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이라 미안합니다 - 커피 생활자의 카페 감별기 ㅣ 카페 소사이어티 2
이기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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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어린 관찰력과 나만의 까칠한 기준이 결합된 카페 취향에 대한 책!"



카페나 커피는 좋아하지만, 카페는 잘 가지 않는 나와는 다르게, 저자는 커피도 좋아하고 카페도 하루에 두세 군대 옮겨 다닐 만큼 카페를 자주 애용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과 선별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살펴보면 은근 까다로우면서도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시간, 맛, 음악, 분위기, 화장실, 테이블은 저자가 카페를 고르는 기준들에 속하는 것들로, 지극히 사적이며 또 개인적인 취향임을 알 수 있다.


집은 냥이들에게 내어주고, 카페를 전전하며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그래픽 디자인 일을 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비효율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에 대해 저자는 오히려 즐기고 있는듯하다.


그는 다양한 카페를 이용하다 보면, 의외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으며, 이를 통해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카페가 문을 닫았거나 커피 맛이 없거나, 혹은 화장실이 더럽거나 등등) 내버려두고, 얼른 또다시 새로운 카페를 찾음으로써 더욱더 카페력을 상승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사유로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괴짜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뭐 어떠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과 취향을 따라 카페를 찾고, 그 삶을 즐기는 것이니 충분히 존중해 줄 만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독려해 주고 싶다. 더불어 나 역시 저자와 같은 나만의 확고한 취향을 찾아 마음껏 누려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총 2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의 이상하고 매력적인 카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오전에 가는 카페가 다르고, 점심 먹고 오후에 가는 카페가 다르며, 맛과 분위기, 인테리어, 음악, 테이블 등등의 사유로 단골이 되는 카페가 있는 반면, 스쳐 지나가는 카페도 있다.


왜 이렇게 카페를 내 집 드나들듯 다니느냐 하면 집중이 잘 돼서라고 말한다. 더불어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맞닥뜨리는 것에 은근한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


그래서 지금 방문한 카페가 꽝이라더라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음 카페를 향해 나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취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취향은 여타 사람들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민감하다. 내 입맛에 맞는 맛, 일찍 문을 여는 곳, 넓은 테이블, 깨끗하고 청결한 화장실, 질리지 않는 음악 및 자신만의 취향으로 흘러나오는 음악 외에도 다양한 것에 자신만의 기준을 두고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까칠하고 예민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카페 주인이나 손님들을 향해 이것들을 발산하기 보다, 스스로 카페를 떠나 다른 카페를 찾아가는 것으로 취향을 채우고 있으니 어찌 보면 카페 탐방기를 보는듯한 느낌도 든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카페 일상기를 집요하게 쫓으며, 그날그날에 벌어진 에피소드나 상황들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형태로 서술한다. 그래서 독자는 마치 CCTV를 들여다보듯, 그날의 풍경을 시선으로 쫓으며 살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저자 자신이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또 다른 취향에 대해서도 함께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그가 얼마나 자기 삶을 애정하고, 제대로 즐기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일, 작업 방식, 사람, 관계, 우연히 마주친 손님 등에 대해 서술하는 장면들을 읽다 보면 유쾌하게 웃음이 나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공감 가거나 뜨악하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는데 그렇게 읽다 보면 어느새 저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행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더해 나만의 취향까지 반영해 즐기는 삶이라니, 나만 부러운가?


그가 그만의 방법으로 카페 생활을 즐기는 일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직접 만나보기 바란다.



아래는 저자의 생각과 취향 중 유난히 나와도 결이 잘 맞았던, 혹은 공감이 갔던, 아니면 기억에 남았던 내용들 일부를 발췌한 문장들이다.


읽으면서 '맞아 그렇지'하며 나의 취향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나도 나만의 확고한 취향과 까다로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재차 상기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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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이 열리자 마음도 너그러워졌는지 다른 카페에서 마시는 덜 맛있는 에스프레소도 먹을 만했다. 한번 수준을 높이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힘든 줄만 알았지 한번 맛을 알면 그 계열을 다 끌어안을 수 있게 되는 줄은 몰랐다. 커피 없는 카페 생활에서 마침내 커피 생활로 들어섰다.

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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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없는 카페 생활에서 처음으로 커피 생활로 들어선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문장이다. 어떤 이들은 수준을 높이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자는 오히려 한번 맛을 알게 되니 그 계열을 다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모를 때는 넘길 수 있을지 모르나, 알게 되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저자 역시 그 계열을 다 끌어안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나 역시 커피를 좋아하는 1인으로써 맛을 알게 된 이상 그냥 지나치지는 못한다. 조금 덜 맛있는 상황이라도 어떨 때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먹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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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 관한 정보도 평생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알 수 있는 법이다. 난 얇은 잔에 입술이 닿는 느낌을 훨씬 좋아하고 한 번에 마시는 양이 적은 편이라 얇고 작은 잔을 쓴다.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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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 취향을 알아가는 시간은 평생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것들이다. 많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해야만 나만의 취향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나는 커피를 마실 때 기분에 따라,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잔을 두고 먹는데, 믹스커피를 먹을 때는 A잔,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는 B잔, 라테를 먹을 때는 C잔과 같은 형태로 구분해서 먹는다.


커피를 맛있게 먹는 나만의 비법이자 취향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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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한테 맞는 방법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찾으면 오늘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그 기분'을 이끌어낼 수 있다. 몸의 상태는 마음에 달렸고 마음의 상태는 몸에 달렸다.

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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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고로, 몸이 취약한 상태가 되거나 혹은 반대로 마음이 취약한 상태가 되면, 양쪽 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앞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만의 방법을 찾아왔다면, 이때 확실한 처방전을 나에게 내릴 수 있다. 내가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혹은 지금의 상태를 편안한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는 컨디션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나를 잘 아는 것이 왜 중요한지, 내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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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없고 카페엔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의외성이다. 집은 늘 그대로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

카페는 뜻밖의 요소로 가득하다.

(...)

기꺼운 요소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요소든 의외의 것은 생각을 촉발한다. 거기서 출발한 생각의 씨앗이 줄줄이 이어져 작업을 잠시 멈추게도 하고 글감을 던져주기도 한다.

85페이지 中

=====


나는 집중하는 일을 앞두고는 절대 카페와 같은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혹은 의외성을 촉발할 요소가 있는 곳은 방문하지 않는다. 오히려 멍 때리거나 쉼을 위해서, 혹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위한 장소로 카페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일상 속 카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저자는 방해받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일을 맞닥뜨릴지 언정 그런 의외의 요소를 일상에 그대로 두고 즐기고 있는듯하다.


덕분에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또 새로운 글감을 얻기도 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무엇이든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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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직장을 옮겼고 그중엔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회사도 있었지만 외부에서 봤을 때 그렇게 멋져 보이던 이미지는 내부로 들어가면 사라지는 신기루였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시트지가 별의별 무늬와 소재와 두께별로 있을 뿐이었다. 좋은 이미지를 풍기는 조직, 인물 들은 모두 시트지 활용의 달인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한 시트지를 쓰거나 쓰이는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을 듯했다.


마침내 혼자 일하기로 결심했다. 혼자 일하면 시트지 따위는 안 쓰게 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시트지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

121~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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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공감 갔던 문장 중 하나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그리도 멋지고 괜찮아 보이던 회사도 막상 내부로 들어가 보면 밖에서 보던 것과 얼마나 다른지 매번 실감하게 된다. 또 그 속에서 내가 온전히 나로 있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것을 벗어나고 싶어 또 막상 혼자 일해보면, 이 역시 조직에 속해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로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된다.


