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전영애 지음, 최경은 정리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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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세상에 선물같이 다가온 괴테 할머니의 지혜!"



최근 들어, 어른 같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들로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로 인해 여러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선물처럼 다가왔다. 특히 내가 바라고 꿈꾸는 '어른'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어 더 주의 깊게 읽었던 것 같다.


매운맛은 쏙 빠지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담백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던 이 책의 내용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만한 여러 지혜를 건네고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목표한 바를 바르게 이루는 법, 어쩔 수 없이 닥친 고난을 헤쳐나가는 법, 자라나는 아이를 잘 교육하는 법,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법, 혼자서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살아가는 법 등과 같은 것들로, 읽다 보면 마음이 절로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 다 아는 이야기'라 치부할지도 모르겠으나, 유명세를 지니고도 여전히 해맑은 모습으로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며 소신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의 이야기는 무게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가 애정하는 괴테, 그리고 정원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와 가치들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괴테 할머니로 불리는 전영애 교수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의 내용들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출판사와 최경은 씨가 정리한 내용들이다.


살펴보면 전영애 교수의 삶에 대한 철학이나 생각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를 통해 나는 지금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최근 나와 같이, 어른답지 않은 사람들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았거나 그래서 가끔 삶의 방향이 헷갈리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내용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저자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역시 훌륭한 부모 밑에서 훌륭한 아이가 자란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더불어 현재 나이 든 사람들이 행해야 하는 태도에 대한 내용도 꽤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는데, 요즘의 노인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내용들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숙제이자 우리 모두가 떠안고 있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는 참된 어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씩 나만의 올바른 방향점을 잡아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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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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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명예교수'와 '괴테 석학'보다 '괴테 할머니'로 더 많이 불리는 사람.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에서 여백 서원을 운영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큰 꿈을 꾸게 하고 싶어서 괴테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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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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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경험이 다 공부입니다. 특별한 걸 찾을 게 아니라 그게 다 공부입니다. 무슨 원서 몇 장 읽고 이런 게 아니고요. 특히 문학을 읽는 일이 그렇지요. 우리가 모든 인생을 살 수는 없잖아요. 문학은 픽션인데, 이 허구의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사실은 여러 인생을 살아볼 수 있거든요.

(...)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내 옆의 좋은 이웃만 만나는 게 아니라 몇백 년 전의 어느 누구까지 만나는 일입니다. 엄청난 일이지요.

(...)

그래서 저는 조금은 쓸모없어 보이는 문학이 사실은 삶에 무척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의 범위는 얼마든지 활짝 넓힐 수 있습니다.

(...)

사람은 늘 배워야 합니다. 배우지 않는다는 것은, 배울 생각이 없다는 것은, 모질 게 말하자면 살 생각이 별로 없는 것 아닌가 싶어요. 살아 있다면,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란 물론 책 보는 것뿐일 리 없고 오히려 삶을 대하는 자세 같은 것이겠지요.

20~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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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문장으로, 나 역시 이에 동의하는 바다. 인생 그 자체가 공부요, 사람이라면 응당 늘 배움으로써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을 보면 배우려는 태도도 불성실하고, 또 배우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책은 뉘 집 개 이름이고, 그나마 읽는 책은 특정 장르에 편중되어 있다.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러하다)


저자는 배울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오죽하면 '살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삶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어떤 태도로 삶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야말로 제대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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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늘 비유하는데요, 산에 올라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더 쉬운 일은 없어요. 어떤 일을 해도 산 하나를 넘는 고비는 있는 것인데, 우리가 산을 넘으려면 저 산이 좀 쉬울까, 이 산이 좀 쉬울까 하고 둘러보면 안 될 일이고요. 어떻게든 바로 이 눈앞에 있는 산등성이를 꼭 넘어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힘든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거 할까 저거 할까, 이게 더 좋을까 저게 더 좋을까 너무 재는 것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것을 믿고, 쭉 가보기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일을 해도 힘든 점은 있으니 산 하나 정도 오르는 공은 들여야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이 부칠 때 적어도 이건 내가 좋아서 택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이라도 있어야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입니다.

37~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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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며, 힘이 부칠 때를 대비해 적어도 좋아서 택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이라도 있어야 끝까지 버틸 수 있다는 말에서 삶에 대한 힌트를 얻어본다.


나의 인생이라는 산을 넘기 위해서는 일단 좋아하는 것을 먼저 찾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한다. 이것저것 해보며 경험을 쌓다 보면 호불호가 나뉠 것이고, 거기에서 나만의 '호'를 몇 가지 발견해 보는 것이다.


그런 후 최소 10년은 믿고 쭉 가보는 것이다. 내가 좋아서 결정한 나의 선택을 믿고 인생의 고비를 넘다 보면 어느 순간 작은 산등성이의 정상에라도 올라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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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시절을 정말 아프게 잘 통과해가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저 비탈길로 가지 않고, 바른 길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내가 다 가보고 헤매고 구르기도 한 비탈길들은, 그 험한 길들은 바로 내가 스스로 넓힌 내 영역, 내 영토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103~1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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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나만 왜 이 험난한 가시덤불을 건너야 하나 원망을 쏟아내던 때도 있다. 물론 어떤 것들은 겪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들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만큼 경험치가 상승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은 느지막이 깨닫거나 경험할법한 일들을 일찍이 경험하고 나니, 이미 그 영역은 아는 영역이 되어버리면서 불안감도 사라졌다.


미지의 땅은 두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고 겪은 일련의 불행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안전하게 디딜 수 있는 땅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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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학교 문턱에도 못 가셨지만, (중략) 그럼에도 저는 어머니 발끝도 못 따라간다는 느낌입니다. 공부든 무엇이든 꼭 좋은 학교에 가서 배워야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간절함이 있고, 절실함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

왜 제가 어머니 발끝을 못 따라가고 어머니께 무한히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고, 또 제 인생 자체가 늘 어머니 몫까지 산다는 생각을 할까요. 그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바로, '믿음'인데요.

(...)

공부를 한 딸이 틀린 일을 할 리 없다는 거죠. 이토록 철석같이 믿어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나쁜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

돌아가시고 나니까 이제 그처럼 나를 믿어주시는 분이 세상에 없어, 나이가 제법 들었지만 '고아'처럼 느껴졌어요.


우리는 물질적으로 뭔가를 더 해주려고 하고, 못해줘서 안타까워하는데, 어머니가 못해주신 것은 저를 한 번도 기다려보지 못하신 것, 그것이라고 당신이 말씀하셨고, 그 절대적인 신뢰와 간절한 마음이 제 거의 모든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108~10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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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부모님 이야기는 유달리 더 인상 깊게 다가오는 내용 중 하나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아낌없이 주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저자의 어머니는 실질적으로 물질적으로는 거의 도움을 주신 게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절대적인 신뢰와 자식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늘 풍족하게 느끼며 살았기에 오히려 그 믿음에 기대여 삐뚤어짐 없이 올곧게 성장할 수 있었다 전한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머니가 가장 안타까워 한 일 중 하나는, 저자가 어린 시절 먼 길을 걸어 학교에서 돌아오는 것을 한 번도 기다려주지 못한 것이라고 전한다. 그게 못내 미안해서 마음에 응어리처럼 남으셨나 보다.


이런 어머니를 두고 있는 저자는 그래서 어머니 발끝도 못 따라간다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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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 아버지로부터 들은 말씀이 몇 마디 없습니다. 과묵하신 분이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씀은 특히 들은 기억이 없고, 제가 늘 무리하고 사니까 "신외무물이니라", 그렇게만 말하시며 건강을 염려하시던 것과 "천재란 노력하는 능력이다"라고 하신 두 마디가 겨우 귀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천 마디 말이 없어도 알 수 있었어요. 얼마나 신뢰해 주시고, 제가 제 일을 잘하도록 얼마나 마음 써주셨는지. 얼마나 말씀 없이 아끼셨는지.

