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의 들꽃 - 삶이 그러하여도 잠시 아늑하여라
김태석 지음 / 좋은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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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술을 하는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말이다. 그럴 때는 작가가 직접 그리고, 쓰고, 다듬고, 만든 작품을 살펴보면 약간이나마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관점으로 살펴보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듯하다.


시인의 눈에 아로새겨진 일상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어떤 생각으로 사물들을 바라보는지를 관찰하면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시를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 관심을 두지 않는 것들에 시인의 마음과 생각을 담아낸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개표소, 빗물, 기침, 꽃말, 설익은 사과, 이끼, 지렁이, 민들레 홀씨, 모래알 등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것을 통해 시인만의 감성을 녹여낸 듯하다.


여기에 더해 페이지 중간중간 자리하고 있던 80여 점의 사진은 시인이 쓴 약 100편의 시와 어우러져 의미를 더한다.


마치 쉼표처럼, 시를 읽다 시선을 돌려 사진을 멍하니 살펴볼 때면 그 자리에 따뜻한 감성과 고요한 침묵이 나를 감싸주고 있는듯하다.



그중에서도 유달리 시선을 끌었던 몇 개의 시를 통해 나만의 감성과 생각을 전해보고자 한다. 어쩌면 이는 시인의 의도와는 무관한 감상일지도 모르지만, 뭐 어떤가?


그 또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자, 또 하나의 세계를 넓혀나가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재미있는 해석, 엉뚱한 해석일지라도,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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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의 냉장고



(...)

그런 아이에게 때때로 냉장고는 키다리 아저씨의 속마음이 되기도 하여서


사랑한단 말 금방 올 테니까 잘 있으란 말 넣어두면

홀로 집을 지키는 아이는

사랑한다는 말, 금방 온다는 말은 꿀꺽 삼키고

잘 있으란 말만 남겨두어


엄마 앞에선

잘 있었단 말만 한다

28~29페이지 中

=====


이 시는 약간 서글프게 다가왔던 시인데, 키다리 아저씨의 냉장고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정작 기억하고 있어야 할 중요한 말들(사랑하다는 말, 금방 온다는 말)은 꿀꺽 삼켜버리고, 잘 있으란 말만 남겨두고 내내 엄마를 기다린 아이의 마음이 짐작되어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이에게 냉장고는 키다리 아저씨의 속마음이 되기도 하여서'라는 구문에서 엄마를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애달프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시의 제목이 반어법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아이의 입장에서 읽느냐, 엄마의 입장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른 관점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를 끔찍이 사랑했던 아이는 모든 말을 꿀꺽 삼키고 엄마를 앞에선 그저 잘 있었다 말하지만, 오랜 시간 엄마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아이 입장에서는 때로 버겁게 느껴지거나 원망스럽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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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멍울



누가 하늘에 대고

욕을 했나


하늘에 아주 까만 멍이 들었다


아이고, 많이 놀랐겠군

욕 한 놈은 어디 가고

그대 피멍울만 남았으냐

32~33페이지 中

=====


둥실둥실 떠다니는 구름은 때때로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는 하는데, 모양, 색상, 두께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를 쓴 시점의 구름의 모습은 아마도 먹구름의 형태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새까맣게 변해버린 먹구름을 보고 저자는 누군가 흠씬 두드려 팼거나 욕을 한 바가지 해서 그토록 까만 멍이 든 것이 아닐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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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



둥근 돌도 던지면 아프다


너의 말이

그렇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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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임팩트가 꽤 컸던 시로, 아무리 둥근 둘도 맞으면 아프다. 말도 그렇다는 말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아무리 돌려 말해도 상대를 비난하거나 욕보이는 말은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꼭 그런 말이 아니라도 툭툭거리는 말투나 단어 하나에도 상대방은 상처받을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가끔은 뭐 대단한 일이 아니라도 일상에서 만나는 작고 사소한 일들을 이렇듯 시나 사진으로 남겨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그때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을 곁들여 남겨두면 더없이 멋진 나만의 000가(일기, 에세이, 시집 등등) 완성되는 것이니 이것만큼 소중하고 귀한 자료가 또 있을까 싶다.


이것을 통해 가끔 일상을 돌아보기도 하고, 힘들 때는 이것들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느끼며 '그땐 그랬지'하며 떠올려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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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바람의 속삭임 고래뱃속 세계그림책 20
마리안느 뒤비크 지음, 임나무 옮김 / 고래뱃속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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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여행을 통해 돌아볼 수 있었던 삶의 변화와 성장!"



