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약국의 딸들 - 나남창작선 29 나남신서 105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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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 책에다가 이런표현이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어쩜 이렇게 글을 맛있게 썼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너무 밍밍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고 정말 쫄깃쫄깃한 재미에 맛까지 더 해졌으니, 그야말로 너무 좋다는 표현만으로두 모자른게 아닐까 싶다.

 내용으로 본다면야 정말 김약국의 다섯명의 딸들의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일이 잘 안풀리냐 싶지만, 그것이 작가가 살았던 시대의 여인들의 생활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욱 그런 내용을 작가는 쓰고 싶었던게 아닐까? 비극적인 내용이어서 어둡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어두워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은 받을수가 없다.  파란하늘에 날씨가 화창한 그리고, 바람이 솔솔 부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어쩐지 책장을 덮을때까지 희망을 잃어버리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그 딸들의 운명이 정말 박복하다라고 생각하는건 제 3자의 눈으로 보았을때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쩜 그들은 그 운명속에서도 나름 만족을 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도 그렇게 물건에 대한 욕심이 많더니만, 결국은 부자가 되었고, 둘째도 자매들의 부모님들의 비극을 겪고 한탄만 하는게 아니라, 열심히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넷째딸도 미치긴 했지만, 정신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자신만의 해석을 하며 행복한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쩌면 불행하다는건 상대적으로 비교를 해서는 안되는게 아닐까 싶다. 불행한 환경속에서도 김약국의 딸들처럼 자신들의 삶에 대해서 희망을 잃지 않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그 삶이 불행하다고 말할수는 없없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오래간만에 좋은 책을 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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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
넬리 뷔퐁 외 19인 지음, 박정연 옮김 / 나들목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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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현재 즐겨 보고 있는 미국 드라마가 있다. 다름 아닌 ' 길모어걸스' 이다. 처음엔 모 영어가 다른 드라마에 비해 잘 들린다는 소리를 듣고 다운을 받아 보기 시작했으나, 지금은 다음회를 목 빼고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잔잔하게 일상생활의 에피소드를 잔잔하게 잘 표현 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딸과 엄마의 친구같은 관계 때문에 부러워 하면서, 혹은 공감하면서 보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을 뿐만 아니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엄마와 딸 사이에는 무언가 끈끈한 무엇이 있다는 느낌이다.

 괜히, 아침에 투정을 부리고 혼자 후회하면서 점심시간즈음에 엄마에게 괜히 밥 먹었냐고 전화를 아무렇지 않게 전화 할 수 있는것도,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찾게 되는 사람이 엄마인 것도, 항상 엄마는 든든한 내편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이 무언가 때문인 것 같다. 가끔은 친구에게 할수 없는 말도, 남자친구 혹은 배우자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은 말도 엄마에게는 잘 털어 놓을수 있으며, 조언을 구할수 있다.

 요즘들어 가끔 생각을 해본다. 만약, 결혼을 하면 나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딸을 갖고 싶다는... 점점 여자들이 살기에는 세상이 흉흉해지고, 아무래도 우리나라처럼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기엔 장애물이 많다는 이유로 농담삼아 회사사람들과 딸을 낳는다는건 딸에게 죄악이라는 말도 해보지만, 내가 엄마입장이라면 딸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길거리에서 말을 안듣고 떼를 부리는 아이들은 남자애들일 경우가 많으며, 사춘기가 되었을때 나의 통제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며, 현재 내 또래 성인 남자들이 생각하는 엄마와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면 평생 함께 할수 있는 친구같은 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와같은 나의 생각은 더욱 뚜렷해졌다. 그리고,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더불어, 엄마에게 전화 한통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엄마라면, 아님, 이 세상의 딸들 이라면, 엄마와 딸의 끈끈한 무언가를 느껴보고 싶은 남자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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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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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넘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강렬하게 와 닿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차라리 ' 책읽는 여자는 아름답다'라고 제목을 지었더라면 사람들의 관심을 이렇게 끌지는 못했겠지?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낀 점은 '책읽는 여자는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이었다.

