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독
이기원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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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이러스 창궐과 기후변화 등으로 한 번쯤 생각해 봄직한 주제인 지구 멸망과 생존. 여기에 무한 상상력을 더해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죽음을 넘어선 이후의 삶을 담고 있는 <쥐독>은 우리가 그리는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의 삶을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어 하는 죽음 너머의 삶에서 무엇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이후 수차례의 국가 존속 위기를 이겨내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대한민국!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표지에서부터 확인되는 항아리 모양의 인상적인 '독' 그림은 책 제목인 <쥐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 자유와 행복을 무한 보장하는 '뉴소울 시티'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삶의 터전 <쥐독>. 바이러스와 전쟁, 국가 존폐 위기와 같은 어마어마한 일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이토록 비참한 삶을 사는 이들이 사는 구역인 쥐독이 생겨난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인간의 욕심과 욕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죽고 사는 문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토록 권력과 독점, 소유하려는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보면서 과거, 현재와 다를 바 없는 반복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모두가 다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분명히 만들 수 있음에도 나만 잘 살겠다는 욕심으로 똘똘 뭉쳐 마침내 영생을 빌미로 극과 극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쥐독>안에서의 삶은 비참함과 비통함이 가득하다.

 

디스토피아를 꿈꾸지만, 사실 이것은 일부 극소수 한정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자 삶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한히 치솟는 세금을 감당하며, 기계처럼 매일 하루를 쉴 틈 없이 일하며 배급되는 돈(분각)과 밀키트로 겨우 끼니를 때우는 정도다. 여기에 각성효과가 있는 카푸치노는 어느새 삶에서 필수품이 되어버리고 마침내는 중독 증상과 두통과 속 쓰림, 극심한 피로와 무력감 등과 같은 부작용을 겪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 시대적 배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서울 연대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도시 서울. 서울의 역사는 곧 인류의 생존과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주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은 별도 배경색을 통해 표기해두었다.

 

코로나19 이후 2040년 다시 발병한 covid 219로 인해 세계 인구의 75% 사망. 치료 약과 백신 미개발, 그로부터 5년 뒤 2045년 제3차 세계대전 발발로 전 세계의 전쟁터화. 2049년 전쟁과 감염으로 전 세계 국가 소멸. 그 와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도시가 대한민국 서울이었다.

 

유일무이한 생존 도시이며 생존자가 남아있는 도시 서울. 국가 시스템은 무너지고 이를 재건하기 위해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대기업 연합. 그렇게 2051년 뉴소울 시티가 출범하게 된다. 새로운 바이러스 covid 219가 나타난 이후 불가 약 10여 년이 지난 후였다.

 

22세기 인류의 마지막 생존 지역인 서울은 여태까지와는 다른 통치 시스템으로 대기업 연합이 운영, 통치하는 국가 시스템이다. 뉴소울 시티는 미래 서울의 또 다른 이름으로, 대기업 연합 중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대한 공헌을 한 아바리치아 기업을 필두로 운영된다. 그래서 연호도 아바리치아 원년으로 변경된다.

 

뉴소울 시티 초반 50년은 그야말로 태평성대였다. 기업인들이 운영하는 국가는 기업을 운영하듯 합리적이고 지혜로웠으며 과도한 육체노동이나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에서 해방되었다. 모든 국민은 '고객'이었고 그들은 고객서비스 정신으로 시민을 대했다. 그리고 22세기 시작될 무렵 엄청난 과학적, 의학적 발전으로 인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영생'의 방법을 알게 된다. 신체는 물론 뇌와 생명에 대한 모든 구조를 알게 되면서 상용화되고 마침내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또 한 번 변화를 맞게 되는데, 더 이상 종교가 무의미해지면서 없어지고 잊혀졌다. 그리고 대기업 연합인 전국기업인연합회(일명 전기련)의 운영 방침도 변화하게 된다. 자유와 행복을 지향하던 도시는 더 이상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는 나라가 된다. 이 혁명적인 테크놀로지의 혜택은 일부 극소수 특권층에게만 부여되었으며 나머지 국민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계층별로 나뉜 '구역'이며, 시민들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고객서비스팀'과 영생을 위해 착복식을 진행하는 '소도'가 생겨난다. 상류층 거주지 1구역과 일반 시민들의 2구역, 그리고 2구역에서 쫓겨난 낙오자, 해고자,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모인 3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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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나처럼 도시에서 도망쳐 갈 데 없고, 손이나 발이 없어서 도시에서 버려지고, 카푸치노에 찌들고, 생존을 위해 몸을 팔고, 썩은 통조림 하나를 갖기 위해 칼로 찌르는 곳이라니까. 그런데 이런 곳에서 무얼 가지고. 그것도 글을 가지고 무슨 해방이 되고, 신과 싸운단 말이야? 여긴 뉴소울 시티의 쓰레기통이고 우린 그 쓰레기를 먹고사는 쥐들일 뿐이라고 몇 번을 말해."

 

민준의 말에 순간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제3구역인 쥐독에 대해 가장 실감 나게 표현한 서술 부분_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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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초반은 2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민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매일이 쳇바퀴 굴러가듯 빠듯한 일상 속에서 어느 날 우연히 출근한 공장에서 1구역 사람들만 섭취하는 비싼 루왁(각성제)를 옮기는 작업을 하게 되면서 순간 탐욕에 눈이 돌아 이것을 훔쳐 달아나게 된다. 그리고 전기련을 피해 쥐독에 숨어들게 된다.