책 속에서 발견한 또 다른 책 중 눈에 띄는 그림책이 있어 읽어보게 되었다. 소개 글만으로도 어쩐지 그냥 그림책으로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출간되는 그림책들은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이 많아 고민 없이 읽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삶과 성장,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는데, 어쩌면 곰의 여행처럼 우리 삶 또한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경험들을 통해 성장하며 배워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 독립을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취향을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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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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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주인공인 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곰에게는 안온하고 예쁜 집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곰은 친구들과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이 집에는 곰이 좋아하는 소파와 딸기 타르트 냄새가 풍기고는 했는데 그래서인지 곰의 삶은 늘 달콤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예전의 일로, 모든 게 뒤바뀌기 전의 일이다. 어느 날 곰은 누군가로부터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여기에 더해 햇살 한 줄기와 살랑이는 나뭇잎과 부드러운 바람도 새롭게 시작해 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에 곰은 과거에 좋아하던 것이 여전히 그 집안에 존재했지만, 예전만큼 맛있거나 행복한 느낌이 들지 않았던 그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내 보따리를 챙겨 이 집이 필요한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집의 문을 열어두고 떠나게 된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무작정 떠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길을 떠나며 곰은 외로움과 자유로움, 두려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낯선 것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연습도 하고 또 누군가를 이해하는 마음과 공감하는 마음, 그리고 도움을 주고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게 된다.


여기에 더해 만남과 이별, 추억에 대한 경험은 물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취향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잠시 과거의 편안하고 달콤한 삶을 그리워하며 떠나온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여기에 더해 폭풍우를 만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태로 숨어있게 된다.


그러다 이내 익살스러운 작은 생쥐 '뮈'의 부름에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곰은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세상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는 작은 골짜기와 풀 냄새, 햇살 냄새가 있었고, 또 흐르는 시냇물과 블루베리 열매들, 나뭇잎의 속삭임이 있었다. 이렇듯 곰은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곰에게는 이제 다시 새로운 집이 생겼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장소도 생겼으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곰의 여행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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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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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색감과 푸근한 스케치로 다가온 이 그림책은 곰의 여행담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여행담을 통해 보여주는 삶의 도전과 모험은 새로운 것을 익히고 습득해 나가며 성장해가는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곰이 익숙한 집을 떠나 또 다른 집을 가지기까지의 여행담은 마치 부모 밑에서 자라던 아이가 독립을 통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처럼 느껴졌는데, 비슷한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곰의 시선과 생각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곰이 부족한 것 없었던 집을 떠나게 된 것은 누군가의 속삭임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내는,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낯섦을 경험하고 싶은 도전의식, 나도 모르게 피어오르는 용기 덕택에 무작정 짐을 싸서 길을 나서지만, 곰이 마주한 것은 예상치 못한 외로움과 두려움이었다. 물론 가끔은 자유로움도 느끼긴 했지만, 어쩐지 점점 용기가 사그라드는 느낌이다.


그러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배려와 도움이라는 감정도 경험해 보고, 만남과 이별의 시간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면모도 갖추게 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폭풍우는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익살스러움으로 다가온 또 다른 친구 덕분에 곰은 비로소 제대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고된 여행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은 곰은 마침내 그곳에서 새로운 집을 갖게 되고, 자신의 길 위에서 진짜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하게 된다.


우리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안온함 속에 살다가 문득 어떤 일을 계기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고, 그 도전이 불러온 여러 어려움들을 겪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도달해 있는 그 길 끝에는 내가 찾는 내 모습이 거기 있지 않을까 한다.


때로는 불안함과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그 속에는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과거를 포함해 앞으로 경험하게 될 많은 것들은 나를 단단하게 하고,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 될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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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카드 컬러링북 - 색칠할수록 편안해지는
마음책방 편집부 지음 / 마음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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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마음 다스리는 방법으로 유행했던 컬러링북! 가지각색의 스케치 위에 나만의 색을 칠하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 더 좋았던 그 책을 이번에 다시 만나보았다.

과거에는 멋모르고 복잡하고 예쁜 스케치로 골라 색칠하느라 힘들어서 오히려 잠깐 하다 말았는데, 이번에 만난 컬러링북은 단순하고 눈에 쉽게 들어와 스트레스 풀기용으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예전의 나처럼 컬러링북을 처음 사용해 보거나, 힐링을 위해 취미용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 치매예방을 위한 목적이나 단순한 동작을 통해 활발한 두뇌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한 단순한 디자인이라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29개의 타로카드 형태로 구성된 이 컬러링북은 애착, 완벽주의, 열등감, 불안감, 공허함, 베풂, 이별, 연애 등의 누구나 고민하는 마음을 담은 마음카드와 해당 단어를 설명하는 내용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

때문에 마음카드를 칠하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오롯이 색칠에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창작활동도 이어나갈 수 있다.

혹여 색칠하는 것에 자신이 없거나,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상관없다. 참고할 수 있는 마음카드가 함께 제공되기에, 따라서 칠해도 되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개성 있게 표현하면 된다.


타로카드 형태의 디자인이라 호기심을 끌기도 하지만, 각 페이지마다 자리하고 있는 시선을 잡아끄는 스케치도 한몫을 한다.

