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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를 구한다 - 아마존 파괴에 맞선 부족 리더의 연대와 투쟁기
네몬테 넨키모.미치 앤더슨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평점 :
이 리뷰는 업체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환경 분야 에세이 <우리가 우리를 구한다>입니다.
이 책 표지의 여성은 저자 네몬테 넨키모입니다.
중남미 에콰도르 아마존의 열대우림에서 태어난 와오라니 족 여성이죠.
에콰도르에는 울창한 열대우림이과 다양한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만
그 열대우림 아래에 막대한 석유가 묻혀 있었던 것이 불행이었어요.
열대 우림 아래의 석유를 캐내기 위해 서구 백인들(코오리)들이 들어왔습니다.
네몬테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개발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아마존의 여러 부족들은 하늘을 나는 헬리콥터와 시추공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아메리카에 왔을 때처럼 행동했지요.
턱수염을 기른 남자들이 머스킷 총과 검으로 무장하고 원주민 마을 밖에 서서 자기들이 '요구사항The Requirement'라고 이름 붙인 문서를 큰소리로 낭독했어요.
……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너희 땅의 정당한 지배자임을 받아들이면 너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
503쪽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 숲의 구원자는 누구인가에서는
여섯 살 정도 되었던 네몬테가 하늘을 날아와 마체테와 설탕과 예쁜 원피스를 주는 선교사들과 어울리며 시작합니다.
선교사가 '구원'하기 위하여 왔다고 하면서 기독교를 전파하지요.
백인들에게 와오라니족은 구원의 대상이고 계몽의 대상이었을 뿐입니다.
옷을 입지 않고 학교도 없고, 읽고 쓸 줄도 모르고
가진 것도 거의 없는 그들은_그저 미개한 원주민일 뿐이었죠.
하지만 그들은 숲의 모든 것을 알고 숲에서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자신들만의 믿음과 생활방식을 가지고요.
다만 코오리(백인) 문명이 어떻게_작동하는지 몰랐을 뿐이죠.
선교사 레이첼은 말합니다.
내가 하려는 말은, 세상에는 석유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리고 와오라니족 당 아래에는 석유가 많이 묻혀 있어요. 우리가 그 석유 회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그들은 힘이 세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밀어주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운이 좋은 거예요. 좋은 사람인 데다 신자인 분을 만났잖아요. 그분은 땅 밑의 석유를 가져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와오라니 족을 도와주려고도 해요. 하지만 그분에게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해요.
70쪽
석유 회사를 막을 방법은 없고, 그저 가져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도 줄 것이라는 헛된 약속.
이미 코오리와 접촉한 원주민들은 소아마비로 죽고 불구가 되었습니다.
네몬테의 삼촌 역시 사냥꾼이었지만 소아마비로 다리를 못 쓰게 되면서 이야기꾼이 되었죠.
그러나 네몬테에게는 코오리의 피부색, 입술색, 골격, 머리의 윤기도 전부 부러움의 대상이었어요.
부족의 전사들은 석유회사와 맞서다 죽어버리지만요.
레이첼은 내 아들이 공산주의자라고 말했어. 악마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하지만 다 거짓말이야. 아모는 전사였어. 우리_선조들과 똑같은 전사였다고. 아들은 그 회사에 맞서 싸우기 위해, 레이첼이 우리_땅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코오리와 맞서 싸우기 위해 나섰던 거야. 그래서 그자들이 아들의 머리에 총을 쏘고 오일 로드에서 죽을 때까지 내버려둔 거야.
93쪽
이들은 전사의 장례식에서 '쓸데없는 종이'라는 뜻의 토코리라고 부르는 돈을 태웁니다.
대체 왜 저런 종이 쪼가리 때문에 아모가 죽어야 하는지 네몬테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일요일이면 교회를 가고, 세례를 받아 아네스라는 세례명을 받았지요.
