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이나 버스 터미널 가판대에서 무심코 신간을 보게 되면 사게 되는 잡지는 대개 [페이퍼]나 [무비위크]. 어제도 전철을 내려 버스타러 가는 도중에 들른 서점에서 이 잡지들을 샀다. [페이퍼]는 무가지일 때 '딱 네 취향이지!'라며 모아주던 이 덕분에 읽기 시작해서, 중간에 정기구독을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5,000원으로 올랐다. 4,900원과 5,000원의 차이는 매우 크다-_- 가끔은 5,000원의 가치를 생각하게 할 때도 있지만, 이번 9월호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직 여름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사진들, 자기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 폼나고 맛나보이면서도 간단해 보이는 요리법, 분리수거, 그리고 무엇보다 [하자센터].
[하자센터]의 이름은 전에부터 들어왔지만, 2페이지에 걸쳐 소개된 사진과 사진 설명만으로도 호기심 불타오르게 만드네.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 기자가 쓴 것 처럼, 이런 학교들이 마을마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다고 하면 우리나라는 정말 멋진 나라가 될 수 있을 텐데...진짜로 맘에 든 이 학교의 교육이념 같은 것은 다음과 같다.
 
하자 일곱개 약속
 1.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해야 하는 일도 할 거다.
 2. 나이 차별, 성 차별, 학력 차별, 지역 차별 안 한다.
 3. 어떤 종류의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 거다.
 4. 내 뒤치닥거리는 내가 할 거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5. 정보 때문에 치사해지지 않을 거다. 정보와 자원은 공유한다.
 6. 입장 바꿔 생각할 거다. 배려와 친절.
 7. 약속은 지킬 거다. 못지킬 약속은 안한다.
 
요즘 부쩍 대안학교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이번에 복학하는 교육대학원 교직도 [대안교육론]들을 생각이고. 물론 대안학교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소위 '귀족학교'라 불리울 만한 곳도 있고, 제도권 학교에서 처치곤란한 문제아들이 모이는 학교도 있고. 대안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도 천차만별인 거 같다. 대안학교를 보내려 하다 사정이 여의치않아 일반 공립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낸 젊은 엄마가 [선생님이 교실에서 아이들 조용히 시킨다며 소리 질러서 싫다,  급식 시간에 조용히 밥만 먹게 해서 싫다]는 글을 쓴 걸 봤는데, 그건 아니다 싶고. 그래도 대학 때 교직수업 듣느라 읽은 책 중 [서머힐]과 [창가의 토토짱]과 [하이타니 켄지로의 책]밖에 기억에 안남아 있는 나에게는,  말 그대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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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28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가지가 유가지가 되기도 하는군요...

▶◀소굼 2005-08-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인가 부터 안보기 시작했어요. 예전에 좋은생각보다 느낀 생각을 들게 해주더라구요.

세실 2005-08-28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번, 7번 저도 꼭 지키고 싶습니다. 우리도서관에도 내년에 정기구독 신청해야겠습니다~~

BRINY 2005-08-2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누구나 저 약속들을 지키면 이 세상이 훨씬 더 좋아질텐데요. 저도 맘에 새기고, 애들에게도 틈나는 대로 전파하렵니다.
근데요, 오늘 주의를 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조심하겠습니다]하고 말하면서도 계속 장난을 치던 3학년에게 [말을 했으면 좀 지켜라]했더니, [그럼 이제 그런 말 안할께요]하는 거 있죠. 애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