순서 상관없이 그날그날 마음에 와닿는 스케치를 펼쳐놓고,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파스텔, 수채화, 연필 등을 활용해 마음의 그늘을 지우고, 색색의 컬러를 입혀보면 어떨까?




색칠하다 보면, 더 많은 도구나 색칠 방법에 있어 욕심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칠해볼까? 어떤 컬러로 칠해볼까? 덕분에 홀로 있는 시간이 즐거워질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디자인이라, 표현 방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탄생할 여지가 너무나 많다. 망설이지 말고 내 마음속에 간직한 로망이나 상상력을 맘껏 발휘해 보자!

오늘은 어떤 디자인을 선택해 볼까?





스케치만 들여다봐도 영감이 마구 떠올라 자꾸 페이지를 펼쳐들게 된다.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바구니에 오늘은 어떤 옷을 입혀줄까?

모두 다 칠하지 않아도 좋다.
선, 면, 입체 표현 방식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스케치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테니, 그저 원하는 대로 슥슥 손만 움직이면 된다.


모처럼 잊고 있었던 나 홀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지 너무 잘 알기에, 이 시간이 더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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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소나타 1
최혜원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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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같은 말랑하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소설"



사람은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나 역시 그러한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다 보니 그만큼 읽는 목적 또한 다양하다. 정보 습득, 재미, 스토리 구상, 아이디어, 배움, 깨달음, 자아성찰 등등 덕분에 읽으면 읽을수록 더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이 중에서 오늘 소개할 책은 개인적으로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주로 읽는 소설 분야로, 스토리에 푹 빠져들어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되기 때문이다.


그런에 이런 소설 분야의 책들이 최근 들어 좀 많이 무거워진 느낌이다. 복잡한 사건과 이슈들을 쫓아가기 바쁘고, 사회, 정치, 여러 소재를 덧입히면서 분석하고 파악하기 바쁘다.


덕분에 복잡다난한 사회문제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스토리에 빠져보고 싶은 때도 있다.


최근에는 그런 소설을 찾기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클래식한 소설 한 편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개 방식이나 스토리도 라이트하고, 그냥 가볍게 따라갈 수 있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라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아직 출간되지 않아 총 권수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 책은 1권에 해당하는 책으로, 총 3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개도 빠르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그저 스토리에 몰입해서 읽으면 된다. 특히 유명인과의 사랑 이야기는 한때 유행했을 만큼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데, 이 책 또한 유명 농구선수와의 사랑을 그리고 있어 풋풋한 옛 감성과 달달한 사랑 느낌을 함께 느껴봐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전체 스토리를 한꺼번에 완독할 수 없다는 점이었는데, 어떤 책을 읽든 중간에 끊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더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이어서 읽게 될 경우 처음에 느꼈던 감성이 휘발된 상태에서 다시 그 감성을 더듬어 가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빠른 시일 내 후편에 손이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 먹다만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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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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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 중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종종함


■이승규

-유명 농구선수

-2007년 KBL 연봉 순위 1위를 찍을 정도로 프로농구 선수 중 최고임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형과 함께 생활 중으로 형은 의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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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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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준

-은수와 집안끼리도 아는 지인이자 선배, 그리고 은수 학교의 교수

-은수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음


■민정

-은수의 엄마


■민숙

-은수의 이모


■영희

-미국 유학 중 만난 룸메이트로 같은 학교 사회학과를 전공한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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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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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은수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종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한다. 그러던 중 미국 유학을 앞두고 4개월짜리 아르바이트를 찾지만 생각만큼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결국 지인인 유민 원장을 통해 영어 강사 혹은 개인교습 선생 자리를 부탁하게 되고, 이때 한 농구팀의(유니콘스 농구단) 기초영어강의 영어 선생 자리를 제안받게 된다.


그렇게 매주 목요일 3시간짜리 기초영어강의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소속 선수인 승규를 알게 된다. 계약 전 유명 선수인 승규와의 스캔들을 조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데다 유학 준비로 바빴던 은수는 성실하게 영어수업을 이어나가게 된다.


그런데 처음 본 순간부터 어쩐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은수를 본 승규는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매주 빠짐없이 그녀의 강의에 출석하게 된다.


외모, 나이, 패션, 태도 등을 하나하나 관찰하던 승규는 그녀의 인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는데, 이것을 통해 승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은수에게 빠져들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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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뎌 보이거나 초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아했고, 귀하게 보였다.

(...)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고, 순수하면서도 우아한, 암튼 뭐로도 감춰지지 않는 그 아우라의 근원을 생각하다가 더 많이 그녀를 떠올리게 됐다.

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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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가던 중 마침내 그녀가 농구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과 유명 농구선수인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점이 약간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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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지켜보며 알아낸 것들을 가지고 최은수라는 여자를 추측해 보았다.

(...)