이로써 한꺼풀도 입히지 않은 온전한 나로서는 존재할 수 없구나 깨닫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는 한, '00척'하거나 매번 다른 옷을 입으며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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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에 '품절'이라고 써놓았는데도 그거 안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일할 때는 재차 확인은커녕 대충 넘긴다.

1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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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공감하는 이야기다. 이 문장을 읽으며 얼마 전에 겪은 비슷한 일화가 떠올랐다. 온라인으로 신청한 면허증을 찾으러 간 곳에서 뒤에 줄 선 여자가 앞에 쓰여 있는 안내 문구는 읽지도 않고 자꾸만 이 줄이 번호표 뽑지 않고 줄 서는 곳이냐고 물어댔었다.


앞에 엄청 커다란 글씨로, '번호표 No 줄 서주세요!'라고 쓰여있었는데 순간 까막눈인가 싶었다. 묻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앞 데스크에 다 써놨는데 왜 그리도 물어대는지.


피곤해서 얼른 알려주고 면허증 찾은 뒤 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런 사람들은 어디 가서도 아마 이런 태도로 대충대충, 충분히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타인을 괴롭히면서 정보를 알아내겠지?


피곤한 세상이다.



*****


카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저자의 취향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그 속에 자신의 확고한 생각이나 신념 등도 함께 담고 있어 읽다 보면 묘하게 빠져드는 구석이 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까칠하다거나 예민하다 표현할지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세심하고 섬세해서 긍정해 주고 싶은 부분이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내 확고부동한 취향을 이야기한다는데, 왜 사람들은 이를 두고 부정적 의미를 담아 이야기하는지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저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는 커녕 오히려 더 많은 카페를 섭렵함으로써 카페 주인들에게 경제적 이득까지 더해주고 있는데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본다.


간혹 작업을 위해 4인 테이블을 혼자 쓰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나 이 또한 고정관념이라 생각한다. 혼자 오는 사람도 넓은 테이블 쓸 수 있고, 4인이 나란히 바 테이블에 앉아도 문제 될 것은 없다.


더군다나 저자는 적당히 눈치 봐가며, 사람이 없을 시간대에 카페를 이용하고 있으며, 한 군대서 계속 머물기보다 하루에 2~3곳을 옮겨 다니며 자신만의 카페 생활을 즐기고 있다.


타인의 생활에 지나친 간섭 혹은 딴지를 걸고 싶은 게 아니라면, 저자의 이러한 생활패턴도 존중받아 마땅하다.


좋아하는 것을 깊이 들여다보고, 관찰하며 찾아다니는 삶을 이 책을 통해 탐험해 보니 그 자체가 얼마나 큰 기쁨이고 행복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마도 저자는 비록 한 번씩 택시 타고 이동한 카페가 문을 닫아도, 입맛에 맞지 않는 커피를 마주해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나 보다.


남들이 보기에 피곤하거나 까칠해 보이면 어떤가? 내가 좋으면 그만인 것을. 앞으로도 저자가 마음껏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승승장구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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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제시카! -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위한 슬기로운 마흔 생활
김형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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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에 달라진 인생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 나이 마흔 즈음 새롭게 자신의 삶을 개척한, 그래서 지금은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저자는 '제시카'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중심에 있는 네 가지 주제, '독서', '건강', '소통',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자신이 어떤 변화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육체와 정신 모두를 굳건히 지켜준 요소들을 총집합하여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나에게는 착! 하고 다가오는 느낌은 아니다. 내용상으로 하나하나 뜯어보면 내 생각과 결이 맞는 이야기도 많고, 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도 꽤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책의 기본 틀로 사용되고 있는 추천도서 또한 어떤 면에서는 유익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흠뻑 빠져들어 읽을 만큼, 혹은 강하게 동조할 정도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리고 몇 가지 이유를 발견했다. 첫 번째는 각 장마다 서술된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책으로 엮였을 때 조화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개별 도서를 읽고 건별로 블로그에 올린 도서를 긁어다가 그대로 엮어 만든 느낌이 들었달까? 네 가지 주제라는 실로 엮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몰입도가 떨어졌던 것 같다. (유사한 카테고리로 엮은 느낌이었음)


두 번째는 반복되는 패턴과 단어 사용으로 읽는 재미가 반감되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각 에피소드들을 개별적으로 만났을 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들이 한데 뭉쳐 책으로 엮였을 때, 한 권의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반복 재사용하는 느낌으로 다가와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를테면 평생 책을 읽고, 운동하고, 그림을 그리며, 그런 내 이야기를 끊임없이 글로 표현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며, 유쾌한 삶을 살겠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와 같은 문장이나 '당신은 지금 어디에 미쳐있나요?'와 같은 질문, '시나브로'와 같은 어휘 사용이 잦다 보니 일부로 강조를 하는 건지, 아니면 검수가 제대로 안된 건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블로그에 하나의 게시글을 업로드할 때도 같은 단어나 내용들을 무한 반복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이면 같은 의미 다른 어휘를 쓰려고 노력한다.


세 번째는 내용 전체적으로 '책'에 기반을 두고 서술되고 있는 틀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책을 읽고 블로그에 업로드할 때 그에 대한 줄거리보다 자신의 생각을 중점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썼다. 그리고 그 형식은 고스란히 이 책에도 반영되어 있다.


문제는 그런 형태가 책 내용 전반에 짜인 책장처럼 구성되어 있어 신선함이나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운 장을 만났을 때도 같은 형태로 계속 공장에서 찍어내듯 서술되어 있다 보니 어느 순간 읽은 책에 대한 내용을 쓰려고 한 건지, 아니면 자신의 변화와 성장담에 대한 내용을 쓰려고 했는지 어느 순간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중간에 간혹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야기를 불쑥 서술하고 있는 장면들이 반갑게 느껴질 정도다.


이처럼 내용상 살펴보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하나도 조합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 자신을 변화하게 만든 네 개의 주제 '독서, 건강, 소통,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구조는 '읽은 책+간단한 내용 설명+자신의 소감'의 형태로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아마도 변화를 위해 책을 읽었고, 또 그 책을 통해 자신이 이렇게 변화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차용한 방식이 아닐까 짐작만 할 뿐이다.


이로 인해 1장에서, 2장으로 주제가 바뀌어도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간간이 일상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에피소드들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변화하기 위해 책을 읽고, 또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이 변화한 것까지는 좋은데, 읽으면서 자꾸 도서 블로거의 수십 개 게시글을 한꺼번에 읽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달까? (인생 변화의 목적에 초점을 맞췄을 때)


그래서 인생 변화 말고 도서 블로거의 게시글을 읽는다는 생각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해 보니, 색다른 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읽은 책을 어떤 식으로 서술하는지, 또 줄거리를 서술하는 데 있어 다른 입장, 같은 책을 읽었는데 번역에 따라 디테일이 달라지는 지점 등 비교 분석해 볼 수 있는 데이터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관점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 동시에,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저자가 열심히 책을 읽는 만큼 블로그에 서평을 쓰는 루틴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저자의 블로그를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내가 못 찾는 건지, 비공개 설정으로 돌려진 건지 직접 블로그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쉬웠다. 찾아보면 출판한 사람들의 책 속에 언급되는 블로그나 유튜브 등 SNS 기록이 실제 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 저자 역시 그런 경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때문에 책 속에 언급된 내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아래는 이 책에 담긴 내용 중 개인적으로 공감 갔던 내용들 일부를 기록한 내용들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 데 뭉쳐두면 어딘가 좀 조화롭지 않는 느낌이 들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나와 결이 맞는 부분들도 꽤 많았다.


