriculum, Fidel Castro commented, "Although we might not like it, it's a universal language, much easier to learn than Russian and more precise above all in technical matters."

India, with 179 languages, relies on English to unify the country. "I could never have married my husband without it," said one Indian woman. "He comes from the north and speaks Hindi. I'm from the west coast and speak Konkani. I still have trouble speaking with his mother, although I suppose that's not such a bad thing."

The English language continues to be one of the world's great growth industries, adding about a thousand new words a year to its word store and, since World War II, garnering new speakers at an annual rate of more than two percent. Over the course of a millennium and a half, it has evolved from the rude tongue of a few isolated Germanic tribes into an international medium of exchange in science, commerce, politics, diplomacy, tourism, literature and pop culture. If our descendants ever make contact with articulate beings from other planets and other solar systems, English will beam its vocabulary across outer space and become a truly universal language.


© Richard Lederer (http://www.verbivore.com/arcartcl.htm#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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