 

반복되는 일상에 피로하고 무기력했던 그가 숨어진 쥐독은 그동안의 삶과는 완전히 달랐는데, 매일 매 순간이 생존을 위한 투쟁 그 자체였다. 특히 그가 훔쳐 달아난 루왁은 쥐독에 사는 폭력단에게도 눈독을 들일만한 가치 있는 물건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쥐독에 사는 이들에게 한순간에 타깃이 된다. 그때 도와준 사람이 55층 구역의 유일한 술집 '녹색선'의 주인인 최혁이었고 그의 도움으로 다행히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쥐독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 구역만의 생존전략을 최혁으로부터 듣게 된 민준은 55구역의 폭력단 중에 하나인 흑룡파의 림광석과 겨루게 되고 무자비한 결투 끝에 마침내 승자가 된다. 이후 쥐독에서 조금씩 생존을 위한 삶에 적응해가면서 단시간에 그는 쥐독 55구역의 범접할 수 없는 일인자가 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55구역을 침입한 이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사다리 문장이 있는 검은색 반다나를 쓴 반자본청년연맹(혹은 반자연, 또는 연맹) 원들이었다. 그들은 뉴소울 시티의 고객서비스를 거부하며 통제되고 있는 시민들의 인간다운 삶과 자유, 평화를 위해 싸우는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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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표는 오직 자유였다. 잘못된 시스템인 뉴소울 시티를 붕괴시키고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 신의 권력으로 자리한 전기련을 무너뜨려 2구역 사람들에게 씌워진 틀을 벗기고 자유롭게 운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오직 그가 바라는 것이었다.

2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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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수장인 제이콥은 민준 일행에게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에 대해 설명하며 함께 하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를 수락한 민준 일행은 반자연과 함께 소도를 무너뜨리고, 뉴소울 시티의 수장인 류신을 없애기 위한 일생일대의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수많은 투쟁과 배신, 그리고 자유와 평화를 되찾기 위한 그들의 싸움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무한 반복되는 그들의 투쟁에 대한 결과는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하기를 바란다.

 

'죽음'이 없어진 사회에서 벌어지는 강력한 철권통치의 모습은 인간의 가장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가장 이기적이고 무서운 욕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데, 가진 자일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타락한 인간의 형상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권력과 돈, 직급을 나누어 사람을 '구역'으로 나누고, 사는 곳과 먹는 것, 입는 것은 물론 죽음마저도 통제하며 자신 이외의 사람들은 쓰다 버리는 휴지조각보다 못한 취급하는 1구역 전기련의 행태는 잔혹함을 넘어 자신의 핏줄에게도 적용된다.

 

이들의 강력한 통치 아래 이것을 깨부수고 다시 평화와 자유를 꿈꾸는 이들이 구역 곳곳에서 나타나 뜻을 모으기 시작하며 벌어진 전기련과 반자연의 싸움은 과연 어떤 끝을 맺게 될까?

 

사실 그토록 강력한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전기련과 맞서는 반자연의 싸움은 꽤 오래도록 이어져 왔는데, 그 처음을 살펴보면 우연히 발견된 책 한 권에서부터였다. 그것은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그동안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을 겪어도 그저 감내해야 했던 이들이 이 책 한 권을 시작으로 마음에 동요가 일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들불처럼 번져나가게 된다. 책은 단순히 책이 아니었다. 권력자에 의해 제지당하고 통제 당하던 책 한 권은 지식이자 지혜이며, 사람들을 일깨우고 인식을 고취시키는 하나의 발단이 된다. 그래서 반자연의 중심에는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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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가 그렇게 반란을 일으켰던 이유는 책 한 권 때문이었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너무 닳고 낡아서 처음엔 제목조차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제이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었다. 그것이 불씨가 되었고 별것 아닌 삼백 오십여 페이지에 걸쳐 적힌 글자가 그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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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련은 이 도시,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서 모든 지식을 독점하고 있죠. 그걸 위해 모든 책, 미디어, 개인용 전자기기까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매개체를 금지하고 파괴했어요. 지배자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지식을 갖게 되는 걸 막은 거죠. 유럽 중세 시대의 평민들처럼."

1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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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책을 통해서 인식을 깨우친 저항세력 속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인물들도 자리하고 있는데, 후반부에 소름 끼치는 반전을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더불어 중간중간 핵심이 되는 키를 암시하는 복선들도 눈여겨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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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석 테일러는 늘 웃는 상이었다. 류신은 그의 웃는 상이 왜인지 항상 의뭉스러웠다. 그건 아마 그의 전직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다.

1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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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원래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시 난잡한 시장이 되어버렸죠.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과거에서 배우지 않고 과거를 되풀이합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껍데기만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

"껍데기를 숭배하고 껍데기를 비난하고 껍데기를 가지려고 해요. 저들처럼."

3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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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건, 권력의 핵심이자 모든 것을 가진 그들 사이에서도 완력 다툼은 여전하다는 점인데, 지금 사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치 땅따먹기를 하듯 서로에게 건네는 치열한 지리멸렬한 아귀다툼을 보며 웃음이 나는 건 비단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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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게 책상 위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야. 직접 현장에서 뛰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거든."
지환에겐 사무직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샌님들. 인내와 용기라는 것을 모르는 유약한 놈들. 지환이 사무직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2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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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찝찝함과 꺼림칙함 그 사이. 무한 반복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뒤로하고 마지막에 유난히 오래 남았던 문장이 하나 있어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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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으니까 다른 이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죽지 않으니까 자신들이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존재라는 편협한 우월감을 가지게 됐죠.
(...)
그러니 죽음. 그것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진정으로 공평한 세상이 오는 겁니다.

