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체육대회를 했다. 날씨 무지 좋았지. 거의 모든 종목 준결승 이상 올라가고, 막판에 축구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로까지 나간 다음 계주 결승까지 나가야했던 3학년 10반 애들을 단체로 쓰러지게 만든 날씨이기도 했지만.
우리 반은 1/9이 체육복을 안가지고 와서 아침부터 속을 긁어놓기 시작하더니, 개교 이래 2번째 종합0점 행진을 하다가, 점심시간에 나한테 엄청 깨지고는 분위기 썰렁해져서 오후부터 눈치있는 애들이 쓰레기를 깨끗이 치운 덕에 막판에 질서상을 하나 건졌다. 다음 사진들은 그나마 내가 [그래, 오늘은 먹고 놀지 뭐~]하는 심정이었던 오전 모습들.


애들
하나하나 보면 다 개성있고 귀여운 애들인데 말이야...모아놓고 보면 질서 없음, 정신력 없음, 추진력 없음, 행동력 없음, 지구력 없음, 인내력 없음의 어중이 떠중이 집단! 먹는 것과 자는 것만 밝힘! 말은 또 얼마나 많은지! 내가 한마디하면 여기저기서 서너마디씩 함. 극성 학부모들과 담임 덕분에 먹기는 제일 잘 먹으면서!!! 먹은 값 좀 하라구!!!!


100m
첫 경기인 100m 달리기를 준비하는 보민이와 다른 선수들. 남색 긴팔이나 하얀색 반팔을 안 입은 애들은 3학년들. 3학년들은 반마다 유니폼(대부분 유럽이나 남미 프로축구팀 유니폼)을 따로 맞춰 입음. 올해 3학년들은 단합대회와 축구에 목숨거는 게 특징. 그 만큼 잘 뭉친다는 얘기.


계주준비
1600m계주를 하기 위해 출발선에 대기중인 1학년들. 3학년들과 비교해 진짜 어리군-_-


반장
반장! 반장이라 제일 야단도 많이 치지만, 그래도 열심히하려고 하는 거 다 안다. 너도 알지?


부반장
카메라만 들이대면 늘 이 폼이 나오는 부반장. 성별 가리지 않고 친구들을 끌고 다님. 우리반을 3층의 사랑방으로 만드는 중심 인물 중 하나.


씨름 연습
씨름 출전 선수를 상대로 연습을 시키는 체육부장. 장래희망:태권도 관장. 본인은 농구 예선에서 떨어져, 어제는 거의 한 일 없음.


단축마라톤 대표
그나마 가장 높은 성적을 올린 단축 마라톤 선수들. 앞에 2명이 우리반. 뒤에 있는 건 옆옆반 반장. 이 둘을 선발한 이유는, 두 녀석의 등하교 코스와 겹치는 부분이 마라톤 코스라서. 근데, 정말 잘 뛰어줬다.


마라톤 출발
뭐야, 뭐! 왜 3학년들이 출발부터 앞에서 하는 거냐고!!! 출발선 저 앞에서 초록색 조끼를 입고 출발신호를 하는 건 체육대회 준비와 진행을 맡은 학생회 임원들. 뒤에서 꽹과리 치고 있는 건 유니폼을 보아하니, 내가 총애하고 부러워하는 3학년 4반?


어중이떠중이집단
우리반의 일상 모습을 자알 보여주는 한 컷. 나는 머리를 더 짧게 자르기 전 마지막 사진. 오후 내내 열받아서 저녁에 바로 머리를 커트하러 미용실 감.

한 녀석이 밝힌 체육대회 소감 : 우리 반, 운동도 못하니 이제 공부밖에 할 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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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25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반장 오... 폼이 심상치않아요^^

LAYLA 2005-05-25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학년이랑 3학년은 정말 다른거 같아요. 1학년은 아직 중딩티가 나고 3학년은 뭐 어른이랑 다름없으니..^^

nugool 2005-06-02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맨 마지막 단체 사진이.. ㅎㅎㅎ 자유로운 애들의 모습을 보여주네요. 음.. 부반장은 물만두님 말씀마따나.. ㅋㅋ 범상치 않은 걸요. 녀석 어지간히 똥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