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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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잠비나이'라던가 '김보미'라는 사람을 나는 모른다. TV를 자체를 안 본 지 오래된 데다 선택적으로 몇 가지 프로그램만 꼽아서 보고 있는 터라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TV 프로그램은 물론 출연진까지 죄다 모르는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누군가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싶어서였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장르를 동시에 하고 있는 삶은 어땠을지, 음악을 한다는 것이 이 작가에게는 어떤 의미였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살펴보고 나면, 거기에서 얻는 용기, 희망, 감동, 에너지, 영감 등이 나를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 때가 많은데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 김보미가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된 계기, 그리고 해금을 만나서 성장하게 된 이야기, 여기에 더해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 멤버로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부에서는 해금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부터 해금과 친해지게 된 과정들을 만나볼 수 있다.


2부에서는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의 탄생 비화와 무대 뒤의 이야기들, 그리고 국내외 행사를 통해 마주한 뮤지션들과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가 처음 국악과 인연은 맺은 것은 영화 서편제를 보고 난 이후부터로, 판소리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되면서 판소리를 쫓아 국악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정작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해금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좀처럼 정이 붙지 않아 한동안 방황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고, 이에 비례하게 실력도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하지만 좋은 스승님을 만나게 되면서 해금에 대한 애정은 물론 실력도 쑥쑥 커가게 된다.


그렇게 해금에 대한 애정과 실력이 늘어가던 와중, 저자는 몇몇 좋은 기회들을 만나게 되고 그 기회를 잘 캐치하게 되면서 새로운 인연들과 관계를 맺게 된다.


그것이 발전하게 되면서 독특한 음악을 하는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가 되었고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국악과 록의 조합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맞서야 했기 때문이다.


국악 쪽에서도 록의 분야에서도 잠비나이는 이방인과 같은 취급을 당하면서 섞여들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주고 들어주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면서 잠비나이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개척자로서 인정받게 된다.


해외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그렇게 인기몰이를 하게 되면서 이들은 마침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뮤지션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저자는 지금도 해금의 두 줄 사이를 오가며, 전통과 미래 양극단의 음악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데, 어쩌면 그토록 완전히 다른 음악을 동시에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지루할 틈 없는 다채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처음에는 음악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의상만큼이나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통음악과 록밴드 음악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내심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잠비나이의 '소멸의 시간' 영상을 검색해 봤는데, 그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나서야 비로소 확장성 개념의 음악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는 괜한 편견에 사로잡혀 시도하지 않아서 몰랐을 뿐, 사실은 다양한 조합으로 놀라운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잠비나이가 보여준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전통은 전통대로 지켜나가면서, 또 한편에서는 익숙한 것은 부수고 낯선 음악을 선보임으로써 자신의 삶은 물론 음악 세상까지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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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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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의 멤버이자 해금 연주가. 중학교 때부터 해금을 시작해 30년 넘게 연주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무형 유산 제44호 삼현육각 이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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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해 가는 과정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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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판이 없는 해금을 연주하는 것처럼 허공을 휘적거리듯 중고등학교 내내 해금에 안착하지 못했다. 카랑카랑하고 얇고 높은 해금의 음색이 낯설고 싫기도 했던 것 같다. 해금 소리 자체에 애정이 안 생기니 연습 시간의 대부분은 판소리를 듣거나 과거 그 음악이 흐르던 풍경을 망상하며 보냈던 것 같다. 머릿속에서 흐르는 음악과 풍경과 내 손으로 마주하는 해금 소리의 간극이 너무 컸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노래를 연습하는 것보다 훨씬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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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에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거나 성공한 이들을 두고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그들은 그런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의 글을 보면, 처음부터 재능을 타고났던 건 아니었던 듯하다. 판소리에 매료되어 국악의 길에 들어섰지만, 막상 의지와는 상관없는 해금을 선택하게 된 후로 한동안 방황했던 듯하다.


아니, 단순한 방황을 넘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고 표현한 걸로 봐서는 중도에 포기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지 않았을까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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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성격 탓인지, 음악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

산조를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한 장단 한 장단이 그러해야 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납득할 수 있는 서사를 부여했다.

