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위의 비밀 마음틴틴 20
최혜련 지음 / 마음이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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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내 책상 위의 비밀>입니다.


여러분의 책상 위에는 무엇이 있나요?

어린 시절,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의 책상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이 책은 학생들의 책상 위에 있는 너무도 당연한 물건들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물음표 일기장

언니의 안경

나 대신 스마트폰

몽당연필에게

지우개 시인

목차

일기장, 안경, 스마트폰, 몽당연필과 지우개가 소재이면서 주인공이에요.


1. 물음표 일기장

쓰고 싶은 말이 없으면, 진짜 쓰고 싶은 사람이 쓴 글을 보고는 거야. 지금처럼.

23-24쪽

중1이지만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일기를 써서 제출하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반발하지만, 담임 선생님은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내 생각이나 일상을 기록하는 습관은 나중에 어른이 돼서 정말 중요해요.

11쪽


주인공 이찬이의 일기는 언제나 같은 형식입니다.

1. 무엇을 했다. 2. 무엇을 했다. 3. 참 재미있었다.

이런 식이죠. 초등 1학년처럼요.


그러던 어느 날, 이찬이의 일기장에는 써넣은 마침표 대신 물음표가 생깁니다.

그러더니 사실이 아닌 부분엔 말줄임표가 등장하고요.

이찬이는 꼬박꼬박 일기를 쓰지만 다음 날 일기장을 펼칠 때면 어김없이 조마조마합니다.

일기장이 자신이 쓴 일기를 어떻게 바꿀지 몰라서요.

결국엔 아무것도 안 쓴 일기장을 제출하고 나머지 숙제를 하게 됩니다.

주인공 이찬이는 일기를_잘 쓸 수 있을까요?


2. 언니의 안경


벌레가 아니라 안경이라서 다행이구나. 안경은 죽지 않지.

38쪽


고등학교 입학 예정인 언니가 사라집니다.

엄마와 아빠와 '나'는 언니를 찾으려 애쓰는데,

알고 보니 언니는_늘 쓰고 다니던 '안경'이 되었습니다.

안경이__언니는 여전히 책 위에서 책을_읽어요.


언니는 수백, 수천 가지 일을 할 수 없지만 단 하나의 일,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언니가 책만 읽어야 하는 마법의 주문에 걸린 것은 아닐까 상상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책 읽는 안경이 되어 세상의 모든 책을 읽어 버리려는 것인지도 몰랐다. 어쩌면 안경의 모습은 책을 읽을 때 필요한 두 눈과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만 남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37쪽


비록 언니는 변했지만 여전히 가족의 일원이지만 언니의 세계는 책으로 가득 찼어요.

시간이 흐르고, 언니는 책을_내고, '나'는 언니의_안경을 씁니다.

언니의_눈으로 본 세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지지요.


3. 나_대신_스마트폰

인공지능이 '적당히'를 알까? 이진법처럼 '예, 아니오'의 명령어만 읽을 줄 아는 것은 아닐까?

67쪽


스마트폰이 아침 참을 깨우면서 시작되는 하루,

스마트폰으로 관리되는 일상, 어른과 학생이 마찬가지죠.

일상의 편리함을 위해 스마트폰에 앱 하나를 더 받았습니다.


인공지능 탑재, 나보다 꼼꼼함 캐릭터 주도 일정관리.

나 대신

57쪽


_대신 이것도 저것도 해주면서 유능한 '나'를 만들지만 어쩐지 찝찝하기만 합니다.

'나를 대신할 누군가' 또는 '나를 대신할 앱'을 원하는 아이들의 딜레마.


4. 몽당연필에게

"학생, 이제 집에 가야지."

"연필을 두고 와서요."

92쪽

척척척 문제를 풀어주는 '마술 연필'.

비록 몽당연필이지만 정답이 아니면 써지지 않는 신통한 연필, 사연 있는 연필입니다.

주인공 연이는 친구가 된 연필의 ㅅㅏ연을 들어보는데…….


5. 지우개_시인

"지우개…… 시. 인?"

시인의 지우개였지만 이제 나는 지우개_시인이야.

113쪽


틀린 글자를 지울 때 나오는 지우개 똥, 지워진 글자는 지우개_똥에 돌돌 말리고,

지우개는 그 글자를 열심히 외웁니다.

시인 선생님이 쓴 글, 읽을 수는 있는데 알 수가 없는 말.

지우개는 이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바람이 바라는 대로, 그늘은 그림을 그리고.

103쪽


이 말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시인 선생님과 헤어지게 됩니다.

