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3가지(문법, 어휘, 발음)와 위의 4가지 기능(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을 날줄, 씨줄로 엮어 모두 테스트해야 제대로 된 영어실력의 측정이 가능합니다만, 지금 우리나라의 수능이나 토익은 기초 중 2가지(발음 빼고)와 듣기, 읽기 시험(모두 수동적 이해)만으로 구성된 절름발이 테스트입니다. 그리고 이점은 현실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는 측면(어떻게 수십만 명씩 다른 방법으로 테스트가 가능하겠습니까?)이 있으므로, 같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테스트 비용 문제는 소비자도 감당을 해야 하므로 "같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한편 토플은 거기다 '쓰기'를 가미했지만 아직 '말하기'인 TSE(Test of Spoken English)는 희망자에 한해 개별적으로 하는 만큼, 역시 불완전합니다. 그래서 토플이 향후 나아가는 방향은 이 "말하기"를 전면적으로 포함하는 길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2003년 2월 이미, 2005년 9월부터 토플시험 양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주관처의 공식 발표가 나왔고, 이 보도 내용은 ETS의 홈페이지(www.ets.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차세대 토플(Next Generation TOEFL)의 특징(2004. 5말 현재 ETS 게시 내용 기준)

1. 전체적인 신경향
가. ‘말하기’(Test of Spoken English)의 필수화
나. 지금까지 별도로 측정하던 ‘structure(구문, 문법)’이 각 과목 내로 통합되어 없어짐
다. 통합적 학습능력의 측정(integrated skills approach) –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기능의 통합 측정(밑의 Writing과 Speaking 의 Integrated 참조)으로 실제 상황과 흡사한 환경 구현
라. 전체 시험과정을 통해 노트 필기 허용
마.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화의 진전(등록 및 시험 진행, score reporting 등)
바. field test가 진행 중이며, 한번에 끝낸다는 것 이외의 시험시간 및 점수는 미확정이나, 추가된 ‘말하기’ 소화를 위해 기존의 과목별 문항 및 시간은 조정될 것으로 보임. 기존 CAT(Computer Adaptive Test) 방식은 없어짐.

2. L/C
가. conversation 2개, lecture 4개로 구성(기존의 짧은 대화는 기대하기 힘들 것)
나. 지금까지의 선택형 외에도 Yes/No형 문제 추가

3. Writing
가. Integrated: 먼저250 ~ 300단어로 된 인용문(passage)을 읽고, 관련 강의(150 ~ 225단어)를 들은 후, 요약하고 읽은 글에 대한 평가 (20분)
나. Independent: 최소 단어 설정(300단어) 외에는, 지금의 Writing과 같은 형식(30분)

4. R/C
가. 인용문 3개 제시(각 650 ~ 750단어)
나. 어휘설명란(glossary)과 review란(문제 푼 상황 보여줌) 신설
다. 선다형 또는 삽입형 문제는 현재와 동일
라. 6개 항목 중에서 4개 선택해서 matching(짝짓기)형 추가

5. Speaking
가. 총 6문제 중 Independent 2문제, Integrated 4문제
가. Independent: 잘 알려져 있는 주제에 대해 15초 준비하고 45초 답변
가. Integrated: 45초 100단어로 된 글을 읽고, 1 ~ 2분 정도 강의(설명) 들은 후, 30초 준비하여 60초간 답변

*차세대 토플 시행 시기 (2005.3월 ETS 공시 기준)

1. 2005.09.24: 미국

2. 2005.10.22: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3. 2005.11.01: 2006년 이후 IBT 시행 계획 발표

* 우리나라는 2006년 이후 시행국입니다.

 '수능에 L/C, R/C뿐인데 왜 문법해여?' 이런 글들 오가는 것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모르는 이 어색한 분위기, '개그 콘서트'의 '아이스 맨'이라도 불러 볼까요?

아직도 중고등학교에서 "회화보다 문법이 많다", 그런데 그건 토익(TOEIC*: 일본의 요청에 의해, 토플 등 규격화된 시험 출제 관리하는 미국의 ETS*에 의해 개발되어,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몰두하는 조금 희한한 시험), 토플(TOEFL*: 미국의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영어시험)이 문법을 강조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답변은 물정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거기서 문법 이름 붙은 것은 배점상 1/6(토플) ~ 3/10(토익)에 지나지 않습니다. 토플에서는 R/C나 L/C에서 어휘 문제가 출제되고, 문법은 거기 나오는 문장을 이해하려면 필수 기초인 상황입니다. 이 점은 GRE*(미국의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전공 소양 시험), GMAT*(미국의 경영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전공 소양 시험) 같은 시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그런 것 토론하는  카페에서 질의 응답에 참여했을 때도 똑같은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조금 고급문법이면 해결될 문제에 온갖 이상한 논리를 주고 받으며 설왕설래하더라구요. 제가 존경하고 평소 사숙(私叔)하는 구학관 박사님(홍익대 교수님으로 계시다가 현재 미국에서 목사로 계신다고 하네요)께서 그러셨지요, "우리가 초급 영어를 잘 못하는 핵심 이유는 영어의 숲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고, 중급/고급 영어를 잘 못하는 이유는 영어의 핵심 원칙들(즉, 영문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 TOEIC =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
+ ETS = Educational Testing Service (in New Jersey, USA)
* TOEFL = 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 GRE = Graduate Record Exam
* GMAT = 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Test

또 위에서 나왔던 조용남 박사님 책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쳤지만) 어디에서나 수강자들의 최대 약점은 문법 지식이었다.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기에는 우선 그들의 문법 지식의 레퍼토리가 너무 적었다. 따라서 자연히 표현에 제약을 갖게 되어 생산된 문장들이 자신의 연령이나 교육 정도에 알맞을 수가 없었다. 사용된 문법도 많은 경우 잘못되어 있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문법 항목과 어휘에서도 오류의 비율이 높았다. 영어 모국어 화자들이 교정한 한국 사람의 영작을 보아도 언제나 교정된 것들의 대부분은 문법이었다. 그리고 비영어식 표현과 잘못된 어휘 선택이 나머지 작은 부분을 차지했다. 이것은 기초적인 생활 영어 이상의 수준, 즉 중급 내지 고급 영어의 수준에서는 우리의 최대 약점이 문법 능력의 부족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조용남, 위의 책,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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