(...)

감정의 스펙트럼을 세세하게 분류해 산조에 늘어놓았다. 나만의 해석법을 찾은 것이다. 산조의 서사를 나름대로 완성하니 정지해 있는 듯 느껴지던 정악에도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정리한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탄생시키는 것과 같았다. 해금이, 음악이 내게로 오는 나날이었다. 연주 자체에 재미가 붙으니 연습 시간이 즐겁고 부족하게 느껴졌다.

31~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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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가 없는 채로 그냥 포기했다면 지금의 잠비나이는 물론 해금 연주가 김보미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했다.


자신의 성향에 따라 음악을 자신의 식대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서사를 부여하고 이유를 찾았다.


그렇게 나만의 해석법을 찾으니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고, 연주 자체에 재미가 붙으면서 연습 시간은 저절로 늘어났다.


이런 방식은 우리 삶에도 도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랑 맞지 않는다고, 흥미가 없다고 쉽게 포기하기보다 나에게 맞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 흥미를 불어 넣는다면, 어떤 것이든 발전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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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에 점 하나 찍기가 두려워 망설였는데 어느새 스케치북 한 권을 다 채웠다. 이 미술원 수업을 통해 나는 분명 이전과는 달라졌다. 내 주변에 한정된 자원을, 즉 같은 것을 새롭게 보는 시선이 예술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은 어느 날 운명처럼 오는 것이 아닌 꾸준함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도 안 되는 호기로 미술원 수업을 신청했지만 결국 A+의 성적을 받아내며 학기를 마쳤다.

(...)

영감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다만 그것이 영감이 될 수 있음을 알아차리기 위해 주변의 익숙한 것들을 늘 새롭게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멋진 작품으로 완성하는 힘은 꾸준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아티스트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72, 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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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점 하나 찍기가 두려울만큼 망설여지는 일이다. 하지만 작은 도전과 시도는 결국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과 깨달음이라는 자원을 안겨준다. 저자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꼭 예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새롭게 보는 시선과 꾸준함이라는 무기는 우리를 더 나은 내가 되도록 이끌어 준다. 지금 당장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기에 앞서 내가 가지고 있는 한정적인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더 먼저 고민해 보고 그것을 꾸준함이라는 시간에 버무려 투자한다면 기대한 것 이상의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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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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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금 새로운 무언가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상극처럼 느껴지는 극과 극의 음악을 하면서도 양쪽 모두에 인정받으며 사는 저자의 삶과 음악에서 힌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창조하기 이전에 저자가 투자한 시간과 방향성에서 큰 힌트를 얻었는데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눈, 그리고 낯선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꾸준함이라는 이름으로 노력한 시간들이 바로 그것이다.


덕분에 저자는 지루함을 탈피하고 흥미와 재미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들이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긍정은 긍정을 불러오고, 부정은 부정을 불러온다고 했던가? 한번 붙은 긍정의 불씨는 자발적으로 연습을 이어나가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실력은 날로 늘어가기 시작한다. 덕분에 후에 기회가 왔을 때 저자는 그 기회를 거침없이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특정 길이라는 게 없다. 그저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그렇다면 저자처럼 한 번쯤 나만의 길을 개척해 보는 것도 꽤 멋진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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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와 윤리 교과서의 사상가들 - 논술과 수능이 강해지는 사상가 40인의 핵심 개념
김종익 지음, 문종길 감수 / 책과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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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는 지루하고 재미없어 별 흥미를 가지지 못했던 학문 중 하나가 바로 윤리, 사상, 철학 등과 같은 학문인데, 오히려 성인이 된 후에 더 즐겨 하게 된 것 같다.


아마도 쉽고 흥미진진하게 쓰인 다양한 책들을 만난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 때문에 뒤늦게 철학자나 사상가들,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윤리나 사상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수확은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별 거부감 없이 나의 의지에 따라 이와 관련된 책들을 스스럼없이 접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번 책도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반은 흥미로웠고 반은 좀 지루하게 다가왔다. 부재를 보면, 수능과 논술 준비를 위한 입문서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그래서인지 좀 딱딱하게 다가왔달까?


