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점심을 먹은 올드 마켓 '수프 드래곤' 주변입니다.


수프 드래곤 레스토랑 건너편에 있는 건물입니다. 저기 1층에 서점과 마트를 겸한 가게가 있고, 그 옆에 맛사지 샵, 그 옆에 블루 펌프킨과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편의점같이 생긴 마트는 생각보다 호텔 주변, 즉 국도 6호선 주변에 많았습니다. 대개 주유소에 ~마트라고 해서 편의점이 같이 있더라구요. 한국식료품점도 봤습니다.


올드 마켓인데 왜 이리 한산하냐구요. 사실 자그마한 가게들은 이런 큰 길 사이사이 뒷골목들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점심시간이라 이 근처에 많이 몰려서 손님을 기다리는 뚝뚝 기사들도 지금은 그늘로 피해있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새벽에 선선할 때부터 일찍 일상을 시작하고, 대신 뜨거운 한낮에는 쉽니다.



점심식사 후,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일몰을 보러 톤레삽 호수로 떠났습니다. 승용차로도 30분 이상 간 거 같습니다. 시내 근처는 건기라 논들이 다 말라 있는데, 호수 근처로 가자 초록색 논들이 보입니다. 우기에는 호수가 되는 지역이라고 하는데, 새를 쫓는 허수아비는 어디에나 있네요. 우기, 건기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캄보디아 모든 지역에서 1년에 2모작이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

호수 근처 사무소에서 보트대여비 포함해 1인당 20불의 입장권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선착장으로 가니, 물이 줄어서 가느다란 수로에 작고 큰 유람선들이 잔뜩. 그 중 한 척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일단 호수를 향해 수로를 나아갔죠.

 
세숫대야같은 배에 몸을 싣고 다가와 원달라를 외치는 아이들도 없고, 하여간 평화로왔습니다. 수상가옥에서 바깥에 다 보이던 말던 아랑곳않고 자기들의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 작은 배로 이동하는 사람들...수상 가옥에도 안테나는 다 달려있고, 배터리로 TV도 본답니다. 몰은 갈색으로 보여도, 이게 건기라 그런거지 결코 더러운 물이 아니었습니다. 손으로 물을 떠서 맛을 봤거든요. 우기에는 초록색이 된답니다.  



이제 수로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호수다워집니다.


가두리 양식장? 비슷한 물고기 양식장도 보이고.


제법 큰 수상가옥입니다.


여기서 제비도 많이 봤는데, 호수 안쪽으로 다가가자 저렇게 많은 물새떼들이 수면 가까이를 날아다니면서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호수 가운데에는 3층 전망대가 달린 배가 있어, 거기에 타고 온 배를 대고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서 찍은 일몰 전의 모습입니다. 동양 최대의 호수라길래 어떤 곳인가 했더니, 정말 바다처럼 넓디 넓은 호수였습니다. 이게 우기에는 더 커진다니까 놀랍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에 메콩강 상류에 댐을 지어서 수위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홍수가 난다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잡히는 물고기의 양이 줄어드는 등 변화가 있다고 합니다.

전망대로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희는 다시 작은 배를 타고 좀더 안쪽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구름이 끼기 시작해서 태양이 물속으로 퐁당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습니다. 일몰을 기다리는 동안, 뱃사공이 갑자기 퐁당하고 물 속으로 뛰어들긴 했지만^^ 그리고 작은 쪽배를 저어서 어린아이 3명이 음료수를 팔러 왔기 때문에 1달러에 세븐업 캔을 하나 샀습니다. 학교도 끝났을 시간이고, 스스로 물건을 팔러 다닌다는 건 장하지 않나요. 수줍어하면서도 아주 싹싹한 소녀였습니다.

해가 떨어지자 바로 어둑해지기 시작해서 그대로 배를 돌려 돌아왔습니다. 첫날 관광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피곤해서 시내에서 저녁먹을 생각도 못하고, 토요일이라 7시15분에 시작하는 아동병원에서의 자선 첼로 콘서트에도 못갔습니다. 호텔에서 룸 서비스로 뜨거운 물과 춘권(합해서 6.5불)을 시켜서 컵라면과 같이 먹었습니다. 컵라면이 시원찮았지만, 감기기운이 있던 친구는 덕분에 몸이 확 풀려서 일찍 잘 잤다고 합니다. 하긴 시차가 있으니, 캄보디아의 밤9시는 우리나라의 밤11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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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7-02-2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곳이 동양최대의 호수로군요. 물새떼들과 석양 너무 멋지네요.

paviana 2007-02-2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수가 아니라 바다같아 보여요.멋져요.

로드무비 2007-02-2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물이 있는 풍경이 최고예요.^^

하루(春) 2007-02-2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오셨군요. 갑자기 페이퍼가 올라와서 뭔 일인가 했어요. ^^;;

BRINY 2007-02-2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우차우님/ 물새떼의 비행은 직접 보는 게 더 멋졌어요~
파비아나님/정말 바다같았어요. 물맛이 안 짜서 민물호수구나 했지.
로드무비님/ 건기라서 내내 황토먼지 풀풀 날리고 다니다가 물을 보니 시원하더라구요.
하루님/네~ 지난 수요일에 돌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