부족의 구원을 위해서 부모의 눈을 피해 선교단에 들어가 스페인어를 읽고 쓰는 것을 배우면서
코오리처럼 입어고 날마다 기도해도 "하느님은 한 번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습니다.
조상신과 재규어가 말을 걸어주던 숲과는 너무도 달랐죠.
숲과 가족을 떠나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코오리들에게는 그저 원주민 여자아이였을 뿐입니다.
힘도 없고, 미개한, 누구의 보호도 없는 여자아이요.
이렇게 1부는 네몬테의 성장기이면서 와오라니족의 정체성이 어떻게 변질되어가는지를 보여줍니다
2부 우리가 우리를 구한다에서는
네몬테가 선교단을 떠났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동안
석유 개발은 더 활발해지고 아마존의 밀림은 더욱 훼손되었습니다.
숲이 줄어들고 오염되는 동안, 숲과 함께 살아가던 여러_원주민 부족들은 어려움에 처하죠.
코웨이들을 위해 일하고 돈을 받아 그들처럼 살고,
강과 샘은 오염되어 석유회사에 가서 맑은 물을 구걸해야 합니다.
코오리와_접촉하지 않은 비접촉 부족은 점점 더 밀림 안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코오리와 접촉한 부족들과 그들은 서로 죽이고 죽이며 싸웁니다.
네몬테는_레이첼이 불러온 이 문제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진행되었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려고 합니다.
백인들은 늘 우리를 구워하려 들지.
……그러다 나중에 가서는 우리에게 해를 입히고.
405쪽
이제 네몬테는 와오라니족 뿐만 아니라 아마존_밀림에 사는 코판, 세코야, 시오나 족 등 다른 부족들과 연대합니다.
시초의 세이보 나무에서 이름을 따서 '세이보 연대'라고 이름 짓고요.
"시초엔 이 세이보_나무의 가지들이 숲의 강을 만들고, 목화는 불이 되면서 모든 동물과 사람들이 이 거대한 나무의 보호를 받으며 잘 살았지."
"우리도 이 세이보 나무와 다르지 않ㄴㅔ요."에메르힐도가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부리는 여전히 강하지만 혼자이니."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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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물 대신 빗물 집수 시설을 짓고,
각 부족의 꿈과 이상에 대한 이야기와 노래를 수집합니다.
백인계 사람들은 공동체를 무너뜨리려 들어.
……일단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나면 개개인을 무너뜨리는 일은 쉬운 일이지.
445
에콰도르 정부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석유를 팔고 싶어 합니다.
와오라니족 땅을 경매에 부치려고 블록 22라고 이름 붙였어요.
이들은 이제 백인 문명의 법정으로 들어가서 이들의 땅을 지켜내야_합니다.
이들에게 협력하는 코오리와_함께요.
백인들의 기술술을 이용합니다.
드론과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여러 부족들이 알고_있는 숲 지도를 만들고,
시위하고 인터뷰를 하고, 법정으로 갔지요.
여러 해의 노력 끝에 아마존 밀림을 지켜냅니다.
우리 영토는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고. 우리 땅에 대한 문제를 결정할 권리는 우리 부족 사람들에게 있다고.
527-528쪽
이제 이들의 첫 번째 싸움은 끝났습니다.
이들이 만들었던 amazonfrontlies.org를 통한 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해 에콰도르 아마존 지역 내 국립공원의 원유 채굴을 중단하는 힘이 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2024년 Hilton Humanitarian Prize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당신들을 인정하고, 당신 종족의 인간성을 본다면 당신들과 그들 스스로에 대한 폭력을 멈출 기회를 갖게 되는 거예요. 상처를 끝내고 치유를 시작할 기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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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아마존 숲에서 사는, 우리와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이들의 모습을 이해하고
자본주의(제국주의)의 폭력성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일방적인 구원과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동등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상처를 끝내고 치유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코오리(백인)와 같은 방식으로 살고_있는 우리에 대해 돌아보게_하는 이 책은
고등 이상 성인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