각 사상가를 소개하는 초입 부분, 그러니깐 어린 시절에 대한 내용이나 사상가의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는데, 윤리와 사상을 설명하는 부분에 들어서면 어딘가 모르게 입에 짝! 붙는 느낌이 들지 않아 겉돌게 되었다.


실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 입장에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그냥 깔끔하게 정리된 노트를 보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총 4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서양 철학과 동양 사상을 함께 담고 있는 책으로 사상가들을 개별적으로 소개하면서 이들이 추구했던 개념과 사상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형태로 서술하고 있다.


초반에는 인물의 어린 시절이나 배경 정보에 대해 전하고, 중후반에는 이들의 윤리와 사상을 인용문과 함께 기재하고 있으며, 마지막 결론에는 주요 개념을 다시 한번 요약정리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소개하고 있는 동서양의 철학자 비율을 살펴보면, 서양 철학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아마도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아래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러 사상가들의 철학 중 유독 시선을 끌었던 한 사상가에 대한 글로 우리 모두에게 인상 깊은 메시지가 될 것 같아 가져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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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

"모든 존재는 하나의 선이므로 타락하지 않으면 '큰 선'이고, 타락하면 '작은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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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악은 신의 창조물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절대적으로 선한 존재인 신은 자신의 섭리(의지)에 따라 이 세계를 위계질서에 따라 선하게 창조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악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은 인간에게 이성과 자유의지를 주었지만, 중간적 존재인 인간이 신의 뜻을 섬기기보다 자신의 욕망을 섬기기 위해 자유의지를 남용함으로써 타락하게 되었고, 이런 행동이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질서를 깨뜨리게 되었으며, 이것이 곧 악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 즉 악이란 인간이 자신의 자유의지를 남용한 결과이며, 선의 결핍이라는 주장이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악이란 '선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선이 결핍된 상태'이거나 마땅히 있어야 할 선이 '빼앗겨진(박탈된)' 상태이다. 신은 이 세계의 모든 인간과 나머지 모든 피조물을 선하게 창조했을 뿐이다. 따라서 선은 악 없이 존재할 수 있지만, 악은 선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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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성선설과 성악설이 내 안에서 자꾸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성선설에 더 무게가 쏠려있었는데, 요즘에는 원래부터 양심 없고 도덕 없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부딪치면 반사적으로 '미안합니다'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일부러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도 많고, 또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반성은커녕 되레 화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보면서 악하게 태어나 악하게 자라는 사람도 있겠다는 생각을 슬며시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위 문장을 읽고 나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나쁜 일들에 대한 원인을 스스로 납득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악'은 창조된 게 아니라, 사실은 인간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그것이 쌓이고 쌓여 현재의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온난화로 인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그리고 타인에게 함부로 해를 가하는 행위 모두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대체 언제부터 인간들은 이렇듯 선을 넘게 된 것일까?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사상을 되짚어 보고, 이를 현실에서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바로 선의 결핍과 자유의지의 남용을 바로잡는 것 말이다.


타락한 인간들이 득실거리는 세상!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앞으로 우리는 과연 어떤 세상에서 살 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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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
윤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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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통해 체득한, 관계를 잘 가꾸는 방법!"



제목을 보고 마음을 움직이는 예쁜 말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됐는데, 막상 읽어보니 '말'보다 '관계'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책이었다.


물론 그 안에 말이 주는 힘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는 했으나 일단 기본적으로 '관계'에 대한 내용이 기본 베이스임을 알고 책을 살펴보면 더 좋을듯하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이 넘어지고 깨지면서 깨달은 현명한 관계를 가꾸는 방법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내용들을 서술하고 있어서인지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꽤 많았는데, 아래는 그중에서도 특히 더 와닿았던 문장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때때로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나보다는 타인을 더 우선시할 때가 있다. 또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관계를 꾸역꾸역 참아가며 이어나가는 때도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는 핵심은 우선 나 자신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것과 관련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타인과 좋은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도 함께 제시하며, 자기 자신의 안위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까지 건강하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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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길은 나를 거친다. 한 번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생각을 거친 뒤 입 밖으로 나온다. 그 과정에서 어두운 감정이 조금씩 묻을 수 있다. 그 또한 나인 거다. 이렇듯 생각이 흘러넘치는 말이 전해져야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비로소 진짜 나를 알게 되는 것이다.


