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감성 장인 임영웅의 힘
서병기 지음 / 성안당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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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최근 들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문화적 현상의 단면을 파악해 보고 싶어서였다. 사실 트로트나 임영웅, 경연 프로그램들은 나의 관심사에 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고 관심을 갖는 현상들은 한 번씩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깊이 들여다보고자 했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다른 어느 독자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오로지 이 책을 통해 앞서 이야기한 키워드들을 살펴보고, 대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종종 이슈가 되어 기사를 통해 접하기는 했지만, 장윤정 이후 특별히 트로트를 듣거나, 해당 경연 프로그램을 보거나, 임영웅이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기에 더 그렇다.


그렇기에 말하자면, 이 책이 처음이다. 임영웅이라는 사람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고, 그의 음악을 찾아 들은 것이, 그리고 관심 없었던 트로트라는 것에 대해 제대로 대면한 것이 말이다.


싫다는 감정은커녕 아예 관심이 없었기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분명히 트로트라는 장르에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공감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트로트 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하는 임영웅이라는 가수의 등장은 분명 또 하나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임영웅이라는 가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트로트의 역사와 성장 방향, 그리고 경연 대회가 불러온 트로트의 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속에는 임영웅에 대한 저자의 팬심도 가득 들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서문과 프롤로그, 그리고 내용 전반에 그를 찬양하는 반복적인 이야기들이 수두룩하게 담겨있었다.


다방면의 취재 내용과 분석 자료들은 분명 이런 문화나 현상들을 파악하기에 좋을 내용들도 많았지만, 같은 단어와 문장이 반복적으로 서술되는 부분들은 눈살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이를테면 처음 서문을 읽고는 임영웅이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한껏 들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싶다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다 이내 프롤로그에서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조금 질려버렸다. 분명 분석적 내용을 담았다고 했는데, 분석이 아니라 팬심을 가득 담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1장까지 연결되었는데, 2장 이후 다행히 제대로 된 분석과 기사, 인터뷰 등의 내용을 통해 비로소 알고 싶던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어 그나마 집중할 수 있었지만, 이내 후반부에서 또 팬심이 작용하면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팬심은 내려두고 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내용으로 내용을 채웠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불어 반복적인 단어 선택과 문장들을 자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팬심은 싹 빼고, 가급적 객관적인 사실과 현상에 근거한 내용들을 위주로 이 책에 대한 내용을 담아보려 한다. 더불어 자주 언급되는 임영웅이 불러온 트로트 문화의 변화에 대해서도 함께 다뤄보고자 한다.


사람들에게 하나의 현상처럼 다가온 임영웅의 매력과 문화적 파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정리해 보았다. 이를 통해 여전히 K 컬처의 건재함과 그 변화의 끝은 알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가진 똑똑한 기획력과 아이디어, IT 기술의 합작으로 더 많은 K 컬처가 나오기를 고대해 본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폐쇄성 짙은 방식과 자만심은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최근 이슈가 되었던 아이돌에 대한 생각도 함께 담아보았다. '가수'라는 직업이 가져야 하는 필수 덕목과 더불어 문화라는 이름 안에 가려진 이들의 모습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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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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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임영웅 현상을 보다 더 구조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기획됐다. 또한 임영웅에 대한 무조건 찬양 일변도가 아니라 임영웅이 우리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력과 역할, 의미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 파악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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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임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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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영웅 음악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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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은 지르지 않는다. 그의 노래에는 절규 톤과 같은 기교, 강-강-강이 없다. 더도 덜도 아닌 딱 그만큼만의 감정을 사용해 노래 효용을 극대화시킨다. 이는 그의 노래가 소통력과 공감력을 높일 수 있는 근거다.


임영웅은 발라드와 스탠다드 팝 등을 두루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다. 트로트 가수로서 임영웅의 다양성이 잘 발휘되는 모습은 지난 경험에서 다져진 '베이스'에서 나온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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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함께 수록되어 있던 QR코드를 통해 그가 부른 다양한 음악들을 함께 들어보았다. 단순히 트로트 가수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것을 보고 좀 놀랐다.



2. 임영웅 공연의 강점과 차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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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공연을 보면서 임영웅의 강점과 차별점 몇 가지가 여전히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다.


첫째, 노래 가사 하나하나의 전달력이 최고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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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임영웅은 트로트와 발라드, 댄스, 팝, 힙합, 랩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진지함과 유쾌함, 거기에 유머감각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내공과 열정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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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임영웅은 여느 공연에서 볼 수 없는 엔터테이너적 볼거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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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임영웅은 엔딩 요정이라는 점이다.

65~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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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통해 그의 공연이 효도 콘서트라는 말로 연일 화재가 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단순히 공연의 구성이나 짜임 외에도 공연을 도와주는 스태프들의 일화까지 알고 보니, 세상 이런 공연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돌 콘서트만 다녀봐서인지, 팬들에게 무례하고 큰소리만 치는 스태프만 보다가 업어서 자리를 안내해 주고, 쓰러진 관람객의 병원비까지 내주는 공연은 어쩐지 생소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관객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연! 어쩌면 미래 우리 공연문화에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꼭 업거나 병원비를 내달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친절한 안내와 말투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3. 임영웅에 대한 평가와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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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를 좀 더 넓게 해석했다는 평가의 중심에 임영웅이 있다. 임영웅은 발라드를 부르다 트로트 가수가 됐다. 말하듯이 노래를 툭 부르고 여백의 미를 잘 살린다. 발라드 감성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그가 부르는 트로트는 또 다른 감성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임영웅은 트로트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음원에서도 강자다. 멜론 차트 100위 안에 항상 4~8곡이 상주해 있다. 트로트 가수의 음원 차트 올킬급은 극히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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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가 강한 곳은 음원이 아니라 행사다..