낡은 지우개, 비록 잡동사니 서랍 속에 있지만 지우개는 시를 쓰고_싶어 합니다.

지우는 것 밖에 못 하는 지우개의 창작열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일상의 물건들이 소재로 삼은 발랄한 상상력,

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전개로 일상에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겠냐고요.

작가 최혜련의 첫 책입니다.

다음 책을 기다립니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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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사피엔스 - 한 번에 정리하는 인류 문명의 역사
벵트 에릭 엥홀름 지음, 요나 비에른셰르나 그림, 김아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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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10대를 위한'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많은 책들이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렇습니다.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비슷하게 지구에서 살아온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한 권으로 이어줍니다.

그래서 이 책 <10대를 위한 사피엔스-한 번에 정리하는 인류 문명의 역사>는 각 나라의 역사가 아닌

전체 인류에게 있었던 사건, 영향 등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계보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총 5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머릿속에서 벌어진 혁명

농업의 시작

모두 다 함께

과학의 등장

돈, 인간, 우리의 미래

차례


머릿속에서 벌어진 혁명은 '인지 혁명'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의ㅅㅏ소통 능력이 향상되고 이야기와 상상력이 중요시되며

추상적인 개념이 생기면서 종교가 발생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농업의 시작은 '농업 혁명'에 대해 말합니다.

현생 인류를 한곳에 정착하게 한 거대 사건이죠.


인간은 자연을 길들이는데 성공했지만, 인간이 기른 작물도 인간을 길들인 거야.

71쪽


모두 다 함께 장에서는 인류의 터전이 점점 멀리까지 확대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물물교환에서 화폐로 이행하는 과정, 문화의 발달 등도 알려주고요.



과학의 등장에서는 종교가 알려줄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알려주는 '과학'의 등장과 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1500년이 되었을 무렵, 모든 것을 정확히 알지 못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싹텄어. 무지에 대한 인식과 호기심은 새로운 과학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되었지,

127쪽


과학의 발달과 함께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대항해 시대와 제국주의에 대해서도 알려주지요.


제국주의는 그저 다른 곳을 침략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야 제국주의는 경제적인 힘이기도 해. 부를 이용해 자기 영토보다 더 큰 구역을 다스리는 것이지.

제국주의를 통해서 서구의 생활방식과 사회를 조직하는 체계가 세계 곳곳에 자리 잡았어.

146쪽


돈, 인간, 우리의 미래는 자본과 증기기관으로 촉발된 산업혁명,

종교보다는 이념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현대의 모습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요.


경제 성장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야. 경제가 계속 성장하려면 기업이 생산한 물건을 사람들이 끊임없이 구입해야 하거든. 자원이 바닥나지 않고 환경을 지키려면 이제 우리 사회가 성장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믿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165쪽


이렇게 현재 자본주의와 지구 환경이 처한 문제에 대한 질문도 던져줍니다.

인류 탄생부터 유전자 조작과 AI가 있는 현대와 미래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이 책은,

초등 5학년 이상 친구들부터 중학생 친구들에게 권합니다.


구름고래 블로그에 오시면 더 많은 책 이야기를 보실 수 있어요.

https://m.blog.naver.com/bookanddeb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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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8
이디스 워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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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훈

1916년, 이 소설이 출판된 해 미국에서, 미혼 여성의 연애는 대단히 위험했다.

(물론 그 시절 다른_곳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연애보다 자기 계발!


2. 한 줄 평

결과론적으로 보면 웹소설 식으로 키잡물. (키워서 잡아먹는 결혼하는 장르.)


3. 클리셰

아름다움 문장과 상황에 적절한 묘사로 쉽게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불편했는데 이유는 클리셰가 너무 뻔해서.

채리티의 삶이 결코 빛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미천한 신분, 세상에서 동떨어져 변화없는 시골마을,

교육도, 직업도, 독립에 대한 희망도 별로 없는_십 대 후반의 여자.

도시에서 온 세련되고 아름다운 청년.

불나방처럼 젊고 빛나는 열정으로 뛰어들었지만

당연한 결과로 떠나는 남자, 버림받는 여자.


춘향이나 카츄사나(톨스토이, <부활>), 판틴(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이나

또 다른_'미워도 다시 한번'류 신파의 주요 소재.

너무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


차라리 남자의 이빨을 모으고 상투를 깎아 수집하는 쪽이(feat. 이춘풍전이랑 배비장전)

훨씬 속 시원하다.