남을 존중하기 전에 나를 존중해야 한다. 솔직함이 관계를 끊어낼까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혼자 감당하는 게 더 외로운 일이다. 나를 설명하고, 이해받고, 그러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일. 아름다운 관계엔 '진짜 나와 당신'이 있다.

29~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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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관계를 망칠까 두려워 진짜 나를 꽁꽁 숨기고 예쁘고 멋진 나의 모습만 공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결코 좋은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없다. 더불어 곁에 사람이 많아도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좋은 관계를 제대로 쌓고 싶다면, 일단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때로는 오해를 사거나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 부딪히며 이해받고 설명해 나가다 보면 분명 관계를 탄탄히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어느새 타인과 진짜 관계를 제대로 맺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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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도 허름한 상자와 같아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계속 쌓이기만 한다. 결국 불필요한 짐이 되는 것이다. 정리해야 하는 관계는 정리할 줄도 알아야 한다.

(...)

사람은 저마다 마음의 총량이 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크기의 마음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시간의 문제다. 여유 시간이 열 시간이라면, 그 시간을 내 사람을 위해 잘 분배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감당할 시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관계를 정리하지 않는 일은 기존의 관계마저 소홀히 대하는 일과 같다.


비단 타자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와의 관계에서도 이런 '비워냄'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버리지 못한 관념, 마음, 상처와 같은 것들. 지나간 시절의 후회들. 아직까지 놓지 못한 과거들. 지금 당장 필요 없는 것이지만, 비워내지 않으면 마음속 공간을 차지한다.

(...)

비워내지 않은 마음이 현재를 계속 옭아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지나간 것을 정리해야만 한다.

(...)

어쩌면 삶의 모든 것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만 한다. 버리고 담고를 반복하며, 하나의 시절을 놓아주며, 또 다른 시절로 이동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82~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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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지속적으로 잘 이어나가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바로 '비움'이다. 물건뿐만 아니라 비우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데, 한정된 시간 안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비움이 필수다.


비움을 실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것을 비워내는 일이다. 과거의 상처, 복잡한 심정, 후회 같은 것들을 비워내야 새로운 것들을 채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어쭙잖게 이어져 온 관계를 청산하는 일이다. 나를 망치는 사람이나 의미 없이 이어져오던 만남을 하나 둘 정리하다 보면 의외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데 바로 '시간'의 확보다.


이렇게 얻은 선물 같은 시간은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하거나 아니면 긍정적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사용하면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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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사람이 되는 게 먼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에게 진심을 다해보는 것이다. 진솔한 사람은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 나눌 줄 안다. 그러기 위해선 혼자만의 시간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살다 보면 고독을 마주할 때가 있다. 단순히 혼자 있기를 좋아해서일 수도 있지만, 의도치 않게 혼자 남겨지는 경우도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런 시간을 조금 더 소중히 대할 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시간에 방황하는 듯하다. 단순히 혼자 있다고 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다.

(...)

자신과 대화하기 위해선 고독을 내 편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일, 공감 가는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터트리는 일, 낯선 여행지에서 또 다른 일상을 느끼는 일. 이런 고독함이 내면을 마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때가 스스로에게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다.

126~1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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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좋은 관계를 잘 이어가기 위해서는 나와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돈독히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를 위한 최고의 방법은 바로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다.


고독 자체를 즐기며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혼자 해나갈 수 있다면, 관계에 얽매이기 보다 그냥 그 상태로 만족을 느낄 수 있으므로 타인과의 관계 역시 긍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내면을 들여다보며 나에 대해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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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인이 되고 나서야 '서로를 위한 거리'가 정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당신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진 탓에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 가까워지고자 했던 노력이 화살로 변해 되돌아오고야 마는 것. 사람은 그런 존재였다. 너무 멀어도 힘들고 너무 가까워도 힘든 존재. 가까워지고 싶어서 빈틈없이 다가가는데, 어느 순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만다. 곧이어 상처와 고통이 생긴다. 먼저 다가간 사람이 조금 더 깊은 상처를 입고, 많이 다가간 사람이 조금 더 오래 아프다. 딱 그 만큼이다. 침범한 만큼 아프다.