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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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은 트로트만 부르는 '트로트 가수'가 아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그냥 '가수'다.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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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은 가사의 감정을 오롯이 전달하는 탁월한 보컬리스트다.

1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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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음원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임영웅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기존의 트로트에서 보다 확장됐다는 이야기와 함께 여백의 미를 잘 살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음원에서도 강자로 불리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다. 이것은 곧 소장해서 들을 가치가 있다는 말로, 새로운 움직임이자 변화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여러 장르를 트로트 형태가 아닌 자기만의 보이스로 재해석해 부르는 것을 보면, 그를 단순히 '트로트 가수'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그는 OST 등을 통해 탁월한 보컬을 뽐내기도 했는데, 여타 트로트 가수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4. 임영웅의 보컬과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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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듯 말을 건네는 듯 차분하게 노래를 부르며 절제미를 발휘, 노래의 맛을 살려내는 임영웅은 긍정적이고 활달하면서도, 시종 겸손을 잃지 않는 태도를 지녀 팬들의 사랑을 오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매력은 임영웅의 노래가 왜 음원에서도 강세를 보이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2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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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보컬과 그의 태도를 가만히 살펴보면, 기본이 탄탄하다는 것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멋을 부리거나 과한 기교는 부리지 않는다. 덕분에 담백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트로트 가수하면 꺾기나 기교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임영웅에게서는 그런 것들을 발견할 수 없어 더 가사에 집중하며 들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활달하지만 지나치게 과시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어쩌면 그를 이토록 대중들이 오래도록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런 임영웅의 영상과 노래를 들으며, 문득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아이돌의 처참한 보컬이 떠올랐는데 가수라는 본업을 가지고도 비주얼로만 승부하려는 이들의 태도는 기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립싱크에 가려진 음색이나 보컬이 대형 공연이나 라이브 공연에서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기도 했는데, 적어도 가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기본적인 실력은 갖추고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래 사랑받는 가수들을 살펴보면 그만한 노력과 자기만의 뚜렷한 음색과 컬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에게 기본기는 그야말로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지속적인 자기 발전과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이들은 끊임없이 노력한다.


노래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싶다면, 사랑받고 싶다면 적어도 가수로써 가져야 하는 '기본'(실력+태도)은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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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역사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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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로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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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전 트로트 시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용어가 '트로트 4인방'이다. 태진아, 송대관, 설운도, 현철 등 트로트 4인방은 장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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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05년 장윤정의 네오 트로트 '어머나'가 터졌다. 장윤정을 시작으로 박현빈, 홍진영 등 네오 트로트가 기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트로트 4인방은 무너지지는 않았다.


트로트에서는 임영웅을 대중 스타로 만든 <미스터트롯>이 방송된 2020년과 함께 장윤정의 '어머나' 신드롬이 펼쳐진 2005년은 기억할 만한 해다.

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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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4인방의 시대는 꽤 길고 독보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 자주 접했던 트로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고만고만하고 따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흥을 돋우는 데는 트로트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매번 비슷한 운율과 가사, 똑같은 얼굴들이 나와서 불러대는 트로트는 그다지 맛이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인지 장윤정이 나왔을 때는 트로트가 새롭게 다가왔다. 당시 트로트를 부르는 그룹에 비해 젊은 여성이 맛깔나게 부르는 '어머나'는 부담스럽지도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다. 그저 즐겨듣는 가요에서 약간 빗겨난 새로운 변형으로 다가왔다.



2. 장윤정의 성공과 이후 트로트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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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신드롬에는 특기할 만한 현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장윤정은 기획 가수 출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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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을 스타로 만들어 준 주된 세력은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던 네티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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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의 트로트를 부르면, 좀 더 튀는 다양성으로 봐줬기 때문이다. 당시 대중 음악 평론가 이대화가 그 시절 장윤정에게 부여해야 할 위치는 '처녀판 송대관'이 아니라 '이수영의 트로트 버전'이라고 했던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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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과 이어 나온 박현빈은 한의 정서를 지닌 정통 트로트를 경쾌함이라는 흥의 요소를 가미해 신세대 트로트를 개발해 행사 시장이 두터운 트로트 장르 공약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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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스터트롯>이 터지고 임영웅이 탄생했다.

131~132,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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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의 성공은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트로트의 부흥을 다시 이끌어 냈다. 덕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등장하게 된다.


때문에 이때 한참 트로트 관련 예능 프로그램과 트로트 가수들이 TV에 많이 출연하기도 했다.



3. 트로트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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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트로트 가사의 상투성과 유치함은 계속 논란이 돼왔다. 트로트 음악의 튀는 가사에 대한 상반된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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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음악이 시대 정신을 담을 필요는 없지만 좋은 음악이 대중의 정서를 순화시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서 자극적이고 유치한 가사는 세련되면서 공감 가는 가사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133,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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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반짝이는 의상, 반복되는 유치한 가사, 정적인 움직임 등.