4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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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영원불멸하지 않은 인생이기에 우리가 갖는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영생을 꿈꾸는 이들이 그리는 사회가 꼭 유토피아일 거라는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 '죽음'이 주는 희소가치와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지금의 현실을 보다 가치있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산업혁명 이후 급작스레 성장한 과학발전이 현대에 와서 꼭 긍정적인 면만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과학과 의학의 무한한 발전으로 인해 '영생'을 얻게 된다고 해서 꼭 반드시 행복할 것이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어쩌면 오만이자 오판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고나 유전적 질병으로 인한 이들을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은 필요해 보이지만, 누군가의 권력이자 이기심을 위해 활용되거나 독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견제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본다. 수많은 악제를 딛고 일어선 유일무이한 세상 속에서 영원불멸한 삶까지 얻었지만,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는 어쩌면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여러모로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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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니 생각 중이야 스토리인 시리즈 16
지금 지음 / 씽크스마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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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좋아서, 누군가 '지금'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좋아서 필명도 '지금'으로 지었다는 저자.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예전 꽃보다 누나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윤여정 씨가 했던 말이 떠올랐는데, 아무도 자신의 인생을 모르기에 더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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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보다는 그저 재미나게 사는 것이 목표예요.
60이 되어도 인생을 몰라.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
내가 알았으면 이렇게 안 하지..

꽃보다 누나 中 윤여정씨 인터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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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인생을 두 번 사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모습이고,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에 의해 형성될 모습이기에 '오늘'을 사는 것은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일지도 모른다. 지금, 오늘을 건너뛰고 내일의 내가 있을 수는 없으므로. 그래서 '지금'이 갖는 의미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하고 무게감을 갖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지금'이라는 단어가 담긴 이 책의 제목도 다중 의미로 다가오는데, 문장 그대로 가볍게 '지금 니 생각 중이야'란 의미로도 다가오고, '지금'이라는 글자 색이 다른 걸로 봐서 '지금'은 작가 자신을 말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로도 해석된다.(작가 자신을 생각한다는 의미) 또 한편으로는 책에 남편의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는 걸로 봐서 작가가 남편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판단은 독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다른 누군가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면서 진정한 나를 잊고 살았던 저자. 돌이켜보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진정한 나'로 산다는 것을 생각할 만큼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늦둥이 막내딸로 태어나 할아버지 같았던 아버지가 한쪽 다리로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리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아버지의 잃어버린 다리가 되기 위해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자주 당해도 단 한번도 저항하지 못하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3년을 참으며 야간 고등학교와 방송 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

 

남편과는 5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퍽퍽한 살림에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방 하나에서 방 두 개인 전세방으로, 그리고 마침내 꿈꾸던 내 집 마련을 하게 되었지만, 첫째 아들이 걷지 못하는 병에 걸리게 되면서 3년 넘게 치료를 이어가야 했다. 그 사이 둘째 아들이 태어났고, 남편은 아픈 아들과 태어난 아기를 위해 더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주말에는 24시간 철야를 했고 그렇게 가장의 자리에서 30년 동안 가족을 지켜냈다.

 

나이 마흔에 산부인과 건강검진을 통해 자궁과 난소에 큰 혹이 하나씩 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다행히 검사 결과 양성이라서 수술을 하면 나을 수 있다는 결과에 수술을 하게 되었다.

 

삶은 그렇게 정신없이 흘러갔고, 저자는 자신을 챙길 겨를도 없이 어느새 오십이 되었다. 부부로 함께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주 혼자 살고 싶어졌고, 혼자일 때가 좋았다. 그래서 오십에 자발적으로 혼자 살기를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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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사는 대로 살았고, 부부로 함께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주 혼자 살고 싶어졌다. 그리고 혼자일 때 더 좋았다. 그게 몇 번 그러다 말 것이라 생각했는데 평생 그랬다.
그래서 오십에 자발적으로 혼자 살기를 선택했다.

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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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로 오래 함께 산다고 서로에게 물드는 것은 아니었다. 가치가 다르면 물들기 어려운 모양이다. 어쩌면 우리는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부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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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을 배려하기 위해 남편과 아이를 뒤로 하고 혼자 사는 것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결혼 이후의 삶과 혼자 살기로 마음먹은 이후 오 년이 흐른 시간까지의 삶이 담겨있는데,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던 혼자살이와 홀로서기의 고군분투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까이에 있어 몰랐던, 남편의 그늘막이 얼마나 든든한 울타리였는지, 또 내가 나로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는 과정들이 담겨있는데, 특히 스스로에게 준 안식년을 보내는 시간들은 어딘가 어설프고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많아 실수도 연발하지만, 그 어떤 시간보다 인생에 있어 귀한 의미를 갖게 한다.

 

처음에는 나름 설렘과 기대감도 가득했지만, 막상 '나'를 위한 홀로서기에는 쉽지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금융 사기로 가지고 있는 돈을 털리고, 살기 위해 시작한 식당 일은 쉽지 않았다. 삐꺼덕 거리던 몸은 탈이 났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걷기를 통해 삶의 의지를 다지게 되고, 글을 쓰면서 삶의 희망을 얻게 된다. 통증은 약간의 치료와 단식, 나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마음가짐으로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그렇게 5년을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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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내 삶의 우산과 양산이 되었다. 걷기 덕분에 다른 사람의 우산과 양산을 기웃거리지 않아도 될 만큼 혼자 사는데 힘이 생겼다.

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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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어. 그러다 죽을 때 죽더라도 글이나 한편 남기고 죽자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어. 유서 같은 글이었지. 그런데 다음 날도 유서를 쓰고 그다음 날도 썼어. 참 신기하게도 유서가 생명줄이 되었어.
(...)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여서 무엇이든 매일 묵묵히 하는 것이 생명을 이어가는 길이라는 것을. 선생님이 매일 글쓰기를 해온 이유야.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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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식을 1년 정도 해서 15kg을 감량했다. 통증 치료에 도움이 되었다.
(...)
단식 시간은 통증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했다.
통증을 다스리는 일은 할아버지 손 치료 1과 내 정성 99가 담겨야 가능한 일인 듯했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뿐만 아니라 걷기, 바른 자세, 지금을 살기,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기, 혼자 있는 고요한 시간 즐기기, 감사하기, 많이 웃기, 좋아하는 글쓰기 하기, 충분히 잠자기, 탄수화물 줄이고 과일과 채소 챙겨 먹기를 매일 꾸준히 실천했다.