그중 특히 독서방법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러했는데,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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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책 읽기 → ②밑줄 긋기, 생각 기록 → ③블로그에 독서 기록 남기기


나의 경우, 이 세 가지 활동이 완성되지 않으면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독서 기록이 가장 중요한 단계다. 책은 대충 읽을 수 있지만, 독서 기록은 대충 할 수가 없다. 읽었으나 기록하지 못한 책이 있으면 난 어딘가 불편하다. 그만큼 독서 기록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었다.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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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딱 이렇다. 책에 직접적으로 표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다른 형태로 진행하고 있지만, 어쨌든 나 역시 위의 3가지 활동을 통해 한 권의 책 읽는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으니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불어 아직까지 쓰지 못한 독서 기록들로 인해 마음 한편이 불편한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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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좋은 습관들



1. 병렬 독서하기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라. 어려운 책을 읽을 땐, 술술 익히는 책도 중간에 함께 읽어주는 진도 나가기가 수월하다.


2.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

책은 장르마다 얻을 수 있는 지혜와 감동이 모두 다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길 권한다.


3. 주제 읽기

한 주제를 정해서 해당 주제의 책들을 여러 권 몰아서 읽는 것도 좋다.


4. 하루에 읽을 분량 정해서 읽기

실천이 어렵다면 매일 50페이지씩 혹은 100페이지씩 읽기를 목표로 해보자. 이는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5. 늘 책을 옆에 두기

눈에 보이는 곳에 책을 쌓아두고 여유가 생길 때마다 책을 펼쳐보자.


6. 가끔은 수준 높은 책, 어려운 책 읽기

방해받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에는 어려운 책, 높은 독서력이 필요한 책을 읽어보자. 이런 책들을 완독했을 때의 성취감과 쾌감은 무척 크다.


7. 전작주의 독서

한 작가의 책을 몰아서 읽어보자. 내가 존경하는 작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그의 통찰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꽤 괜찮은 독서법이다.


8. 청소년 도서 활용하기

어려운 개념의 책은 청소년 책을 통해 핵심을 이해하는 것도 좋다.


9. 가벼운 책으로 도피하기

어려운 책을 읽느라 머리에 쥐가 날 때 혹은 현실의 삶이 너무 괴로울 때 가끔 가벼운 소설로 도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10. 좋은 문장 발췌하기

책 속에서 좋은 문구 세 개만 건져도 성공한 책 읽기다. 나에게 의미 있는 문장을 발췌해서 기록해두자.


11. 생각과 느낀 점 기록하기

발췌한 문장과 함께, 내 생각과 느낀 점을 함께 기록해 보자. 무엇보다 생각의 깊어지고 삶은 단단해질 것이다.

70~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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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하다! 나 역시 이 11가지 방법을 활용해 책을 읽고 있어 이 방법만큼은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실제로 나는 어려운 책과 함께 쉬운 책을 가급적같이 두는 편인데, 페이지가 길거나 읽기 어려울 때는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쉽게 읽히는 책이나 얇은 책을 통해 휴식을 취한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받는 협찬 도서는 물론이고, 소장 도서, 도서관 책까지 두루두루 곁에 두고 읽는 편이다. 그리고 시간에 쫓길 때는 하루만큼의 분량을 정해두고 읽음으로써 오히려 더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책 읽는 게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위의 11가지 방법들을 일상에 적용해 보자. 그렇게 습관을 들이다 보면 어느새 책과 늘 함께하는 일상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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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보는 방식으로 세상은 굴러간다. 사실 누구에게나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단지, 생각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견디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2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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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처럼 되지 않는 세상!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 눈에 '멋짐' 안경을 장착해 본다. 그렇지만 때론 진실의 눈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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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나중의 큰 행복을 위해 지금의 작은 행복을 미뤘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행복은 미루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행복도 마음의 습관이기에 자주 느낄수록 더 잘 느끼게 되고, 미루다 보면 행복한 순간이 와도 잘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한 상태로 변해간다.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자주 느낄수록 내 삶이 행복해진다.

2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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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나중의 큰 행복을 미루며 살았던 때가 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또 그게 정답이라고 믿으며 살았다.


그렇게 배웠고, 또 부모님, 또 부모님의 부모님이 그렇게 살아왔기에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몸에 익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아님을 알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삶이 무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또 행복은 찾기 나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더 이상 행복을 미루며 살지 않는다.


일명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고 말하는 주변의 작은 행복들을 찾아 매일 느끼며 살아보면 어떨까?


각 장의 마무리에는 '마무리하며'와 '제시카의 제안'을 만나볼 수 있었다.



*****


나이 마흔에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렇게 책을 통해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 변화를 겪게 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제시카'라는 이름을 붙여 행복한 인생을 위한 조언과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 책에는 그런 저자의 성장기와 좌충우돌의 기록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모두 실천이 앞선 사례들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것, 새벽에 일어나는 것, 새로운 독서모임에 참여해 보는 것, 내 공간을 마련하는 것, 기록하는 것, 운동을 하는 것 등 이 모든 것들은 실천을 통해 이루어낸 일들이다.


단순히 책만 읽었다고 해서 결코 이룰 수는 없는 것들이다. 책을 읽었고, 깨달음을 얻었고,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바꿔나간, 수고스러움을 감수한 저자만의 노력이자 성취인 것이다.


하나의 좋은 사례를 얻었으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가까운 곳에서 정보를 얻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그리고 나이 탓, 환경 탓 같은 것은 하지 말자.


내 조건에 맞춰 삶의 패턴을 재조정하고,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나가며 실천하다 보면 우리 모두 변화된 삶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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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식물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안톤 순딘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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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매력적인 식물을 알 수 있는 기회!"


어릴 적 집 주변 숲속에서는 우거진 나무들과 각종 버섯, 그리고 고사리가 종종 발견되고는 했다. 그때는 뭔지도 모르고 동그랗게 말린 잎도 아니고, 열매도 아닌 것들이 서서히 펴지는 모양새가 신기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른들이 '고사리'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이름이 고사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흘러, 지금에 와서는 그 숲과 그 속에 자리하고 있던 것들이 종종 생각나고는 한다. 빽빽하게 숲을 가득 채웠던 나무들과 이끼, 고사리, 가끔 발견되던 산짐승(토끼, 사슴 등)과 숲 전반에 퍼져있던 시원한 공기와 냄새(흙냄새, 나무냄새)가 그립다.

그런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일까, 집에는 늘 식물이 함께 했었고, 지금 살고 있는 집 또한 그렇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익숙함과 새로움 그 어느 사이에서 낯설지 않게 다가온 책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양치식물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양치식물의 기원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와 분포, 형태학, 종, 인간 세상에 스며든 고사리, 그림과 디자인 등 생활 전반에 자리 잡은 고사리 등 최초 발생부터 현재까지의 고사리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양치식물에 대한 책을 쓴다고 했을 때 '고작 양치식물에게 책 한 권을 통째로 바친다고?'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충분히 할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식물임을 누구나 알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양치식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고사리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또 이를 통해 앞으로는 생활용품 속에 자리한 예쁜 양치식물의 무늬를 한 번 더 살펴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식물을 키우고 있다면, 혹은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놀랍고 신비한 양치식물의 세계에 잠시 발을 담가보자. 어쩌면 양치식물을 통해 지구의 역사를 새롭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집에는 유난히 큰 키를 자랑하며 쑥쑥 자라고 있는 유일한 양치식물 하나가 있다. 가장 최근에 분양받은 식물 중 하나로, '무늬 보스턴 고사리'다. 사실 처음에 집에 데려왔을 때는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새로운 줄기가 올라오더니 지금은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이 식물 때문이었을까? 어릴 적 살았던 그 그림 속 싱그럽게 올라오던 고사리가 다시 생각난 것은?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한번 추억 속 그 장면을 떠올리게 된 촉매제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이 책을 받았을 때 반가운 마음이 이는 동시에 무엇을 알게 될까 호기심도 함께 일었다. 그리고 처음 마주한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양치식물의 기원과 역사였다.

