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올리브에게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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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 집'이라는 공간과 '나나 올리브'라는 인물을 통해 따뜻함과 관계의 회복,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



루리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냉큼 도서관에 예약을 걸어두고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읽게 된 <나나 올리브에게>.


앞서 읽었던 루리 작가의 <긴긴밤>의 스토리가 좋아 이번에도 기대를 했는데, 새삼 이런 공간과 사람이 계속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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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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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 집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그 집을 사람들은 올리브나무 집이라고 부름

-그 집에 가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소문이 무성했음


■다리스

-30년 전 약속을 떠올리게 되면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다시 올리브나무 집을 찾기 시작

-군인이었던 월터 씨의 도움으로 난민 심사에서 합격하게 되면서 이후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됨

-열두 살에 징병될 위험에 처하자 엄마는 다리스에게 올리브나무 집으로 가라고 하면서 올리브나무 집과 인연을 맺게 됨

-별칭: 소년


■월터

-부대에서 낙오되어 길을 잃어 헤매다가 올리브나무 집을 발견하게 됨

-그곳에서 다리스를 만나게 되면서 도움을 줌

-별칭: 군인


■조로 / 배트맨(조로의 새끼)

-배트맨 가면을 쓴 것 같은 얼룩무늬 개

-사람들을 올리브나무 집으로 이끄는 역할

-처음에는 조로가, 다음에는 조로의 새끼인 배트맨이 그 역할을 하게 됨


■나나 올리브

-딸 파티마, 손녀 세이라

-올리브나무 집을 지키며 살고 있음

-처음에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전쟁으로 남성들이 징집되면서 현재의 모양을 갖추게 됨


■나나 올리브 대역(아야)

-별칭: 코흘리개

-나나 올리브 역할을 하며 사람들을 돌봐줌

-아야의 엄마는 메이

-메이는 나나 올리브의 진짜 이름을 따서 '아야'라고 지음(뜻은 기적)

-올리브나무 집과의 첫 시작은 어느 날 다 죽어가는 새끼 강아지를 안고 아야가 나타나면서 시작됨


■카릴라

-가족사업으로 비누를 만듦

-가족 중 혼자만 살아남음

-간병인에게 올리브나무 집 이야기를 듣고 찾아 나섬

-구호 캠프에 '메이'를 데려다준 사람

-별칭: 사자머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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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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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올리브에게>는 '올리브나무 집'이라는 공간과, 나나 올리브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상처와 회복, 일상 속 위로를 담은 이야기다.


이야기의 중심은 특정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소소한 일상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 있다. 마음 놓고 잠시 쉴 수 있는 곳, 어딘가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위안을 얻는다.


특히 전쟁으로 세상이 황폐해진 시대에서 몸을 의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리브나무 집을 찾아온 이들의 사연은 대부분 한계에 다다른 경우가 많지만, 나나 올리브와 가족들은 거부감 없이 따뜻하게 마음을 내어 품어준다. 이런 과정이 대를 이어 이어지면서, 올리브나무 집과 나나 올리브에 대한 소문은 자연스레 퍼져나간다.


직접 올리브나무 집을 경험한 이들이 나나 올리브에게 쓴 편지를 통해, 독자는 놀라운 진실과 마주하기도 한다. 비록 진짜 나나 올리브는 더 이상 그 집에 없지만, 도움을 받은 이들을 통해 올리브나무 집의 명맥은 그대로 이어질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작은 공간과 사소한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 이들의 만남은 30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지며, 독자에게 따뜻함과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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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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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슬픔을 안고 있어요. 그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해요. 가끔은 슬픔이 턱밑까지 차올라서 그만 잠겨 버리고 말 것 같을 때, 내 옆에 나처럼 턱밑까지 차오른 슬픔 속에서 천천히 앞으로 헤엄쳐 가는 사람을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나도 아, 아직 괜찮구나, 하고 따라서 헤엄을 쳐요. 헤엄치는 나를 보고 또 다른 누군가 역시 헤엄을 치겠지요.


우리는 이렇게 시커먼 슬픔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헤엄을 치고 있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요.

104~1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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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 집이라는 공간은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비슷한 슬픔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공간이다. 덕분에 그곳을 방문한 이들은 겉으로 드러내놓고 서로를 위로하지 않아도 그저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매일을 소소하게 보내면서 마음을 회복하고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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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사람들은 더 불행한 사람들의 처지를 헤아려요. 그러면 불행에서 한 발 멀어질 수 있으니까요.

