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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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마음 편히 산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되는 때가 있다. 그래서 평온한 하루를 소망하면서도 막상 방법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게 묻는다. 

 

힘들고 괴로운데 왜 그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는가?

 

마음이 어지럽고,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서 잠은 오지 않는 날들이 쌓이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때론 나도 모르는 말실수를 하거나,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는 때도 있으며, 불면증이 깊어지고, 가끔은 미친 짓을 감행할 때도 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뜨끔'하는 느낌이 들거나, '내 이야기'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 은근 많을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요즘 사람들이 흔하게 겪는 일이자 증상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현대인들이 감기처럼 한 번쯤 겪어봤음직한 심리적 질병을 조명하고 있는데,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거론된 질병들이 많아 아마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를테면, 우울증, 수면장애, 몽유병, 꿈, 해리성 장애 등이 그것이다.

 

가장 흔하지만 많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과 그것들이 발생하는 원인, 그리고 치유 방법들에 대해 살펴보면서 내 마음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왜 깊은 동굴에 빠져 우울감을 느끼는지, 밤마다 수많은 생각에 갇혀 잠을 설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 수면시간 동안 이상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등 흔하게 겪는 일이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

 

 


[잠재의식]
살면서 감당하기 어렵거나, 큰 충격을 받은 일들을 우리는 으레 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다시 말해, 의식을 무의식으로 밀어내는 것인데,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무의식의 세계인 잠재의식 속에서도 이것이 흘러넘쳐 겉으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곧 부정적 감정의 상태나 특정 질병으로 나타나 우리의 평온한 삶을 망가뜨린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아 의식 저편으로 밀어뒀을 뿐이지 사실은 모두 잠재의식 속 어딘가에 계속 축적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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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은 마주하고 싶지 않거나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잠재의식으로 모두 '이양'한다.
(...)
하지만 잠재의식에 이양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잠재의식 속에 '암울한 것'이 너무 많이 쌓이면 동요가 심해져서 의식의 영역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 영향으로 여러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적 질병이 표출되는 것이다. 즉, 심리적 질병의 근본 원인은 모두 잠재의식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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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곧 초조하고 우울한 이유이자, 불면증을 겪는 원인인데, 이유도 모르고 그저 불편한 감정을 끌어안고 살았던 내 마음의 원인을 발견한 순간이다.

 

이를 통해 의식 너머 무의식은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육체와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를 활용해 무의식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예시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

 

이를테면 잃어버린 무언가를 무의식중에 계속 인지하고 있다가 불현듯 물건을 찾는다거나,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잠재의식의 힘이라던가, 혹은 무의식중에 위험에서 피하는 행동 등 의식과 무의식의 환상적인 팀워크는 우리가 삶을 보다 편안하게 사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부분에서는 우리가 은연중에 생각하는 것이 '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서술한 부분도 담겨있는데, 예지몽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암시가 바로 그것이다. 간절히 바라는 것들, 위험에서 피할 수 있도록 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도 무의식의 하나로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가지거나 위험에서 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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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건네는 긍정적인 암시는 빠른 속도로, 그 사람을 발전하게 만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건네는 부정적인 암시는 그 사람이 자포자기하고 노력조차 하지 않게 만든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당신도 자신에게 긍정적인 암시를 걸어보자.

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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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꿈을 통해서 무언가를 바라고 꿈꿀 필요는 없다. 암시는 스스로에게 매일 다짐처럼 속삭이는 것으로 무의식에 새기는 방법도 있다. 긍정적인 말로 오늘부터 나에게 암시를 걸어보면 어떨까? 이런 암시들이 모여 언젠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은 앞선 내용들을 통해 확신할 수 있다.

 

 


[우울증]
우울감이 온몸을 휘감을 때, 세상 가장 깊은 절망감이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이때가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우울감의 단계별로 느끼는 증상과 상태, 그리고 다양한 예시들이 담겨 있는데, 우울증에 빠지는 다양한 사유와 이를 통해 느끼는 무기력증과 부정적 감정들의 발현들에 대해서도 담고 있다. 종교에 심취한다던가, 혹은 무의식적인 분노와 적의를 느끼는 것도 우울증이 불러오는 증상 중 하나라고 하는데, 우울함이 일종에 마음속 '분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울하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흔하게 쓰는 말이자, 심각한 질병 중에 하나로 정도에 따라 어쩌면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질병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 우울증도 특별히 좋아하는 인류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말일까?

