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의 말처럼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게 되었다.
피상적으로 알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대체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리학과 사랑에 빠지진 않음. 그건 천재들의 학문으로 남겨두자.
2. 읽다 보면 매우 사실적인 묘사인데 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밤하늘을 먼 과거라고 말하는 걸 보며
진정한 시공간 여행이란 지금, 여기가 아닐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3. 사건의 지평선을 들으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이벤트 호라이즌>이라는 옛날옛적 공포(스릴러) 영화다.
웜홀에 빠진 우주선 '이벤트 호라이즌'의 우주인들이 겪는 매우 공포스러운 이야기.
피칠갑을 하던 샘 닐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를 걸 보니
그다지 완성도는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포'만큼은 생생했다는 점에서
'참된 공포감이 살아 숨쉰다'고 했던 스티븐 호킹과 의견이 같다.
'사건의 지평선'이 블랙홀 가장자리이며
블랙홀 내부의 일을 아무도 모르고, 외부의 우리는 어떤 영향도 받지 못하는
그 경계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지평선'은 내게 늘 공포를 연상하게 한다.
4. 웜홀을 보면서 얼마 전 수업한 <홍길동전>을 떠올렸다.
공간을 접으나 땅을 접으나, 웜홀이나 축지법이나 내게는 딴 세상 이야기.
5. 블록 우주이론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시간을 이해하면서 알게 되는 건,
시간 여행의 패러독스가 과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적용된다니,
좀 허무함.
어제 리뷰한 <유전자 지배 사회>에서는 유전자에 저항하는 인간다움에 대해 말했는데
발버둥쳐보았자 결국은 제 자리라고?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그것은 운명론, 팔자, 뭐 그런 것들에 갇힌 인간 존재의 미미함을 실감하게 하지만
나는 나의 미래를 모르니 그저 살아갈 뿐.
6. "나는 과거요 미래요 현재다" 이거 어딘가에서 봤는데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어떤 신의 말씀이었던 것 같은데, 그게 기독교의 신이었는지 인도 신화 속의 신이었는지 모르겠다.
크리슈나는 신의 화신으로서 이루어야 할 운명을 위해 나아가는 인물.
결과를 알면서도 그렇게 이루어지도록 행동한다는 점에서
신적 영웅들은 블록 우주의 상징인가?
https://m.blog.naver.com/bookanddeb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