9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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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통해 허기를 채우고 나를 안아주게 되었다는 저자는 첫 책을 출간하게 된 것 역시 오십이 넘어서 선택한 혼자 있는 시간의 충만함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혼자만 품고 살기에는 참 고마운 시간이라서 함께 나누고 싶다며 쉽지 않은 인생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과거에는 대다수가 '나를 찾는 것'보다 그냥 살아왔던 대로, 사는 대로 계속 살았다. 그렇게 '나'는 잃어버린 채로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을 챙기며 살다가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없고 '00엄마', '00아내'로 살다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오십이 넘어 용기 있게 나의 삶을 선택한 저자의 삶이 어쩐지 짠하게 느껴지면서 자꾸만 응원을 하게 된다. 몸이 아프고 사기를 당하는 순간 편하게 원래의 삶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음에도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자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는 절실함마저 느껴진다.

 

그래도 오로지 그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견뎌냈기에 그녀가 적어내려간 책에서는 당당함과 힘이 느껴진다. 아무것도 감추는 것 없이 투명하게 내보인 속에서는 어떤 두려움이나 절망도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나로서 사는 것, 그것에서 오는 충만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밑바닥 끝까지 내려가본 인생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더 알게 되었다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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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움켜쥐고 있었던 내 안의 무엇을 책 쓰기라는 과정을 통해 하나씩 버리고 있었다.
(...)
결국은 통증이 반란을 일으켰고, 나는 다 버리고 말았다. 비로소 내가 보였다.

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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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 쓰기는 내 무의식의 불안과 두려움을 편안하게 하는 명약이었다.

9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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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지만, 비로소 '나'를 알고 인생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어쩌면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우리는 '나'를 모르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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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람이 되자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한 번뿐인 삶인데, 어쩌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지금 나를 안아주면서 살자는 것이다.

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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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이 있으면 자신을 충만하게 안아주게 된다. 내가 글을 쓰며 좋아할 때 언니는 수를 놓고 친구는 벨리댄스를 추며 웃는다. 그들은 나처럼 지금, 자신을 안아주며 살고 있나 보다.

1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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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장 잘 아는 것, '지금'을 충실히 사는 것. 이것이 어쩌면 살면서 찾아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가 아닐까 싶다. 새삼 지금 나를 충만하게 안아주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이유, 그것이 무엇이든 나를 안아주는 사물 하나쯤 있어야 살아가는 데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지금'의 시간 속에서 '나'는 어디쯤에 있고, 나를 충만하게 안아주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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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네오픽션 ON시리즈 6
이세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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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서 모바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발전하면서 주목받게 된 택배. 특히 코로나가 팬데믹으로 선포되면서 비대면은 주류가 되었고, 이에 택배는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이 책 <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는 그런 택배기사들의 이야기이자 일반 서민들의 삶을 담고 있는데, 절박한 순간 동아줄처럼 내려온 '특별배송' 제안은 이들에게 삶의 희망이자 빛이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특별배송'으로 얻은 시간과 물질적 풍요는 이내 곧 호기심을 유발하고 마침내 목숨을 위협하는 수단으로까지 이어진다.

 

"평온한 삶과 돈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특별한 택배는 단순히 일반 택배보다 수수료가 높아서 '특별한'것이 아니었다. 택배를 전달하는 방식과 이를 받아 가는 사람들의 독특한 모습, 일반 택배보다 몇 배는 높은 수수료, 손바닥만 한 작은 사이즈의 상자 등 일반 택배와는 모든 것이 다르기에 '특별배송'으로 취급되었다.

 

더불어 '특별배송'은 일반 배송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기묘한 호기심이 드는 것은 물론, 마침내는 그것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까지 부추기는 자기와의 사투도 감내해야 했기에 어느 모로 보나 이것은 정말 '특별'했다.

 

그러나 과한 호기심은 화를 부른다고, 일반 배송에서 특별배송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대부분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택배 상자를 확인하는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을 겪게 되는데, 무엇이 택배기사들로 하여금 이 택배 상자에 관심을 내보이게 만든 것일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민호와 용재 역시도 퍽퍽한 삶에 돈을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택배기사 일을 시작하게 된다. 김밥 집만으로는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하기가 빠듯했던 민호는 낮에는 김밥 집에서 아내와 함께 일하고, 밤에서 새벽 사이에는 어니스트 택배사에서 택배 일을 하며 부족한 생활비를 벌고 있었다. 어니스트 택배사는 일반 택배와는 다르게 밤에서 새벽에만 근무한다는 것이 특이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민호에게는 오히려 딱 맞는 일이었다. 

 

그러다 친구인 용재에게도 자신이 일하고 있는 택배사를 소개해 주게 되고 둘은 함께 택배 일을 하게 된다. 그러다 먼저 입사한 민호를 통해 용재는 이 택배사에는 일반 배송 외에도 특별 배송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특별 배송의 기사로 배정되어 일하게 될 경우 고가의 물품을 배송하고 일반 수수료의 약 100배 이상이 되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탐은 나지만 원한다고 모두 될 수 없는 특별 배송이기에 그저 기회를 보고만 있던 이들에게 마침내 특별 배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한 푼이 아쉬웠던 이들은 곧 몇 배는 더 손에 거머쥘 돈을 생각하며 각자의 희망을 그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민호가 기회를 잡게 된다. 희망에 부풀어 있던 그가 특별 배송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뭔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으나 단순 강도의 소행으로 일단락된다. 