 

안타깝게도 여성이 이에 해당된다. 여성은 여러 가지 생리적, 외적 요인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질 확률이 남성의 두 배나 된다고 한다. 심지어 여성들만이 앓는 우울증도 많은데, 대표적으로는 산후우울증, 생리 전 우울증, 생리 중 우울증이 있다.

 

그렇다면 우울증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도 무척 궁금해진다. 여성에게 더 취약하다고는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데에는 남녀 구분이 없고, 나이나 직업군 등 특정 조건과는 전혀 상관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울증이라는 '요괴'를 처단하는 방법>

 

1. '인지-행동' 전술
1단계: 현재 상태를 기록하라.
2단계: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라.
3단계: 중앙처리장치를 수리하라.

 

2. 단기적 충격요법-전기 전술
전기 전술의 원래 이름은 '전기 충격 요법'으로 처음에 정신분열증 치료에 이용되었다. 전기 충격 요법은 약물치료에 민감하지 않은 환자에게 쓰이며 이런 환자들의 50~60% 정도는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논란이 되는 치료방법이기도 하다.

 

우울증은 정도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며, 얼마나 오래 겪었느냐에 따라 그 치료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우울증이 오는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뿌리 깊이 박혀있는 경우도 있어 전문가와 상의 후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수면 장애]
우리를 힘들고 괴롭게 하는 것 중에 수면장애만큼 괴로운 게 또 있을까? 머리가 복잡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날, 혹은 생각이 많은 날이면 으레 잠 못 드는 날이 부지기수다. 그런 날 만큼은 머리만 대면 쿨쿨 잔다는 이들만큼 부러운 이들이 없다.

 

수면장애는 단기적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하루 이틀은 그냥 넘어갈지라도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생활하는 모든 순간이 몽롱하고 심하면 두통을 유발하거나 행동이 느려지는 등 생활 전반에 다양한 불편을 야기할 수 있어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질병이기도 하다.

 

수면장애에서 질병으로 인식되는 것을 고르라면 단연 '몽유병'을 꼽을 수 있는데, 몽유병의 형성 원인과 현상들, 그리고 치료방법은 프로이트 박사의 이론을 통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몽유병의 형성 원인>
몽유병의 형성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세 개의 나'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첫번째 나-이드Id (본능적인 '나')
'이드'는 인간 심리의 가장 원시적인 부분으로, 사람이 태어나면 바로 갖게 되는 본능적인 자아를 말한다. 대개 타고났거나 천부적이고 선천적인 것들을 일컫는다. '이드'는 쾌락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도리나 논리를 다르지 않고 가치관이나 도덕관도 상관없이 하고 싶은 대로 멋대로 하는 성향이 있다.

 

◆두번째 나-자아 (이드의 통제관)
제멋대로 소란을 피우는 '이드'의 특성 때문에 등장한 것이 바로 '자아'로 , 자아는 철저하게 '현실원칙'을 따른다. 자아는 이드가 직접적으로 방출하려는 충동을 막거나, 바꾸거나, 뒤로 미루게 하는 역할을 한다.

 

◆세번째 나-초아아 ('나'의 심리 재판관)
초자아는 사회적 가치, 도덕과 관념을 이해하도록 '나'를 가르치는데, 우리가 '잘못된' 일을 하면, 초자아는 우리에게 죄책감, 수치심,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반대로 우리가 '올바른' 일을 하면 초자아는 우리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해 준다. 초자아는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이른바 '양심'이라 할 수 있다.

 

▷▷자아는 아래로는 이드의 상황을 통제하고 위로는 초자아의 질책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잠재의식 속에 눌러놓고 비밀로 하는데, 이것이 바로 몽유가 생겨나는 과정이다. 몽유는 잠재의식의 억압된 정서가 적당한 시기에 발작하며 표현된 것이다.

