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갖기를 주저하는 사회 - 사회를 이해하는 세 가지 인구 프리즘, 2020 전국지리교사모임 추천도서, 제19회 대한민국 독서토론 논술대회 도서
윤정현 지음 / 푸른길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지리학자인 저자가 인구문제라는 한국 사회의 이슈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1. 정말 문제인지, 2. 누구에게 문제인지, 3. 좋은 점은 없는지라는 질문들인데

이것들을 저출산, 고령화, 맬서스라는 세 가지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다.

'저출산'에서는 인구가 너무 많으면 문제라더니

이제 와 인구가 준다고 문제냐라고 반문하면서 다른 나라의 통계와 비교한다.

그리고 인구가 감소한다고 해도 적정한 수준만 유지할 수 있다면

오히려 생활수준 향상에 도움을 둔다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고령화'에서는 이미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노인들도 잘 살 수 있는사회 제반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많은 데이터와 도표들 중에 제일 인상 깊었던 건,

'한국 사회 노인들의 시대별 집단' 표인데

이걸 보고 있으면 연령별로 어떤 시대를 겪어왔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데

당연한 걸 잊고 있었단 생각에 마음이 좀 아프기도.


'맬서스'에서는 맬서스의 인구이론을 비판하며,

그가 살던 시대의 영국의 빈민과 부랑자의 삶을 조명하고는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같다는 점을

영화 <설국열차>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결국 인간은 숫자로만 표현될 수 없는 존재라는 점,

'성장'의 꿀물이 공정하게 배분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적정 인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책은 11회 성남시독서토론대회 중등부 토론도서인데

중학생 수준으로 어떻게 읽어내고 토론할지 몹시 기대된다.

https://m.blog.naver.com/bookanddebate/223480336155

영국의 지리학자 존 앤더슨은 "맥락에 관심을 가지는 학문이 지리학이며, 지리학은 어떤 맥락이 특정한 행위와 목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려는 학문 - P7

절대군주 시대에는 통치하는 지역에 대해 낱낱이 알 수 없었지만 근대국가에서는 그것이 가능했으며, 또한 그래야만 통치를 할 수 있었다.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완벽한 지식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 P23

21세기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을 100여 년 전 프랑스의 많은 사람들이 했던 것이다. …… 즉 인구 감소를 국가적 재앙으로 간주했다. - P99

진화적 관점에서 현대 사회의 저출산을 설명하는 가설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현대의 극히 낮은 출산율은 수렵-채집 생활에 맞추어진 인간 심리적 적응이 진화적으로 낯선 환경과 불협화음을 일으킴에 따른 부작용의 산물이라는 가설이다. 둘째,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자녀를 적게 낳는 행동이 전파되거나, 가족 중심의 네트워크가 붕괴하여 출산의 중요성이 덜 강조됨에 따라 저출산이 야기되었다는 유전자-문화 공진화 가설이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투자하는 비용이 많은 현대의 환경에서 극심한 저출산은 부모의 장기적인 적합도를 최대화하는 적응적인 형질이라는 가설이다. - P71

중간 정도의 저출산과 인구 감소가 더 높은 수준의 물질적 삶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 P75

마르크스는 인구문제를 식량 공급과 관련시키지 않고 사회·경제적 체제와 관련된 자원 분배 문제로 보았다. 따라서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체제의 변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맬서스는 과잉 인구를 자연법칙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마르크스는 상대적 잉여 인구, 즉 실업자의 발생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21세기 우리 사회와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금융·경제 위기 그리고 그 이후 발생하는 대량실업 사태는 누구의 책임이며, 왜 수많은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해야만 하는 것일까? 자본주의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 중요한 단계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토지와 직장을 잃고 희생양이 되어왔다. - P187

맹목적 성장보다는 분배와 균형이 갖춰진 성장, 그리고 무조건적인 출산 상려가 아닌, 우리나라의 자연환경과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상황에 적합한 적정 인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 P219

이 책은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에 대한.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문제일까?‘, ‘문제라면 누구에게 문제일까?‘. ‘좋은 점은 없을까?‘하는 질문들입니다. - P2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알려주는 시간에 대한 10가지 이야기
콜린 스튜어트 지음, 김노경 옮김, 지웅배 감수 / 미래의창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

지금껏 시간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고정관념을 잊어버리고 이 이야기들을 접한다면, 여러분도 저처럼 물리학과 사랑에 빠지게 될 테니까요.

11쪽

그러나 이제 우리는.시간에도 시작점이 있고, 우주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지구나 인간 없이 존재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40쪽


사건의 지평선을 넘는 순간, 당사자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밖에서 그의 불행한 임무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그의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104쪽

웜홀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싶다면 시공간을 평범한 종이 한 장에 비유해서 생각하는 게 가장.쉬울 것이다. 종이의 한쪽 끝에 지구가 있고, 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다른 쪽 끝에 있다고 상상해 보자. ……우리는 이전 장에서 시공간이 조작되고 휘어질 수 있음을 이미 보았다.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갑자기 목적지가 상당히 가까워진다. 종이의 양 끝을 연결하는 터널이 있다면 순식간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웜홀이 바로 그 터널이다.

