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슬리퍼를 신은 남자
벵상 드 스와르트 지음, 오영민 옮김 / 세계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性이 뒤바뀐다면?
가끔 현실에서 자신의 성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내가 여자였더라면'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런 사람은 그나마 조금 더 나은 상황일지도 모르겠지만 소설의 주인공은 전혀 그런 생각이 없었던,
게다가 부인을 둔 결혼한 남자라면 상황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성기가 여자의 성기로 바뀌어버린다면 과연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가?
자신의 아내를 무척 신뢰하고 있던 주인공일지라도 섣불리 말을 꺼낼 수 있을만한 일은 아니었을테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도 사실을 밝히기까지 나로서는 엄청난 시간을 소비해야할테고 과연 그 현실을 인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소설의 대부분은 주인공의 고뇌로 가득차 있다. 아마 나같았어도 온갖 망상을 뿜어냈겠지. 자신에게 생긴 일은 결국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고뇌한 그 시간보다도 더 오랫동안 필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이 내 존재를 받아들이는 일일것이다. 그래서 더욱 어진 아내를 둔 주인공이 부러웠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