뒤이어 유럽에서 대유행을 하게 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생활 전반의 꽤 많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다채롭고 아름다운 매력을 가진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식물로서 존재하는 양치식물만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종이 지구의 역사와 맞물려 오랜 세월을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오며 살아왔다는 점, 그리고 아름다운 무늬를 활용한 생활용품들이 우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 심지어 식용과 약용으로도 활용되었다는 점, 여기에 더해 관상용 식물로서 다른 꽃과의 콜라보가 꽤 멋스럽다는 점 등 양치식물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나니 이 매력적인 식물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잘 몰랐던 양치식물의 역사와 구조, 그리고 유용 작물로 활용되었던 이 식물에 대해 정리해 보려 한다. 혹자는 다른 식물과는 다른 구조, 다른 형태로 번식을 이어나가는 양치식물의 특이점을 목격하면서 '나도 양치식물을 하나 들여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 지금부터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로 불리는 양치식물을 위해 책 한 권을 통째로 바친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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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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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은 지금으로부터 약 4억 년 전에 등장했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그 시절의 몇 안 되는 식물 중 하나이다. 따라서 2억 년 전에 공룡과 지금은 멸종한 다른 생명체들이 탄생했을 때는 양치식물은 이미 완벽하게 진화를 마친 상태였다.
양치식물이 다른 식물보다 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물과 양분의 수송을 담당하는 특수 관다발 때문이다. 나아가 양치식물은 목질을 세포벽에 쌓아 세포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 원시 식물은 4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지구의 식물 세상을 지배하였다. 하지만 페름기가 끝날 무렵인 약 2억 5천만 년 전에 일어난 "페름기 대멸종" 시기에 멸종하고 말았다.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멸종이었다. 어림잡아 지구에 사는 생명 종의 90%가 사라졌다. 따라서 현재의 양치식물은 카본기의 그 원시적인 양치식물 종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억 년 전인 백악기에 양치식물은 다시 한번 크게 번성한다. 이 시기에 박벽포자낭 양치가 등장하였다. 현재 지구에 사는 양치식물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백악기에서 고진기(팔레오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또 한 번 대멸종이 일어났다. 지구에 살던 종의 절반가량이 사라졌다. 그중 가장 유명한 생물이 공룡이다.

팔레오기의 초기에는 지표면 대부분이 황무지였다. 식물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놀랍게도 다시 양치식물이 지구를 점령하였다.

백악기 말의 대멸종이 지나간 후에는 양치식물의 홀씨 비율이 최고 99%까지 치솟았고, 그 이후로 다시 예전 수치로 돌아왔다.

이런 현상을 '양치 스파이크'라고 부른다. 다른 식물들이 죽어 나갈 때도 양치식물은 퍼지기 쉬운 홀씨 덕분에 생존하여 주도권을 장악하였다.

그리하여 양치식물은 종자식물이 다시 자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였다. 그러니 오늘날 자연에서 사는 식물의 대다수는 양치식물에게 감사하다고 꾸벅 절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생존력과 경쟁력 덕분에 현재 우리는 양치식물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

지구의 역사와 함께 한 양치식물의 생존력을 살펴보고 나니, 새삼 양치식물의 생존력과 경쟁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황무지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양치식물이라니.

특히 지구의 역사에서 두드러질 만큼 큰 두 번의 대멸종을 겪고서도 다시 새로운 품종으로 환경에 맞게 성장하면서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해 준 것이 바로 고마운 양치식물이었다니, 알고 나서 보니 새삼 양치식물이 다시 보인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파릇한 식물들은 정말이지 모두 양치식물의 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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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과 형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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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형
양치식물의 유형은 주로 3가지로 나뉜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육생종, 나무에 붙어 자라는 착생종, 연못이나 호수에서 자라는 수생종이다.양치식물은 홀씨체 혹은 홀씨 식물(꽃을 피우지 않고 포자에 의해 번식하는 식물)로, 모든 양치식물은 주로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잎, 뿌리줄기(근경), 뿌리이다.


▷잎모든 식물이 그렇듯 양치식물 역시 땅 위로 솟은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부분이 잎이다.

▷뿌리줄기
양치식물의 줄기는 뿌리줄기라고 부른다. 땅 위로 솟아 나온 부분도, 뿌리도 그 뿌리줄기가 자란 것이다. 뿌리줄기 자체는 뿌리의 일부가 아니라 줄기의 일부이다. 따라서 양치식물을 잘 기르려면 뿌리줄기를 잘 알아야 한다.

뿌리줄기는 무성생식에도 쓰인다. 무성생식이란 줄기나 가지로 번식하는 방법을 말한다.

뿌리줄기의 모양새 대다수는 빛깔이 참 곱다. 이런 뿌리줄기의 아름다운 색과 무늬 덕분에 양치식물은 실내 관상용 식물이나 원예식물로 인기가 많다.

▷뿌리
땅에서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는 뿌리는 어두운 빛깔이고, 여러 부위로 나뉘며, 뿌리줄기에서 곧바로 아래로 자란다.

▷새순
양치식물은 봄에 어린잎이 날 때 특히 예쁘다. 앙증맞게 돌돌 말린 연초록 잎은 몸 화단에 서 있는 황량한 꽃 식물들과 완전히 대비된다.

새순의 생김새는 속에 따라 매우 달라서 종 구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양치식물의 생명주기
양치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오랫동안 녀석들이 어떻게 번식하는지 몰랐다. 중세 시대 사람들은 그 번식의 신비에 매혹당했고, 분명 초자연적인 힘이나 마법의 힘이 뒷배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 비밀의 열쇠가 홀씨라는 사실은 17세기에 와서야 밝혀졌다.


*****

양치식물의 형태학을 알고 보니, 꽃이 피지 않는 고사리를 두고 과거 마녀사냥이나 마법의 힘, 초인적인 힘을 믿던 시절 이 식물을 두고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가히 상상이 되는 바다.

꽃이 없어도 혼자서(홀씨) 알아서 자생하고 크는 양치식물의 특성을 모르던 그들에게는 얼마나 신비롭고 새롭게 느껴졌을까? 그러니 양치식물의 홀씨를 지니고 있으면 투명 인간이 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생겨난 것이겠지.

이 페이지를 읽고, 집에 있는 '무늬 보스턴 고사리'를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다. 잎과 줄기, 뿌리까지 구조적 명칭과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홀씨를 상상하며 자세히 보아야 더 예쁜 식물의 매력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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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상의 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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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 작물로 쓰이는 양치식물
많은 문화권에서 양치식물을 유용 작물로 이용했다. 바위고사리는 붉은색 염료의 재료로 쓰이고, 공작고사리는 양치식물 중 가장 아름다운 잎으로 유명하지만 다양한 유용 작품으로도 쓰임새가 많은데, 특히 바구니 제작에 많이 쓰인다.

청나래고사리는 가축 사료로 먹였고, 집이나 헛간을 덮는 지붕 재료로도 사용했다. 유리공예가들은 이 고사리로 포장재를 만들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튼튼해서 완충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

초록색의 가느다란 잎을 가진 고사리, 여기에 올망졸망한 둥근 고사리가 서서히 펴지는 모양새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고사리의 종류가 생각보다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인간 세상에서 이 고사리를 활용하는 활용법 또한 그에 못지않게 다양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잎을 활용한 다양한 직접적 활용법은 물론, 약용, 식용, 염료, 디자인과 그림에도 활용된다는 것을 보고 상상 그 이상임을 알 수 있었다.