여러 번 상처를 입고 나서야 관계에서도 방울토마토처럼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175~1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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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거리 확보는 필요하다. 어쩌면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람마다 확보되어야 하는 거리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관계에 있어 안전거리 확보는 필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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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지 않았는데 늘 해명하는 사람이 있다. 대게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 그렇다. 나쁜 사람으로 보이면 안 된다는 강박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일을 포장하는 것이다.


이해를 바라는 부탁의 말은 나와 상대방을 '갑을 '관계'에 몰아넣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명하는 사람이 자신이 을이라는 걸 거듭 강조하기에, 듣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갑의 위치에 놓인다. 쓸데없이 자세를 낮추는 모습에 오히려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서로에게 독이 되는 일이다. 해명하고 싶다면 차라리 말을 줄이는 게 좋다.


물론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 순간도 있을 것이다. 이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억지로 을의 위치에 몰아넣어 선 안 된다. 말은 간결할수록 힘이 있다.

(...)

여기서 필요한 건 "미안해"라는 말 한마디다. 이거면 충분하다. 설명은 상대방이 원할 때 해도 늦지 않다.

233~2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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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하는 사과나 지나치게 해명을 많이 하는 행위는 관계를 악화시킨다. 의도치 않았어도 이런 행위들은 관계를 기울게 만들고 또 무의식 속에 갑과 을을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꼭 필요한 경우라면 "미안해"라는 진심 어린 말로 사과의 마음을 건네고, 그 외 불필요한 요소들은 생략함으로써 논점을 흐리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은 마음을 다 담지 못한다. 아니 때로 과한 말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도 있다. 그러니 말은 간결하게 하는 것이 어떨까?



*****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잘 이어가는 것'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그만큼 누군가와 관계를 잘 이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요즘은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와의 관계에 대한 부분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 책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어보면 어떨까 한다.


가끔 '좋은 관계'라는 말에 휩쓸려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지내야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책에서 서술된 관계를 잘 이어가는 방법들을 살펴보며 그런 오해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좋은 관계란 하나와 하나가 평등하게 만나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해 주는 행위가 지속되는 걸 말한다. 반면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종속되거나 기울어지게 되면 그때부터는 긍정적 관계로 보기 힘들어진다.


나와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하고 내가 나로서 온전히 존재해야 나와 잘 지낼 수 있다.


현시점을 시작으로 주변에 나를 얽매는 불필요한 요소들은 이제 그만 놓아주면 어떨까? 그리고 어리석은 나와도 작별해 보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그렇게 진짜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도 긍정적 관계를 길게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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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외출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마스다 미리가 그린 만화만 읽다가 에세이로 낸 책이 있어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되었다. 앞서 읽었던 만화와는 완전히 느낌이 달랐는데, 덤덤하게 써 내려간 문장에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주요 내용은 아버지의 죽음 전후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온전히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오히려 절제된 감정 속에서 삐죽삐죽 솟아나는 감정들이 더 슬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


총 20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왕래가 잦지 않던 삼촌의 죽음으로 시작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다루며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특히 저자는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난 후의 감정과 삶에 대해 덤덤한 문제로 담아내고 있는데,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짜 찐 리얼의 현실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악을 쓰거나 액션이 크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은 이렇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살아가며 문득문득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때를 회상하며, '그때 조금만 앞당겨 갈걸' 하는 후회를 문득문득 하지만, 당시에는 '이것까지만'이라는 생각을 하다 시기를 놓치게 된다.