이렇듯 트로트만 유독 특정 영역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마치 그걸 벗어나면 트로트가 아니라고 누가 기준이라도 세워준 듯 트로트는 제자리걸음이다.


여타 장르처럼, 트로트도 변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꼭 어떤 정신을 담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대중의 정서를 담을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사로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4. 트로트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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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지금도 여전히 MT와 회식, 행사를 신나게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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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트로트가 뒤로 빠져 있었던 것은 평가와 경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TV에 아노는 트로트 가수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신인이 나오지 않는다. 신인이라는 떡잎은 있지만, 그것을 발굴해 주는 시스템이 부재했다. 한마디로 긴장감 제로 구역이었다.

1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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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고인 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장르 중 하나다. 후배들을 양성하고 키우기 보다, 선배 가수들이 장악하고 그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 더 그렇게 느껴진다.


트로트 가수들은 수면 위보다 아래에서, 행사장에서 더 빛을 발한다. 그래서인지 같은 곡을 수년째 부르고도 꽤 수입이 짭짤하다고 알고 있다.


이렇게 이어져온 역사는 긴장감은커녕, 안일함과 경쟁 시스템을 마비시켜버렸다. 덕분에 트로트는 비주류로 낙인찍힌지 오래다.



5. 트로트 가수조차 트로트를 부정하는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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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주현미 등 트로트 대스타들이 "나는 트로트 가수가 아니다"고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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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가 트로트를 부정하는 것은 이 용어가 가진 협소함과 부정성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트로트라고 하면 왜색이고, 반짝이 옷에 유행과 상관없는 촌스러운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행사를 뛰려고 노래하는 가수 같은 이미지도 있다.

147~1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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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트로트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왜색성, 의식성이고 또 하나는 품격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14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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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저자는 트로트의 단세포적인 가사들이 새롭고 품격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전한다. 쉬우면서도 상징과 비유가 포함된 재기 발랄한 가사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한다.



6. 누군가의 워너비가 아닌,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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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후배들은 '이미자, 나훈아, 남진, 주현미, 장윤정 워너비'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를 걸어야 트로트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

1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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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역사를 살펴보며, 기억에 남는 이름들은 그들만의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했음을 알 수 있다. 장윤정, 임영웅이 그랬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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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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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스터트롯>의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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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평소 TV에 나오지 않는 실력자들이 대거 출연해 밀도 있게 2시간 25분간 방송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희소성이 있었다.


②예능 프로그램이 주로 사용하던 개인사에 치중해 감성에 호소하는 신파적 스토리텔링과 심사위원의 독설, 악마의 편집 등에서 벗어나 오로지 참가자의 노래 실력 그 자체에만 집중한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이다.


③들을 거리만 있는 게 아니고 볼거리도 다채로웠다.


④<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은 경쟁하면서도 화합했다.


⑤<미스터트롯>의 인기에는 다소 유치한 자막도 한몫했다.


⑥기존 트로트의 전형적인 틀을 완전히 깨부수고 댄스, 록, 성악, 국악, EDM, 비트 박스 등 전혀 다른 장르와의 조합을 통해 '트로트의 신장르'를 개척해 냈다.

137~1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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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경연 대회가 있었지만, 보다 색다르고, 다양하고, 풍성한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제작자들은 <미스터트롯>만의 컬러를 만들어냄으로써 앞선 <미스트롯>보다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정공법을 선택하되, 현실을 반영한 유치한 자막,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다채로운 볼거리 등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다.



2. <미스터트롯> 개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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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행사가 화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버 폭주로 인한 결승전 투표 결과 발표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와 출연자와 방송사와의 계약에서 불공정하다는 논란, 결승전에서 무려 3시간 20여 분이나 방송하며 시간을 끈 것은 뼈아픈 오점이자 개선해야 할 사안들로 보였다.

141~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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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의 성공 이면에는 뼈아픈 오점과 개선점도 존재했는데, 저자는 위의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며,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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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역사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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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3.0시대』에 따르면 팬덤의 진화 과정을 1~3세대로 구분하면서 1세대는 추종자, 2세대는 고객님, 3세대는 기획자/전략가/홍보 마케터라고 했다.


1세대는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스타를 좋아하며 따르는 팬이라면 2세대는 구매력을 갖춘 고객으로서의 팬으로, 이때 조공 문화가 생겼다는 것.


3세대 팬덤은 스타에 대해 열광과 동경만 하지 않고 거래하고 관리하는 '애정'이라는 것. 이들 새로운 팬덤은 스타를 위해 '총공&스밍만 하는 게 아니고, 기획하고 양육하는 팬덤으로 새로운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길러냈다고 생각하므로 간섭 팬덤 성격을 띤다. 나는 이를 모성에 팬덤, 일명 감놔라 배놔라 팬덤이라고 부른 바 있다.


이들은 기획자, 전략가, 홍모 마케터 역할까지 맡는 셈이다. 이런 육성 팬덤은 음악 산업을 크게 변화시킨다. 이들 팬덤 간의 상호 작용으로 아티스트의 가치가 올라가는 게 요즘 음악 산업의 특징이다.