(...)

불행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줄로 연결되어 있어요. 높은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서로의 허리를 끈으로 묶고 가듯이요. 그래서 불행에서 한 발 멀어질 때마다, 다른 누군가를 한 발 더 끌어올리는 거예요. 그 뒤에 있는 사람도, 그리고 또 그 뒤에 있는 사람도요.

1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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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불행에서 한 발 멀어지도록 돕는다는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에, 이들은 어쩌면 더 서슴없이 손을 내밀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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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인 사람도 살 수 있나? 망가진 인생도 살아도 되나? 수도 없이 생각해 왔어.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게 실패해 버린 내 인생을. 그런데 당신의 편지를 읽고 보니, 알겠어. 어떻게든 살아 내면 무언가가 남아. 아무것도 남길 게 없는 내 인생에조차 이 편지가 남았잖아.


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야. 그렇지만 우리를 붙드는 건 언제나 남아 있는 것들이지. 그렇지?

192~1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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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군에서 낙오되고, 이어 병까지 얻어 더 이상 남는 게 없다고 생각했던 월터. 그러나 그는 두 번의 위기 모두 무사히 넘기며 새로운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된다.


그래서인지, 어떻게든 살아내면 무언가가 남는다는 그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나나에게'로 시작되는 노트를 발견한 덕분에 그는 나나 올리브의 흔적을 따라가고, 그녀가 사람들에게 베푼 은혜와 위로, 따뜻함, 사랑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그 경험을 계기로 그는 그녀의 뜻을 이어, 올리브나무 집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돕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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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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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조금 헷갈렸다. 하지만 단순히 흘려버리기엔, 후반부에 깜짝 놀랄만한 관계까지 드러나 있어 한 번쯤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각기 다른 이유와 상황으로 올리브나무 집을 방문한 이들은, 비슷한 처지에서 서로를 돕게 되고, 그 인연은 30년 뒤 재회로 이어진다.


여기에는 코흘리개가 그리움을 담아 나나에게 쓴 오래된 노트가 한몫한다. 덕분에 이들은 오래전 자신들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의 상황을 자세히 알게 되고, 그 마음을 이어받아 올리브나무 집을 재건하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희망이 절실한 순간, 그 희망에 더해 울타리가 되어주었던 올리브나무 집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공간이자 상징성을 지닌 곳이기에 그대로 둘 수 없었던 것이다.


아마 그렇게 올리브나무 집은 앞으로도 사람들의 추억과 애정, 사랑이 더해지며 계속 이어질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처럼 지키고 싶은 마음이나 공간이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언제든 돌아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항상 활짝 열린 대문만큼이나 환영받을 수 있는 곳. 올리브나무 집은 바로 그런 공간이자, 사람들을 다시 살게 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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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말 - 나를 향해 쓴 글이 당신을 움직이기를 ㅣ 이어령의 말 1
이어령 지음 / 세계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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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단어와 주제를 중심으로, 이어령 선생의 사유를 모아 엮은 책!"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작가나 책에 대한 정보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막상 펼쳐 본 책에는 줄거리는 없고 대신 단어나 주제에 따른 작가의 생각과 사유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의도와 분위기를 가진 책인지 파악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중반쯤 읽다 보니 작가의 의도나 결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어깨에 힘을 빼고 단어와 텍스트에 집중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여담인데, 책을 쓰기 전에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이어령 선생의 젊은 시절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검은 머리의 이어령 선생이 왜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던지.


나에게 익숙한 이어령 선생의 모습은 백발의 인자한 모습인데, 검은 머리의 이어령 선생은 어딘가 모르게 날카롭고, 평론가적 이미지가 강해서 깜짝 놀랐다.


세월을 따라 그의 생각이 얼마나 많이 변화했는지가 외모에서부터 느껴지는 느낌이었달까?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이어령 선생이 평생 동안 읽고 쓰며 남긴 수많은 저작 중에서 핵심 '말'들을 추려 한 권으로 엮은 책으로, '사유의 결정체'가 담긴 어록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짧은 말과 주제별 통찰을 통해 작가의 생각이나 사상은 물론, 우리 자신의 삶까지 돌아보게 만든다.