 어렸을때부터 예체능에 소질이 없었던 나는 미술 교과서에 있는 미술작품 외에는 관심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그러니, 어느 화가의 어떤점이 훌륭하다는 것은 그저 고등학교 때까지 배운것이 전부일 터였다. 그러던 중 알라딘을 알게되었고, 이곳저곳의 서재들을 들여다 보다가 책읽는 여자를 그린 그림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 그림이 무척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더랬다. 그런정도의 느낌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날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는 책이 눈에 띄었다. 과연 이게 무슨뜻일까?하고 주저없이 사서 읽어보았다.
 
 이책은 어쩌면 독서역사의 소개를 통해 여성 독자들에 대한 발전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그림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설명해 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연대별루 나열해진 전시관에 편안히 하나씩 하나씩 감상하고 나온 기분이 든다. 피곤할때, 휴식이 되어 줄 수 있는 책인 듯 싶다.

 더불어, 여성 독자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공감대도 형성하면서, 더욱 신나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때때로 어디서 본 듯한 그림이 나오면 기분이 더욱 좋아지고, 아는 화가가 나오면 반갑기까지 했었다. 이 책을 덮으면서의 느낌은 편안하게 아주 좋은 느낌으로 미술관에서 관람을 하고 나온 기분이다. 기분 좋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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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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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읽은지는 꽤 된거 같은데, 리뷰 쓰기가 무척 힘든거 같다. 이 책은 소설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자서전도 아닌것이 뭐라 설명하기 힘든 책인것 같다. 그러나, 한 여자의 인생을 알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어진다.

맨처음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하여 분개를 하며 책장을 넘겼었다. '이여자 바보 아니야? 아무리 몰라도 그렇게 모르고 철딱서니가 없어?'라며 혼자 화가 났었더랬다. 자신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시민들의 피같은 세금을 가지고 모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생각을 해 본결과, 어쩌면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아이들이 '밥이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되지 않아?'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마리 앙투아네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가에서 태어나 얼마나 부족함이 없이 살았겠는가? 그러니, 배고픔과 가난이 어떤 것이라는것은 어쩜 상상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리 앙투아네트보다는 그녀를 그렇게 만든 루이16세가 더욱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다고 느꼈다. 그는 한나라의 왕이 되기 보다는 그저 사냥과 책이나 읽으며 일생을 보내는 귀족이나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것이 세습왕조의 폐해가 아니겠는가? 왕이 되기엔 능력도 없고, 재미도 없는데, 하기 싫고 머리아픈일을 자꾸 하라고 하니 루이 16세도 인생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점점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나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일의 사태를 잘 파악하고 있을 뿐더러 왕비의 품위까지 잃지 않았으니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요즘 무슨일이 벌어지면 서로 발뺌하고, 거짓말에 거짓말을 보태면서까지 자신의 자리를 잃지 않으려고 하는 요즘 정치인들을 볼때, 그녀 같은 정치인이 우리나라에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덜 세상이 시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쩌면 마리 앙투아네트는 왕비가 되기 보다는 왕이 되었더라면, 옆에서 조금만 더 보조를 잘 해주고 잘 키웠더라면 역사책에 사치의왕비라는 오명 보다는 훌륭한 왕으로서 우리의 역사책에 자리를 잡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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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10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도 자서전도 아니라 이 책은 전기(biography)입니다. 츠바이크는 전기작가로도 유명한 사람

보레아스 2006-05-1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가 전기작가로 유명한건 몰랐네요 ^^;
 

 내일 회사에 한 부장님의 집들이다. 솔직히 말하면 뭐라 해야하나? 애들이 둘다 유학을 가 있는 관계로 집을 줄여서 이사를 하는데, 이사하기전에 회사사람들을 한번 초대하는거니까 집들이는 아니고,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암튼, 그래서 내일 그 집에를 가기로 했는데, 술때문에 신경전이 대단하다. 남자직원들은 가는데, 어찌 빈손으로 가겠느냐고 술을 사가지고 가자고 하고, 여직원들은 우린 술 못먹는다고 그냥 다른 걸 사가지고 가자는 의견이다.