처음엔 자신에 대한 사적인 질문이나 관심도 원천 봉쇄하는 그녀를 보면서 치밀한 여우라고 생각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여자는 그것과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녀가 언제나 한결같이 공부와 인연 없는 선수들을 유치원 선생님처럼 반복하며 가르치는 걸 보면서 그녀에게 적용했던 삐딱한 생각들을 바꿨다. 그녀가 농구에 대해 함구하는 것도 농구를 모르기 때문이다. 라고. 솔직히 이걸 받아들이는 게 가장 힘들었다.

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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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그런 유명세가 귀찮기도 했지만, 자신이 관심을 가진 그녀가 정작 자신을 몰라본다는 것이 승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아마 승규 자신이 얼마나 농구를 잘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여자가 애달아서 바라보는 인기 많은 남자인지를 안다면 그녀가 자신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 같다.


은수의 이런 태도 때문에 승규는 그녀의 수업 시간에는 유명 선수에게 편중되는 관심 또는 지나친 배려 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후에도 은수를 향한 승규의 관찰은 지속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강의실로 들어온 비둘기로 인해 그녀가 새를 무서워한다는 점도 알게 된다. 승규는 빠짐없이 강의에 나와 그녀를 관찰하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설레었는데 이것을 감추기 위해 수업 시간 내내 무표정하고 무관심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화난 사람처럼 한번 다문 입은 좀처럼 열지 않았다.


그러다 강의를 듣던 한 동료 선수가 그녀의 신상에 관한 질문을 하게 되고 이에 은수가 답하게 되면서 승규는 충격을 받게 된다.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어린 나이였다는 것이 상당히 쇼킹하게 다가왔고, 여기에 더해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라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놓을 수 없었던 승규는 종종 그녀를 찾아가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호감을 표하게 된다. 그러다 그녀가 강의 종료 후 미국으로 유학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위해 마음과는 다른 잊겠다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결혼관이 바뀔 만큼 마음으로는 절대 그녀를 놓을 수 없었던 승규는 결국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하고 은수가 알려준 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메일과 전화, 그리고 잠시 잠깐의 만남을 통해 그들은 마침내 연인이 되고 마음을 키워나가게 된다. 여기에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던 선배이자 대학교수인 성준까지 더해지면 이들의 엇갈린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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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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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한 방울씩 떨어져 그의 몸 구석구석을 치료하고 채워주는 이 주사액이 형의 마음인 걸 잘 알고 있다. 이런 사랑을 받으며 살아온 자신이 억세게 운 좋은 놈이라는 것도.

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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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지만 서로 바쁜 일정 탓에 자주 보지 못하는 형제는 서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서로를 챙기고 아낀다.


승규는 의사인 형이 한 번씩 링거를 놔주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자 표현임을 알기에 기꺼이 감사해 하며 링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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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으로 점철된 승규의 연애사는 화려하고 요란했지만, 결혼까지 언급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승규는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엄마도 여자 형제도 없이 자랐고, 10대의 순정으로 따라다닌 여자친구조차 없었던 승규에게 여자는 엄마처럼 그립지만 닿을 수 없는 막연한 존재다.

(...)

어려운 대상...

승규는 그 알 수 없는 존재와 한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결혼이 그래서 싫었다.

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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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 덕분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쉬는 타임에는 종종 여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진짜 마음은 준 적이 없는 승규는 여성의 존재가 그저 어렵고 막연하게만 다가왔다.


그랬기에 그에게 있어 결혼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었는데, 그런 그에게도 어느새 가까이하고 싶고 결혼을 떠올리게 하는 그녀가 나타났다. 최은수, 바로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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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지랄 같은 그 비만 쏟아지지 않았어도, 무섭다며 내 옷소매를 붙잡지만 않았어요, 내 추리닝 입은 모습이 그렇게 이쁘지만 않았어도, 아주 잠깐 내 품에 머물렀던 그녀를 지울 수만 있었어도.... 난 깨끗이 정리하려고 했었다. 맹세코...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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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을 떠올리는 듯한 약간의 유치함과 설렘을 엿볼 수 있는 문장으로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더불어 승규 눈에 은수가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필터가 씌워져 있는지를 통해 승규가 얼마나 푹 빠져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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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이루마 곡을 말하는 은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루마 때문이 아니라 예쁘게 움직이며 소리 내는 입술에 닿고 싶고, 그의 마음마저 챙기는 따뜻함에 담기고 싶어서.

(...)

저토록 고운 여자랑 나란 놈이 뭘 할 수 있을까...

88~8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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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은수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도 막상 스스로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성을 놓고 강하게 치달으는 수컷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순간 멈칫하는 모습들을 목격할 수 있다.


자신의 끓어오르는 본능을 어쩌지 못해 주먹으로 문을 치거나 열을 식히기 위해 베란다에서 몇 시간을 죽치고 있는 모습을 통해 한창 피 끓는 청년의 모습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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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전화를 꺼 놓은 것으로 자신의 의중을 분명히 했다.