4. 차이점

다만 이 책이 위에 언급한 소설들과 좀 다른 점은

일방적 피해자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한 번쯤은 짧은 삶'을 살아보고 싶었던 '현실을 아는 여자'의 시선을 따라가기 때문인데

열여덟 살짜리가 현실을 알아봐야 얼마나 알겠나.

그러니 해처드 부인이 자신에게 준 교육과 떠남의 기회를

로열씨의 방해와 자신의 결정으로 차버리고는 그저 눌러 앉아 지리멸렬해하지.


때마침 나타난 루시어스 하니.

그를 사랑하게 된 것도, 만난 것도, 헤어진 것도 모두 한 여름의 일탈이다.

채리티가 마을을 떠나 법과 규범이 존재하지 않는 '산'으로 떠났거나

도시로 가서 판틴처럼 불행했을지라도 자신의 삶을 살았다면

덜 찝찝했을 것을,

돌아간 곳은 다섯 살 때부터 키워준 로열 씨의 옆자리다.

아내가 죽자 열일곱 살짜리한테 결혼하자고 한 그 남자.


5. 작품해설에 대한 비동의

책의 마지막 '작품해설'에서는 이 소설을 여성 성장 소설이라고 규명하며

"'영혼의 개안'을 다룬 최초의 성장소설"이라고 정의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뤘다는 점은 인정하나

영혼의 개안을 다뤘다고 하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만한 정신적 성장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인데

채리티는_시작부터 끝까지 현실의 가장 편안한 선택과 욕망에 타협했을 따름으로

한 여름의 열정을 좇는 어리석음, 시든 나뭇잎처럼 자신도 시들어버린 채로

"불가항력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일을 겪은 사람이었지만

거기에 이르는 걸음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로 남아

원래 그랬던 대로 가장 안전하고 현실적인 선택을 했으니까.

젊은 여자 하나가 노스도머의 거리 한 끄트머리에 있는 로열 변호사의 집에서 나와 문가에 섰다.
6월의 오후가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 P7

그날 저녁 늦게 차가운 가을 달빛을 받으며 두 사람은 붉은 집 문 앞에 마차를 세웠다. - P264

그 젊은이가 해처드 부인네 문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자 네틀턴에서 보았던 눈부시게 화려한 거리가 되살아났다. 채리티는_갑자기 자신의 낡은 햇빛 차단용 모자가 부끄러워졌고, 노스모어가 싫어졌고, 그 푸른 눈이 저 멀리 어딘가 네틀턴보다 더 아름다우 곳을 향해 열려 있는 스프링필드의 에너벨 볼치에게 질투가 났다.
"모든 게 지긋지긋해!" 채리티는_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 P12

그는 무척이나 ‘외로운 사람이었다.‘ 채리티 자신이 너무나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로열 씨와 채리티는 그 쓸쓸한 집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고독의 깊이를 헤아리곤 했다. 채리티는_그에게 특별한 애정이 없었고, 눈곱만치도 고마움을 느끼지 않았다. - P25

"이 마을에서는 무엇이 되려고 애써봐야 모두_헛수고란 말이야." 채리티는_베개에 대고 혼자 중얼거렸다. - P38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까맣게 잊었으며, 마침내 하니가 옆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었다. 그녀는 별 속에 갇힌 것 같았다……. - P139

채리티는_자신이 가진 모은 것을 하니에게 주었다. 그러나 삶이 그에게 줄 수 있는_ 다른 선물과 비교한다면 도대체 그것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 채리티는 이런 일을 겪은 다른 젊은 여자들의 경우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갖고 있던 것은 모두_주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것 가지고는 짧은 순간밖에 살 수 없었다. - P181

핏속에 있는 무엇 때문에 저 ‘산‘이야말로 지금 그녀가 찾는 질문 속에 대한 유일한 답이며, 점점 옥죄어 오는 모든 것에서 벗어날 어쩔 수 없는 도피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그곳은 비 내리는 새벽을 배경으로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래 바라볼수록 지금 마침내 정말 그곳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좀 더 분명히 이해하게 되었다. - P216

마흔여덟 시간 전 마지막으로 이 풍경을 가로지르 때만 ㅎㅏ더라도 나무에는 여전히 잎사귀가 많이 매달려 있었다. 그런데 지난 이틀 잠 사이에 분 강풍으로 나뭇잎들은 모두 떨어졌고, 12월의 시골 풍경처럼 정교한 윤곽을 드러냈다. 며칠 동안 가을 추위는 그녀가 독립기념일에 지나갔던 풍요로운 들판과 나른하게 보이던 숲을 모두 흔적도 없이 쓸어버렸다. 을씨년스러운 풍경과 함께 그 열정적인 시간도 시들어갔다. 채리티는_자신이 그 시간을 살았던 존재라는 사실이 더 이상 믿어지지 않았다. 불가항력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일을 겪은 사람이었지만 거기에 이르는 걸음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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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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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이 쫌 두꺼운 만큼 '짧은 서평'은 '긴 서평'이 될 예정.