 

몽유병을 겪은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겪은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수면 중에 일어난 일이기에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데, 프로이트는 '세 개의 나' 중에서 '자아'가 '이드'를 잠재의식 속에 누르던 중에 발작하며 표현된 것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몽유병자가 깨어난 후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전혀 모르는 것은, 잠재의식 속에 완전히 감춰놓은 이드와 의식 중에 무수히 존재하는 초자아 사이를 오직 자아만이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프로이트 박사의 분석을 통해 몽유가 소망에 대한 일종의 보상인 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몽유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몽유를 통해 자신의 소망을 보상받는 일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면 되는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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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우리의 소망에 대한 보상이며, 꿈을 통해 우리 마음에 균형이 잡힌다. 깨어있을 때 엉뚱한 생각을 자주 하거나 자신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여 실제 능력으로 해낼 수 없는 원대한 계획 을 세우는 유형의 사람들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자주 꾸는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153~1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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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 외에도 수면 중에 발생하는 또 다른 현상을 언급하자면 '꿈'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는 잠재의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를테면 늘 꿈꾸고 소망하는 것이 꿈을 통해서 실현되거나, 반대로 무섭고 우울한 감정을 꿈을 통해 겪는 일들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래서 꿈은 우리의 소망에 대한 보상이며, 꿈을 통해 마음의 균형이 잡힌다고 이야기하는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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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진짜로 발생하기 전에 꿈은 때때로 한발 앞서 경고해 준다는 사실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사람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동물이 알아차리듯, '의식'이 감지하지 못하는 부분을 예민한 '잠재의식'이 미리 알아차려서 꿈을 통해 사람들에게 경고해 주는 것이다.

156~15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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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의식과 무의식에서도 다뤘던 내용과도 연결된다. 무의식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현상이자 때론 무섭게도 다가오는 부분이다. 꿈은 때때로 한발 앞선 경고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주기도 하고, 때론 로또 복권과 같은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읽을수록 무의식의 세계가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아찔하고 짜릿한 동행은 그래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문제가 발생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은 어쩌면 의식과 무의식처럼 우리 마음속에 이미 문제와 정답이 함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최면]
심리치료를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최면'인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건해결이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원인을 찾기 위해서 시도하는 방법 중 하나로 많이들 알고 있다.

 

'최면'은 고통을 잊기 위해서 무의식 속에 꽁꽁 숨겨둔 것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잊은 기억을 다시 되살리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된다.

 

그런데 최면은 빠지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최면에서 깨어난 이후 기억의 유무도 사람마다 다르다. 이것의 이유는 무엇이고, 최면 중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이 장에서는 최면에 빠져드는 단계와 단계별 느끼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최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한 진실과 거짓에 대해 담고 있는데, 영화 인셉션에서 꿈에 들어가는 현상과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최면으로 들어가는 총 9단계의 과정과 최면에 들어가면서 느끼는 단계별 증상과 느낌들이 어떻게 '인셉션'에서 말하는 증상들과 다른지 비교해가면서 읽어보고, 최면의 장단점에 대해서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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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은 외부의 생각을 어떤 사람의 잠재 의식 속에 '심는'것이 아니라, 잠재의식에 원래 존재하는 자원을 끌어내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최면에 걸린 사람의 원래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런 생각들은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다.

1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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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었는데, 외부의 생각을 '심는 것'이 아니라 원래 존재하던 자원을 끌어내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낸다는 점이었다. 더불어 최면상태에서 모두 다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으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놀라웠다.

 

결국 무의식 세계 역시도 나의 의지와 생각이 반영된 것이며 내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이 모든 것이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신비하면서도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호스피스]
죽음을 앞둔 이들에 대한 다양한 예시를 통해 그들이 겪는 심리상태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관해 다루고 있었는데,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죽음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순간'이라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어쩌면 이 장을 가장 마지막에 담은 이유는 모든 어려움과 고난이 결국 죽음 앞에서는 모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때 그냥 넘기지 말걸',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를 떠올리기 싫다면 지금, 바로 이 순간 삶에 충실해 보자.

 

 


현재 나에게 고통스러운 일은 무엇인지, 왜 힘들고 아픈지 내면 깊숙이 들여다보자. 그리고 반복적인 우울과 슬픔에 잠식당하지 말자. '괜찮아지겠지'라는 말로 무의식 저편으로 나의 감정을 미뤄두기보다 원인을 파악하여 나의 내면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자.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행복과 평온한 삶을 되찾는 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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