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남일에 대한 새로운 발견. 김남일의 소설은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손을 내밀지 않았는데 이제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산문이라는 특성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문체가 참 마음에 든다. 군더더기가 없는 듯하면서도 감정에 호소할 때는 어찌 그리 마음을 싸악싸악 문지르는 비유를 해낼 수 있는지.

평소에도 '책'에 관한 책을 매우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더 많은 책들이 읽고 싶어진다.

-. 서점에서 새 책을 '소유'하고 난 뒤엔 전찻길이 멀수록 복되다는, 식민지 시대 최고의 문장가 상허 이태준의 <무서록>.

-. '책'보다는 '冊'이 더 아름답고 冊답다는 소설가 이태준의 <복덕방>.

-. 식민지 경찰로 근무했다는 낯선 이력의 소유자 조지 오웰의 <식민지의 사계>.

-. 출판사에서 돈을 받아내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는 김수영의 <시여, 침을 뱉어라>.

-. 자만심에 가득찬 의고체의 매력이 돋보이는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 담 너머의 미래를 전혀 설계할 수 없어 대신 발 밑 세계에 탐닉했던 정치범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

-. 60년대 초반 사이공의 평범한 여학생 홍이 광기의 역사에 휘말리는 과정을 추적한 응웬 반 봉의 <사이공의 흰 옷>.

-. 고약한 작가 제임스 핀 가너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베드타임 스토리>.

-. 미술평론가이자 화가인 근원 김용준의 <근원수필>.

-. 77년부터 82년까지 서울 한복판 산동네에 살던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고마운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