1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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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작고하신 60대 말부터 91세까지 혼자 사신 아버지는 평생을 자식에게 기대는 것 없이 독립적으로 살아가셨다고 전한다.


45킬로그램밖에 안 나가는 작은 체구에 20킬로가 넘는 배낭을 지고, 오천 원까지 조끼를 입으시고 일본 북알프스며, 에베레스트까지 가시면서 그렇게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건강을 챙겼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딸을 위해 일일이 증조부가 남긴 문집을 번역하는 등 말보다 행동으로 앞서 신뢰와 애정을 써주신 것을 보며 정말 큰 어른이라는 생각을 감히 안 할 수가 없다.


존경스러운 두 부모님 덕에 어쩌면 저자는 중심을 잡고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걸어갈 수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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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랑은 그저 속으로만, 너무 퍼붓고 퍼부어서 유약하게 만들지 말고, 한걸음 떨어져 지켜보면서 응원하는 것이 가까운 사람들의 건강한 관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날개'는 훨훨 날아갈 수 있는, 스스로 꿈꿀 수 있는 힘을 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즐겁게 했던, 그 즐거움의 기억으로 뭔가를 이루고 또 나아갑니다. 그래서 함께 즐거웠던 추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또 그만큼 시간을 줘야 합니다. 꿈까지 주입하려 들면 안 됩니다. 그것만은 절대로 안 됩니다. 좁은 틀에 넣어서 가르치지 않아야 합니다. 물론 방임을 하라거나 버릇없게 키우라는 말은 아닙니다. 가르칠 건 따끔하게 가르쳐야지요.


모든 부모가 시간이 많지만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짧더라도 그 적은 시간이 정말 소중하도록,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어야 합니다.

(...)

그래서 틈이 있어야 합니다. 쉴 틈이 없으면, 스케줄이 꽉 짜여 있으면 꿈까지 생길 틈이 없어요. 좀 멍하니 있을 시간도 있고 이래야 뭐가 고이지요. 그러니까 부모가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들 마음속에 뜻과 꿈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기다려주고 지켜봐 주어야 합니다.

132~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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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하는 방법을 묻는다면 이 문장을 건네고 싶다. 맞벌이하는 엄마를 두고 욕할 것도,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꿈을 주입하거나 강요하는 게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소중한 추억을 쌓아주는 것, 여기에 더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반대로 행하고 있기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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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이 들었기 때문에 유의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젊은 사람들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건 정말 스스로 자주 명심하곤 합니다.


예전을 떠올려보면, 그때는 수명이 짧아서 더 그랬겠습니다만, 우리네 어른들은 기본적으로 '내가 뭘 알겠는가. 이제 젊은 사람들이 잘 알지. 젊은 사람들 뜻에 따라야지.' 이런 태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저처럼 나이 드신 분들은 유튜브도 많이 보고 그만큼 아는 게 많다 보니, 그리고 당연히 좋은 뜻과 노파심에서 그러시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하는 일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조언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저라도 그러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

일단은 조금 물러서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특히 아끼는 사람일수록 조금 거리를 두고, 조금씩 오래오래 아끼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배반을 겪는 것이고, 상실의 아픔을 겪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161~1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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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들이 행하는 행실의 문제점을 콕 짚어 이야기하는 것을 읽으며, 나이 든 나를 향해서 다짐에 다짐의 말을 건네게 된다.


말을 아끼고, 행실을 조심하고, 타인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실천하고 행해야 하는 일들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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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젊어 보이려고 많이들 애를 쓰곤 합니다. 저는 사실 왜 젊어 보이려고 하는지 이해를 잘 못하겠습니다. 젊었을 때도 썩 좋은 일은 없었는데, 젊게 보인다고 이제 좋은 일이 생길 것도 아니고, 가장 큰 문제는 진짜로 젊어지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살아야 되잖아요. 이때까지 살아오느라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또다시 살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절대 사양인 겁니다.


젊어지는 대신 나이 들면 굉장히 좋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시간이 없는 장점이 무엇인가 하면 안 해도 될 말, 빈말, 쓸데없는 말을 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 말, 하고 싶은 말 할 시간도 부족해요. 사람과의 만남도 그렇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이야기할 시간도 부족한데, 싫은 사람 만나서 마음에 없는 말 할 시간은 정말로 없거든요. 그런 일들이 자연스레 제거되니, 매 순간 좋은 일로 가득한 것 같아서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165~1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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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또 살아야 되잖아요'라는 말에 쿵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말은 제대로 살아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언제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치열하게 삶을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그 외에는 크게 미련이 남았거나 후회되는 일이 있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 제외하면 말이다.


이어서 저자는 나이 들어서 좋은 장점에 대해 나열하는데 읽다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그리고 얼른 나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다른 방법이 있다. 그전에 '죽음'을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가면 된다. 그러면 지금 당장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다.


언젠가 눈을 감는 순간에 저자의 말처럼,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없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좋은 말만 하다 간다면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남들 따라 젊어 보이려고 애쓰기 보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며 살아가 보면 어떨까? 둘러보면 우리가 보듬고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빈말하며, 실속 없는 사람들을 만나느라 귀한 시간 쓰지 말고, 나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사람과 일들을 행하며 오늘을 살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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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괴테를 만난 것이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높아지고, 좀 더 넓어지는 사람은 참 드뭅니다.

(...)

그런데 나이 들수록 더 새로워지는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그 사람이 괴테입니다. 늘 호기심에 가득 찬 동시에, 정말 대단한 꾸준함까지 겸비한 사람이었지요.

1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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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괴테를 사랑하는 이유를 서술한 문장인데, 이 문장을 읽으며 불현듯 괴테가 궁금해졌다. 몇몇 책 속에 등장하는 괴테는 만나봤지만, 어쩐지 제대로 마주한 적은 없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이 기회를 빌어, 괴테도 책 목록에 담아본다. 나이 들수록 더 새로워지는 사람이라니, 이 한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괴테를 만나볼 이유가 생겼다.


바이마르에서 저자가 머무는 미하엘 크노헤 씨의 댁

미하엘 크노헤씨는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 전 관장으로, 선뜻 저자에게 자신의 집 한 공간을 내어주었다고 한다. 덕분에 바이마르에 들릴 때면 매번 이곳에서 머물다 온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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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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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하고 다정한 인상의 괴테 할머니라고 불리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밀라논나와 윤여정 씨가 떠올랐다. 노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젊은 사람들의 워너비로 불리고 있다는 점과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라는 점일 것이다.


'진짜 어른'이 소멸된 현시대에서 겨우 찾아낸 보석 같은 이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집중하고 귀 기울이게 되는 것 같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결국 맥락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왜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것을 피해 가는지 모를 일이다. 하나같이 모두가 바라는 이상향과 바람은 같은 것인데 말이다.


한때 이 시대에 '진정한 어른'은 없다고 생각했던 나인데, 하나 둘 저마다의 색으로 나타나 깨달음과 교훈을 주는 덕분에 많은 위로와 위안을 얻는다.


어쩌면 저자가 이야기한 대로 가시덤불을 걷어내고, 넘어졌다 일어나며 나만의 고유한 땅을 일군 덕분에 지금의 내가 홀로 꿋꿋이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책으로, 미디어로, 유튜브를 통해 이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현재 저자가 몰두하고 있는 '괴테 전집'의 한국어판 또한 고대하는 마음을 담아 기다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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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이라 미안합니다 - 커피 생활자의 카페 감별기 카페 소사이어티 2
이기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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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어린 관찰력과 나만의 까칠한 기준이 결합된 카페 취향에 대한 책!"