 

이후 마침내 용재도 특별 배송 제안을 받게 되고 그는 친구인 민호의 죽음에 특별 배송이 관련되어 있다는 의심을 하며 제안을 수락한다. 용재는 특별 배송을 하며 민호와 같은 수순을 밟게 되는데,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그는 마침내 택배 상자를 개봉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판도라 상자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숨 막히는 추격전과 추리 전이 시작되는데, 어니스트 택배사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려는 이들과 비밀을 숨기려는 자들 그 사이에서 위태로운 목숨을 이어나가며 쫓고 쫓기는 사투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읽는 내내 피 튀기는 현장과 생생한 묘사들은 영화를 보듯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우리 삶에 가까이 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택배에 관련된 이야기이기에 더 끔찍하게 다가왔다. 그저 단순한 배송만을 위한 서비스가 한편에서는 특별 배송과 특별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자행되고 있는지, 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매번 타인의 택배 상자를 개봉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특별 배송 기사들의 행태를 보며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어니스트 택배사를 보며 과거 이탈리아나 홍콩의 마피아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권력과 힘을 이용해 사업을 장악하고 그들의 룰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찍어 누르거나 이용하다 목숨을 빼앗는 행태라던가 조직원들을 이용해 또 다른 조직을 치는 모습들에서 과거 비슷한 형태의 잔재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선택, 다른 결말. 친구인 민호와 용재는 같은 선택을 했지만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그들이 이것을 해결하는 방식 혹은 과정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숨겨진 든든한 조력자들의 존재도 한몫하는데,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소설은 스토리 그 자체보다 소설 속 인물들에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 특히 가장 의문스러웠던 인물은 어니스트 택배사에서 회계 및 각종 잡무를 담당하고 있던 서미란대리이다. 소설 등장 시점부터 시선이 갔던 그녀는 어쩌면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중요한 치트키일지도 모르겠다.

 

공부와는 인연이 없다고 판단해 중학교를 마지막으로 공부를 그만두고, 20대 중반에는 수십 명을 거느린 조직의 우두머리가 된 어니스트 택배사의 실질적 주인인 강수와 태수 형제의 삶도 재조명되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용재가 암이 재발한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모습을 보고 태수의 속내를 다루는 부분이 있는데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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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는 사무실로 돌아가는 내내 생각했다. 
(...)
자식이나 형제가 뭐라고 그따위 관계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겠다는 거지?
(...)
차라리  좋지 않은 환경에서 허우적거릴 게 아니라 과감하게 뛰쳐나와 거칠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서 성공하면 그때 도와주든가 말든가 하면 되지 않은가?
(...)
다 같이 죽도 밥도 아닌 인생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게 맞는 것인가? 이런 태수의 생각에 누군가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않아서 그렇다."
그 질문에 대한 태수의 대답은 '까고 있네'다.
(...)
태수에게 희생이란 대단한 이유나 가치관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 사람의 성향일 뿐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보다 큰 것, 보다 중요한 것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본인의 인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가족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다. 마찬가지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나를 위한 선택일 뿐이다.
(...)
그들은 위선자들이며 겁쟁이고 새가슴이다.

62~63페이지 中
=====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용재의 모습을 지켜보며 유달리 불편하게 느끼던 태수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한 문장이자, 여러모로 자꾸 되새기게 되는 문장이다. 어쩌면 이것은 태수가 가진 가치관이자 그가 이만큼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버팀목이 되어준 생각들일지도 모르겠다.

 

태수라는 캐릭터를 지우고 보면 굉장히 현실적으로 와닿는 문장인데, 사람은 누구나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던,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어쨌든 결론적으로 보면 모두 '나'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것을 태수는 '성향'으로 본다는 것이 좀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가족을 위한 희생을 선택하는 자들을 향해 위선자들이고 겁쟁이, 새가슴으로 표현했는데, 자신과 반대편에 있는 다른 '성향'의 사람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사이다적인 대답으로 큭큭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 '까고 있네'라는 답이 그것이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사람도 모두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지는 않으므로 '까고 있네'라는 태수의 말은 무심히 가정사나 환경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시원한 한방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가담하게 된 범죄. 그 실체를 파악하는 순간 죽음 혹은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어니스트 택배사의 룰이다. 단순히 눈 감고 귀 막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택배 배달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삶이 바뀌었다. 먹고 먹히는 관계 속에서 그들은 수없이 머리를 굴리며 탈출을 도모한다. 그리고 마침내 성공한다. 가장 밑바닥의 피식자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되기까지의 여정 속에 다른 것은 오로지 나의 선택뿐이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이들이 그리는 반전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상황과 환경은 비슷했다. 그런데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단순히 환경 탓을 하기에는 대처하는 방식이 너무 달랐다. 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모든 것을 환경 탓으로 돌릴 때가 있다. 정말 환경만의 탓일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살면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따라 또 수많은 선택지를 갖는다. 인생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환경을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소설이었다.

 

지금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든 것이고, 미래의 나는 오늘의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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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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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마음 편히 산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되는 때가 있다. 그래서 평온한 하루를 소망하면서도 막상 방법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게 묻는다. 

 

힘들고 괴로운데 왜 그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는가?