이 사유와 의미들을 통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또 인생의 핵심 가치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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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록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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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의 서재에는 수천수만 권의 책이 꽂혀 있다. 그러나 언제나 나에게 있어 진짜 책은 딱 한 권이다.

(...)

어머니는 내 환상의 도서관이었으며, 최초의 시요, 드라마였으며, 끝나지 않은 길고 긴 이야기책이었다.

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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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있어 어머니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글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어령 선생에게 있어 어머니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세상이 아니었을까?


나에게도 어머니의 존재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이 많이 갔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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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진흙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려면 우선 자기 몸에 진 것이 묻을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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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은, 나 역시 그 상황과 환경 속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그만한 각오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가끔 사람들은 그 각오 없이, 오물이 묻었다, 진흙이 묻었다며 남을 탓하거나 원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 없이는 그 행위를 '희생'이라 부를 수 없다.


그러니 타인을 위해 행동할 때는, 충분히 마음을 다지고 다짐한 후 실행해야 한다. 그래야 그 행위가 더 존중받고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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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어쩌면 '나와 나 사이'에 (이렇게) 거리가 없어서 나 자신의 모습을 좀처럼 들여다볼 수 없는 건지도 몰라. 어떤 대상을 관찰하려면 어느 정도 거리가 필요한 법이잖아.

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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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어떤 관계든 적절한 거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설사 그게 나 자신과의 거리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봐야 객관적인 판단과 생각이 선다.


그러니 너무 가까이서만 바라보려고 하지 말고, 가끔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펴보는 시간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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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차 맛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로 그 맛이 결정된다.

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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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공감 가는 말 중에 하나라 가져와 봤다. 좋은 차, 비싼 차라는 조건보다, 환경, 분위기,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차 맛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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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두기



우리 말에 버려두기라는 말이 있지? 버리는 것과 두는 것의 중간이야. 그런데 버려두면 김치는 묵은지가 되고, 누룽지는 숭늉이 되잖아.

버리지 말고 버려두면, 부풀고 발효가 되고, 생명의 흐름대로 순리에 맞게 생명자본으로 가게 된다네.

그게 살아 있는 것들의 힘이야. 버리는 건 쓸모없다고 부정하는 거잖아.

버려두는 건, 그 흐름대로 그냥 두는 거야.

2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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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통해 '버려두기'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동안에는 '버려두기'를 '버리기'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위 문장을 읽다 보니 순리에 따라 그냥 두는 것이라는 의미가 붙어 조금 더 긍정적 의미로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인생도 가끔은 '버려두기'에 맡겨두고 흐름대로 그냥 둬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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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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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나 주제에 대한 이어령식 정의를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이어령 선생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태도, 또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삶의 태도에 따라 주제나 단어의 해석도 천차만별로 달라지는데, 그래서 어쩌면 그의 어록집만 모아 엮은 이 책이야말로 더 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은데, 첫 번째는 이어령 선생의 사유 글을 통해서 내 삶을 돌아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각 단어나 주제에 따른 이어령 선생의 사유 글과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내 삶과 내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비교 분석하다 보면,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9가지의 주제들 중에서 지금 당신에게 가장 절실한 주제를 시작으로 이어령 선생의 말속에 풍덩 빠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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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한 시간
박군자 지음 / 좋은땅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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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살아온 삶에 대한 진솔한 회고와 성찰을 담은 에세이"



이 책은 특정 에피소드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기보다는, 흘러온 시간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삶에 대해 깨달은 점들을 기록한 에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와 남편, 두 아들, 그리고 친구, 저자의 삶과 철학, 존엄한 마무리까지 두루 다루며 인생 전반을 훑어보고 정리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총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삶 전반을 회고하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은 내용을 기록한 에세이로, 한 사람의 인생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살다 보면 한 번쯤 잠시 멈춰서 내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꼭 한번은 필요한데, 그런 시간을 저자는 책이라는 기록물로 남겨두었다.


한 평생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 두 아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철학, 그 외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대한 결정까지 알차게 다루며 인생 전반을 깔끔하게 정리한 느낌이다.


덕분에 젊은 날 자녀들을 두고 부린 오기나 욕심들을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손수 음식을 하지 않고 인스턴트 음식으로 상을 차리는 며느리를 너그러이 보아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이뿐만 아니라 바빠서 가족여행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들에게도 서운함보다는 안타까운 마음과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더 우선으로 보게 되면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이해를 가지게 된 듯하다.