158~1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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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면, 스타를 사랑하고 애정 하는 방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1세대가 단순히 애정 하는 것에 그쳤다면, 2세대는 조공 문화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했고, 3세대는 여기에 스타의 이미지까지 관리하는 기획과 양육까지 더해지며 꽤 큰 영향력을 발휘함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 기획사가 팬들을 휘둘렀던 것에 비해 현재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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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팬덤들은 규모가 아닌 가치, 특히 이용자 가치와 연결, 참여, 세분화, 공감하는 등 시대에 더욱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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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에는 '이익'을 창출하는 연예인이 떴고, 디지털 시대에는 '가치'를 창출하는 연예인이 뜨는데, 이런 변화에는 팬덤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처럼 팬덤이 문화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팬덤 변화를 보면 점점 더 올바른 소비로 가는 소비자 인식 변화 방향을 알 수 있다. 또한 팬덤의 영향력은 커져감을 알 수 있다.

1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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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변화를 살펴보면 소비자 인식 변화의 방향과 시대를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 또 이것이 문화산업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를 통해 시장규모도 달라질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의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더 눈여겨볼 만한 사항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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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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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트로트라는 장르와 역사, 그리고 임영웅이라는 가수까지 살펴보면서 기존의 아이돌 문화와는 다른, 색다른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한때는 10대들의 전유물이라고 말하던 팬덤 문화가 이제는 40대, 50대 혹은 그 이상까지 확장되는 것을 보며, 문화를 즐기는 데에는 특정 연령, 성별을 꼭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한정된 것만을 보여주고, 누려왔기에 그동안 한계를 지어왔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다양성과 확장성을 추구하면서 즐기는 방식이나 문화도 다채로워질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하며, 문화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꼭 음악 분야가 아니더라도, 뮤지컬, 연극, 전시, 그 외 공연들에서 더 많은 변화와 확장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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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의 들꽃 - 삶이 그러하여도 잠시 아늑하여라
김태석 지음 / 좋은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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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술을 하는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말이다. 그럴 때는 작가가 직접 그리고, 쓰고, 다듬고, 만든 작품을 살펴보면 약간이나마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관점으로 살펴보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듯하다.


시인의 눈에 아로새겨진 일상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어떤 생각으로 사물들을 바라보는지를 관찰하면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시를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 관심을 두지 않는 것들에 시인의 마음과 생각을 담아낸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개표소, 빗물, 기침, 꽃말, 설익은 사과, 이끼, 지렁이, 민들레 홀씨, 모래알 등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것을 통해 시인만의 감성을 녹여낸 듯하다.


여기에 더해 페이지 중간중간 자리하고 있던 80여 점의 사진은 시인이 쓴 약 100편의 시와 어우러져 의미를 더한다.


마치 쉼표처럼, 시를 읽다 시선을 돌려 사진을 멍하니 살펴볼 때면 그 자리에 따뜻한 감성과 고요한 침묵이 나를 감싸주고 있는듯하다.



그중에서도 유달리 시선을 끌었던 몇 개의 시를 통해 나만의 감성과 생각을 전해보고자 한다. 어쩌면 이는 시인의 의도와는 무관한 감상일지도 모르지만, 뭐 어떤가?


그 또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자, 또 하나의 세계를 넓혀나가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재미있는 해석, 엉뚱한 해석일지라도,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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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의 냉장고



(...)

그런 아이에게 때때로 냉장고는 키다리 아저씨의 속마음이 되기도 하여서


사랑한단 말 금방 올 테니까 잘 있으란 말 넣어두면

홀로 집을 지키는 아이는

사랑한다는 말, 금방 온다는 말은 꿀꺽 삼키고

잘 있으란 말만 남겨두어


엄마 앞에선

잘 있었단 말만 한다

28~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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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약간 서글프게 다가왔던 시인데, 키다리 아저씨의 냉장고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정작 기억하고 있어야 할 중요한 말들(사랑하다는 말, 금방 온다는 말)은 꿀꺽 삼켜버리고, 잘 있으란 말만 남겨두고 내내 엄마를 기다린 아이의 마음이 짐작되어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이에게 냉장고는 키다리 아저씨의 속마음이 되기도 하여서'라는 구문에서 엄마를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애달프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시의 제목이 반어법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아이의 입장에서 읽느냐, 엄마의 입장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른 관점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를 끔찍이 사랑했던 아이는 모든 말을 꿀꺽 삼키고 엄마를 앞에선 그저 잘 있었다 말하지만, 오랜 시간 엄마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아이 입장에서는 때로 버겁게 느껴지거나 원망스럽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

피멍울



누가 하늘에 대고

욕을 했나


하늘에 아주 까만 멍이 들었다


아이고, 많이 놀랐겠군

욕 한 놈은 어디 가고

그대 피멍울만 남았으냐

32~33페이지 中

=====


둥실둥실 떠다니는 구름은 때때로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는 하는데, 모양, 색상, 두께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를 쓴 시점의 구름의 모습은 아마도 먹구름의 형태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새까맣게 변해버린 먹구름을 보고 저자는 누군가 흠씬 두드려 팼거나 욕을 한 바가지 해서 그토록 까만 멍이 든 것이 아닐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

말투



둥근 돌도 던지면 아프다


너의 말이

그렇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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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임팩트가 꽤 컸던 시로, 아무리 둥근 둘도 맞으면 아프다. 말도 그렇다는 말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아무리 돌려 말해도 상대를 비난하거나 욕보이는 말은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꼭 그런 말이 아니라도 툭툭거리는 말투나 단어 하나에도 상대방은 상처받을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가끔은 뭐 대단한 일이 아니라도 일상에서 만나는 작고 사소한 일들을 이렇듯 시나 사진으로 남겨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그때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을 곁들여 남겨두면 더없이 멋진 나만의 000가(일기, 에세이, 시집 등등) 완성되는 것이니 이것만큼 소중하고 귀한 자료가 또 있을까 싶다.