(...)

결국, '시작조차 못 한 거다'라는 사실에 승복한 승규는 패배의 기운을 씻어 낼 곳이 필요했다. 나긋나긋한 애교와 열화와 같은 환영이 넘쳐나는 곳으로 찾아가 향기로운 술과 감미로운 멜로디에 기대 웃고 있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를 대신할 그 어떤 것도 찾지 못할 거라는 걸.....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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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를 만난 후로 승규는 더 이상 여자들과 향락에 빠져 살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감정이 이끄는 대로, 마음껏 열기를 뿜어내며 나이트클럽이나 술에 진탕 빠져 살았을 텐데 그것이 결코 해법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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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날개를 펴고 비행을 기다리는 델타 에어 라인을 본 은수의 뇌리에는 애틋했던 이별과 불편했던 고백은 지워지고, 오직 저 커다란 환상의 새가 데려다줄 그곳으로 뜻하는 바를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뿐이다.

(...)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게, 끝나면 후딱 와야 해.' 이 말이 하고 싶어 달려갔던 건데, 난데없이 마음을 접겠다고 한 건..... 어차피 보내 줄 거, 마음 편히 가게 해주고 싶어서였어. 잘 가고, 잘 지내!

은수를 보내고 승규는 불 꺼진 방구석에 무너지듯 앉았다. 커튼이 드리워진 캄캄한 어둠에 안기고서야 그는 가슴에 박아 뒀던 말을 쏟아내며 울었다.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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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떠나는 은수와 남겨진 승규의 심정을 대변하는 문장을 통해 대조적인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은수는 자신을 향한 두 남자의 구애는 저 멀리 제쳐두고 미래를 향한 기대감만을 가지고 미국으로 향한다. 반면,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 못한 채 그녀를 위한 말만을 남기고 돌아온 승규는 어둠 속에 잠기고서야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을 쏟아내며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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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다고 했고, 그래서 접으려고 하는데, 그게 안돼. 은수, 넌 말이야, 하나뿐인 단 하나뿐인 내 꺼거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미치게 갖고 싶은 내 꺼...."

1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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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감정일지언정 당시 은수에 대한 감정이 새삼 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문장이다.


이를 통해 은수를 향한 갈망과 집착, 소유욕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은수보다 오히려 승규를 통해 애달픈 사랑의 감정을 더 많이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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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지금까지 봐왔던 것처럼 결혼 후에도 홍성준과 무난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하고 있었다.

그랬던 은수의 결혼관이 미묘한 감정이 생겨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

그래서 그녀와의 결혼을 당연하게 말하는 성준이 불편했고, 가까이 온다고 하면 지금처럼 은수의 가슴은 답답해졌다.

1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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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나 지인 그 이상의 감정은 없었지만, 오래도록 알고 지내면서 그렇게 결혼까지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은수의 심경에도 결혼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바로 승규에 대한 감정을 깨닫게 되면서부터인데 때문에 종종 일상의 대화처럼 건네는 프러포즈의 말이나 결혼을 이야기할 때면 은수는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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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어딨어? 좀 빠르고 더딘 건 있겠지만 결국엔 다 아무는 게 상처인걸. 살아 봐요. 내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될 테니."


승규의 이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처음이었다.

2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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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연습하지 못하고 치른 테스트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예상한 은수는 눈물을 보이게 되는데, 그 순간 짠! 하고 나타난 승규는 그녀를 향한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건네며 힘을 북돋아 준다.


세상 처음 위로를 경험한 그녀는 덕분에 가라앉아 있었던 기분도 회복하고 승규와 함께 모처럼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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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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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농구선수와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 여대생의 사랑 이야기는 말 그대로 풋풋함을 선사한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꽃향기 속에 녹아든 설렘과 애틋한 사랑에 저도 모르게 다가가 풍덩 빠져들게 만든다.


주인공인 승규와 은수는 과거 남성성과 여성성을 대변하던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데, 살펴보면 이렇다.


승규는 유명 농구선수라는 타이틀을 통해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에 더해 수컷의 남성성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 반면 은수는 바이올린 전공자와 대학생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부드러움과 단아함 등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클래식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느낌을 더한다.


여기에 더해 여성에 대한 경험은 많지만, 가장 사적인 부분에서 여성이 부재함으로써 승규는 은수를 통해 첫사랑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그가 은수에 대해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순수함과 열정이 엿보인다.


반면, 은수는 남성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자신에 대한 일이나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지극히 성숙하고 굳건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공부나 바이올린 연습도 꾸준히 하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조금씩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인지 은수는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위로를 받는 일이 드물었고, 승규는 사적으로 여성에 다가가는 것이 서툴고 어려웠다. 그러던 둘이 만나며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주기 시작한다.