■형태와 색깔이 너무나 풍성하고 다양한 양치식물
초록색의 고사리 잎만 생각했는데, 소개된 사진들을 통해 붉은색 노란색, 보라색 등 매우 화려한 색채를 가진 다양한 종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염색에도 활용된다고 했는데, 이 컬러를 보고 나니 비로소 이해가 된다. 2차, 3차 가공을 하지 않아도 그저 관상용으로도 충분히 멋스러움을 자랑하는 고사리를 보며, 한때 유럽에서 왜 그토록 양치식물에 빠져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다른 꽃과 조화를 이룬 양치식물
하나의 정물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사진은 고사리와 꽃을 활용해 꽃꽂이, 꽃다발, 꽃바구니, 화환 등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싱그럽고 생명력 넘치는 고사리 잎을 화려한 꽃과 매치시키면서 대조되는 느낌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한껏 더 풍성함을 자랑하는 이 꽃꽂이들을 집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저절로 시선이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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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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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보니, 고사리가 지금까지 연명할 수 있었던 데에는 홀씨와 무성생식을 통해 번식하는 방법 외에도 사람 눈에 잘 띄지 않아서라는 이유도 있는 듯하다.

이토록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씨를 말려버리는 인간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특성 덕분에 여태껏 무사히 잘 안착하며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이성'이라는 말은 좋은 의미로도 쓰이지만 그만큼 사람의 욕구를 자극하고, 또 소유욕을 불러오는 단어이기도 하기에 양치식물은 충분히 또다시 인간에 의해 소멸을 겪을 수도 있는 식물이었다.

하지만, 양치식물 스스로 목질을 세포벽에 쌓아 세포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했듯이, 숨어서 자랄 수 있는 특성을 지니게 되면서 다행히 인간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때는 야자수 나무처럼 사람 키를 한참 넘어서는 양치식물도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쇼킹하게 다가왔는데, 만약 지금까지도 존재했다면 좋은 안식처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 반려 식물의 성장을 지켜보며 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 잎과 줄기가 자라나는 모양새인데,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이 저마다 달라 지켜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추후 다른 양치식물과 만날 기회가 있다면, 컬러감 있는 양치식물과도 조우해 보고 싶다.

퀄리티 있는 컬러 사진들을 보는 재미가 남달랐던 이 책 덕분에 양치식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채울 수 있었다. 실제로 키우는 반려 식물에 대해 깊이 있는 역사와 히스토리까지 알기는 어려운데, 덕분에 정보력(+1)을 얻을 수 있었다.

모든 정보를 다 습득하거나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양치식물이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라는 점, 그리고 수많은 멸종의 위기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식물이라는 점, 포자를 통해 혼자 알아서 생식과 번식을 이어간다는 점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여기에 더해 문득문득 눈에 보이지 않는 홀씨를 보는 상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처럼 양치식물 한두 개쯤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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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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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의 공간이자 치유의 공간이 된 헌책방!"



'헌책방'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추억 때문인지, 불쑥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참을 기다려 비로소 읽게 되었다.


그래서 읽고 난 소감이 어떠냐고 한마디로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이런 공간 하나쯤 있으면 참 좋겠다' 싶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스토리상으로 크게 요동치는 내용은 없다. 인생에서 한 번쯤 겪는 고민과 변곡점은 있을지언정, 자극적이거나 매운맛없이 전개되는 스토리다.


하지만 나를 찾아가는 여정과 성장 포인트는 눈여겨볼 만하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 속에서 책을 통해 치유받고, 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가족과의 재회를 통해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모습, 여기에 더해 가까운 이웃들과 소통하며 단절에서 벗어나는 모습들은 따뜻함과 위로를 건넨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외삼촌과의 일화와 외숙모와의 일화 두 부분으로 나뉜다. 그리고 그 두 이야기를 연결 짓는 중심에는 주인공인 다카코가 있다.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은, 세계 최고의 책방 거리인 진보초 고서점 거리 안에 있는 모리사키 서점으로, 이곳은 치유와 쉼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낡고 오래된 고서점이지만, 책에 둘러싸여 홀로 지내다 보면 어느새 평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곳이다. 덕분에 사토루 외삼촌이 그러했고, 주인공 다카코에 이어 모모코 외숙모까지 알차에 이 공간을 알차게 사용하게 된다.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나 역시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모리사키 서점에 잠시 내려놓고, 쉼과 고독을 즐길 수 있었다. 곰팡내 나는 2층 어느 구석진 방 안에서 고요함을 즐길 수 있었다.


나라 안팎으로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들이치는 요즘, 마음을 녹여줄 책 한 권을 찾고 있다면 이 책으로 마음을 달래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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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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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 서점

-세계 최고의 책방 거리인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는 약 170여 곳의 서점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다.


■나(다카코)

-스물다섯 살

-즉각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

-연인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로 인해 슬픔에 빠진 다나코는 10년 만에 재회하게 된 외삼촌의 제안으로 도쿄의 생활을 정리하고 여름이 시작된 때부터 다음 해 이름 봄까지 모리사키 서점 2층에 있는 빈방에서 책에 둘러싸여 지내게 된다.


■사토루 외삼촌

-40대

-모리사키 서점을 2대째 운영 중으로 약 10년 정도 되었다.

-모리야키 서점에는 일본의 근대 작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약 6000권 정도 보유 중이다.


■모모코 외숙모

-5년 전에 집을 나가 행방불명 상태였으나 갑작스레 돌아온다.


■히데아키

-세 살 많은 직장 선배이자 전 연인

-같은 직장의 다른 부서 여사원과 결혼 예정으로 약 2년 반 전부터 만나온 사이


■히데아키의 약혼자 무라노

-남자친구가 이상한 것은 감지했으나 바람피우는 상대가 다나코인줄은 몰랐음


■사부

-20년 된 서점 단골손님


■스보루 카페 사장

-40대

-사토루 외삼촌과 다카코의 단골 카페 사장


■도모 짱

-스물세 살

-국문과 대학원 1학년생으로 빈 시간에 스보루에서 아르바이트로 홀서빙을 함


■다카노 군

-카페 아르바이트 생으로 주방 담당

-도모짱을 짝사랑하고 있음


■와다 아키라

-모리사키 서점의 단골손님 중 하나로 스보루 카페에도 자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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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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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코는 어느 날 같은 직장에 다니는 세 살 많은 직장 선배인 히데아키에게 같은 직장의 다른 부서 여직원과 결혼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로 인해 멘붕에 빠진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있어 진지한 교제 상대가 아니라 그저 놀이 상대였다는 것을, 또 그동안 회사 내에서 둘의 관계를 비밀에 부친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순간 머릿속에 버퍼링이 걸린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답을 한 후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자취방에 홀로 남은 뒤에야 비로소 머리가 냉정해지면서 슬픔이 북받쳐 오르기 시작한다.


그 후로 같은 직장에 다니는 그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그의 약혼녀와도 식당이나 탕비실 등에서 마주치게 되면서 참담한 나날들이 이어지게 된다.


이 일로 위장은 음식물을 거부했고 밤에는 잠을 잘 수 없게 되면서, 체중은 순식간에 줄게 되고 얼굴은 흙빛이 된다. 그렇게 2주 정도 지나자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도달한 다카코는 마침내 상사에게 사표를 제출하게 된다.