이것을 통해 가끔 일상을 돌아보기도 하고, 힘들 때는 이것들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느끼며 '그땐 그랬지'하며 떠올려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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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바람의 속삭임 고래뱃속 세계그림책 20
마리안느 뒤비크 지음, 임나무 옮김 / 고래뱃속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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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여행을 통해 돌아볼 수 있었던 삶의 변화와 성장!"



책 속에서 발견한 또 다른 책 중 눈에 띄는 그림책이 있어 읽어보게 되었다. 소개 글만으로도 어쩐지 그냥 그림책으로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출간되는 그림책들은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이 많아 고민 없이 읽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삶과 성장,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는데, 어쩌면 곰의 여행처럼 우리 삶 또한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경험들을 통해 성장하며 배워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 독립을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취향을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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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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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주인공인 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곰에게는 안온하고 예쁜 집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곰은 친구들과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이 집에는 곰이 좋아하는 소파와 딸기 타르트 냄새가 풍기고는 했는데 그래서인지 곰의 삶은 늘 달콤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예전의 일로, 모든 게 뒤바뀌기 전의 일이다. 어느 날 곰은 누군가로부터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여기에 더해 햇살 한 줄기와 살랑이는 나뭇잎과 부드러운 바람도 새롭게 시작해 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에 곰은 과거에 좋아하던 것이 여전히 그 집안에 존재했지만, 예전만큼 맛있거나 행복한 느낌이 들지 않았던 그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내 보따리를 챙겨 이 집이 필요한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집의 문을 열어두고 떠나게 된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무작정 떠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길을 떠나며 곰은 외로움과 자유로움, 두려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낯선 것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연습도 하고 또 누군가를 이해하는 마음과 공감하는 마음, 그리고 도움을 주고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게 된다.


여기에 더해 만남과 이별, 추억에 대한 경험은 물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취향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잠시 과거의 편안하고 달콤한 삶을 그리워하며 떠나온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여기에 더해 폭풍우를 만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태로 숨어있게 된다.


그러다 이내 익살스러운 작은 생쥐 '뮈'의 부름에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곰은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세상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는 작은 골짜기와 풀 냄새, 햇살 냄새가 있었고, 또 흐르는 시냇물과 블루베리 열매들, 나뭇잎의 속삭임이 있었다. 이렇듯 곰은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곰에게는 이제 다시 새로운 집이 생겼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장소도 생겼으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곰의 여행은 끝이 난다.



=====

책을 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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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색감과 푸근한 스케치로 다가온 이 그림책은 곰의 여행담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여행담을 통해 보여주는 삶의 도전과 모험은 새로운 것을 익히고 습득해 나가며 성장해가는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곰이 익숙한 집을 떠나 또 다른 집을 가지기까지의 여행담은 마치 부모 밑에서 자라던 아이가 독립을 통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처럼 느껴졌는데, 비슷한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곰의 시선과 생각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곰이 부족한 것 없었던 집을 떠나게 된 것은 누군가의 속삭임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내는,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낯섦을 경험하고 싶은 도전의식, 나도 모르게 피어오르는 용기 덕택에 무작정 짐을 싸서 길을 나서지만, 곰이 마주한 것은 예상치 못한 외로움과 두려움이었다. 물론 가끔은 자유로움도 느끼긴 했지만, 어쩐지 점점 용기가 사그라드는 느낌이다.


그러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배려와 도움이라는 감정도 경험해 보고, 만남과 이별의 시간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면모도 갖추게 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폭풍우는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익살스러움으로 다가온 또 다른 친구 덕분에 곰은 비로소 제대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고된 여행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은 곰은 마침내 그곳에서 새로운 집을 갖게 되고, 자신의 길 위에서 진짜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하게 된다.


우리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안온함 속에 살다가 문득 어떤 일을 계기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고, 그 도전이 불러온 여러 어려움들을 겪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도달해 있는 그 길 끝에는 내가 찾는 내 모습이 거기 있지 않을까 한다.


때로는 불안함과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그 속에는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과거를 포함해 앞으로 경험하게 될 많은 것들은 나를 단단하게 하고,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 될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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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카드 컬러링북 - 색칠할수록 편안해지는
마음책방 편집부 지음 / 마음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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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마음 다스리는 방법으로 유행했던 컬러링북! 가지각색의 스케치 위에 나만의 색을 칠하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 더 좋았던 그 책을 이번에 다시 만나보았다.