또한 당시에는 미처 몰랐던 실수나 누군가의 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면서, 저자는 마침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게 된다.


더불어 존엄한 죽음에 대해서도 미리 고민하고 남편과 상의해 보면서,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현재를 살아가는 책임감과 행복에 더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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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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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고,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선택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냈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 자신을 믿는 힘, 그리고 부모와의 신뢰 이 모든 것이 선택의 무게보다 더 중요한 가치임을, 나는 그때 깨달았다.

97~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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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의 선택과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며 부모인 저자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보통은 아이가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제대로 된 부모 역할을 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아이를 통해 배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청년 시절 아들의 선택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 과정을 겪으며 살아가는 태도와 자신을 믿는 힘, 그리고 믿어주는 부모의 힘을 배웠다.


그 덕분에 아들은 엇나감 없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지금은 법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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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인생도 나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삶은 종종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선물을 건넨다.

그 절망은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단단해지도록 밀어붙이는 또 하나의 힘이다.


그래서 이제 나는 인생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마다 되묻는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질문은 더 이상 냉소가 아니다.

이제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가장 다정한 위로가 되었다.

2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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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라는 이름이 지나고 난 뒤에는 그것이 분명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너무 혹독하게 겪을 때만큼은 인생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저자는 "절망감을 느낄 때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나는 오히려 그런 질문보다는 고난 그 자체를 받아들이거나, 그 흐름에 몸을 맡겨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택할 것 같다. 이 또한 언젠가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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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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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생을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 저자의 회고록을 읽으며 내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반성도 해보고, 요즘은 그때와 이렇게 다르네 하며 새로운 방식을 눈여겨보기도 한다.


어떤 것들은 지나서야 보이기도 한다. 보통은 뒤늦은 후회와 자책 뒤에 성찰의 시간이 따라오곤 한다. 저자는 이런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통해 진짜 나를 위한 시간과 소중한 것의 가치를 깨닫게 된 듯하다.


그래서 미리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고, 오늘에 더 집중하며 소중한 것을 지켜나가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꼭 중장년의 나이가 아니더라도, 살면서 한 번쯤 저자처럼 브레이크를 걸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또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렇게 방향성을 잃지 않고 조금씩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나를 위한 시간은 지키면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연대와 사랑도 예쁘게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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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ㅣ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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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끝까지 균형을 잃지 않는 소설!"



<이성과 감성> 너무 대조되는 제목을 가진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궁금해 읽게 되었다. 고전인데다 580여 쪽에 달하는 두께를 자랑하는 책이라, 읽기 전에는 다소 따분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이 걱정은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날아가 버렸다.


책은 생각보다 쑥쑥 읽혔고, 내용도 매우 흥미로웠다. 다만 초반에 불쑥불쑥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만 헷갈리지 않는다면, 더 즐거이 책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주로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단순 로맨스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당시의 시대상에 비추어 결혼이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또 서로 얽힌 욕망을 풀어가는 방식, 그리고 이성과 감성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살펴보다 보면 과연 어떤 삶이 맞는 삶인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는 <이성과 감성> 그 어떤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않는데, 어쩌면 이 자체가 정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엘리너 대시우드의 관점에서 사건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태로 전개된다. 엘리너는 책 제목 중 '이성'을 담당하는 인물로, 동생 메리앤은 '감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표현된다.


대시우드 가족의 서사는 남편의 사망으로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며, 당시의 시대상과 부, 욕망, 결혼관, 인간관계 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요즘 시대라면 연결되기 어려워 보이는 관계들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서로를 끌어당기고 돕거나, 때로는 시기하는 일들이 소설 속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또 어떤 캐릭터도 무조건 착하거나 나쁘게만 표현하지 않아,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인상을 준다. 그야말로 현실과 이상, 이성과 감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균형감 있게 잘 유지한 소설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초중반까지만 해도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지켜보며, 크게 어긋날 것 같은 위기감이 느껴졌었는데,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전개 덕분에 어떤 이의 희생도 없이 오히려 관계는 돈독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가깝게 보면 나부터 시작해 가정, 사회, 국가, 세계의 모습도 결국 이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성과 감성의 충돌이 수시로 벌어지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균형을 잡아가느냐에 따라 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도 하고, 소설처럼 평온하게 유지되기도 할 것이다.


