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ard Hopper, "Nighthawks", 1942.

Miles Davis_'Round Mid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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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 2004-01-26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obert Hobbs의 "Edward Hopper"(1987)란 책에서 "Nighthawks"(1942)에 대한 구절을 보면, 호퍼는 이 작품을 그리면서 그리니치 가에 있는 식당(restaurant)을 모델로 했으며, 그 식당은 두 거리가 합쳐지는 곳에 있고, 실제보다 식당을 좀더 크게 그렸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Unconsciously, probably, I was painting the loneliness of a large city."

호퍼에 대한 평들을 죽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호퍼의 자화상(1925~30)을 보면, 성실할 것 같고 깔끔한 보통 미국인이 그려져 있다. 배경에는 흰 벽과 닫힌 문이 보인다. 자화상을 그릴 때 자신이 어떻게 보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가정한다면, 호퍼를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듯하다.

여기 "Nighthwaks"가 있다. 아마도 호퍼의 가장 유명한 그림들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림 속의 네 사람(아니면 적어도 남녀 커플과 종업원)은 늦은 밤에 할 법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고된 하루였어." "내일 톰슨 씨를 만나기로 했어." 등등.. 다만, 등을 보이고 있는 한 사람은 작품 전체 구도에서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등 호퍼의 전형적인 "silent witness"로서 "loneliness"를 구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침묵의 응시자가 이 작품을 외로움에 잠기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을 알거나 좋아하는 사람 누구도 이 작품이 도시인의 고독을 그렸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나 역시 그렇다. 아마도 이 작품이 매력이 있는 것은 중앙의 인물로 모아지는 구도, 쓸쓸한 도시의 밤 정서, 차가움과 따스함이 섞여 있는 색채.. 이런 것들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이 작품을 대할 때면, 호퍼의 다른 그림들이 그렇듯이 어떤 위안을 받게 된다. 결국, 호퍼의 매력은 이러한 위안과 공감에 있는 것이지, 단절된 도시인의 고독, 파편화된 삶.. 뭐 이런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딸기 2004-02-1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쓸쓸하고 적막하지만-- 그 '단절'에 또한 공감하기에, 위안을 받는 거죠. 나는 현대의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내가 존재하는 시/공간적 배경이고, 그 속에서 때로는 단절에 절망하고, 때로는 약간의 소통에 위안을 느낍니다. 존재 자체가 단절적이고 쓸쓸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합니다. 당신도 그러합니까? 호퍼라는 화가는, 우리 모두가 그러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나는 공감과 위안을 느낍니다.

꼬마요정 2004-06-1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이거 제가 아는 그림~~^^
제가 읽던 책에 밤샘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들어가있던 그림이네요...
그러고보니 화가가 에드워드 호퍼구.. 이런.. 신기해라.. 굉장히 인상에 남았었는데, 여기서 보니 무척 반갑군요..^^*

브리즈 2004-06-1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퍼의 그림은 적막해요. 적막하지만 위안을 느낄 수 있고..
인상에 남으셨던 그림이었다니, 앞으로 다시 호퍼의 그림들도 몇 장 올려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