과거에는 멋모르고 복잡하고 예쁜 스케치로 골라 색칠하느라 힘들어서 오히려 잠깐 하다 말았는데, 이번에 만난 컬러링북은 단순하고 눈에 쉽게 들어와 스트레스 풀기용으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예전의 나처럼 컬러링북을 처음 사용해 보거나, 힐링을 위해 취미용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 치매예방을 위한 목적이나 단순한 동작을 통해 활발한 두뇌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한 단순한 디자인이라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29개의 타로카드 형태로 구성된 이 컬러링북은 애착, 완벽주의, 열등감, 불안감, 공허함, 베풂, 이별, 연애 등의 누구나 고민하는 마음을 담은 마음카드와 해당 단어를 설명하는 내용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

때문에 마음카드를 칠하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오롯이 색칠에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창작활동도 이어나갈 수 있다.

혹여 색칠하는 것에 자신이 없거나,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상관없다. 참고할 수 있는 마음카드가 함께 제공되기에, 따라서 칠해도 되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개성 있게 표현하면 된다.


타로카드 형태의 디자인이라 호기심을 끌기도 하지만, 각 페이지마다 자리하고 있는 시선을 잡아끄는 스케치도 한몫을 한다.

순서 상관없이 그날그날 마음에 와닿는 스케치를 펼쳐놓고,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파스텔, 수채화, 연필 등을 활용해 마음의 그늘을 지우고, 색색의 컬러를 입혀보면 어떨까?




색칠하다 보면, 더 많은 도구나 색칠 방법에 있어 욕심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칠해볼까? 어떤 컬러로 칠해볼까? 덕분에 홀로 있는 시간이 즐거워질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디자인이라, 표현 방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탄생할 여지가 너무나 많다. 망설이지 말고 내 마음속에 간직한 로망이나 상상력을 맘껏 발휘해 보자!

오늘은 어떤 디자인을 선택해 볼까?





스케치만 들여다봐도 영감이 마구 떠올라 자꾸 페이지를 펼쳐들게 된다.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바구니에 오늘은 어떤 옷을 입혀줄까?

모두 다 칠하지 않아도 좋다.
선, 면, 입체 표현 방식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스케치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테니, 그저 원하는 대로 슥슥 손만 움직이면 된다.


모처럼 잊고 있었던 나 홀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지 너무 잘 알기에, 이 시간이 더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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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소나타 1
최혜원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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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같은 말랑하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소설"



사람은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나 역시 그러한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다 보니 그만큼 읽는 목적 또한 다양하다. 정보 습득, 재미, 스토리 구상, 아이디어, 배움, 깨달음, 자아성찰 등등 덕분에 읽으면 읽을수록 더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이 중에서 오늘 소개할 책은 개인적으로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주로 읽는 소설 분야로, 스토리에 푹 빠져들어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되기 때문이다.


그런에 이런 소설 분야의 책들이 최근 들어 좀 많이 무거워진 느낌이다. 복잡한 사건과 이슈들을 쫓아가기 바쁘고, 사회, 정치, 여러 소재를 덧입히면서 분석하고 파악하기 바쁘다.


덕분에 복잡다난한 사회문제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스토리에 빠져보고 싶은 때도 있다.


최근에는 그런 소설을 찾기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클래식한 소설 한 편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개 방식이나 스토리도 라이트하고, 그냥 가볍게 따라갈 수 있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라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아직 출간되지 않아 총 권수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 책은 1권에 해당하는 책으로, 총 3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개도 빠르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그저 스토리에 몰입해서 읽으면 된다. 특히 유명인과의 사랑 이야기는 한때 유행했을 만큼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데, 이 책 또한 유명 농구선수와의 사랑을 그리고 있어 풋풋한 옛 감성과 달달한 사랑 느낌을 함께 느껴봐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전체 스토리를 한꺼번에 완독할 수 없다는 점이었는데, 어떤 책을 읽든 중간에 끊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더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이어서 읽게 될 경우 처음에 느꼈던 감성이 휘발된 상태에서 다시 그 감성을 더듬어 가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빠른 시일 내 후편에 손이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 먹다만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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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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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 중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종종함


■이승규

-유명 농구선수

-2007년 KBL 연봉 순위 1위를 찍을 정도로 프로농구 선수 중 최고임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형과 함께 생활 중으로 형은 의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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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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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준

-은수와 집안끼리도 아는 지인이자 선배, 그리고 은수 학교의 교수

-은수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음


■민정

-은수의 엄마


■민숙

-은수의 이모


■영희

-미국 유학 중 만난 룸메이트로 같은 학교 사회학과를 전공한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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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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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은수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종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한다. 그러던 중 미국 유학을 앞두고 4개월짜리 아르바이트를 찾지만 생각만큼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결국 지인인 유민 원장을 통해 영어 강사 혹은 개인교습 선생 자리를 부탁하게 되고, 이때 한 농구팀의(유니콘스 농구단) 기초영어강의 영어 선생 자리를 제안받게 된다.


그렇게 매주 목요일 3시간짜리 기초영어강의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소속 선수인 승규를 알게 된다. 계약 전 유명 선수인 승규와의 스캔들을 조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데다 유학 준비로 바빴던 은수는 성실하게 영어수업을 이어나가게 된다.


그런데 처음 본 순간부터 어쩐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은수를 본 승규는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매주 빠짐없이 그녀의 강의에 출석하게 된다.