그렇게 도쿄 자취방에서 홀로 지내며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오로지 잠에만 빠져든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휴대전화에서 낯선 부재중 전화가 와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알고 보니 엄마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은 사토루 외삼촌이 전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에 엄마의 성화가 두려웠던 다카코는 외삼촌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무려 10년 만에 통화를 하게 된 외삼촌은 당분간 서점에 와서 지내라는 제안을 하게 되고, 이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그녀는 허리가 아파 가게를 열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외삼촌의 핑계에 못 이기는 척 도쿄 생활을 접고 2주 후 진보초역 모리사키 서점으로 향하게 된다.


진보초역은 낌새가 묘한 곳이었는데, 서점만 죽 늘어서 있는 유명한 헌책방 거리였던 것이다. 그곳에서 외삼촌을 만나 간단한 서점 소개를 듣고 자신이 머물 방 청소를 한 후 그렇게 꿀잠 자는 첫 날밤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서점에 새롭게 자리를 잡은 다카코는 이곳으로 오고 나서도 불쑥불쑥 밀려오는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계속해서 잠을 자는 것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그리고 여름이 끝나가는 어느 날 밤 8시쯤 보다 못한 외삼촌이 퇴근 후 함께 나가자며 제안을 한다. 서점 근처에 있는 '스보루'라는 카페였는데, 커피가 맛있는 외삼촌의 단골 가게였다. 그곳에서 외삼촌과 가까이 지내는 이웃들을 소개받는 동시에 맛있는 커피도 맛보게 된다.


이날 이후 어느 날 문득 다카코는 뭐라도 하지 않으면 질식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면서 책이라고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주변에 널리고 널린 책 중 하나를 골라 읽기 시작한다.


그 책은 <어느 소녀의 죽음까지>라는 책으로 한참을 빠져 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된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출근한 외삼촌과 책에 대해 한바탕 얘기를 나눈 후로 그녀는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책을 읽어 치우기 시작한다. 마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독서 욕구가 팡! 하고 터져서 튀어나온 것처럼 한 권 한 권 읽어나간다. 


그렇게 헌 책 속에 숨어 있는 많은 역사와 오랜 세월을 거쳐온 흔적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점차 헌 책이 주는 소소한 기쁨과 애정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 시간이 조용하게 흐르는 작은 공간에 거쳐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제는 무척 귀중한 기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다카코는 이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게 된다. 온전히 가을을 보내게 되면서 새로운 일과가 마음을 북돋워주었고, 마음도 서서히 치유됨을 느끼게 된다.


또 마음의 변화에 발맞추듯 거리에 아는 사람도 늘어나게 되는데, 스보루 사장님과 그 직원들이 그랬다. 특히 아르바이트생 도모짱과는 아주 사이좋은 친구가 되어 자주 왕래하는 사이가 된다. 그래서 둘은 함께 가을 헌책 축제에도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헌책 축제 이후 다카코는 인생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여기서 나가 홀로 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다카코에게 새 출발을 하게 되는 계기가 찾아오게 된다.


그 사건은 1월 2일 새해 연휴 홀로 서점에서 보내던 중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되는데, 연락처 목록에서 지웠지만 통화내역에 남은 번호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전 남자친구 히데아키에게 가벼운 만남을 제안받는 메시지를 보게 되면서 다카코는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리고 새해 연휴가 지난 뒤에도 무겁고 차가운 기분은 가시지 않아 응어리진 채 침울한 상태로 보내던 중 외삼촌에게 여태까지의 상황을 모두 털어놓게 되면서 사건은 벌어진다.


그 길로 사과받으러 가자며 여기서 도망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외삼촌의 말에 마음을 먹은 다카코는 택시를 타고 40분이나 걸려 히데아키가 사는 맨션으로 가게 된다.


쫄딱 비를 맞은 상태로 그를 마주한 다카코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기를 각오하고 힘주어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게 된다.


사과받고 싶어서 왔다며, 진심으로 좋아했었다고, 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아느냐며 속시원히 꼭꼭 감춰둔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토해낸다.


그렇게 입 밖으로 모든 내용을 털어놓은 다카코는 외삼촌과 함께 다시 서점으로 돌아오게 되고, 비로소 응어리진 마음을 풀게 된다. 평생 이렇게 큰 소리로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말해본 건 처음인 것이었다.


이로써 다카코는 나 자신의 나약함 때문에 스스로 괴로웠던 감정을 정리하게 되고 비로소 앞을 향해 나아갈 결심도 제대로 하게 된다.


얼마 뒤 다카코는 진짜 모리사키 서점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새로운 방을 구해 3월부터 그곳에서 살기로 하고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옛 직장과 관련된 작은 디자인 사무소에서 시간제 사원으로 일하는 것은 물론 히데아키의 약혼자인 무라노와 만나 사과도 받게 되면서 완전한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2부에서는 5년간 행방불명이었던 모모코 외숙모가 돌아오게 되면서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되는데, 외삼촌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에피소드다.


특히 항상 명랑하게만 보였던 외삼촌과 외숙모의 속 사정,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다카코의 과거가 제대로 정리되고 새로운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다카코는 모리사키 서점으로 인해 평생 한 번도 가까이하지 않았던 책과 가까워지는 동시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진정한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됨으로써 결코 잊을 수 없는 장소가 되어버린다.


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과 새로운 인연까지 만나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어디 있을까?


후반부에 살짝 모리사키 서점이 다카코 세대로 이어지는 시그널을 비추기도 하는데, 이것을 통해 또 다른 행복을 꿈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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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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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는 없을 거야. 평생에 걸쳐서 조금씩 알아가는 걸지도 모르지."

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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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거나 혹은 무엇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들은 당장 알 수 없는 것들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들은 인생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조금씩 알아가야 하는 숙제와 같은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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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좋아해야 해. 설령 그 때문에 슬픔이 생기더라도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사는 쓸쓸한 짓 따위는 하면 안 돼.

(...)

사랑하는 건 멋진 일이란다. 그걸 부디 잊지 말아라."

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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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은 상처받은 조카에게 비난이나 조언이 아닌 든든한 믿음과 아낌없는 사랑을 한가득 건넨다. 덕분에 다카코는 속 이야기를 가감 없이 꺼내놓을 수 있었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도 가지게 된다.


위의 이야기는 외삼촌이 다카코에게 건넸던 부탁의 말이자 애정 어린 말로,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다시 닫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과 염원을 담아 건넨 말이다.


사실 삼촌 또한 갑작스레 사라진 외숙모로 인해 마음이 아픈 시기였음에도 사랑을 두려워하거나 놓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참 어른으로서 사랑하는 조카에게 건네는 가장 큰 사랑의 말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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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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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책과 관련된 소설이라, 더 푹 빠져들어서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로망처럼 다가오는 서점의 다락방 구석진 공간을 상상하며 읽는 건 큰 기쁨이었다.


쿰쿰한 책 냄새에 둘러싸여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알기에, 다카코가 보낸 일 년이 채 못 되는 시간이 한편으로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때 헌책방 골목을 노닐던 추억이 있기에, 이 책은 또 한편으로는 추억을 상기시키는 추억의 일기장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덕분에 나만의 쉼과 치유의 공간은 어딘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 가지 독특하게 다가왔던 건 엄마나 아빠와 같은 직계가족 혹은 친구나 지인과 같은 인물이 아니라 오히려 거기에서 한발 떨어진 외삼촌과 외숙모를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예상치 못한 인물이 10년 만에 불쑥 나타났다는 점에 있어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일본 사회의 문화를 생각해 보게 된다. 더불어 이런 인물을 투입한 것에 작가의 어떤 특별한 의도가 숨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지금은 많이 사라진 헌책방 골목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책에 대한 애정, 공간의 힘, 가족의 사랑 등 많은 것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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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힐링 - 취향 저격! 전국 로컬힙 템플스테이 50
신익수 지음 / 생각정거장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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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가면 더 즐거운 템플스테이!
취향따라 기분따라 절로 힐링에서 골라보자!"