또 삼촌과는 성인이 된 이후 대면 대면한 관계로 지내서 몰랐지만, 그의 장례식장에서 삼촌이 자신의 글을 챙겨 읽고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그럴 줄 알았으면 삼촌에 대한 일화를 써서 삼촌을 기쁘게 해줄걸'하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매일 매 순간 떠오르는 감정들은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슬픔에만 빠져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저자는 봄이 오면 엄마와 꽃놀이도 가고, 매일 바쁜 '오늘'을 살아가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가 과거 어느 날이 문득 떠오를 때면 '만약 그때 이랬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에 젖어들며 소중한 이를 그려보기도 한다.


무언가 대단히 극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이렇게 무덤덤히 일기처럼 써 내려간 글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그 속에서 한 번씩 떠오르는 슬픔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었다.


살다 보면 피곤해서, 바빠서, 귀찮아서, 지금 덜 중요해서 나중으로 미루는 일들이 은근히 많다. 그런데 그렇게 모든 일들을 나중으로 미루다 보면 진짜 나중에는 후회만 남는 수도 있다.


그러니 웬만하면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생각났을 때 바로 실행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한다. 그럼 후에 소중한 이가 영원한 외출을 떠났을 때 미안함보다는 좋은 추억을 먼저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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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너답게 빛날 거야
바리수 지음 / 부크럼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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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바리수 작가의 신작으로, 지난 책 <이젠 네가 피어날 차례야>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책이다. 여전히 귀여운 바리수 캐릭터와 작가의 경험을 실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작가가 지향하는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은근히 반가웠다. (경험을 중시하는 나와도 잘 맞았음)


저자는 경험주의자로, 새롭게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인데 이번 책에도 그런 저자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나를 찾는 여정'이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바리수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저자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가볍게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들을 안겨주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짤막한 단문 형태의 만화 혹은 글로 이루어져 있어 출퇴근 시간이나 잠자기 전 혹은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읽기 딱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번 책의 주제가 '내가 좋아하는 나를 찾는 여정'인 만큼 가까운 지인들에게 주는 선물용으로도 나쁘지 않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이지만, 읽으면서 독자인 나 역시 공감 가는 부분이 꽤 많았다. 또 오랜 관습, 사회시스템, 편견 등에 사로잡혀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던 것들을 이 책을 읽으며 많이 걷어내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공감 포인트와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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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를 새로이 시작하는 걸 좋아하는 만큼 금방 싫증을 내곤 한다. 시작한 후에 나와 맞지 않는다 느껴지면 서둘러 놓아 버리고 다시금 나에게 맞는 걸 찾아 떠난다.


이런 성향이 늘 단점인 줄 알고 나 자신을 탓하며 나무랐었지만 이제는 이 점이 내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좋아하지 않는지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싫증을 내었던 것들은 끈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나에게 맞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20~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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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이직을 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며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쯧쯧' 혀를 차고는 한다. 그러면서 끈기와 인내심이 없다며 꾸지람까지 더하는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소리를 들으면 진짜 내가 잘못한 건가, 요즘 젊은이들이 인내심이 없는 건가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었는데,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난 지금은 오히려 그들의 말이 100% 맞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명확히 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런 문제는 쉽게 싫증을 낸다는 결론만 가지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다각도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싫증을 자주 내거나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어쩌면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거나, 아니면 이들과 사회 시스템이 정말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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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 걸렸지만 이제야 내 마음에 힘을 실어주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종종 두렵기도 하고 어떤 때는 괜한 쓴소리를 들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내 마음이 원하는 바를 선택하고 믿어 주는 것, 수많은 반대의 말에도 나를 지지해 주는 것. 그게 나를 사랑해 주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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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 줘야 내 삶도 동력을 얻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 누가 머라고 하든 상관하지 말고, 내 마음이 원하는 것에 강력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보자! 그것이야말로 진정 나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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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

