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한 시간
박군자 지음 / 좋은땅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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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살아온 삶에 대한 진솔한 회고와 성찰을 담은 에세이"



이 책은 특정 에피소드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기보다는, 흘러온 시간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삶에 대해 깨달은 점들을 기록한 에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와 남편, 두 아들, 그리고 친구, 저자의 삶과 철학, 존엄한 마무리까지 두루 다루며 인생 전반을 훑어보고 정리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총 6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삶 전반을 회고하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은 내용을 기록한 에세이로, 한 사람의 인생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살다 보면 한 번쯤 잠시 멈춰서 내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꼭 한번은 필요한데, 그런 시간을 저자는 책이라는 기록물로 남겨두었다.


한 평생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 두 아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철학, 그 외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대한 결정까지 알차게 다루며 인생 전반을 깔끔하게 정리한 느낌이다.


덕분에 젊은 날 자녀들을 두고 부린 오기나 욕심들을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손수 음식을 하지 않고 인스턴트 음식으로 상을 차리는 며느리를 너그러이 보아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이뿐만 아니라 바빠서 가족여행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들에게도 서운함보다는 안타까운 마음과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더 우선으로 보게 되면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이해를 가지게 된 듯하다.


또한 당시에는 미처 몰랐던 실수나 누군가의 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면서, 저자는 마침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게 된다.


더불어 존엄한 죽음에 대해서도 미리 고민하고 남편과 상의해 보면서,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현재를 살아가는 책임감과 행복에 더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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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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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고,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선택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냈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 자신을 믿는 힘, 그리고 부모와의 신뢰 이 모든 것이 선택의 무게보다 더 중요한 가치임을, 나는 그때 깨달았다.

97~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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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의 선택과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며 부모인 저자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보통은 아이가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제대로 된 부모 역할을 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아이를 통해 배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청년 시절 아들의 선택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 과정을 겪으며 살아가는 태도와 자신을 믿는 힘, 그리고 믿어주는 부모의 힘을 배웠다.


그 덕분에 아들은 엇나감 없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지금은 법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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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인생도 나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삶은 종종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선물을 건넨다.

그 절망은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단단해지도록 밀어붙이는 또 하나의 힘이다.


그래서 이제 나는 인생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마다 되묻는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질문은 더 이상 냉소가 아니다.

이제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가장 다정한 위로가 되었다.

2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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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라는 이름이 지나고 난 뒤에는 그것이 분명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너무 혹독하게 겪을 때만큼은 인생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저자는 "절망감을 느낄 때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나는 오히려 그런 질문보다는 고난 그 자체를 받아들이거나, 그 흐름에 몸을 맡겨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택할 것 같다. 이 또한 언젠가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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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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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생을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 저자의 회고록을 읽으며 내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반성도 해보고, 요즘은 그때와 이렇게 다르네 하며 새로운 방식을 눈여겨보기도 한다.


어떤 것들은 지나서야 보이기도 한다. 보통은 뒤늦은 후회와 자책 뒤에 성찰의 시간이 따라오곤 한다. 저자는 이런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통해 진짜 나를 위한 시간과 소중한 것의 가치를 깨닫게 된 듯하다.


그래서 미리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고, 오늘에 더 집중하며 소중한 것을 지켜나가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꼭 중장년의 나이가 아니더라도, 살면서 한 번쯤 저자처럼 브레이크를 걸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또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렇게 방향성을 잃지 않고 조금씩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나를 위한 시간은 지키면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연대와 사랑도 예쁘게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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