특히 날뛰는 메리앤과 성향이 비슷한 대시우드 부인을 잘 컨트롤하며 멀리 보는 안목을 가지고 지혜롭게 잘 대처하는 엘리너의 태도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때때로 자신의 상황과 슬픔을 감내하기도 버거웠을 텐데 그녀는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며 차분히 헤쳐나갈 일들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 그녀의 노고 덕분에 큰 위기 속에서 가족들은 모두 금세 제자리를 찾게 된다.


'이성과 감성'을 대표하는 엘리너와 메리앤을 비롯해 이 책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어떤 변화와 상황이 펼쳐지는지 지켜보는 재미를 함께 느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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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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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스 놀랜드 파크 저택

-대시우드 가족이 오랫동안 자리 잡고 살아온 생활의 터전


□바턴 코티지

-헨리 대시우드 부인과 세 딸이 새롭게 이주해서 살게 된 곳


■헨리 대시우드

-두 번의 결혼생활을 함

-전 부인에게서는 아들을 얻음(존 대시우드)

-현 부인에게서는 세 딸을 얻음(엘리너, 메리앤, 마거릿)

-영지를 상속받고 일 년 만에 세상을 떠남


■헨리 대시우드 부인

-슬하에 세 딸이 있음(엘리너, 메리앤, 마거릿)

-특히 둘째 딸을 편애하고 끔찍이 사랑함


■엘리너

-열아홉 살

-심지 굳은 이해력과 냉정한 판단력의 소유자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지혜를 가지고 있었음

-헨리 대시우드와 부인 사이의 첫째 딸


■메리앤

-열여섯 살

-분별 있고 영특함

-만사에 의욕적임

-어머니와 성품이 비슷함


■마거릿

-열세 살

-쾌활하고 성격이 둥글둥글한 아이


■존 대시우드

-헨리 대시우드와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패니(존 대시우드 부인)

-존 대시 우드의 아내

-편협하고 이기적인 인물


■페라스 부인

-존 대시 우드의 장모이자 패니의 어머니


■에드워드 페라스

-페라스 부인의 첫째 아들

-존 대시우드 부인의 남동생


■로버트 페라스

-페라스 부인의 둘째 아들

-외양에 신경 쓰는 허영꾼

-속이 텅 비고 오만함


■존 미들턴 경

-바턴 코티지의 집주인

-바턴 파크에 거주

-엘리너 가족을 도와준 인물


■레이디 미들턴

-스물여섯~스물일곱 살로 추정

-존 미들턴의 아내

-제닝스 부인의 첫째 딸


■제닝스 부인

-남편과 사별한 과부

-자산이 풍족

-두 딸이 있으며 둘 다 적당한 혼처에 잘 결혼시킴


■파머 부인

-제닝스 부인의 막내딸


■브랜던 대령

-서른다섯 살

-말이 없고 진중함


■존 윌러비

-남자다운 미모와 기품을 가지고 있음

-재주도 많고 상상력도 활발하고 기운차고 활달한 성격


■루시 스틸

-4년 동안 에드워드 페라스의 약혼자

-삼촌: 프랫

-스틸 자매의 둘째


■낸시 스틸

-스틸 자매의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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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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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잃고 경제적 기반을 상실한 대시우드 가의 사람들은 존 미들턴 경의 도움으로 서식스를 떠나 바턴 코티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이곳에서 대시우드 자매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하고, 시기와 질투 속에서 심리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이야기의 대부분이 결혼이나 사랑과 연관 지어지며 진행된다.


이는 당시 시대상으로 봤을 때 여성의 생존 수단이 결혼에 의해 좌지우지되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유달리 인연을 맺고 관계를 형성하는 파티나 모임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속에는 경제력, 가문, 사회적 체면, 욕망, 책임, 사랑 등과 더불어 이성과 감성이 마구 뒤섞여 있는데, 이들의 이런 숨겨진 감정선을 따라가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극 중 이성을 대표하는 인물은 엘리너로, 그는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이자, 전체 스토리의 균형을 맞추는 인물이기도 하다. 엘리너와는 반대 지점에 있는 매리앤은 감정에 충실한 인물로 즉흥적이고 자기감정에 솔직한 인물로 그려진다.


이들이 추구하는 감정과 이성의 방식은 때에 따라 오해를 사거나 실수를 연발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어느 쪽이 우월하다거나 옳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성과 감성의 경계선을 잘 지키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이를 통해 독자에게 무엇이 더 '옳은 삶'인지에 대해 질문을 건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그러므로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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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와 메리앤의 성향이 잘 드러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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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처럼 빠르게 말하면서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 열렬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그게 누구든 다 속내를 감추는 사람이라 할 아이잖아요!"