인용도 긴데, 서평도 길다. 스앞주의


2. 용어 정의

▶플라시보 / 노시보

: 가짜약이 병을 낫게 한다는 긍정의 효과/가짜약이 병에 걸리게 한다는 부정의 효과

▶부정편향 / 가용성 편향 (47쪽 인용 참조)

: 긍정보다 부정에 더 쉽게 이끌리는 경향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대상은 흔하다고 추측하는 경향

▶호모 퍼피

: 연결될수록 더 똑똑해지는, 주위와 관계를 맺는 본능을 가진, 사교적인 인간

▶괴베클리 테페

: 왕과 관료가 지배하는 농경사회 이전, 탄소연대측정 1만 1천 년 이전

수렵-채집인들이 지은 공동건축물, 저자는 집단 작업 사건이라 함.

엄격한 계층 구조 없이 사원과 도시 전체를 건설한 사회.


3.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한 반론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 짐바도르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제노비스 사건, 깨진 유리창

: 연구자의 요구와 개입, 피실험자의 역할극으로 원하는 결론 도출

제노비스 사건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 건 언론의 거짓말, 이웃들은 도움도 주고 신고도 했다고.

▶ 제러드 다이아몬드, <문명의 붕괴>, 이스터섬의 비극

: 이스터섬의 몰락은 환경파괴 때문이 아니라.유럽 선박에서 내린 유럽인의 공격 때문.

▶ 윌리엄 골딩, <파리 대왕>, 인간성의 어두운 면

: '1960년대 통가 조난자들의 결말'(63쪽),

진짜 조난당한 여섯 명의 소년들을 1년이 넘도록 아타섬에서 지내며 '먹을거리를 가꾸는 정원, 빗물을 모아두기.위해 속을 비운 나무ㄷ 등, 체력 단련장, 닭장, 언제나 꺼지지 않는 불'을 '낡은 칼 한 자루와 강한 의지를 가지고 모든것을 수작업'(70쪽)으로 해냄. 물론 평화롭게, 화합하며.

한 아이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 외에 큰 사건 없음. 물론 다른 아이들이 부목을 대고 돌봐줌.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50년 지기가 될 만큼 사이가 좋음.


4. 요약과 감상

폭력성보다는 친화적인 사교성을 더욱 발전시킨 우리, 인간은,

강아지, 퍼피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더 중요시한다.

그래서 우리는, 호모 퍼피.

그러니 진화된 우리 본능에 걸맞게 서로 사랑하자!


그런데 왜 다툼과 전쟁은 끊이지 않는가?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와 '우리 아닌 타인'을 구분 짓고

'우리'에 속한 이들에게 맹목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하는.일이 악해 보일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선한 일'이기 때문에 감내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하는 우리'는 비아를 공격할 때조차 주저한다는데,

1차 세계대전에서 참호전을 펼치면서도 사람이 맞지 않을 하늘을 향해 총을 쏘고

크리스마스에 휴전하고 적군과 함께 성가를 부르며 축하하는 이들,

회수된 총 가운데 95퍼센트는 여전히 장전되고 쏘지 않았던, 게티즈버그의 머스킷총 등

인간으로서의 우리는 여전히 상대를 인간으로 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전쟁에서 제일 많은 사상자를 만드는 것도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기 어려운 거리의 원거리 공격이라고.


우리를 나쁘게 만드는.것은 우리가. 가진 본성이 아닌

편향성, 공감하지 않는 리더, 범람하는 뉴스, 잘못된 연구와 인용, 확대ㅈㅐ생산이다.


혼란과 폭력은 없었다며 카트리나 피해 사례를 들어

닥치는 재난은 오히려 서로, 무조건적으로 협력하게 한다고.

그러니 '현실적'이라는 말은 '냉소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믿고 ㅈㅏ신의 선의를 보여주는 것,

좋은 일을 하는.것이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고 실행하라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예수살렘의 ㅇㅏ이히만>에서 말한 '악의 평범성'이 아니라

<이웃집 살인마>나 <파리대왕>에서 말하는 '폭력적 본성'도 아니고

홉스가 말하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도 아닌

우리, 인간 자체가 평화와 공존을 사랑하는 우호적인 존재라는 것.