카페나 커피는 좋아하지만, 카페는 잘 가지 않는 나와는 다르게, 저자는 커피도 좋아하고 카페도 하루에 두세 군대 옮겨 다닐 만큼 카페를 자주 애용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과 선별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살펴보면 은근 까다로우면서도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시간, 맛, 음악, 분위기, 화장실, 테이블은 저자가 카페를 고르는 기준들에 속하는 것들로, 지극히 사적이며 또 개인적인 취향임을 알 수 있다.


집은 냥이들에게 내어주고, 카페를 전전하며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그래픽 디자인 일을 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비효율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에 대해 저자는 오히려 즐기고 있는듯하다.


그는 다양한 카페를 이용하다 보면, 의외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으며, 이를 통해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카페가 문을 닫았거나 커피 맛이 없거나, 혹은 화장실이 더럽거나 등등) 내버려두고, 얼른 또다시 새로운 카페를 찾음으로써 더욱더 카페력을 상승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사유로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괴짜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뭐 어떠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과 취향을 따라 카페를 찾고, 그 삶을 즐기는 것이니 충분히 존중해 줄 만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독려해 주고 싶다. 더불어 나 역시 저자와 같은 나만의 확고한 취향을 찾아 마음껏 누려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총 2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의 이상하고 매력적인 카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오전에 가는 카페가 다르고, 점심 먹고 오후에 가는 카페가 다르며, 맛과 분위기, 인테리어, 음악, 테이블 등등의 사유로 단골이 되는 카페가 있는 반면, 스쳐 지나가는 카페도 있다.


왜 이렇게 카페를 내 집 드나들듯 다니느냐 하면 집중이 잘 돼서라고 말한다. 더불어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맞닥뜨리는 것에 은근한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


그래서 지금 방문한 카페가 꽝이라더라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음 카페를 향해 나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취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취향은 여타 사람들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민감하다. 내 입맛에 맞는 맛, 일찍 문을 여는 곳, 넓은 테이블, 깨끗하고 청결한 화장실, 질리지 않는 음악 및 자신만의 취향으로 흘러나오는 음악 외에도 다양한 것에 자신만의 기준을 두고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까칠하고 예민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카페 주인이나 손님들을 향해 이것들을 발산하기 보다, 스스로 카페를 떠나 다른 카페를 찾아가는 것으로 취향을 채우고 있으니 어찌 보면 카페 탐방기를 보는듯한 느낌도 든다.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카페 일상기를 집요하게 쫓으며, 그날그날에 벌어진 에피소드나 상황들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형태로 서술한다. 그래서 독자는 마치 CCTV를 들여다보듯, 그날의 풍경을 시선으로 쫓으며 살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저자 자신이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또 다른 취향에 대해서도 함께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그가 얼마나 자기 삶을 애정하고, 제대로 즐기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일, 작업 방식, 사람, 관계, 우연히 마주친 손님 등에 대해 서술하는 장면들을 읽다 보면 유쾌하게 웃음이 나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공감 가거나 뜨악하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는데 그렇게 읽다 보면 어느새 저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행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더해 나만의 취향까지 반영해 즐기는 삶이라니, 나만 부러운가?


그가 그만의 방법으로 카페 생활을 즐기는 일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직접 만나보기 바란다.



아래는 저자의 생각과 취향 중 유난히 나와도 결이 잘 맞았던, 혹은 공감이 갔던, 아니면 기억에 남았던 내용들 일부를 발췌한 문장들이다.


읽으면서 '맞아 그렇지'하며 나의 취향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나도 나만의 확고한 취향과 까다로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재차 상기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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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이 열리자 마음도 너그러워졌는지 다른 카페에서 마시는 덜 맛있는 에스프레소도 먹을 만했다. 한번 수준을 높이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힘든 줄만 알았지 한번 맛을 알면 그 계열을 다 끌어안을 수 있게 되는 줄은 몰랐다. 커피 없는 카페 생활에서 마침내 커피 생활로 들어섰다.

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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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없는 카페 생활에서 처음으로 커피 생활로 들어선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문장이다. 어떤 이들은 수준을 높이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자는 오히려 한번 맛을 알게 되니 그 계열을 다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모를 때는 넘길 수 있을지 모르나, 알게 되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저자 역시 그 계열을 다 끌어안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나 역시 커피를 좋아하는 1인으로써 맛을 알게 된 이상 그냥 지나치지는 못한다. 조금 덜 맛있는 상황이라도 어떨 때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먹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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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 관한 정보도 평생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알 수 있는 법이다. 난 얇은 잔에 입술이 닿는 느낌을 훨씬 좋아하고 한 번에 마시는 양이 적은 편이라 얇고 작은 잔을 쓴다.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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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 취향을 알아가는 시간은 평생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것들이다. 많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해야만 나만의 취향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나는 커피를 마실 때 기분에 따라,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잔을 두고 먹는데, 믹스커피를 먹을 때는 A잔,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는 B잔, 라테를 먹을 때는 C잔과 같은 형태로 구분해서 먹는다.


커피를 맛있게 먹는 나만의 비법이자 취향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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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한테 맞는 방법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찾으면 오늘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그 기분'을 이끌어낼 수 있다. 몸의 상태는 마음에 달렸고 마음의 상태는 몸에 달렸다.

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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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고로, 몸이 취약한 상태가 되거나 혹은 반대로 마음이 취약한 상태가 되면, 양쪽 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앞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만의 방법을 찾아왔다면, 이때 확실한 처방전을 나에게 내릴 수 있다. 내가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혹은 지금의 상태를 편안한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는 컨디션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나를 잘 아는 것이 왜 중요한지, 내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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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없고 카페엔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의외성이다. 집은 늘 그대로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

카페는 뜻밖의 요소로 가득하다.

(...)

기꺼운 요소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요소든 의외의 것은 생각을 촉발한다. 거기서 출발한 생각의 씨앗이 줄줄이 이어져 작업을 잠시 멈추게도 하고 글감을 던져주기도 한다.

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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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중하는 일을 앞두고는 절대 카페와 같은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혹은 의외성을 촉발할 요소가 있는 곳은 방문하지 않는다. 오히려 멍 때리거나 쉼을 위해서, 혹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위한 장소로 카페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일상 속 카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저자는 방해받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일을 맞닥뜨릴지 언정 그런 의외의 요소를 일상에 그대로 두고 즐기고 있는듯하다.


덕분에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또 새로운 글감을 얻기도 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무엇이든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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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직장을 옮겼고 그중엔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회사도 있었지만 외부에서 봤을 때 그렇게 멋져 보이던 이미지는 내부로 들어가면 사라지는 신기루였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시트지가 별의별 무늬와 소재와 두께별로 있을 뿐이었다. 좋은 이미지를 풍기는 조직, 인물 들은 모두 시트지 활용의 달인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한 시트지를 쓰거나 쓰이는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을 듯했다.


마침내 혼자 일하기로 결심했다. 혼자 일하면 시트지 따위는 안 쓰게 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시트지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

121~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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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공감 갔던 문장 중 하나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그리도 멋지고 괜찮아 보이던 회사도 막상 내부로 들어가 보면 밖에서 보던 것과 얼마나 다른지 매번 실감하게 된다. 또 그 속에서 내가 온전히 나로 있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것을 벗어나고 싶어 또 막상 혼자 일해보면, 이 역시 조직에 속해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로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된다.