123쪽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존재해야 한다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한다. 오직 '현재'만이 실재한다는 우리의 확고한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우주에는 이미 일어난 모든 것과 앞으로 일어날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태어나고 어딘가에서 죽어가고 있다..

137쪽

보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블록 우주 이론은 미래가 이미 저 너머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 페이지를 읽음으로써 이 책의 끝을 바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은 당신의 이야기를 바꿀 수는 없다. 내일이 오늘 일어난 일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유 의지'라는 개념은 시간의 흐름처럼 그저 신기루와 같은 환상에 불과하다.

141쪽


1. 저자의 말처럼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게 되었다.

피상적으로 알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대체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리학과 사랑에 빠지진 않음. 그건 천재들의 학문으로 남겨두자.

2. 읽다 보면 매우 사실적인 묘사인데 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밤하늘을 먼 과거라고 말하는 걸 보며

진정한 시공간 여행이란 지금, 여기가 아닐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3. 사건의 지평선을 들으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이벤트 호라이즌>이라는 옛날옛적 공포(스릴러) 영화다.

웜홀에 빠진 우주선 '이벤트 호라이즌'의 우주인들이 겪는 매우 공포스러운 이야기.

피칠갑을 하던 샘 닐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를 걸 보니

그다지 완성도는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포'만큼은 생생했다는 점에서

'참된 공포감이 살아 숨쉰다'고 했던 스티븐 호킹과 의견이 같다.

'사건의 지평선'이 블랙홀 가장자리이며

블랙홀 내부의 일을 아무도 모르고, 외부의 우리는 어떤 영향도 받지 못하는

그 경계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지평선'은 내게 늘 공포를 연상하게 한다.

4. 웜홀을 보면서 얼마 전 수업한 <홍길동전>을 떠올렸다.

공간을 접으나 땅을 접으나, 웜홀이나 축지법이나 내게는 딴 세상 이야기.

5. 블록 우주이론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시간을 이해하면서 알게 되는 건,

시간 여행의 패러독스가 과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적용된다니,

좀 허무함.

어제 리뷰한 <유전자 지배 사회>에서는 유전자에 저항하는 인간다움에 대해 말했는데

발버둥쳐보았자 결국은 제 자리라고?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그것은 운명론, 팔자, 뭐 그런 것들에 갇힌 인간 존재의 미미함을 실감하게 하지만

나는 나의 미래를 모르니 그저 살아갈 뿐.

6. "나는 과거요 미래요 현재다" 이거 어딘가에서 봤는데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어떤 신의 말씀이었던 것 같은데, 그게 기독교의 신이었는지 인도 신화 속의 신이었는지 모르겠다.

크리슈나는 신의 화신으로서 이루어야 할 운명을 위해 나아가는 인물.

결과를 알면서도 그렇게 이루어지도록 행동한다는 점에서

신적 영웅들은 블록 우주의 상징인가?


https://m.blog.naver.com/bookanddebat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 역사를 바꾸다
조엘 코트킨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도시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세계사를 좀 아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 개요서)은 좋음. 2.국어문법 안 맞는 번역이 실수라 하기엔 너무나 많고, 신판2쇄가 되도록 해결 안 되었다는 점에서 놀랐음. 이런 번역, 참으로 오랜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곱, 너는 특별해! - 2단계 문지아이들 29
가브리엘레 하이저 지음, 카타리나 요아노비치 그림, 권세훈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끼리는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다니고, 고래는 힘차게 헤엄치고, 앨버트로스는 날아다니고. 
걷지 못해도, 헤엄치지 못해도, 날지 못해도, 
코끼리이고, 고래이고, 앨버트로스라는 건 변함이 없는 것. 
그 자리에서 그렇게 살아지는 것.

다만, 그 특별함, 사회적인 가치를 강조한 나머지 사회적인 가치가 없으면 존재마저 부정 당할 수 있다는 느낌이 마음아파, 별 하나 뺌.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문제는 앨버트로스가 날지 못한다는 건데, 모든 동물이 날아다니는 건 아니야. 나도 날지 못하는걸. 하지만 아무도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56쪽

이 아이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기쁨을 주는지 모르겠어. --7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트로이의 목마도 아니고, 아들 텔레마코스를 만나거나, 아내 페넬로페를 다시 얻기 위해 활 시위를 거는 장면도 아니다. 
한 여인을 향해 자비를 갈구하는 그 모습이 언제나 첫 번째로 떠오른다.
절망의 마지막에,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오로지 자비만을 구하는 그 모습은 언제나 마음을 울린다.

그러니, 여왕이여! 그대는 나를 불쌍히 여기시오.
천신만고 끝에 나는 맨 먼저 그대에게 왔고, --144쪽


댓글(0)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