산을 가까이 두고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 때문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 산으로 여행을 많이 간 탓인지 산은 나에게 있어 힐링 장소 중 하나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도 기분이 울적하거나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가까운 산을 타고는 하는데, 그러다 보니 템플스테이 또한 처음부터 낯선 체험은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험했던 양평 용문사의 템플스테이가 최악의 기억으로 남으면서 그 이후 다시는 템플스테이를 하지 않게 되었다.

간혹 여러 매체를 통해 템플스테이를 볼 때면 '참여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선뜻 재도전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것은 또다시 용문사에서와 같은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커서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굳이 템플스테이를 참여해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여행 겸 겸사겸사 들러 사찰을 둘러보고 고요히 혼자 그 시간을 즐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물론 1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가 그런 형태로 유지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으며, 스님도 사람이기에 어쩌다 복불복으로 잘못 만난 케이스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약간의 트라우마처럼 남은 나쁜 기억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추후 진짜 마음이 가는 곳이 있다면 한 번쯤 혼자 들러 명상의 시간과 체험을 통해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주제별 10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는 지역별 템플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가 가득하다. 특히 템플스테이를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선택적 결함을 없앨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테마별로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을 여러 방식으로 수록함으로써 관심 없는 이들마저도 시선이 가도록 만든다.

그중 개인적으로 시선이 갔던 체험들은 염색체험, 사찰음식 만들기, 도자기 체험, 임종체험 등이었는데, 번잡스럽지 않으면서 몸을 이용해 무언가를 체험할 수 있는 내용들이 꽤 의미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템플스테이뿐만 아니라 사찰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 시선을 빼앗긴 곳도 있었는데, 이 사찰들은 추후 따로 여행을 겸해 방문해 볼 예정이다.

그중 어떤 곳은 템플스테이 참여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한 곳도 있어서 이런 정보들은 이 책을 통해 사전에 반드시 확인 후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많이 들어봤지만, 막상 참여하려고 하면 어딘가 낯설게 느껴지는 '템플스테이'는 길어봤자 2박 3일이지만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다. 일반적인 호텔이나 숙박업소가 아니기에 더 그렇다. 하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또 어디까지 허용이 될지 몰라 우왕좌왕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일반 상식부터, 우리 일상에 스며든 불교 용어까지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잡학 지식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꼭 템플스테이에 관심이 없어도 여러 키워드를 포함해 읽어봄 직하다.

예컨대, 풍경, 산, 일출 혹은 일몰, 계절 맛집, 사찰, 여행, 반려동물, 체험 등과 같은 것들이 그렇다.

템플스테이에 관련된 정보를 비롯해, 사찰 정보, 우리 생활에 밀접한 불교 용어까지 이 책에 담긴 여러 정보들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만나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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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미리 만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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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150여 곳의 사찰 중 40여 곳을 압축 요약한 책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나와 잘 맞는 템플스테이를 찾는 법도 함께 포함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다.

●MBTI 별로 찾는 템플스테이
●지도로 찾는 템플스테이
●사찰음식이 맛있는 곳
●꽃 풍경이 멋진 곳
●선명상이 유명한 곳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

※선명상: 한국불교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으로 가는 첫걸음으로, 현대인들을 위한 입문용 프로그램
※간화선: 화두를 사용하여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선



각 사찰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간략한 템플스테이 정보(가격/당일형vs휴식형vs체험형/진행내용 등)와 예약 방법을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가 함께 수록되어 있었다.

●가격: 1만~30만 원까지 구성(보통 7~8만 원대)
●주요 체험: 사찰 안내, 예불, 공양, 108배, 차담 등
●특이 체험: 염주 만들기, 염색체험, 반려동물 행동교정, 연꽃 만들기, 사찰음식 만들기, 한과 만들기, 도자기 체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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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일상 속 불교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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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
어리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귀엽게 보거나 칭찬할 때 쓰는 기특. 당연히 화자는 말하는 이가 듣는 이보다 서열이 높아야 한다. 그런데 묘한 게 있다. 이 단어가 애초에 불가에서 사용될 때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일', 곧 중생제도의 측은지심을 지니고 무색계의 천상에서 인간계로 내려오신 인류 구원의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참으로 기특한 부처님이셨다.

◎다반사
일상다반사, 이 말도 불교에서 왔다. 늘 있는 예사로운 일을 의미한다. 본래 불교 용어로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을 의미한다. 참선 수행을 하는 데는 유별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이 일상생활이 곧 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상징한다.

◎명복
죽은 뒤 저승에서 받는 복이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흔히 쓴다. 역시나 불교 용어다.

◎무진장
엄청나게 많아 다함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덕이 광대해 다함이 없음을 나타낸다.

◎불가사의
마음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이치를 불가사의라고 한다. 본래 불교에서는 말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오묘한 이치 또는 가르침을 의미한다.

◎주인공
주인공은 득도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인데, 불교에서 유래했다. 주인공은 엑기스다. 영화, 소설에서 주인공이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그런데 이게 불교에서는 아주 재미가 없는 의미로 쓰인다. 원래 불교에서 주인공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을 때는 득도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번뇌 망상에 흔들리지 않는 참된 자아, 즉 무아를 누리는 자아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찰나
찰나는 불교에서 시간의 희소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1찰나는 정확히 75분의 1초(약 0.013초)에 해당한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1찰나마다 생겼다 멸하고 멸했다 생기면서 계속돼 나간다고 가르치는데, 이것을 '찰나생멸', 찰나무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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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가보고 싶은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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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사
드립 커피 힙플에 템플스테이 평가 등급도 A

▷현종 스님이 내려주시는 핸드 드립 커피를 마시며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인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현덕사는 사실 특별할 게 없는 사찰로, 문화유산도 없고 방은 5개뿐이다. 하지만 이 작은 절이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로 늘 최고 평점을 받는다.

▷스님은 딱 2명뿐으로 절의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조차 없지만, 인기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불편함이다.

▷현덕사의 대표적인 불편함은 발우 공양으로,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공양을 스님의 식기인 발우로, 그것도 스님과 함께 먹는다. 요즘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현덕사가 작은 절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곳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현덕사만큼은 진짜 쉼이 있고 진짜 절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비결로 꼽는 것은 커피로, 현덕사의 현종 스님이 명인 뺨치는 수준급 솜씨를 가지고 있다.

▷공양간 벽에는 "억지로라도 쉬어 가소"라는 문구가 써 있는데, 이게 현덕사 주지 스님의 지론이다.

▷커피를 품은 현덕사, 오히려 불편함 속에 묻어 있는 현덕사가 여행족들 사이에 진짜 절맛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SNS와 미디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

현덕사를 꼽은 이유는, 소규모로 진짜 템플스테이를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내용처럼, 소규모로 진행하기에 더 제대로 절맛을 느낄 수 있고 또 불편함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여기에 더해 맛있는 주지 스님의 커피까지 맛볼 수 있다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머무는 동안 제대로 고요함과 절맛, 쉼까지 얻어 갈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체험은 없을듯하다.


■은해사
1초 만에 소원 성취 여부를 안다고?

▷영천 땅을 밟았다면 템플스테이 전에 무조건 거쳐 가야 할 소원 명당 하나가 있다. 그 정체는 '돌할매'다.

▷돌할매의 모양새는 별것 없다. 그저 자그마한 사당 안에 바윗돌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게 사람을 울고 웃긴다.