서툴지만 풋풋한 사랑 이야기에 기대감이 샘솟다가도 여러 조건들로 난관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이들의 애틋한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해진다.


뜨거운 여름날, 더위를 잊을 이야깃거리로, 지루한 일상에 시간을 때울 이야깃거리로 이만한 이야기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빨리 2편이 나오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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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말 - 인생을 살아내기 위한 철학, 에센셜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가나모리 시게나리 엮음, 김재현 옮김 / 빅피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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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를 알게 된 이후 그의 철학에 깊이 매료되면서 그가 쓴 책들을 이것저것 찾아 읽게 되었는데, 이 책 또한 그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 하다.

그를 수식하는 말 중에는 독설가라는 말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그의 철학과 사상들이 분명하고 솔직해서 더 좋았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뭉뚱거리거나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하게 되면,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하는데, 쇼펜하우어의 말들은 명료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오히려 뼈 때리는 말들에 잠시 정신이 혼미해질지언정, 뒤가 구리거나 음흉하게 느껴지지 않아 '아프지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오늘날 여러 방면에서 적용하고 공감할 말들이 많아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쇼펜하우어의 말>을 이제부터 소개해 보려 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장의 주제에 따른 쇼펜하우어의 말을 키워드에 따라 핵심 문장만을 정리해서 모아 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어렵지 않게 그가 추구하는 철학과 행복, 위로의 문장을 만나볼 수 있다.

사이즈나 두께도 딱 적절한 형태라,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은 책이다. 또 핵심 문장만으로 담았기에 키워드별 페이지도 한 페이지를 넘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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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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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책 중 그의 중심 사상을 엮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그의 인생사를 집대성한 <소품과 부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인생에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명언을 주제별로 정리한 책이다.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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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사는 게 원래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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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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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생기는 문제와 씨름하는 게 삶의 본질이다

인간은 기대와 욕구가 구체화된 존재이며, 무수한 욕망의 덩어리다. 이러한 욕망을 품은 인간은 살면서는 오직 자기 자신의 욕망과 고통만을 선명하게 느낄 뿐, 그 외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다. 그렇기에 욕구나 고통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렇게 매일 생기는 난제들과 씨름하며 근근이 살아가며 걱정에 휩싸이는 것이 인간 삶의 본질이다.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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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라고 생각하기 보다, 매일 생기는 문제들을 마주하고 해결해 가며 사는 삶이야말로 우리 삶의 본연이라 생각하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쯤 누그러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산다는 것이 이렇게 매일 투닥거리며 사는 거라는데 이보다 더한 위로가 어디 있을까? 오늘도 우리는 여지없이 난제들과 씨름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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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불행의 차이

"많이 웃는 사람은 행복하고, 많이 우는 사람은 불행하다."
이 단순한 진리 때문에 이 문장을 잊을 수 없었다.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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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해답은 여기에 있다. 많이 웃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많이 우는 사람이 될 것인가!


[욕망] 매일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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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내 작은 행복을 위해 남의 모든 행복을 뺏는 존재다.

이기주의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사람들이 법과 질서에서 벗어난 직후다. 토머스 홉스가 말했듯이 이때는 모든 다툼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각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고자 타인의 것을 빼앗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행복을 아주 조금 늘리려고 남의 모든 행복을 빼앗거나, 전 재산까지 파괴하려는 자도 종종 나타난다. 이것이야말로 이기주의 그 자체다.

(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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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우리는 뉴스와 각종 매체를 통해 쉽게 사람들의 이기적인 순간을 목격하고는 한다. 법과 질서가 있는 세상에서도 이럴진대, 없을 때 벌어질 일들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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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이 분명해야 하는 이유

애매한 목표는 반드시 권태로 이어진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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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순간 '해야 하는 것'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의 경계는 불명확해진다. 이 때문에 쉽게 미루거나 게으른 행태가 지속된다.

삶이 권태로운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명확한 목표부터 세워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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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행복을 느끼려면

세상에서 말하는 행복은 반드시 괴로움이나 결핍을 경험한 뒤에야 오기 마련이다. 또 행복을 얻은 후에도 후회, 고뇌, 허무함, 불쾌감이 뒤따른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한 후 얻는 행복은 전적으로 순수하다. 다만 이 순수한 행복은 생애 내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극히 한순간을 충족시킬 뿐이다.

(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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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뭉뚱그려 말하지만, 행복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가 흔하게 말하는 행복은 시련 뒤에 오는 행복으로, 행복 후에는 또다시 허무함이나 후회 등이 뒤따른다.

반면, 순수한 행복은 앞뒤에 다른 감정을 동반하지 않지만, 지극히 짧은 순간에 찾아왔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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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온전히 자기 의지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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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중심이 없는 인생은 타인에게 영원히 휘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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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은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라. 타인의 평가는 우리의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지 마라.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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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나, 추켜 세워주는 듯한 기분에 도취되어 우리는 종종 타인의 말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착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것은 그저 휘발되는 잠시 잠깐의 만족감일 뿐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기보다 내면에 더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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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 살라

인생은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고, 타인의 평판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진실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질 것이다.