이로써 한꺼풀도 입히지 않은 온전한 나로서는 존재할 수 없구나 깨닫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는 한, '00척'하거나 매번 다른 옷을 입으며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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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에 '품절'이라고 써놓았는데도 그거 안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일할 때는 재차 확인은커녕 대충 넘긴다.

1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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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공감하는 이야기다. 이 문장을 읽으며 얼마 전에 겪은 비슷한 일화가 떠올랐다. 온라인으로 신청한 면허증을 찾으러 간 곳에서 뒤에 줄 선 여자가 앞에 쓰여 있는 안내 문구는 읽지도 않고 자꾸만 이 줄이 번호표 뽑지 않고 줄 서는 곳이냐고 물어댔었다.


앞에 엄청 커다란 글씨로, '번호표 No 줄 서주세요!'라고 쓰여있었는데 순간 까막눈인가 싶었다. 묻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앞 데스크에 다 써놨는데 왜 그리도 물어대는지.


피곤해서 얼른 알려주고 면허증 찾은 뒤 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런 사람들은 어디 가서도 아마 이런 태도로 대충대충, 충분히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타인을 괴롭히면서 정보를 알아내겠지?


피곤한 세상이다.



*****


카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저자의 취향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그 속에 자신의 확고한 생각이나 신념 등도 함께 담고 있어 읽다 보면 묘하게 빠져드는 구석이 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까칠하다거나 예민하다 표현할지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세심하고 섬세해서 긍정해 주고 싶은 부분이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내 확고부동한 취향을 이야기한다는데, 왜 사람들은 이를 두고 부정적 의미를 담아 이야기하는지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저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는 커녕 오히려 더 많은 카페를 섭렵함으로써 카페 주인들에게 경제적 이득까지 더해주고 있는데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본다.


간혹 작업을 위해 4인 테이블을 혼자 쓰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나 이 또한 고정관념이라 생각한다. 혼자 오는 사람도 넓은 테이블 쓸 수 있고, 4인이 나란히 바 테이블에 앉아도 문제 될 것은 없다.


더군다나 저자는 적당히 눈치 봐가며, 사람이 없을 시간대에 카페를 이용하고 있으며, 한 군대서 계속 머물기보다 하루에 2~3곳을 옮겨 다니며 자신만의 카페 생활을 즐기고 있다.


타인의 생활에 지나친 간섭 혹은 딴지를 걸고 싶은 게 아니라면, 저자의 이러한 생활패턴도 존중받아 마땅하다.


좋아하는 것을 깊이 들여다보고, 관찰하며 찾아다니는 삶을 이 책을 통해 탐험해 보니 그 자체가 얼마나 큰 기쁨이고 행복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마도 저자는 비록 한 번씩 택시 타고 이동한 카페가 문을 닫아도, 입맛에 맞지 않는 커피를 마주해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나 보다.


남들이 보기에 피곤하거나 까칠해 보이면 어떤가? 내가 좋으면 그만인 것을. 앞으로도 저자가 마음껏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승승장구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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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제시카! -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위한 슬기로운 마흔 생활
김형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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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에 달라진 인생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 나이 마흔 즈음 새롭게 자신의 삶을 개척한, 그래서 지금은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저자는 '제시카'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중심에 있는 네 가지 주제, '독서', '건강', '소통',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자신이 어떤 변화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육체와 정신 모두를 굳건히 지켜준 요소들을 총집합하여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나에게는 착! 하고 다가오는 느낌은 아니다. 내용상으로 하나하나 뜯어보면 내 생각과 결이 맞는 이야기도 많고, 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도 꽤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책의 기본 틀로 사용되고 있는 추천도서 또한 어떤 면에서는 유익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흠뻑 빠져들어 읽을 만큼, 혹은 강하게 동조할 정도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리고 몇 가지 이유를 발견했다. 첫 번째는 각 장마다 서술된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책으로 엮였을 때 조화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개별 도서를 읽고 건별로 블로그에 올린 도서를 긁어다가 그대로 엮어 만든 느낌이 들었달까? 네 가지 주제라는 실로 엮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몰입도가 떨어졌던 것 같다. (유사한 카테고리로 엮은 느낌이었음)


두 번째는 반복되는 패턴과 단어 사용으로 읽는 재미가 반감되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각 에피소드들을 개별적으로 만났을 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들이 한데 뭉쳐 책으로 엮였을 때, 한 권의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반복 재사용하는 느낌으로 다가와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를테면 평생 책을 읽고, 운동하고, 그림을 그리며, 그런 내 이야기를 끊임없이 글로 표현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며, 유쾌한 삶을 살겠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와 같은 문장이나 '당신은 지금 어디에 미쳐있나요?'와 같은 질문, '시나브로'와 같은 어휘 사용이 잦다 보니 일부로 강조를 하는 건지, 아니면 검수가 제대로 안된 건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블로그에 하나의 게시글을 업로드할 때도 같은 단어나 내용들을 무한 반복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이면 같은 의미 다른 어휘를 쓰려고 노력한다.


세 번째는 내용 전체적으로 '책'에 기반을 두고 서술되고 있는 틀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책을 읽고 블로그에 업로드할 때 그에 대한 줄거리보다 자신의 생각을 중점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썼다. 그리고 그 형식은 고스란히 이 책에도 반영되어 있다.


문제는 그런 형태가 책 내용 전반에 짜인 책장처럼 구성되어 있어 신선함이나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운 장을 만났을 때도 같은 형태로 계속 공장에서 찍어내듯 서술되어 있다 보니 어느 순간 읽은 책에 대한 내용을 쓰려고 한 건지, 아니면 자신의 변화와 성장담에 대한 내용을 쓰려고 했는지 어느 순간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중간에 간혹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야기를 불쑥 서술하고 있는 장면들이 반갑게 느껴질 정도다.


이처럼 내용상 살펴보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하나도 조합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 자신을 변화하게 만든 네 개의 주제 '독서, 건강, 소통,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구조는 '읽은 책+간단한 내용 설명+자신의 소감'의 형태로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아마도 변화를 위해 책을 읽었고, 또 그 책을 통해 자신이 이렇게 변화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차용한 방식이 아닐까 짐작만 할 뿐이다.


이로 인해 1장에서, 2장으로 주제가 바뀌어도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간간이 일상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에피소드들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변화하기 위해 책을 읽고, 또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이 변화한 것까지는 좋은데, 읽으면서 자꾸 도서 블로거의 수십 개 게시글을 한꺼번에 읽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달까? (인생 변화의 목적에 초점을 맞췄을 때)


그래서 인생 변화 말고 도서 블로거의 게시글을 읽는다는 생각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해 보니, 색다른 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읽은 책을 어떤 식으로 서술하는지, 또 줄거리를 서술하는 데 있어 다른 입장, 같은 책을 읽었는데 번역에 따라 디테일이 달라지는 지점 등 비교 분석해 볼 수 있는 데이터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관점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 동시에,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저자가 열심히 책을 읽는 만큼 블로그에 서평을 쓰는 루틴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저자의 블로그를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내가 못 찾는 건지, 비공개 설정으로 돌려진 건지 직접 블로그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쉬웠다. 찾아보면 출판한 사람들의 책 속에 언급되는 블로그나 유튜브 등 SNS 기록이 실제 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 저자 역시 그런 경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때문에 책 속에 언급된 내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아래는 이 책에 담긴 내용 중 개인적으로 공감 갔던 내용들 일부를 기록한 내용들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 데 뭉쳐두면 어딘가 좀 조화롭지 않는 느낌이 들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나와 결이 맞는 부분들도 꽤 많았다.