 나도 왠만하면 술먹지 말자고 하는 성격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한잔 마시는것도 좋으니까.. 대학교때 처음으로 소주를 먹어보고 1,2학년때는 정말 무던히 많이 마셨다. 술을 많이 먹어도 그리 잘 취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항상 사람들 취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재미있기도 하고, 술먹으면서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하는 분위기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회사에 들어오구 나서 술먹는게 고역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회사생활한지 거의 3년이 넘어가는 지금에서야...

 내가 회사에 다니면서 임원분이 지금이 세번째다. 임원에 따라서 회식 분위기가 틀려지기에 그동안은 회식이 그렇게 좋지도 않았으나, 그렇다고 피하고 싶은 그런 장소는 아니였다. 첫번째분은 딱한번 첫번째에 한번씩 파도를 탄 후에는 술을 권하지 않았었고, 두번째분은 술을 그리 즐기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회식을 할 수 있었으니, 그 또한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지금의 새로운 임원분은 정말 어찌 할수없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계셨으니, 술을 돌리는것은 기본이고 술을 한번 받으면 술잔에 입도 안대고 목을 통해 원샷을 하는 분이시다. 그런 분위기에서 처음 회식을 했을때, 우리는 양주, 소주, 맥주의 골고루된 술을 맛보았고, 다음날 멀쩡한건 그 임원분 한분이었다. 남자직원들은 외근을 핑계로 모두 사우나에 가거나 밖에서 휴식을 취했었고, 그렇게 하지 못하던 여직원들은 정말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고생을 했었다.  나또한 위액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것을 처음 깨달을 정도로 심하게 다음날 고생을 했더랬다.

 그 이후로, 우리는 다짐을 했었다. 다시는 저녁 회식 말도 안꺼낼 것이며, 야유회는 생각도 안할 것이라고.. 그러던중, 부장 한분이 집들이를 한다는 거였다. 그냥 집으로 초대하는건데, 꼭 그렇게 술까지 챙겨가서 먹어야 하는건지 이해를 할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 집에 갈때 술을 가져가는것은 예의다' 라고 말하는 아저씨는 그 굉장했던 회식 다음날 혼자 사우나에 가서 휴식을 취하는 바람에 나 혼자 전화받고 그업무 다하고, 위에 사람한테 변명을 하는 기회를 주었던 아저씨다.

 모 즐기는것이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다음날 그렇게 무책임하게 행동을 하면서 또 굳이 다른집에 초대 받아가는데, 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수가 없다. 그냥 집 잘 구경하고, 밥먹으면서 이야기만 하면 안되는건가? 회사사람들이 친구처럼 편하고 서로 마음 편하게 즐길수 있는 분위기면야 아무런 걱정이없겠지만, 술이 있으면 강압적으로 마셔야 하고, 그 술병이 비어야 회식이나 모임이 끝나는 그런 분위기를 정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 집이 우리집에서 가는것도 불편해서 어찌 집에 가야 할지도 막막한 이 시점에서 술때문에 또 골머리를 썩어야 하다니.. 그냥 이런 모임에서는 단란하게 밥만 먹고, 다음 집에서 좋은일만 일어나기를 같이 빌어주자고요~ 괜히, 다른 집가서 술먹고 떠들어서 이웃에게 피해나 주고, 다음날 고생하지 말고... 4월쯤에 가자는 야유회도 너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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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2-27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술 잘마신다고 아랫사람에게 술 돌리는 사람은 참 나쁜 사람입니다. 맑은 정신에서 얘기하면 훨씬 더 재미있는데... 근데 제가 인사 드렸던가요. 마태우스라고 합니다. 꾸벅.

보레아스 2006-02-27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태우스님.. (--)(__) 반갑습니다~^^
그러게요.. 맑은 정신에서 그냥 편하게 사는 이야기나 하면 좋을텐데 말이져.. 정말 내일이 걱정이 됩니다. 부장님께 미리 방어좀 해달라고 부탁은 드렸지만, 부담은 어쩔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