외모, 나이, 패션, 태도 등을 하나하나 관찰하던 승규는 그녀의 인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는데, 이것을 통해 승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은수에게 빠져들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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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뎌 보이거나 초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아했고, 귀하게 보였다.

(...)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고, 순수하면서도 우아한, 암튼 뭐로도 감춰지지 않는 그 아우라의 근원을 생각하다가 더 많이 그녀를 떠올리게 됐다.

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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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가던 중 마침내 그녀가 농구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과 유명 농구선수인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점이 약간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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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지켜보며 알아낸 것들을 가지고 최은수라는 여자를 추측해 보았다.

(...)

처음엔 자신에 대한 사적인 질문이나 관심도 원천 봉쇄하는 그녀를 보면서 치밀한 여우라고 생각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여자는 그것과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녀가 언제나 한결같이 공부와 인연 없는 선수들을 유치원 선생님처럼 반복하며 가르치는 걸 보면서 그녀에게 적용했던 삐딱한 생각들을 바꿨다. 그녀가 농구에 대해 함구하는 것도 농구를 모르기 때문이다. 라고. 솔직히 이걸 받아들이는 게 가장 힘들었다.

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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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그런 유명세가 귀찮기도 했지만, 자신이 관심을 가진 그녀가 정작 자신을 몰라본다는 것이 승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아마 승규 자신이 얼마나 농구를 잘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여자가 애달아서 바라보는 인기 많은 남자인지를 안다면 그녀가 자신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 같다.


은수의 이런 태도 때문에 승규는 그녀의 수업 시간에는 유명 선수에게 편중되는 관심 또는 지나친 배려 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후에도 은수를 향한 승규의 관찰은 지속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강의실로 들어온 비둘기로 인해 그녀가 새를 무서워한다는 점도 알게 된다. 승규는 빠짐없이 강의에 나와 그녀를 관찰하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설레었는데 이것을 감추기 위해 수업 시간 내내 무표정하고 무관심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화난 사람처럼 한번 다문 입은 좀처럼 열지 않았다.


그러다 강의를 듣던 한 동료 선수가 그녀의 신상에 관한 질문을 하게 되고 이에 은수가 답하게 되면서 승규는 충격을 받게 된다.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어린 나이였다는 것이 상당히 쇼킹하게 다가왔고, 여기에 더해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라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놓을 수 없었던 승규는 종종 그녀를 찾아가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호감을 표하게 된다. 그러다 그녀가 강의 종료 후 미국으로 유학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위해 마음과는 다른 잊겠다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결혼관이 바뀔 만큼 마음으로는 절대 그녀를 놓을 수 없었던 승규는 결국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하고 은수가 알려준 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메일과 전화, 그리고 잠시 잠깐의 만남을 통해 그들은 마침내 연인이 되고 마음을 키워나가게 된다. 여기에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던 선배이자 대학교수인 성준까지 더해지면 이들의 엇갈린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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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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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한 방울씩 떨어져 그의 몸 구석구석을 치료하고 채워주는 이 주사액이 형의 마음인 걸 잘 알고 있다. 이런 사랑을 받으며 살아온 자신이 억세게 운 좋은 놈이라는 것도.

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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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지만 서로 바쁜 일정 탓에 자주 보지 못하는 형제는 서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서로를 챙기고 아낀다.


승규는 의사인 형이 한 번씩 링거를 놔주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자 표현임을 알기에 기꺼이 감사해 하며 링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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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으로 점철된 승규의 연애사는 화려하고 요란했지만, 결혼까지 언급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승규는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엄마도 여자 형제도 없이 자랐고, 10대의 순정으로 따라다닌 여자친구조차 없었던 승규에게 여자는 엄마처럼 그립지만 닿을 수 없는 막연한 존재다.

(...)

어려운 대상...

승규는 그 알 수 없는 존재와 한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결혼이 그래서 싫었다.

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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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 덕분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쉬는 타임에는 종종 여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진짜 마음은 준 적이 없는 승규는 여성의 존재가 그저 어렵고 막연하게만 다가왔다.


그랬기에 그에게 있어 결혼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었는데, 그런 그에게도 어느새 가까이하고 싶고 결혼을 떠올리게 하는 그녀가 나타났다. 최은수, 바로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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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지랄 같은 그 비만 쏟아지지 않았어도, 무섭다며 내 옷소매를 붙잡지만 않았어요, 내 추리닝 입은 모습이 그렇게 이쁘지만 않았어도, 아주 잠깐 내 품에 머물렀던 그녀를 지울 수만 있었어도.... 난 깨끗이 정리하려고 했었다. 맹세코...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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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을 떠올리는 듯한 약간의 유치함과 설렘을 엿볼 수 있는 문장으로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더불어 승규 눈에 은수가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필터가 씌워져 있는지를 통해 승규가 얼마나 푹 빠져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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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이루마 곡을 말하는 은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루마 때문이 아니라 예쁘게 움직이며 소리 내는 입술에 닿고 싶고, 그의 마음마저 챙기는 따뜻함에 담기고 싶어서.

(...)

저토록 고운 여자랑 나란 놈이 뭘 할 수 있을까...

88~8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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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은수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도 막상 스스로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성을 놓고 강하게 치달으는 수컷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순간 멈칫하는 모습들을 목격할 수 있다.