그중 특히 독서방법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러했는데,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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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책 읽기 → ②밑줄 긋기, 생각 기록 → ③블로그에 독서 기록 남기기


나의 경우, 이 세 가지 활동이 완성되지 않으면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독서 기록이 가장 중요한 단계다. 책은 대충 읽을 수 있지만, 독서 기록은 대충 할 수가 없다. 읽었으나 기록하지 못한 책이 있으면 난 어딘가 불편하다. 그만큼 독서 기록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었다.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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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딱 이렇다. 책에 직접적으로 표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다른 형태로 진행하고 있지만, 어쨌든 나 역시 위의 3가지 활동을 통해 한 권의 책 읽는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으니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불어 아직까지 쓰지 못한 독서 기록들로 인해 마음 한편이 불편한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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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좋은 습관들



1. 병렬 독서하기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라. 어려운 책을 읽을 땐, 술술 익히는 책도 중간에 함께 읽어주는 진도 나가기가 수월하다.


2.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

책은 장르마다 얻을 수 있는 지혜와 감동이 모두 다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길 권한다.


3. 주제 읽기

한 주제를 정해서 해당 주제의 책들을 여러 권 몰아서 읽는 것도 좋다.


4. 하루에 읽을 분량 정해서 읽기

실천이 어렵다면 매일 50페이지씩 혹은 100페이지씩 읽기를 목표로 해보자. 이는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5. 늘 책을 옆에 두기

눈에 보이는 곳에 책을 쌓아두고 여유가 생길 때마다 책을 펼쳐보자.


6. 가끔은 수준 높은 책, 어려운 책 읽기

방해받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에는 어려운 책, 높은 독서력이 필요한 책을 읽어보자. 이런 책들을 완독했을 때의 성취감과 쾌감은 무척 크다.


7. 전작주의 독서

한 작가의 책을 몰아서 읽어보자. 내가 존경하는 작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그의 통찰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꽤 괜찮은 독서법이다.


8. 청소년 도서 활용하기

어려운 개념의 책은 청소년 책을 통해 핵심을 이해하는 것도 좋다.


9. 가벼운 책으로 도피하기

어려운 책을 읽느라 머리에 쥐가 날 때 혹은 현실의 삶이 너무 괴로울 때 가끔 가벼운 소설로 도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10. 좋은 문장 발췌하기

책 속에서 좋은 문구 세 개만 건져도 성공한 책 읽기다. 나에게 의미 있는 문장을 발췌해서 기록해두자.


11. 생각과 느낀 점 기록하기

발췌한 문장과 함께, 내 생각과 느낀 점을 함께 기록해 보자. 무엇보다 생각의 깊어지고 삶은 단단해질 것이다.

70~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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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하다! 나 역시 이 11가지 방법을 활용해 책을 읽고 있어 이 방법만큼은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실제로 나는 어려운 책과 함께 쉬운 책을 가급적같이 두는 편인데, 페이지가 길거나 읽기 어려울 때는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쉽게 읽히는 책이나 얇은 책을 통해 휴식을 취한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받는 협찬 도서는 물론이고, 소장 도서, 도서관 책까지 두루두루 곁에 두고 읽는 편이다. 그리고 시간에 쫓길 때는 하루만큼의 분량을 정해두고 읽음으로써 오히려 더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책 읽는 게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위의 11가지 방법들을 일상에 적용해 보자. 그렇게 습관을 들이다 보면 어느새 책과 늘 함께하는 일상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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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보는 방식으로 세상은 굴러간다. 사실 누구에게나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단지, 생각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견디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2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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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처럼 되지 않는 세상!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 눈에 '멋짐' 안경을 장착해 본다. 그렇지만 때론 진실의 눈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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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나중의 큰 행복을 위해 지금의 작은 행복을 미뤘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행복은 미루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행복도 마음의 습관이기에 자주 느낄수록 더 잘 느끼게 되고, 미루다 보면 행복한 순간이 와도 잘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한 상태로 변해간다.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자주 느낄수록 내 삶이 행복해진다.

2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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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나중의 큰 행복을 미루며 살았던 때가 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또 그게 정답이라고 믿으며 살았다.


그렇게 배웠고, 또 부모님, 또 부모님의 부모님이 그렇게 살아왔기에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몸에 익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아님을 알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삶이 무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또 행복은 찾기 나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더 이상 행복을 미루며 살지 않는다.


일명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고 말하는 주변의 작은 행복들을 찾아 매일 느끼며 살아보면 어떨까?


각 장의 마무리에는 '마무리하며'와 '제시카의 제안'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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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에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렇게 책을 통해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 변화를 겪게 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제시카'라는 이름을 붙여 행복한 인생을 위한 조언과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 책에는 그런 저자의 성장기와 좌충우돌의 기록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모두 실천이 앞선 사례들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것, 새벽에 일어나는 것, 새로운 독서모임에 참여해 보는 것, 내 공간을 마련하는 것, 기록하는 것, 운동을 하는 것 등 이 모든 것들은 실천을 통해 이루어낸 일들이다.


단순히 책만 읽었다고 해서 결코 이룰 수는 없는 것들이다. 책을 읽었고, 깨달음을 얻었고,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바꿔나간, 수고스러움을 감수한 저자만의 노력이자 성취인 것이다.


하나의 좋은 사례를 얻었으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가까운 곳에서 정보를 얻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그리고 나이 탓, 환경 탓 같은 것은 하지 말자.


내 조건에 맞춰 삶의 패턴을 재조정하고,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나가며 실천하다 보면 우리 모두 변화된 삶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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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식물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안톤 순딘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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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매력적인 식물을 알 수 있는 기회!"


어릴 적 집 주변 숲속에서는 우거진 나무들과 각종 버섯, 그리고 고사리가 종종 발견되고는 했다. 그때는 뭔지도 모르고 동그랗게 말린 잎도 아니고, 열매도 아닌 것들이 서서히 펴지는 모양새가 신기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른들이 '고사리'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이름이 고사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흘러, 지금에 와서는 그 숲과 그 속에 자리하고 있던 것들이 종종 생각나고는 한다. 빽빽하게 숲을 가득 채웠던 나무들과 이끼, 고사리, 가끔 발견되던 산짐승(토끼, 사슴 등)과 숲 전반에 퍼져있던 시원한 공기와 냄새(흙냄새, 나무냄새)가 그립다.

그런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일까, 집에는 늘 식물이 함께 했었고, 지금 살고 있는 집 또한 그렇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익숙함과 새로움 그 어느 사이에서 낯설지 않게 다가온 책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양치식물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양치식물의 기원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와 분포, 형태학, 종, 인간 세상에 스며든 고사리, 그림과 디자인 등 생활 전반에 자리 잡은 고사리 등 최초 발생부터 현재까지의 고사리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양치식물에 대한 책을 쓴다고 했을 때 '고작 양치식물에게 책 한 권을 통째로 바친다고?'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충분히 할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식물임을 누구나 알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양치식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고사리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또 이를 통해 앞으로는 생활용품 속에 자리한 예쁜 양치식물의 무늬를 한 번 더 살펴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식물을 키우고 있다면, 혹은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놀랍고 신비한 양치식물의 세계에 잠시 발을 담가보자. 어쩌면 양치식물을 통해 지구의 역사를 새롭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집에는 유난히 큰 키를 자랑하며 쑥쑥 자라고 있는 유일한 양치식물 하나가 있다. 가장 최근에 분양받은 식물 중 하나로, '무늬 보스턴 고사리'다. 사실 처음에 집에 데려왔을 때는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새로운 줄기가 올라오더니 지금은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이 식물 때문이었을까? 어릴 적 살았던 그 그림 속 싱그럽게 올라오던 고사리가 다시 생각난 것은?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한번 추억 속 그 장면을 떠올리게 된 촉매제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이 책을 받았을 때 반가운 마음이 이는 동시에 무엇을 알게 될까 호기심도 함께 일었다. 그리고 처음 마주한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양치식물의 기원과 역사였다.