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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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성향의 메리앤에 대해 잘 표현한 문장이다. 있는 그대로 느낀 부분을 빠르게 표현하고, 상대방도 그렇게 표현하기를 바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음흉하거나 속내를 감추는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성향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열정적이고 솔직하지만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 실수가 잦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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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는 혼자일 때 더 강했지요. 자신의 바른 사리 판단을 따라서, 갓 벌어진 상처처럼 쓰라린 회한에 아파하면서도, 있는 힘껏 흔들림 없이 초연했고 겉으로는 한결같이 명랑했답니다.

220~2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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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 사고를 바탕으로 행동하고 말하는 엘리너이기에, 오히려 그녀는 혼자일 때 더 강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변에 사람이 있을 경우 그녀의 말을 곡해하거나 왜곡하는 경우도 있고, 그녀가 하고자 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기에, 오히려 엘리너의 경우 혼자일 때 더 강했다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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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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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나 전개 내용상으로 보면 큰 위기나 사건은 없이 무난하게 흘러간다. 그저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수없이 등장할 뿐이다. 다만 그 속에서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을 때 이성적 사고를 지닌 인물과 감성적 사고를 지닌 인물이 이에 대해 대처하는 방안이 확연히 다름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은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서도 선명히 드러나는데, 그런 행위나 사고 자체를 작가는 특별히 좋고 나쁘다는 판단이나 치우침 없이 그저 중립적인 위치에서 서술한다.


덕분에 이런 성향의 다름으로 인해 위기가 찾아오는 일은 없다. 오히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단계를 거쳐 더 관계가 돈독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이 책에는 극과 극, 상반되는 조건과 상황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그것들이 살아가는데 큰 흠이 되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섞여 더불어 살아가는 것으로 이 모든 것이 융합되고 희석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쩌면 이 소설을 통해 그런 통합과 조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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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음 생엔 물고기로 만날까
문서희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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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의 압박 속에서 시들어 가는 청소년들의 삶과 관계, 그리고 상실과 위로를 담은 책!"



과거부터 학업 스트레스는 존재해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난이도가 높아지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확신할 수 있었는데, 학업에 있어서만큼은 점점 요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책은 고등학생 작가가 쓴 소설로, 또래가 겪는 불안과 현실을 가까이에서 풀어냈는데 그래서인지 더 실감 나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많았다.


읽으면서 독자인 나조차 숨이 막힐 것 같은 지점들이 꽤 많았는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답답해졌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학업과 삶의 압박 속에서 길을 잃은 청소년들의 현실을 그린 소설로,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우리가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청소년들의 이면을 그대로 풀어낸 이야기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처럼 대하는 부모의 잔인함, 더 나아가 아이를 대상화해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행태를 적나라하게 만나볼 수 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꿈을 잃고 삶을 포기하거나, 탈출구를 찾기 위해 방황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깊이 상처 입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살아가기로 결심한 이들은 서로 관계를 맺고 보듬으며 버틸 힘을 얻지만, 그마저도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읽는 내내 '삶은 왜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질문이 절로 떠오르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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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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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늘

-엄마의 끝없는 공부의 압박과 현실적 불안과 피로를 겪는 인물

-해성고에서 항상 1등을 했던 성실한 아이

-오빠가 자살한 후 갑자기 수재들만 있는 해성고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 감