자신의 끓어오르는 본능을 어쩌지 못해 주먹으로 문을 치거나 열을 식히기 위해 베란다에서 몇 시간을 죽치고 있는 모습을 통해 한창 피 끓는 청년의 모습이 엿보인다.



-----

은수는 전화를 꺼 놓은 것으로 자신의 의중을 분명히 했다.

(...)

결국, '시작조차 못 한 거다'라는 사실에 승복한 승규는 패배의 기운을 씻어 낼 곳이 필요했다. 나긋나긋한 애교와 열화와 같은 환영이 넘쳐나는 곳으로 찾아가 향기로운 술과 감미로운 멜로디에 기대 웃고 있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를 대신할 그 어떤 것도 찾지 못할 거라는 걸.....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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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를 만난 후로 승규는 더 이상 여자들과 향락에 빠져 살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감정이 이끄는 대로, 마음껏 열기를 뿜어내며 나이트클럽이나 술에 진탕 빠져 살았을 텐데 그것이 결코 해법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거대한 날개를 펴고 비행을 기다리는 델타 에어 라인을 본 은수의 뇌리에는 애틋했던 이별과 불편했던 고백은 지워지고, 오직 저 커다란 환상의 새가 데려다줄 그곳으로 뜻하는 바를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뿐이다.

(...)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게, 끝나면 후딱 와야 해.' 이 말이 하고 싶어 달려갔던 건데, 난데없이 마음을 접겠다고 한 건..... 어차피 보내 줄 거, 마음 편히 가게 해주고 싶어서였어. 잘 가고, 잘 지내!

은수를 보내고 승규는 불 꺼진 방구석에 무너지듯 앉았다. 커튼이 드리워진 캄캄한 어둠에 안기고서야 그는 가슴에 박아 뒀던 말을 쏟아내며 울었다.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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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떠나는 은수와 남겨진 승규의 심정을 대변하는 문장을 통해 대조적인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은수는 자신을 향한 두 남자의 구애는 저 멀리 제쳐두고 미래를 향한 기대감만을 가지고 미국으로 향한다. 반면,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 못한 채 그녀를 위한 말만을 남기고 돌아온 승규는 어둠 속에 잠기고서야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을 쏟아내며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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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다고 했고, 그래서 접으려고 하는데, 그게 안돼. 은수, 넌 말이야, 하나뿐인 단 하나뿐인 내 꺼거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미치게 갖고 싶은 내 꺼...."

1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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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감정일지언정 당시 은수에 대한 감정이 새삼 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문장이다.


이를 통해 은수를 향한 갈망과 집착, 소유욕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은수보다 오히려 승규를 통해 애달픈 사랑의 감정을 더 많이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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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지금까지 봐왔던 것처럼 결혼 후에도 홍성준과 무난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하고 있었다.

그랬던 은수의 결혼관이 미묘한 감정이 생겨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

그래서 그녀와의 결혼을 당연하게 말하는 성준이 불편했고, 가까이 온다고 하면 지금처럼 은수의 가슴은 답답해졌다.

1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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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나 지인 그 이상의 감정은 없었지만, 오래도록 알고 지내면서 그렇게 결혼까지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은수의 심경에도 결혼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바로 승규에 대한 감정을 깨닫게 되면서부터인데 때문에 종종 일상의 대화처럼 건네는 프러포즈의 말이나 결혼을 이야기할 때면 은수는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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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어딨어? 좀 빠르고 더딘 건 있겠지만 결국엔 다 아무는 게 상처인걸. 살아 봐요. 내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될 테니."


승규의 이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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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연습하지 못하고 치른 테스트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예상한 은수는 눈물을 보이게 되는데, 그 순간 짠! 하고 나타난 승규는 그녀를 향한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건네며 힘을 북돋아 준다.


세상 처음 위로를 경험한 그녀는 덕분에 가라앉아 있었던 기분도 회복하고 승규와 함께 모처럼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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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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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농구선수와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 여대생의 사랑 이야기는 말 그대로 풋풋함을 선사한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꽃향기 속에 녹아든 설렘과 애틋한 사랑에 저도 모르게 다가가 풍덩 빠져들게 만든다.


주인공인 승규와 은수는 과거 남성성과 여성성을 대변하던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데, 살펴보면 이렇다.


승규는 유명 농구선수라는 타이틀을 통해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에 더해 수컷의 남성성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 반면 은수는 바이올린 전공자와 대학생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부드러움과 단아함 등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클래식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느낌을 더한다.


여기에 더해 여성에 대한 경험은 많지만, 가장 사적인 부분에서 여성이 부재함으로써 승규는 은수를 통해 첫사랑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그가 은수에 대해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순수함과 열정이 엿보인다.


반면, 은수는 남성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자신에 대한 일이나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지극히 성숙하고 굳건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공부나 바이올린 연습도 꾸준히 하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조금씩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인지 은수는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위로를 받는 일이 드물었고, 승규는 사적으로 여성에 다가가는 것이 서툴고 어려웠다. 그러던 둘이 만나며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주기 시작한다.


서툴지만 풋풋한 사랑 이야기에 기대감이 샘솟다가도 여러 조건들로 난관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이들의 애틋한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해진다.


뜨거운 여름날, 더위를 잊을 이야깃거리로, 지루한 일상에 시간을 때울 이야깃거리로 이만한 이야기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빨리 2편이 나오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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