뒤이어 유럽에서 대유행을 하게 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생활 전반의 꽤 많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다채롭고 아름다운 매력을 가진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식물로서 존재하는 양치식물만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종이 지구의 역사와 맞물려 오랜 세월을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오며 살아왔다는 점, 그리고 아름다운 무늬를 활용한 생활용품들이 우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 심지어 식용과 약용으로도 활용되었다는 점, 여기에 더해 관상용 식물로서 다른 꽃과의 콜라보가 꽤 멋스럽다는 점 등 양치식물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나니 이 매력적인 식물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잘 몰랐던 양치식물의 역사와 구조, 그리고 유용 작물로 활용되었던 이 식물에 대해 정리해 보려 한다. 혹자는 다른 식물과는 다른 구조, 다른 형태로 번식을 이어나가는 양치식물의 특이점을 목격하면서 '나도 양치식물을 하나 들여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 지금부터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로 불리는 양치식물을 위해 책 한 권을 통째로 바친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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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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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은 지금으로부터 약 4억 년 전에 등장했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그 시절의 몇 안 되는 식물 중 하나이다. 따라서 2억 년 전에 공룡과 지금은 멸종한 다른 생명체들이 탄생했을 때는 양치식물은 이미 완벽하게 진화를 마친 상태였다.
양치식물이 다른 식물보다 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물과 양분의 수송을 담당하는 특수 관다발 때문이다. 나아가 양치식물은 목질을 세포벽에 쌓아 세포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 원시 식물은 4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지구의 식물 세상을 지배하였다. 하지만 페름기가 끝날 무렵인 약 2억 5천만 년 전에 일어난 "페름기 대멸종" 시기에 멸종하고 말았다.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멸종이었다. 어림잡아 지구에 사는 생명 종의 90%가 사라졌다. 따라서 현재의 양치식물은 카본기의 그 원시적인 양치식물 종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억 년 전인 백악기에 양치식물은 다시 한번 크게 번성한다. 이 시기에 박벽포자낭 양치가 등장하였다. 현재 지구에 사는 양치식물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백악기에서 고진기(팔레오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또 한 번 대멸종이 일어났다. 지구에 살던 종의 절반가량이 사라졌다. 그중 가장 유명한 생물이 공룡이다.

팔레오기의 초기에는 지표면 대부분이 황무지였다. 식물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놀랍게도 다시 양치식물이 지구를 점령하였다.

백악기 말의 대멸종이 지나간 후에는 양치식물의 홀씨 비율이 최고 99%까지 치솟았고, 그 이후로 다시 예전 수치로 돌아왔다.

이런 현상을 '양치 스파이크'라고 부른다. 다른 식물들이 죽어 나갈 때도 양치식물은 퍼지기 쉬운 홀씨 덕분에 생존하여 주도권을 장악하였다.

그리하여 양치식물은 종자식물이 다시 자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였다. 그러니 오늘날 자연에서 사는 식물의 대다수는 양치식물에게 감사하다고 꾸벅 절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생존력과 경쟁력 덕분에 현재 우리는 양치식물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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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역사와 함께 한 양치식물의 생존력을 살펴보고 나니, 새삼 양치식물의 생존력과 경쟁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황무지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양치식물이라니.

특히 지구의 역사에서 두드러질 만큼 큰 두 번의 대멸종을 겪고서도 다시 새로운 품종으로 환경에 맞게 성장하면서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해 준 것이 바로 고마운 양치식물이었다니, 알고 나서 보니 새삼 양치식물이 다시 보인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파릇한 식물들은 정말이지 모두 양치식물의 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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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과 형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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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형
양치식물의 유형은 주로 3가지로 나뉜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육생종, 나무에 붙어 자라는 착생종, 연못이나 호수에서 자라는 수생종이다.양치식물은 홀씨체 혹은 홀씨 식물(꽃을 피우지 않고 포자에 의해 번식하는 식물)로, 모든 양치식물은 주로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잎, 뿌리줄기(근경), 뿌리이다.


▷잎모든 식물이 그렇듯 양치식물 역시 땅 위로 솟은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부분이 잎이다.

▷뿌리줄기
양치식물의 줄기는 뿌리줄기라고 부른다. 땅 위로 솟아 나온 부분도, 뿌리도 그 뿌리줄기가 자란 것이다. 뿌리줄기 자체는 뿌리의 일부가 아니라 줄기의 일부이다. 따라서 양치식물을 잘 기르려면 뿌리줄기를 잘 알아야 한다.

뿌리줄기는 무성생식에도 쓰인다. 무성생식이란 줄기나 가지로 번식하는 방법을 말한다.

뿌리줄기의 모양새 대다수는 빛깔이 참 곱다. 이런 뿌리줄기의 아름다운 색과 무늬 덕분에 양치식물은 실내 관상용 식물이나 원예식물로 인기가 많다.

▷뿌리
땅에서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는 뿌리는 어두운 빛깔이고, 여러 부위로 나뉘며, 뿌리줄기에서 곧바로 아래로 자란다.

▷새순
양치식물은 봄에 어린잎이 날 때 특히 예쁘다. 앙증맞게 돌돌 말린 연초록 잎은 몸 화단에 서 있는 황량한 꽃 식물들과 완전히 대비된다.

새순의 생김새는 속에 따라 매우 달라서 종 구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양치식물의 생명주기
양치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오랫동안 녀석들이 어떻게 번식하는지 몰랐다. 중세 시대 사람들은 그 번식의 신비에 매혹당했고, 분명 초자연적인 힘이나 마법의 힘이 뒷배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 비밀의 열쇠가 홀씨라는 사실은 17세기에 와서야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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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의 형태학을 알고 보니, 꽃이 피지 않는 고사리를 두고 과거 마녀사냥이나 마법의 힘, 초인적인 힘을 믿던 시절 이 식물을 두고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가히 상상이 되는 바다.

꽃이 없어도 혼자서(홀씨) 알아서 자생하고 크는 양치식물의 특성을 모르던 그들에게는 얼마나 신비롭고 새롭게 느껴졌을까? 그러니 양치식물의 홀씨를 지니고 있으면 투명 인간이 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생겨난 것이겠지.

이 페이지를 읽고, 집에 있는 '무늬 보스턴 고사리'를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다. 잎과 줄기, 뿌리까지 구조적 명칭과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홀씨를 상상하며 자세히 보아야 더 예쁜 식물의 매력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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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상의 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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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 작물로 쓰이는 양치식물
많은 문화권에서 양치식물을 유용 작물로 이용했다. 바위고사리는 붉은색 염료의 재료로 쓰이고, 공작고사리는 양치식물 중 가장 아름다운 잎으로 유명하지만 다양한 유용 작품으로도 쓰임새가 많은데, 특히 바구니 제작에 많이 쓰인다.

청나래고사리는 가축 사료로 먹였고, 집이나 헛간을 덮는 지붕 재료로도 사용했다. 유리공예가들은 이 고사리로 포장재를 만들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튼튼해서 완충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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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의 가느다란 잎을 가진 고사리, 여기에 올망졸망한 둥근 고사리가 서서히 펴지는 모양새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고사리의 종류가 생각보다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인간 세상에서 이 고사리를 활용하는 활용법 또한 그에 못지않게 다양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잎을 활용한 다양한 직접적 활용법은 물론, 약용, 식용, 염료, 디자인과 그림에도 활용된다는 것을 보고 상상 그 이상임을 알 수 있었다.