문명과 사회 체제가 그것을 방해할지라도

서로 믿고 의지하는, 연민하는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인용된 책들 가운데 많은 책을 읽었다는데 뿌듯함을 느꼈지만,

반대로 왜 그리 인간,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책들을 읽었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정말로 나는, 인간성의 어두운 부분을 알고.싶었나?

아니면 부정적인 면에 더 끌리는 부정편향 때문이었나?

생각해 보면 피해를 입은 일보다 작은 친절로 기뻤던 일이 많았는데 말이다.


인간이 가진 속성은 좋기만 하지도 않고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나는 나쁘다'를 주장하기보다

우리는 '샤이 친절(믿음)'이니 부끄러움을 밀어내고

서로 친절과 믿음을 베풀어보자.


나의 악한 면, 선한 면을 모두 인정하고

나의 악한 면을 넘어설 수 있는 나의 선하고ㅈㅏ 하는 본능을 믿어보자.


문의 앞과 뒤, 처음과 끝, 전쟁과 평화,

그리하여 문의 수호신이 된 야누스처럼

우리도 인류애의 수호신이 되어보자.

그래서 늘 평화롭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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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대전의 끝 위픽
곽재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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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이면서 작가인 곽재식의 2023년 작품으로 짧다.

익히 이름은 들어보았으나 읽어보긴 처음인데

SF는 역시 현실의 은유다.


작가는 "대단히 큰 규모의 공간과 한 작은 사람이 차지하는 영역이 관계 짓는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다는데,

다른 말로 바꾸면

'시간과 공간에 편재하는 신과 신에 대적하는 작은 인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뇌세포가 뉴런으로 이루어져 촘촘한 신명망을 이루듯이

우리_우주 역시 촘촘히 연결된 거대 우주에 속해있다.

그 거대 우주엔 '우주 골치'라고 이름 붙여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편재하는 존재가 있다.

'우주 골치라는 신'을 발견한 외계행성 사람들 '석구인'은

신에게 소원을 빌고 '신'은 당연히 소원을 들어주기도 하고 안 들어주기도 한다.

원칙도 없고 규칙도 없다.

이에 대해 소원이 이루어지는 원리를 찾는 '석구인'들의 토론은

스키너의 비둘기 실험에 등장하는 비둘기를 보는 것 같다.

먹이를 나오게 하는 특정 행동이 있다고 믿고 반복하는 일명 '미신 믿는 비둘기'.


매우 발달했지만 인간과 그리 다르지 않은 석구인들은 '신'을 원망하고

'우주 골치'를 없애겠다 다짐한 후 전쟁을 벌인다.

그것이 바로 책 제목인 우주 대전.

전쟁의 끝에 '신'이 도달한 곳은 지구인 허풍선이의 머리 속인데

그 머릿속에 파편화된 '우주골치'의 마지막 하나까지 없애겠다는

석구인들의 의지가 굳세다.


작가의 의도는 어떠했나 묻지 않아 알 길이 없지만,

나는 이렇게 읽었다.

'신'에 대한 인간의 도전, 저항, 그 끝은 '신'의 죽음이라고.

즉 초은하단 하나하나가 사람의 뇌세포 덩어리이고, 서로 엮인 초은하단들의 전체 구조는 사람의 두뇌인 것이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자 우주_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두뇌 역할을 했고, 거대한 하나의 정신처럼 활동하게 되었다. - P20

우주_ 골치는 우주의 모든 초은하단, 모든 별 그 자체이니, 말하자면 우주 전체를 차지하는 크기 아닌가? 그러므로 우주_골치는 사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덩치라고 할 수 있었다. - P23

왜냐하면, 우주_골치가 생각을 하는 데 이용하는 핵심적인 방법인 웜홀 연쇄반응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_골치의 생각은 보통 생명체의 생각과 달리,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었다. - P24

한마디로 우주_골치가 어떤 문제는 해결해 주고, 어떤 문제는 해결해 주지 않는지를 너무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석구인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어떤 석구인들은 그래도 우주 골치가 좋은 일을 대체로 많이 도와줄 거라 믿고 열심히, 성의 있게 마음의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32

"이 일이 성사되면 그 우주_전체의 마음을 완전히 파괴하실 건가요? 좀 아쉽다면 아쉽지 않습니까? 우리의 모든 마음과 정신이 알고 보면 우주_전체에 가득 찬 정신의 일부라는 게 좀 안심이 되기도 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측면도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자 석구인이 대답했다.
"그런 느낌은 어린애들이 보이 스카우트 단복 처음 입어보고 좋아하는 거랑 비슷한 거죠."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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