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창 듣는 질문이다. 결혼이 다가오다보니 여기저기서 특히 남자들이 이런질문을 많이 한다. 밥은 할줄 아느냐? 생선은 만질줄 아느냐? 요리 할줄 아는거 있느냐? 요리는 배우고 있냐? 등등등. 어떻게 보면 그냥 넘길수도 있는데, 신경이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나는 이 소리를 들으면 짜증이 밀려든다. 남자들이 결혼한다고 해서 못은 박을줄 아느냐? 고장난거 고칠줄 아느냐? 이런질문은 잘 안한다. 허나, 여자들에게는 쏟아지는 이런 질문들... 솔직히, 기분 나쁘다.

 결혼하고도 일을 계속할 계획이기에, 나혼자서 집안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거기에, 신혼집이 남자친구의 회사에선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곳에 있고, 나는 지하철을 타고 넉넉잡게 1시간 20분 정도를 잡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집에 있는 시간이 남자친구 쪽이 많을 수도 있다. 퇴근시간이 나는 거의 정시 퇴근이지만, 남자친구는 많이 늦는다는 이유로 신혼집을 그쪽으로 잡았는데, 그 이유로 아침준비는 남자친구에게 부탁할 생각이다.

 솔직히, 결혼이라는게 서로서로 협조해서 꾸려 나가야 한다는게 내 입장인데 점점 여자의 희생을 강요하는것 같아서 마음이 심란하다. 거기에, 그런걸 당연시 여기고 그런 질문들을 쏟아내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자신의 경험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점점 도망쳐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예로 들자면, 점심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중 본인이 결혼할때 본인의 엄마는 며느리 될 사람에게 밍크코트를 요구했다고 한다. 거기에 본인과 아버지는 미쳤냐고 요즘같은때 밍크를 한겨울에 몇번을 입겠느냐고 해서 겨우 진정을 시켰는데, 나중에 이어머니 며느리만 따로 불러서 밍크를 받아냈다는 이야기... (속으로, 우린 그런거 안하기로 했는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밖으로 낼 수 없었다. 너무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길래...)

 예전에는 아무생각없이 결혼이란걸 생각했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어려운 문제인것 같다. 특히나, 요즘 세대처럼 태어날때부터 교육받을때까지 남여차별이란걸 받아본적이 없는 사람들에겐... 얼마전, 대학동기 모임에서 그문제를 가지고 이야기 한적 있다. 여자들도 똑같이 돈들여서 교육받고, 회사다니고 있는데 너무 여자에게만 무언갈 강요하는 결혼제도가 너무 싫다는 여자동기들의 의견이었고, 남자동기도 결혼준비를 하면서 남자집은 갑의 입장이고 여자집은 을의 입장인것 같아서 신부될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중간에서 그거 조정하느라 얼굴에 트러블까지 생겨 피부과 다니고 있다고... 그냥 웃고 넘기고 말았지만, 어찌보면 참 씁쓸할 따름이다.

 점점 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마음이 심란하다. 아직까지도 잠수하고픈 마음도 가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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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10-2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풋한 글 잘 읽고, 땡스투 하고 갑니다^^

보레아스 2007-10-22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감사합니다. 추천까지 해주시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