 

마음이 어지럽고,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서 잠은 오지 않는 날들이 쌓이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때론 나도 모르는 말실수를 하거나,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는 때도 있으며, 불면증이 깊어지고, 가끔은 미친 짓을 감행할 때도 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뜨끔'하는 느낌이 들거나, '내 이야기'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 은근 많을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요즘 사람들이 흔하게 겪는 일이자 증상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현대인들이 감기처럼 한 번쯤 겪어봤음직한 심리적 질병을 조명하고 있는데,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거론된 질병들이 많아 아마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를테면, 우울증, 수면장애, 몽유병, 꿈, 해리성 장애 등이 그것이다.

 

가장 흔하지만 많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과 그것들이 발생하는 원인, 그리고 치유 방법들에 대해 살펴보면서 내 마음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왜 깊은 동굴에 빠져 우울감을 느끼는지, 밤마다 수많은 생각에 갇혀 잠을 설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 수면시간 동안 이상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등 흔하게 겪는 일이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

 

 


[잠재의식]
살면서 감당하기 어렵거나, 큰 충격을 받은 일들을 우리는 으레 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다시 말해, 의식을 무의식으로 밀어내는 것인데,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무의식의 세계인 잠재의식 속에서도 이것이 흘러넘쳐 겉으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곧 부정적 감정의 상태나 특정 질병으로 나타나 우리의 평온한 삶을 망가뜨린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아 의식 저편으로 밀어뒀을 뿐이지 사실은 모두 잠재의식 속 어딘가에 계속 축적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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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은 마주하고 싶지 않거나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잠재의식으로 모두 '이양'한다.
(...)
하지만 잠재의식에 이양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잠재의식 속에 '암울한 것'이 너무 많이 쌓이면 동요가 심해져서 의식의 영역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 영향으로 여러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적 질병이 표출되는 것이다. 즉, 심리적 질병의 근본 원인은 모두 잠재의식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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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곧 초조하고 우울한 이유이자, 불면증을 겪는 원인인데, 이유도 모르고 그저 불편한 감정을 끌어안고 살았던 내 마음의 원인을 발견한 순간이다.

 

이를 통해 의식 너머 무의식은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육체와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를 활용해 무의식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예시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

 

이를테면 잃어버린 무언가를 무의식중에 계속 인지하고 있다가 불현듯 물건을 찾는다거나,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잠재의식의 힘이라던가, 혹은 무의식중에 위험에서 피하는 행동 등 의식과 무의식의 환상적인 팀워크는 우리가 삶을 보다 편안하게 사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부분에서는 우리가 은연중에 생각하는 것이 '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서술한 부분도 담겨있는데, 예지몽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암시가 바로 그것이다. 간절히 바라는 것들, 위험에서 피할 수 있도록 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도 무의식의 하나로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가지거나 위험에서 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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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건네는 긍정적인 암시는 빠른 속도로, 그 사람을 발전하게 만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건네는 부정적인 암시는 그 사람이 자포자기하고 노력조차 하지 않게 만든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당신도 자신에게 긍정적인 암시를 걸어보자.

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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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꿈을 통해서 무언가를 바라고 꿈꿀 필요는 없다. 암시는 스스로에게 매일 다짐처럼 속삭이는 것으로 무의식에 새기는 방법도 있다. 긍정적인 말로 오늘부터 나에게 암시를 걸어보면 어떨까? 이런 암시들이 모여 언젠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은 앞선 내용들을 통해 확신할 수 있다.

 

 


[우울증]
우울감이 온몸을 휘감을 때, 세상 가장 깊은 절망감이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이때가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우울감의 단계별로 느끼는 증상과 상태, 그리고 다양한 예시들이 담겨 있는데, 우울증에 빠지는 다양한 사유와 이를 통해 느끼는 무기력증과 부정적 감정들의 발현들에 대해서도 담고 있다. 종교에 심취한다던가, 혹은 무의식적인 분노와 적의를 느끼는 것도 우울증이 불러오는 증상 중 하나라고 하는데, 우울함이 일종에 마음속 '분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울하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흔하게 쓰는 말이자, 심각한 질병 중에 하나로 정도에 따라 어쩌면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질병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 우울증도 특별히 좋아하는 인류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말일까?

 

안타깝게도 여성이 이에 해당된다. 여성은 여러 가지 생리적, 외적 요인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질 확률이 남성의 두 배나 된다고 한다. 심지어 여성들만이 앓는 우울증도 많은데, 대표적으로는 산후우울증, 생리 전 우울증, 생리 중 우울증이 있다.

 

그렇다면 우울증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도 무척 궁금해진다. 여성에게 더 취약하다고는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데에는 남녀 구분이 없고, 나이나 직업군 등 특정 조건과는 전혀 상관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울증이라는 '요괴'를 처단하는 방법>

 

1. '인지-행동' 전술
1단계: 현재 상태를 기록하라.
2단계: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라.
3단계: 중앙처리장치를 수리하라.

 

2. 단기적 충격요법-전기 전술
전기 전술의 원래 이름은 '전기 충격 요법'으로 처음에 정신분열증 치료에 이용되었다. 전기 충격 요법은 약물치료에 민감하지 않은 환자에게 쓰이며 이런 환자들의 50~60% 정도는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논란이 되는 치료방법이기도 하다.

 

우울증은 정도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며, 얼마나 오래 겪었느냐에 따라 그 치료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우울증이 오는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뿌리 깊이 박혀있는 경우도 있어 전문가와 상의 후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수면 장애]
우리를 힘들고 괴롭게 하는 것 중에 수면장애만큼 괴로운 게 또 있을까? 머리가 복잡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날, 혹은 생각이 많은 날이면 으레 잠 못 드는 날이 부지기수다. 그런 날 만큼은 머리만 대면 쿨쿨 잔다는 이들만큼 부러운 이들이 없다.

 

수면장애는 단기적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하루 이틀은 그냥 넘어갈지라도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생활하는 모든 순간이 몽롱하고 심하면 두통을 유발하거나 행동이 느려지는 등 생활 전반에 다양한 불편을 야기할 수 있어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질병이기도 하다.