(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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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바라기 전에 내 삶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이것만으로도 잃어버린 행복의 많은 부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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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객관화가 더 중요하다

내가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를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의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하라. 그쪽이 행복해지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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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불행한 이유 중 하나는 나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 쓰기 때문이다.

눈치 보는 것은 이제 그만 두자!


[성공]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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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것에 끌린다

누구나 자신과 동질적인 면만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다. 평범한 자에게는 평범한 것, 저속한 자에게는 저속한 것, 산만한 자에게는 혼란한 것 그리고 아둔한 자에게는 무의미한 것이 동질적인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과 완전히 비슷한 것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한다.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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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나의 취향이나 기호를 한번 살펴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과 끌리는 것이 곧 나를 대변하는 것들이다. 비슷하기에 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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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박수받기를 기대하지 마라

남에게 박수받는 게 중요한 사람일수록 사실 박수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 가깝다.

(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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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나 권력욕을 탐내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만이 가진 진짜 무기가 없기에 보여지는 것에 더 집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밖에 내밀 수 있는 게 없기에 더 원하는 것이다.

반면, 타인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무기를 가진 사람들은 그런 것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이미 나 자체로 충분하기에 굳이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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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명성은 어디까지나 이차적인 것으로, 경탄의 원인은 경탄 그 자체보다 더욱 가치가 있다. 진정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명성이 아니라 무엇으로 명성을 얻었는가 하는 것, 즉 업적 그 자체에 있다. 더 정확하게는 그 업적을 만들어낸 그들의 사고 방식이나 능력에 있다.

(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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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보내는 경탄이나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가진 가치와 직접 만들어낸 결과물에 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성취와 만족을 얻는다.


[관계] 서로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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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들 사이에 있지 마라

어리석은 사람들 가운데 올바른 통치력을 갖춘 인물이 존재한다면 그는 온 동네 시계탑이 모두 고장난 도시에서 홀로 바르게 움직이는 시계와 같다. 그의 시계만이 올바른 시각을 나타낼 것이다. 하지만 이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온 세상은 물론 자신의 시계만이 올바른 시각을 가리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조차 잘못된 시계에 맞춰져 생활하게 되는데 말이다.

(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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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시각,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면 그만큼 환경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라는 시조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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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호의를 베풀면 쉽게 본다

인간은 너그럽게 대하면 버릇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어린아이를 닮았다. 따라서 누구에게는 너무 관대하거나 다정해서는 안된다.
(...)
친구에게 과한 친절과 호의를 베풀면 오히려 그가 상대를 쉽게 여겨 결국 파국을 초래한다.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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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있어 참고하면 좋을 글귀다. 의외로 사람들은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과한 친절과 호의는 피하자.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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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일수록 마음을 숨겨라

만약 정말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 마음을 숨겨라. 사람 사이에서의 우월감은 '어떤 경우에도 당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신할 때 생긴다. 그러므로 상대에게 때때로 '당신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때 오히려 우정이 돈독해진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약간 무관심한 태도를 취해도 좋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탈리아 속담에는 "존경하지 않는 자가 존경받는다"라는 말도 있다.

(9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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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 사이에도 적절한 밀당과 비밀은 필요하다. 아무리 친해도 너무 많은 것을 내어주면 되려 상대방이 우월감을 가지고 나를 업신여길 수 있다.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너무 의지하기보다 때때로 홀로서는 모습을 통해 상대방이 약간의 긴장감을 갖도록 하는 것은 필수다.


[돈] 어떻게 소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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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돈도 쓸모가 있다

사기당한 돈만큼 효과적으로 쓰인 돈은 없다. 평생 얻기 어려운 현명함을 그 대가로 주기 때문이다.

(1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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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주는 인생 교훈을 잘 활용하면, 그 대가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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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나를 지키면서 원하는 인생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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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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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남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반박하지 않는 게 좋다. 왜냐하면 사람을 화나게 하는 것은 쉽지만,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1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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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통해 굳이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거나 내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열을 올릴 필요가 전혀 없음을 느낀다.

어차피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말을 이어갈수록 서로 기분만 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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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친절을 경계하라

거짓된 친절과 어리석은 우정은 두고두고 조심해야 한다.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라"라는 말이 처세술의 절반이라면, "아무것도 말하지 말고, 아무것도 믿지 말라"가 나머지 절반이다.

(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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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거짓 친절과 어리석은 우정으로 상처받거나 곤란해지는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이런 것을 겪고 싶지 않다면 타인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일은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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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쉬이 드러내지 마라

분노나 미움을 말이나 표정으로 드러내는 것은 쓸모없고, 어리석고, 우스운 일이다. 따라서 이런 감정은 드러내지 않는 게 좋다. 분노나 미움을 완벽하게 드러내지 않을수록 잘못된 행위는 더 자명하게 보인다.