■형태와 색깔이 너무나 풍성하고 다양한 양치식물
초록색의 고사리 잎만 생각했는데, 소개된 사진들을 통해 붉은색 노란색, 보라색 등 매우 화려한 색채를 가진 다양한 종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염색에도 활용된다고 했는데, 이 컬러를 보고 나니 비로소 이해가 된다. 2차, 3차 가공을 하지 않아도 그저 관상용으로도 충분히 멋스러움을 자랑하는 고사리를 보며, 한때 유럽에서 왜 그토록 양치식물에 빠져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다른 꽃과 조화를 이룬 양치식물
하나의 정물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사진은 고사리와 꽃을 활용해 꽃꽂이, 꽃다발, 꽃바구니, 화환 등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싱그럽고 생명력 넘치는 고사리 잎을 화려한 꽃과 매치시키면서 대조되는 느낌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한껏 더 풍성함을 자랑하는 이 꽃꽂이들을 집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저절로 시선이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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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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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보니, 고사리가 지금까지 연명할 수 있었던 데에는 홀씨와 무성생식을 통해 번식하는 방법 외에도 사람 눈에 잘 띄지 않아서라는 이유도 있는 듯하다.

이토록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씨를 말려버리는 인간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특성 덕분에 여태껏 무사히 잘 안착하며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이성'이라는 말은 좋은 의미로도 쓰이지만 그만큼 사람의 욕구를 자극하고, 또 소유욕을 불러오는 단어이기도 하기에 양치식물은 충분히 또다시 인간에 의해 소멸을 겪을 수도 있는 식물이었다.

하지만, 양치식물 스스로 목질을 세포벽에 쌓아 세포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했듯이, 숨어서 자랄 수 있는 특성을 지니게 되면서 다행히 인간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때는 야자수 나무처럼 사람 키를 한참 넘어서는 양치식물도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쇼킹하게 다가왔는데, 만약 지금까지도 존재했다면 좋은 안식처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 반려 식물의 성장을 지켜보며 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 잎과 줄기가 자라나는 모양새인데,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이 저마다 달라 지켜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추후 다른 양치식물과 만날 기회가 있다면, 컬러감 있는 양치식물과도 조우해 보고 싶다.

퀄리티 있는 컬러 사진들을 보는 재미가 남달랐던 이 책 덕분에 양치식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채울 수 있었다. 실제로 키우는 반려 식물에 대해 깊이 있는 역사와 히스토리까지 알기는 어려운데, 덕분에 정보력(+1)을 얻을 수 있었다.

모든 정보를 다 습득하거나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양치식물이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라는 점, 그리고 수많은 멸종의 위기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식물이라는 점, 포자를 통해 혼자 알아서 생식과 번식을 이어간다는 점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여기에 더해 문득문득 눈에 보이지 않는 홀씨를 보는 상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처럼 양치식물 한두 개쯤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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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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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의 공간이자 치유의 공간이 된 헌책방!"



'헌책방'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추억 때문인지, 불쑥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참을 기다려 비로소 읽게 되었다.


그래서 읽고 난 소감이 어떠냐고 한마디로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이런 공간 하나쯤 있으면 참 좋겠다' 싶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스토리상으로 크게 요동치는 내용은 없다. 인생에서 한 번쯤 겪는 고민과 변곡점은 있을지언정, 자극적이거나 매운맛없이 전개되는 스토리다.


하지만 나를 찾아가는 여정과 성장 포인트는 눈여겨볼 만하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 속에서 책을 통해 치유받고, 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가족과의 재회를 통해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모습, 여기에 더해 가까운 이웃들과 소통하며 단절에서 벗어나는 모습들은 따뜻함과 위로를 건넨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외삼촌과의 일화와 외숙모와의 일화 두 부분으로 나뉜다. 그리고 그 두 이야기를 연결 짓는 중심에는 주인공인 다카코가 있다.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은, 세계 최고의 책방 거리인 진보초 고서점 거리 안에 있는 모리사키 서점으로, 이곳은 치유와 쉼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낡고 오래된 고서점이지만, 책에 둘러싸여 홀로 지내다 보면 어느새 평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곳이다. 덕분에 사토루 외삼촌이 그러했고, 주인공 다카코에 이어 모모코 외숙모까지 알차에 이 공간을 알차게 사용하게 된다.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나 역시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모리사키 서점에 잠시 내려놓고, 쉼과 고독을 즐길 수 있었다. 곰팡내 나는 2층 어느 구석진 방 안에서 고요함을 즐길 수 있었다.


나라 안팎으로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들이치는 요즘, 마음을 녹여줄 책 한 권을 찾고 있다면 이 책으로 마음을 달래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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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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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 서점

-세계 최고의 책방 거리인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는 약 170여 곳의 서점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다.


■나(다카코)

-스물다섯 살

-즉각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

-연인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로 인해 슬픔에 빠진 다나코는 10년 만에 재회하게 된 외삼촌의 제안으로 도쿄의 생활을 정리하고 여름이 시작된 때부터 다음 해 이름 봄까지 모리사키 서점 2층에 있는 빈방에서 책에 둘러싸여 지내게 된다.


■사토루 외삼촌

-40대

-모리사키 서점을 2대째 운영 중으로 약 10년 정도 되었다.

-모리야키 서점에는 일본의 근대 작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약 6000권 정도 보유 중이다.


■모모코 외숙모

-5년 전에 집을 나가 행방불명 상태였으나 갑작스레 돌아온다.


■히데아키

-세 살 많은 직장 선배이자 전 연인

-같은 직장의 다른 부서 여사원과 결혼 예정으로 약 2년 반 전부터 만나온 사이


■히데아키의 약혼자 무라노

-남자친구가 이상한 것은 감지했으나 바람피우는 상대가 다나코인줄은 몰랐음


■사부

-20년 된 서점 단골손님


■스보루 카페 사장

-40대

-사토루 외삼촌과 다카코의 단골 카페 사장


■도모 짱

-스물세 살

-국문과 대학원 1학년생으로 빈 시간에 스보루에서 아르바이트로 홀서빙을 함


■다카노 군

-카페 아르바이트 생으로 주방 담당

-도모짱을 짝사랑하고 있음


■와다 아키라

-모리사키 서점의 단골손님 중 하나로 스보루 카페에도 자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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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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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코는 어느 날 같은 직장에 다니는 세 살 많은 직장 선배인 히데아키에게 같은 직장의 다른 부서 여직원과 결혼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로 인해 멘붕에 빠진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있어 진지한 교제 상대가 아니라 그저 놀이 상대였다는 것을, 또 그동안 회사 내에서 둘의 관계를 비밀에 부친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순간 머릿속에 버퍼링이 걸린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답을 한 후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자취방에 홀로 남은 뒤에야 비로소 머리가 냉정해지면서 슬픔이 북받쳐 오르기 시작한다.


그 후로 같은 직장에 다니는 그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그의 약혼녀와도 식당이나 탕비실 등에서 마주치게 되면서 참담한 나날들이 이어지게 된다.


이 일로 위장은 음식물을 거부했고 밤에는 잠을 잘 수 없게 되면서, 체중은 순식간에 줄게 되고 얼굴은 흙빛이 된다. 그렇게 2주 정도 지나자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도달한 다카코는 마침내 상사에게 사표를 제출하게 된다.