▷타조알 모양으로 생긴 이 돌의 무게는 대략 10kg 정도다. 화강석인데, 지름은 25cm 정도 된다.

▷소원 비는 법도 있는데, 간단하다. 일단 돌할매 앞에서 눈을 감는다. 간단히 프로필을 읊고 소원을 말한 뒤 돌을 들어 올리면 된다. 번쩍 들리면 실패, 반대로 들리지 않으면 성공이다.

▷소원 성취 여부 판단 의식을 거쳤다면 비로소 템플스테이로 향한다. 팔공산 자락에 있는 '은해사'가 이 주변 템플스테이로는 으뜸으로 꼽힌다.

▷은해사는 그야말로 열려 있다. 압권이 주지실 우향각이다. 여느 사찰에서는 주지 스님이 계신 곳으로, 쉽사리 드나들 수 없다. 은해사는 이를 뒤집는다. 우향각 앞 친절한 안내판에는 "들어오셔서 사진 찍고 쉬다 가세요."라고 적혀 있다.

▷특히 생명 존중의 고집을 알 수 있는 게 북인데, 은해사의 북은 조금 다르다. 법고 대신 쇠로 만든 쇠북이 있다. 사연인즉 1994년 일타스님이 범종루의 북을 불사하시면서 중생의 가죽조차 쓰지 말라는 자비심으로 쇠북을 조성하셨다고 전해진다.

▷은해사 템플스테이는 체험형과 휴식형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체험형은 사찰 문화 체험도 하고 참선, 걷기 명상, 별빛명상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상시로 운영되는 휴식형도 있다. 체험형 일정과 비슷하게 진행되며 사찰 문화 체험, 단주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당일형도 있는데 보통 사찰로 당일형 체험 문의가 왔을 때만 진행된다고 한다.

▷사실 은해사 템플스테이를 빛나게 하는 건 중간중간 이어지는 스폿성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강한 듯 부드럽다.

▷강한 건 육군 3사관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배양 프로그램으로, 강인한 군인 리더십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부드러운 건 아이들을 위한 코스다.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와 천식 예방 관리를 위한 숲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인형극과 함께 숲길 걷기 체험 등 자연 그대로의 개선법을 활용한다.


***

은해사가 궁금한 이유는 역시 '돌할매' 때문이다. 단 1초 만에 소원 성취 여부를 알 수 있다니 은근히 호기심이 인다.

내가 비는 소원은 과연 이뤄질까? 안 이뤄질까?


■향일암
BTS 힐링 사찰! 아미들도 몰려간다

▷이름 한번 절묘하다. 해를 품은 곳이라니. 향일암 템플스테이는 해를 품을 수 있어 더 특별하다.

▷일단 이 사찰의 역사부터 보면, 선덕여왕 때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고 지금의 향일암이라는 이름은 1715년에 지어졌다.

▷일반인들 사이에 소원 명당이 된 이유는 이곳의 독특한 관음전 탓이다. 인간 세상의 소원을 부처님에게 전달하는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곳이 관음전인데, 향일암에는 이 관음전이 묘하게도 2개가 존재한다. 그러니 소위 기도발도 2배일 거라는 희망을 품는 것이다.

▷향일암에 오르는 과정도 특별하다. 바위 동굴 틈 7개를 지나야 한다. 간절한 마음을 품고 이 틈을 모두 지나면 소원 하나는 반드시 이뤄진다는 관문이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코스가 있다. 7개 틈 중 으뜸으로 꼽히는 바야굴 해탈문은 해탈문이라는 이름처럼 마음이 무거운 사람은 지나지 못한다. 당연히 이곳을 지나기 전에 쌓인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풍광만큼은 대한민국 넘버원인 곳이 향일암으로, 남해 바다와 금오산이 만나는 절경 속에 자리해 있어 연간 100만 명 이상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찰이다.

▷향일암이 K-문화상품으로 도약한 템플스테이 운영을 선언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향일암이라는 이름답게 천수관음전에서 해가 뜨는 바다를 바라보며 참 나를 찾는 명상이 핵심이다.


***

향일암은 소개글을 읽는내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향일암을 향해 가는 독특한 과정은 물론, 사진을 통해 확인한 풍광과 재미있는 소원 명당의 이유까지!

꼭 템플스테이를 체험하지 않아도 그저 여행의 목적으로 방문해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명소가 아닐까 한다.


■봉인사
스티브 잡스도 놀랄 임종 체험 템플스테이

▷봉인사의 역사를 살펴보면, <봉선사 본말사지>를 통해 조선 초중기에 이미 있었던 사찰임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건 일본과 엮인 애국의 역사다.

▷구한말 일제강점기 봉인사 불사리탑은 일본으로 강제 반출되고 절도 전소되며 폐사한다. 다시 모습을 갖춘 건 1979년이다.

▷대한불고 원효종의 원로 한길로스님이 폐사된 절을 재건한다. 도량 확장 공사 도중 비석이 발견되면서 비문에 의해 봉인사 사리탑의 내용이 알려지는데, 봉인사 불사리탑이 일본 오사카 미술관 정원에 전시돼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돌려받기 작업을 시작한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결실을 맺은 건 1987년이다.

▷봉인사 시그니처 템플스테이 이야기를 살펴보면, 종류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는 멘탈 강화 명상 템플스테이로 1박 2일 코스다. 두 번째는 힐링의 숲 코스로 강추한다. 국립수목원과 함께 힐링 명상을 진행한다. 세 번째는 거울 명상과 홀로그램 명상도 이색적이다. 지루하지 않고 흡인력 있는 명상인데, 효과는 강력하다. 네 번째는 디톡스 참장공 수련이다. 참장공 연마를 통해 굳은 내장과 근육을 풀어준다. 시그니처 코스가 임종 체험으로, '메멘토 모리'의 통찰력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다.


***

봉인사에는 여타 사찰보다 다양한 템플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히 체험해 보고 싶은 것은 '힐링의 숲 코스'와 '임종체험'으로 임종체험의 경우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체험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같은 사찰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죽음을 생각하면 현재를 더 깊이 있게 통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생각만 하는 것과 직접 체험해 보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알기에, 만약 현생에 커다란 고민을 안고 있거나 죽음을 앞당겨 체험해 보고 싶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한 체험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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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이 기가 막혔던 사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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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의 사찰도 특이했고, 전체적인 풍경이 이국적으로 느껴져 신비하게 다가왔던 사찰이다.



팔공산 아래 아늑히 자리한 동화사는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힐링하는 기분이 들것만 같다.



계절별로 시선을 사로잡는 백양사의 모습은 시선을 압도했다. 사계절 매번 방문해도 절대 질리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화되는 느낌을 선사했다.

이곳에 방문하는 순간 한참을 머무르며, 수천 장의 사진을 찍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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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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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가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그 생각은 접어두자. 지루하고 따분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생각 또한 멀리 날려버리자.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이색적인 체험을 선사하고 있는 템플스테이들을 눈으로 읽으며, 종교 쪽도 많이 달라졌구나 느낀다.

때로 어떤 체험들은 선을 넘어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있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라 포용과 개방적 취지로 받아들여보려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산과 사찰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게 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종교와는 무관하게 아이부터 어른, 심지어 반려동물까지 두루 들렀다 즐기고 가는 사찰의 느낌이라 친숙하게 다가온다.

맛있는 사찰음식도 즐기고, 도자기나 한과 만들기, 염색체험 등 이색 체험까지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훌쩍 넘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너무 상업적인 체험이나 사람으로 인해 감정이 상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멀리까지 가서 '괜히 왔다'는 생각은 적어도 들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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