(1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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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에게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특히 분노나 미움의 말이나 감정은 가급적 드러내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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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할 때는 흥분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이 내 판단을 믿게 하려면 냉정하게 말해야 한다. 모든 격렬함은 의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장할 때 흥분하면 사람들은 당신이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기보다 들끓는 감정에 따라 판단했다고 여길 것이다.

(1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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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화가 나는 일을 겪을 때는 감정을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흥분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말에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 내 말에 힘을 싣기 위해 주장할 때는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잊지 말자.


[대화] 내가 말한 것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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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우정은 원래 얻기 어렵다

진정한 우정은 상대방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객관적이고, 완전히 무심한 관심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관심은 자신과 친구와 동일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우정을 방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둥지를 틀고 있는 이기심이다. 그러니 진정한 우정이란 거대한 바다뱀처럼 지어낸 이야기이거나, 그 존재를 알 수 없는 희귀한 것이다.

(1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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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평생 진정한 우정을 갖기를 원하지만, 이것은 실상 얻기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객관적이고 집착적이지 않은 관심이 필요한데, 사람은 이기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 이것이 유지되기 쉽지 않다.

상대방이 잘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시기, 질투하는 마음이 샘솟거나 반대의 경우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마음이 싹트기 때문에 진짜 상대방을 마음으로 위해주는 마음을 가진 진정한 우정은 존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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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일에 집중하라

먼 미래보다 눈앞의 일과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

(1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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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먼 미래를 보며 나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성공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현재에 충실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독] 고독 가운데서야 진짜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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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때우는 사람, 시간을 활용하는 사람

평범한 사람은 그저 어떻게든 시간을 때울지 생각만 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려 한다.

(1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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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보면 평범한 사람인지, 재능이 있는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다. 스스로 되물어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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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삶은 어떻게든 끝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나 다름없다. 그래서 인생을 견뎌내는 것은 그 자체로 멋진 것이다.

(1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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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단한 성과를 내서가 아니라, 그냥 삶을 견뎌내는 것 자체로도 당신은 이미 훌륭한 사람이다. 그러니 너무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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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알려주는 것

현명한 사람은 고독한 상태에서 자기를 직면할 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1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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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고독은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제대로 직면하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때때로 고독한 시간을 즐겁게 즐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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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원천

기쁨의 원천을 자기의 내면에서 발견하는 사람일수록 행복해진다.

(1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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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멀리에 있지 않다. 내면에서 행복의 요소를 찾으면 누구보다 행복할 요소가 많다. 덕분에 더 자주, 저 많이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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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그럼에도 우리를 위로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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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살아 있어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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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받아들이는 자세

중요한 것은 일어난 일 그 자체가 아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인생에 닥치는 모든 일보다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자체다. 행복과 평온은 내면에 달렸을 뿐,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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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든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좋은 일도 나쁜 일이 될 수 있고, 나쁜 일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마음의 평온과 행복을 찾고 싶다면 벌어진 일에 대해 마음가짐을 달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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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야 삶이 존재한다

행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고, 그다음 중요한 것이 삶의 지탱하는 본질적인 자산인 '고상한 인격', '뛰어난 두뇌', '명랑한 마음'이다. 명예, 영광, 지위, 명성 등은 본질적인 자산과 경쟁할 수 없으며, 대체할 수도 없다. 오히려 명예, 영광 같은 것들은 망설임 없이 버릴 수 있어야 한다.

(1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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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할 때는 건강을 제외한 다른 것에서 삶의 우선순위를 생각하지만, 정작 건강을 잃어보면 건강이 삶에 가장 우선순위임을 깨닫게 된다.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건강해야 삶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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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좋지 않으면 쉽게 감정이 상한다

행복은 기분과 건강 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같은 일을 겪어도 건강하고 차분할 때와 몸이 좋지 않고 언짢을 때의 감정을 비교하면 잘 알 수 있다. 즉, 행복과 불행은 결국 건강에 달렸다.

(19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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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해 보면 즉시 알게 되는 것이 있는데, 건강이 감정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건강하면 웬만한 일에 크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리고 감정이 좌우될 수 있다.

결국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건강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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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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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말 중에서 깨달음과 공감이 가는 문장들을 우선으로 선정해 보았다. 이 중에서도 유독 더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1장에서 말하는 '사는 게 원래 힘든 이유'와 키워드로는 '관계', '태도', '고독', '건강'에 대한 문장들이었다.

이 문장들을 통해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지, 또 어떤 것들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이 기대된다.

<쇼펜하우어의 말>을 읽다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고민하는 주제는 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200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어떤 면에서는 미스터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말과 책이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을 헤쳐나갈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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