그렇게 도쿄 자취방에서 홀로 지내며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오로지 잠에만 빠져든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휴대전화에서 낯선 부재중 전화가 와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알고 보니 엄마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은 사토루 외삼촌이 전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에 엄마의 성화가 두려웠던 다카코는 외삼촌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무려 10년 만에 통화를 하게 된 외삼촌은 당분간 서점에 와서 지내라는 제안을 하게 되고, 이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그녀는 허리가 아파 가게를 열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외삼촌의 핑계에 못 이기는 척 도쿄 생활을 접고 2주 후 진보초역 모리사키 서점으로 향하게 된다.


진보초역은 낌새가 묘한 곳이었는데, 서점만 죽 늘어서 있는 유명한 헌책방 거리였던 것이다. 그곳에서 외삼촌을 만나 간단한 서점 소개를 듣고 자신이 머물 방 청소를 한 후 그렇게 꿀잠 자는 첫 날밤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서점에 새롭게 자리를 잡은 다카코는 이곳으로 오고 나서도 불쑥불쑥 밀려오는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계속해서 잠을 자는 것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그리고 여름이 끝나가는 어느 날 밤 8시쯤 보다 못한 외삼촌이 퇴근 후 함께 나가자며 제안을 한다. 서점 근처에 있는 '스보루'라는 카페였는데, 커피가 맛있는 외삼촌의 단골 가게였다. 그곳에서 외삼촌과 가까이 지내는 이웃들을 소개받는 동시에 맛있는 커피도 맛보게 된다.


이날 이후 어느 날 문득 다카코는 뭐라도 하지 않으면 질식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면서 책이라고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주변에 널리고 널린 책 중 하나를 골라 읽기 시작한다.


그 책은 <어느 소녀의 죽음까지>라는 책으로 한참을 빠져 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된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출근한 외삼촌과 책에 대해 한바탕 얘기를 나눈 후로 그녀는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책을 읽어 치우기 시작한다. 마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독서 욕구가 팡! 하고 터져서 튀어나온 것처럼 한 권 한 권 읽어나간다. 


그렇게 헌 책 속에 숨어 있는 많은 역사와 오랜 세월을 거쳐온 흔적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점차 헌 책이 주는 소소한 기쁨과 애정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 시간이 조용하게 흐르는 작은 공간에 거쳐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제는 무척 귀중한 기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다카코는 이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게 된다. 온전히 가을을 보내게 되면서 새로운 일과가 마음을 북돋워주었고, 마음도 서서히 치유됨을 느끼게 된다.


또 마음의 변화에 발맞추듯 거리에 아는 사람도 늘어나게 되는데, 스보루 사장님과 그 직원들이 그랬다. 특히 아르바이트생 도모짱과는 아주 사이좋은 친구가 되어 자주 왕래하는 사이가 된다. 그래서 둘은 함께 가을 헌책 축제에도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헌책 축제 이후 다카코는 인생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여기서 나가 홀로 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다카코에게 새 출발을 하게 되는 계기가 찾아오게 된다.


그 사건은 1월 2일 새해 연휴 홀로 서점에서 보내던 중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되는데, 연락처 목록에서 지웠지만 통화내역에 남은 번호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전 남자친구 히데아키에게 가벼운 만남을 제안받는 메시지를 보게 되면서 다카코는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리고 새해 연휴가 지난 뒤에도 무겁고 차가운 기분은 가시지 않아 응어리진 채 침울한 상태로 보내던 중 외삼촌에게 여태까지의 상황을 모두 털어놓게 되면서 사건은 벌어진다.


그 길로 사과받으러 가자며 여기서 도망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외삼촌의 말에 마음을 먹은 다카코는 택시를 타고 40분이나 걸려 히데아키가 사는 맨션으로 가게 된다.


쫄딱 비를 맞은 상태로 그를 마주한 다카코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기를 각오하고 힘주어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게 된다.


사과받고 싶어서 왔다며, 진심으로 좋아했었다고, 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아느냐며 속시원히 꼭꼭 감춰둔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토해낸다.


그렇게 입 밖으로 모든 내용을 털어놓은 다카코는 외삼촌과 함께 다시 서점으로 돌아오게 되고, 비로소 응어리진 마음을 풀게 된다. 평생 이렇게 큰 소리로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말해본 건 처음인 것이었다.


이로써 다카코는 나 자신의 나약함 때문에 스스로 괴로웠던 감정을 정리하게 되고 비로소 앞을 향해 나아갈 결심도 제대로 하게 된다.


얼마 뒤 다카코는 진짜 모리사키 서점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새로운 방을 구해 3월부터 그곳에서 살기로 하고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옛 직장과 관련된 작은 디자인 사무소에서 시간제 사원으로 일하는 것은 물론 히데아키의 약혼자인 무라노와 만나 사과도 받게 되면서 완전한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2부에서는 5년간 행방불명이었던 모모코 외숙모가 돌아오게 되면서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되는데, 외삼촌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에피소드다.


특히 항상 명랑하게만 보였던 외삼촌과 외숙모의 속 사정,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다카코의 과거가 제대로 정리되고 새로운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다카코는 모리사키 서점으로 인해 평생 한 번도 가까이하지 않았던 책과 가까워지는 동시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진정한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됨으로써 결코 잊을 수 없는 장소가 되어버린다.


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과 새로운 인연까지 만나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어디 있을까?


후반부에 살짝 모리사키 서점이 다카코 세대로 이어지는 시그널을 비추기도 하는데, 이것을 통해 또 다른 행복을 꿈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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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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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는 없을 거야. 평생에 걸쳐서 조금씩 알아가는 걸지도 모르지."

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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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거나 혹은 무엇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들은 당장 알 수 없는 것들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들은 인생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조금씩 알아가야 하는 숙제와 같은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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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좋아해야 해. 설령 그 때문에 슬픔이 생기더라도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사는 쓸쓸한 짓 따위는 하면 안 돼.

(...)

사랑하는 건 멋진 일이란다. 그걸 부디 잊지 말아라."

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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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은 상처받은 조카에게 비난이나 조언이 아닌 든든한 믿음과 아낌없는 사랑을 한가득 건넨다. 덕분에 다카코는 속 이야기를 가감 없이 꺼내놓을 수 있었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도 가지게 된다.


위의 이야기는 외삼촌이 다카코에게 건넸던 부탁의 말이자 애정 어린 말로,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다시 닫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과 염원을 담아 건넨 말이다.


사실 삼촌 또한 갑작스레 사라진 외숙모로 인해 마음이 아픈 시기였음에도 사랑을 두려워하거나 놓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참 어른으로서 사랑하는 조카에게 건네는 가장 큰 사랑의 말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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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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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책과 관련된 소설이라, 더 푹 빠져들어서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로망처럼 다가오는 서점의 다락방 구석진 공간을 상상하며 읽는 건 큰 기쁨이었다.


쿰쿰한 책 냄새에 둘러싸여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알기에, 다카코가 보낸 일 년이 채 못 되는 시간이 한편으로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때 헌책방 골목을 노닐던 추억이 있기에, 이 책은 또 한편으로는 추억을 상기시키는 추억의 일기장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덕분에 나만의 쉼과 치유의 공간은 어딘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 가지 독특하게 다가왔던 건 엄마나 아빠와 같은 직계가족 혹은 친구나 지인과 같은 인물이 아니라 오히려 거기에서 한발 떨어진 외삼촌과 외숙모를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예상치 못한 인물이 10년 만에 불쑥 나타났다는 점에 있어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일본 사회의 문화를 생각해 보게 된다. 더불어 이런 인물을 투입한 것에 작가의 어떤 특별한 의도가 숨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지금은 많이 사라진 헌책방 골목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책에 대한 애정, 공간의 힘, 가족의 사랑 등 많은 것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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