 

수면장애에서 질병으로 인식되는 것을 고르라면 단연 '몽유병'을 꼽을 수 있는데, 몽유병의 형성 원인과 현상들, 그리고 치료방법은 프로이트 박사의 이론을 통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몽유병의 형성 원인>
몽유병의 형성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세 개의 나'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첫번째 나-이드Id (본능적인 '나')
'이드'는 인간 심리의 가장 원시적인 부분으로, 사람이 태어나면 바로 갖게 되는 본능적인 자아를 말한다. 대개 타고났거나 천부적이고 선천적인 것들을 일컫는다. '이드'는 쾌락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도리나 논리를 다르지 않고 가치관이나 도덕관도 상관없이 하고 싶은 대로 멋대로 하는 성향이 있다.

 

◆두번째 나-자아 (이드의 통제관)
제멋대로 소란을 피우는 '이드'의 특성 때문에 등장한 것이 바로 '자아'로 , 자아는 철저하게 '현실원칙'을 따른다. 자아는 이드가 직접적으로 방출하려는 충동을 막거나, 바꾸거나, 뒤로 미루게 하는 역할을 한다.

 

◆세번째 나-초아아 ('나'의 심리 재판관)
초자아는 사회적 가치, 도덕과 관념을 이해하도록 '나'를 가르치는데, 우리가 '잘못된' 일을 하면, 초자아는 우리에게 죄책감, 수치심,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반대로 우리가 '올바른' 일을 하면 초자아는 우리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해 준다. 초자아는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이른바 '양심'이라 할 수 있다.

 

▷▷자아는 아래로는 이드의 상황을 통제하고 위로는 초자아의 질책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잠재의식 속에 눌러놓고 비밀로 하는데, 이것이 바로 몽유가 생겨나는 과정이다. 몽유는 잠재의식의 억압된 정서가 적당한 시기에 발작하며 표현된 것이다.

 

몽유병을 겪은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겪은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수면 중에 일어난 일이기에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데, 프로이트는 '세 개의 나' 중에서 '자아'가 '이드'를 잠재의식 속에 누르던 중에 발작하며 표현된 것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몽유병자가 깨어난 후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전혀 모르는 것은, 잠재의식 속에 완전히 감춰놓은 이드와 의식 중에 무수히 존재하는 초자아 사이를 오직 자아만이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프로이트 박사의 분석을 통해 몽유가 소망에 대한 일종의 보상인 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몽유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몽유를 통해 자신의 소망을 보상받는 일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면 되는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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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우리의 소망에 대한 보상이며, 꿈을 통해 우리 마음에 균형이 잡힌다. 깨어있을 때 엉뚱한 생각을 자주 하거나 자신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여 실제 능력으로 해낼 수 없는 원대한 계획 을 세우는 유형의 사람들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자주 꾸는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153~1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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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 외에도 수면 중에 발생하는 또 다른 현상을 언급하자면 '꿈'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는 잠재의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를테면 늘 꿈꾸고 소망하는 것이 꿈을 통해서 실현되거나, 반대로 무섭고 우울한 감정을 꿈을 통해 겪는 일들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래서 꿈은 우리의 소망에 대한 보상이며, 꿈을 통해 마음의 균형이 잡힌다고 이야기하는 걸로 보인다.

 


=====
어떤 일이 진짜로 발생하기 전에 꿈은 때때로 한발 앞서 경고해 준다는 사실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사람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동물이 알아차리듯, '의식'이 감지하지 못하는 부분을 예민한 '잠재의식'이 미리 알아차려서 꿈을 통해 사람들에게 경고해 주는 것이다.

156~157페이지
=====

 

앞서 의식과 무의식에서도 다뤘던 내용과도 연결된다. 무의식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현상이자 때론 무섭게도 다가오는 부분이다. 꿈은 때때로 한발 앞선 경고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주기도 하고, 때론 로또 복권과 같은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읽을수록 무의식의 세계가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아찔하고 짜릿한 동행은 그래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문제가 발생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은 어쩌면 의식과 무의식처럼 우리 마음속에 이미 문제와 정답이 함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최면]
심리치료를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최면'인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건해결이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원인을 찾기 위해서 시도하는 방법 중 하나로 많이들 알고 있다.

 

'최면'은 고통을 잊기 위해서 무의식 속에 꽁꽁 숨겨둔 것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잊은 기억을 다시 되살리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된다.

 

그런데 최면은 빠지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최면에서 깨어난 이후 기억의 유무도 사람마다 다르다. 이것의 이유는 무엇이고, 최면 중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이 장에서는 최면에 빠져드는 단계와 단계별 느끼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최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한 진실과 거짓에 대해 담고 있는데, 영화 인셉션에서 꿈에 들어가는 현상과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최면으로 들어가는 총 9단계의 과정과 최면에 들어가면서 느끼는 단계별 증상과 느낌들이 어떻게 '인셉션'에서 말하는 증상들과 다른지 비교해가면서 읽어보고, 최면의 장단점에 대해서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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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은 외부의 생각을 어떤 사람의 잠재 의식 속에 '심는'것이 아니라, 잠재의식에 원래 존재하는 자원을 끌어내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최면에 걸린 사람의 원래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런 생각들은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다.

1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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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었는데, 외부의 생각을 '심는 것'이 아니라 원래 존재하던 자원을 끌어내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낸다는 점이었다. 더불어 최면상태에서 모두 다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으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놀라웠다.

