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바람의 속삭임 고래뱃속 세계그림책 20
마리안느 뒤비크 지음, 임나무 옮김 / 고래뱃속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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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여행을 통해 돌아볼 수 있었던 삶의 변화와 성장!"



책 속에서 발견한 또 다른 책 중 눈에 띄는 그림책이 있어 읽어보게 되었다. 소개 글만으로도 어쩐지 그냥 그림책으로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출간되는 그림책들은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이 많아 고민 없이 읽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삶과 성장,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는데, 어쩌면 곰의 여행처럼 우리 삶 또한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경험들을 통해 성장하며 배워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 독립을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취향을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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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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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주인공인 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곰에게는 안온하고 예쁜 집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곰은 친구들과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이 집에는 곰이 좋아하는 소파와 딸기 타르트 냄새가 풍기고는 했는데 그래서인지 곰의 삶은 늘 달콤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예전의 일로, 모든 게 뒤바뀌기 전의 일이다. 어느 날 곰은 누군가로부터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여기에 더해 햇살 한 줄기와 살랑이는 나뭇잎과 부드러운 바람도 새롭게 시작해 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에 곰은 과거에 좋아하던 것이 여전히 그 집안에 존재했지만, 예전만큼 맛있거나 행복한 느낌이 들지 않았던 그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내 보따리를 챙겨 이 집이 필요한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집의 문을 열어두고 떠나게 된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무작정 떠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길을 떠나며 곰은 외로움과 자유로움, 두려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낯선 것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연습도 하고 또 누군가를 이해하는 마음과 공감하는 마음, 그리고 도움을 주고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게 된다.


여기에 더해 만남과 이별, 추억에 대한 경험은 물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취향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잠시 과거의 편안하고 달콤한 삶을 그리워하며 떠나온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여기에 더해 폭풍우를 만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태로 숨어있게 된다.


그러다 이내 익살스러운 작은 생쥐 '뮈'의 부름에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곰은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세상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는 작은 골짜기와 풀 냄새, 햇살 냄새가 있었고, 또 흐르는 시냇물과 블루베리 열매들, 나뭇잎의 속삭임이 있었다. 이렇듯 곰은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곰에게는 이제 다시 새로운 집이 생겼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장소도 생겼으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곰의 여행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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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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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색감과 푸근한 스케치로 다가온 이 그림책은 곰의 여행담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여행담을 통해 보여주는 삶의 도전과 모험은 새로운 것을 익히고 습득해 나가며 성장해가는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곰이 익숙한 집을 떠나 또 다른 집을 가지기까지의 여행담은 마치 부모 밑에서 자라던 아이가 독립을 통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처럼 느껴졌는데, 비슷한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곰의 시선과 생각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곰이 부족한 것 없었던 집을 떠나게 된 것은 누군가의 속삭임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내는,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낯섦을 경험하고 싶은 도전의식, 나도 모르게 피어오르는 용기 덕택에 무작정 짐을 싸서 길을 나서지만, 곰이 마주한 것은 예상치 못한 외로움과 두려움이었다. 물론 가끔은 자유로움도 느끼긴 했지만, 어쩐지 점점 용기가 사그라드는 느낌이다.


그러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배려와 도움이라는 감정도 경험해 보고, 만남과 이별의 시간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면모도 갖추게 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폭풍우는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익살스러움으로 다가온 또 다른 친구 덕분에 곰은 비로소 제대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고된 여행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은 곰은 마침내 그곳에서 새로운 집을 갖게 되고, 자신의 길 위에서 진짜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하게 된다.


우리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안온함 속에 살다가 문득 어떤 일을 계기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고, 그 도전이 불러온 여러 어려움들을 겪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도달해 있는 그 길 끝에는 내가 찾는 내 모습이 거기 있지 않을까 한다.


때로는 불안함과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그 속에는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과거를 포함해 앞으로 경험하게 될 많은 것들은 나를 단단하게 하고,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 될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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