-오빠가 죽은 이후 엄마로부터 늘 의심받고, 감시당하고, 통제당함


■한서결

-세 살 때부터 엄마의 감시를 받으며 자람

-일곱 살에 의대반을 준비함

-수재가 되어야 했고, 영재를 거쳐, 결국 천재가 되어야 했음

-원하던 서울대 의예과 수시 최종 합격 발표 후 자살함


■문여울

-10반의 문제아로, 출석을 잘 하지 않음

-서늘의 짝꿍

-자유롭고 평안해 보이지만 다른 이유로 삶의 무게를 안고 사는 인물


■도이

-여섯 살 때부터 공부로 이름을 날린 영재

-열일곱에 해성고에서 서결을 만남


■서결과 서늘의 엄마

-자신의 감정을 딸이라는 존재 안에 밀어 넣고 '너밖에 없다'는 말로 구속하고, 위협하고, 기대하는 인물

-남편과는 이혼

-알코올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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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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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은 오빠의 죽음 이후 해성고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모든 면에서 최고였던 오빠는 열일곱 살 무렵부터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했고, 엄마와의 다툼도 잦아졌다. 잠시 방황의 시간을 거친 끝에, 결국 엄마가 원하던 서울대 의예과에 수시로 합격하지만 그 직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오빠는 서늘에게 유일한 버팀목이자 숨 쉴 수 있는 존재였다. 그가 사망한 뒤, 엄마의 기대는 고스란히 서늘에게로 옮겨오고, 서늘은 더욱 옥죄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전학 간 학교에서 서늘은 짝꿍 여울을 만나게 된다. 우연히 그의 사정을 엿듣게 되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반에서 누구와도 섞이지 못했던 둘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 그렇게 둘은 어느새 우정을 넘어선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서늘과 개인사로 꿈을 포기한 여울은 함께 탈출을 꿈꾸고,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감춰둔 비밀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회 시스템이 망가지면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청소년들은 이렇게 망가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방황의 길에서 다시 찾게 된 오빠의 소지품에서 발견한 낯선 인물 도이를 통해 듣게 되는 진실과 끝끝내 서늘을 위해 자신의 길을 떠난 여울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직접 책으로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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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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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이야, 가끔 그게 제일 무서운 것 같아. 막막하게 어른이 돼 버릴까 봐."

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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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의 막막함 속에는 많은 것들이 겹쳐 있다. 경제적인 부분, 할머니, 건강, 미래, 꿈 등. 자립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온 여울은 그래서 어쩌면 어른이라는 단어가 더 낯설고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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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음 생엔 물고기로 만날까?"

서늘은 여울에게 마음을 품은 뒤로 이렇게 생각했다.


물고기로 만나자. 그렇게 아무 말도 필요 없는 곳에서, 누구도 부르지도, 기억하지도 않은 채 그저 조용히 흐르는 물살 속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존재로 남을 수 있다면.

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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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으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자신을 위한다고 떠나버린 오빠, 집착적인 엄마 속에서 마음 둘 곳 없었던 그녀는 어쩌면 관계 자체를 맺지 않는 것으로, 그저 안온한 곳에서 잠시 머무르다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평온한 일상을 되찾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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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그래. 공부는 나중에 성공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나중에 가면 다 도움 된다고 말야. 근데 그 나중이 오기 전에 내가 무너졌으면, 그건 뭐야? 그 도움은 누가 받아?"

2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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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자 의문이 아닐까 싶다. 모두 ‘나중’을 이야기하며 지금의 행복을 미루라고 말하지만, 이미 내가 망가진 상태라면 과연 나중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대단한 것을 바라기보다, 그냥 지금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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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은 절망의 끝자락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은 아픈 만큼 깊고, 견딜 수 없는 만큼 순수하다는 것을. 그리고 사랑은, 가장 큰 상실 앞에서도 살아남아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2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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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운 서늘은, 그녀를 떠난 여울의 빈자리를 통해 비로소 사랑의 깊이와 애정을 깨닫는다. 더불어 그가 남긴 흔적이 결국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리라는 것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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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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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나칠 정도로 학업만을 내세우는 현시대의 모습을 꼬집는 동시에,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랑과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며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이다.


이야기 속 아이들은 하나같이 세상이 정해 놓은 길의 피해자로,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아가도록 강요받는다.


그중 유일하게 이 길의 바깥에 서 있는 인물이 여울인데, 그는 사회 시스템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청소년이다.


학업과 현실의 한계에 내몰린 아이들은 끝내 벼랑 끝으로 몰리고, 누군가는 삶을 스스로 내려놓고, 누군가는 살아 있으되 살아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


서늘 역시 그런 삶을 살아오다 우연히 여울을 만나게 되고, 서로 인연을 맺으면서 꺼져가던 삶에 조금씩 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살아오던 방식과 익숙한 틀을 깨는 일이었기에 쉽지 않은 고비를 여러 번 넘겨야 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소소하더라도 자신만의 꿈과 삶을 향해 나아가기로 마음먹는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여울의 위기를 목도하게 되면서, 서늘은 또 한 번 삶의 벼랑 앞에 서게 된다. 하지만 그 또한 언젠가 서늘은 딛고 일어서게 될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삶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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