 

결국 무의식 세계 역시도 나의 의지와 생각이 반영된 것이며 내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이 모든 것이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신비하면서도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호스피스]
죽음을 앞둔 이들에 대한 다양한 예시를 통해 그들이 겪는 심리상태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관해 다루고 있었는데,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죽음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순간'이라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어쩌면 이 장을 가장 마지막에 담은 이유는 모든 어려움과 고난이 결국 죽음 앞에서는 모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때 그냥 넘기지 말걸',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를 떠올리기 싫다면 지금, 바로 이 순간 삶에 충실해 보자.

 

 


현재 나에게 고통스러운 일은 무엇인지, 왜 힘들고 아픈지 내면 깊숙이 들여다보자. 그리고 반복적인 우울과 슬픔에 잠식당하지 말자. '괜찮아지겠지'라는 말로 무의식 저편으로 나의 감정을 미뤄두기보다 원인을 파악하여 나의 내면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자.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행복과 평온한 삶을 되찾는 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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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물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 예술가의 책무와 인간 욕망
등작 지음 / 드림공작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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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다양한 예술가로 활동하며 살아온 삶과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철저히 작가 자신에게 맞춰진 에세이집이다. 스스로 고뇌하고 창조한 예술의 세계와 삶의 어느 곳에 맞닿아 있는 현실과의 접점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 조금 모호하기도 하고 명확하게 무언가 잡히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서 독자는 무언가를 명확히 하기보다 짐작하고 희미한 경계선을 그저 들여다볼 뿐이다. 내용만큼이나 담겨있는 글의 형태도 다양한데 수필, 시, 산문, 노래 작사, 영화 시나리오 등이 여기저기 곳곳에 펼쳐져 담겨있다. 마침표와 쉼표도 대부분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끝나지 않는 산문 같은 글을 줄 따라 그저 읽어내려가야 한다.
(블로그에 옮긴 인용 부분은 편의상 임의로 쉼표와 마침표를 추가했다)

 

어떤 것은 내면의 감정을 담은 글이고, 또 어떤 것은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또 어떤 글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피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며, 때론 동그라미, 세모, 네모 처럼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꾸기도 한다. 삶과 영혼에 새겨진 색채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있는데,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표현과 내용을 담고 있어 개인마다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모호하고 애매한, 혹은 이해하기 힘든 예술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저자는 20년간 그림을 만 점 정도 그렸고 시를 4000편 정도 썼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안타깝게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림은 만나볼 수 없었다. 단, 그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겪은 고뇌나 우울감, 색채 등의 내면의 이야기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작가 본인의 감정 상태를 포함한 정치, 자연, 사회 이슈 등 무수히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그때그때 느낀 감정의 언어들을 시나 영화 시나리오, 에세이 등의 형태로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색채에 대한 표현한 부분을 옮겨보면, 색채 그 자체보다 각 색감에서 느끼는 작가 자신의 이미지나 형상화를 더 깊이 있게 다뤘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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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검정의 미덕은 하나의 빛으로 일어서는 데 있다. 검은색의 아름다움은 빛의 변화에 시시각각 변한다.
■남색: 짙은 낭만의 색깔. 무지개를 지탱해 주는 색채로서 인생에 비유하자면 청년이라기보다 중년의 시간에 맞춰져 있다. 자연에서 나오는 촘촘하고 면밀한 단단함은 남색의 고독과도 닮았다.
■노랑: 가난한 이들의 마음에 숨결을 넣어주는 색채가 노랑이다. 희망을 주는 색깔. 자연의 색채에서 드러내지 않으며 빛의 눈물이 되어 흐르는 것이 바로 노랑의 아름다움이다.

색채로 읽는 언어, 언어로 읽는 색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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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는 부분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그림은 몸과 정신이 함께 움직여야 되는 노동이며, 일심동체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외에도 영혼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대목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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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배워서 되는 것이라면 모든 이들이 배워서 훌륭한 화가가 되겠지만 그림은 간절한 삶의 아픔과 아득한 이상향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몸과 정신이 함께 움직여야 되는 노동이다. 정신적인 시달림이 많으면 손조차 잘 움직여 주질 않는다.
(...)
가난한 건 호주머니가 아니라 내 영혼임을 알고 사랑 찾아 헤매는 방랑자처럼 그림 안에서 헤매고 싶다. 갈 곳 잃은 것이 아니라 갈 곳이 생겼기 때문에 진정 하얀 화면에 들어갈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1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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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시인데, 이 중에서 '봄'에 대해 서술한 시를 일부 옮겨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봄'에 대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작가 내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로, 고독하고 우울한 계절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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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눈물 쏟는 봄
(...)
고독의 봄
(...)
나에겐 봄은 사랑도 아픔도 아닌 다만 영혼의 조울증이 극심하게 뿌리를 건드려 절망하는 계절이었다. 계절이다.
다시는 찾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약봉지를 
찢어 입 안에 털어내고 약물의 힘에 잠을 잃어버리는 잠의 시간.

1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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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서술된 내용이라 난해한 부분도 생각보다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예술가의 머릿속을 유영하고 있는 느낌도 들어 독특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오랫동안 예술가로 살아온 작가의 오랜 고심과 감정적으로 느끼는 힘듦, 삶에서 겪고 느끼는 일련의 생각들을 어쩌면 이렇게 글로 풀어내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색채를 표현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위에 언급한 <색채로 읽는 언어, 언어로 읽는 색채> 부분이다. 보통 단조롭게 표현하는 색채들이 글을 읽다 보면, 하나씩 옷을 입듯 이미지와 형상화가 덧입혀지는 느낌이 들어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색마다 독특한 분위기와 감정들이 담긴다. 그래서 상상하게 되고 표현된 언어들이 느낌으로 다가왔다.

 

다음에는 색채에 집중된 글이나 전시회를 통해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쪽이 더 내 취향에 가까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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