상황은 어쩔 수 없이 주어져도 이외의 모든 선택권은 나에게 달려 있다. 과거에서 배우고, 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하며, 그 선택을 최선으로 만드는 것. 그렇게 내 삶을 제대로 마주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주인이 되어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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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면 알겠지만, 정말 인생 내 맘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그럴 때 주저앉아 허송세월만 보낼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며 최악의 상황을 최선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내가 어쩌지 못하는 상황은 내버려두고, 그것을 타개할 방방법들을 스스로 찾아나가다 보면 분명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떤 절망의 순간이 와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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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해진 지난날의 불가능 목록들이 내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들어 준다. 비록 지금은 어려워 보일지라도 스스로 한계를 두어 가두지 않고 계속해서 행동하고 넓혀 간다면 우리에게 완벽한 불가능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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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 자신을 한계로 내모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해보기도 전에 '이건 못해',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야'라는 마음으로 불가능 목록에 넣어두면 두 번 다시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면서 정말 불가능한 영역의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어려워 보여도 일단 시작해서 조금씩 반경을 넓혀나가다 보면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예상치 못한 재능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불가능 목록이라 생각되는 일들에 너무 날을 세우거나 벽을 두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여타 어느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시작해 보자. 그러면 '완벽한 불가능'이라는 범주에 드는 일들은 차츰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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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끼는 방법



좋은 곳과 좋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쓰는 것. 좋은 영양분을 채워 주는 것. 내가 머무는 곳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 나에게 좋은 생각과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내가 한 선택을 응원해 주고 자랑스러워해 주는 것. 그것이 나를 아끼는 방법이다.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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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아끼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위의 글귀를 수십 번 읽고 외워두자. 그리고 누군가 이 글에 위배되는 일을 저질렀거나 스스로 마음이 약해졌을 때는 이 글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아 보자.




생각이 복잡하거나 연달아 실패하는 일들이 일어날 때면 우리는 종종 길을 잃어버렸다고 느낀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난 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또한 현재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임을 알게 된다.


그러니 어떤 길을 걸어가든 당당하고 경쾌하게 걸어가자. 당신은 결코 길을 잃지 않았다.



=====

욕심도 부려 봐야 한다.


부려봐야, 그제서야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뭐인지 알게 되니까.

(...)

다 겪어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뭐가 나에게 걸맞고 걸맞지 않는지.

다 해 보고, 다 겪어 보고, 그리고 선택해야 해.


오롯이 네가 좋아하는걸.

좋다고 하는 거나, 좋아 보이는 게 아니라.

166~1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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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나도 한때는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 돈이 없으니까, 시간이 안되니까 와 같은 여러 핑계를 대며 미뤄두던 일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미뤄두기만 하니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었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수많은 '욕심'들이 마음속에는 한가득인데 그냥 그게 다였다.


그러다 어느 날 마음을 고쳐먹고 마음속의 욕심들을 하나 둘 꺼내 부려보기 시작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좋은 것, 싫은 것의 취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 해보고, 다 경험하면서 선택하다 보니 이제는 진짜 '나'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됐다.



=====

요즘 꽂힌 말은 'LET IT BE', 그대로 두는 것. 그렇다고 모든 것을 그래도 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하고 그 외에 일어나는 일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니 그대로 두 자는 의미다.


그동안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까지 어떻게든 막으려 애쓰며 괴로워했는데, 생각을 바꾸니 삶이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고 오히려 평화로워졌다. 그리고 이렇게 할 때 많은 것들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고, 떠날 사람은 떠날 테고, 올 사람은 반드시 온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편해졌다. 모든 것이.

183페이지 中

=====


너무 빡빡하게 생각하기 보다 어떨 때는 그냥 헐렁하게 두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거나 나쁜 일을 막겠다고 모든 일을 통제하려 들면 결국 나만 힘들어진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나머지는 그냥 순리에 맡기자. 이렇게 마음가짐만 바꿔도 내 마음에는 평화가 찾아온다.


어차피 내가 끙끙 앓던 편하게 지내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고 떠날 사람은 떠나게 되어 있다. 반대로 남을 사람은 남을 것이고, 올 행운이라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

관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 날 좋아해 준다면 고맙고, 미워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긴다. 나 역시 누군가를 좋아하기도 미워하기도 하니까. 그런 마음들은 한쪽만 노력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전에는 조금만 틀어져도 '왜 그럴까? 내가 뭘 잘못했나?'하며 전전긍긍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힘을 빼게 되었다.


건강하고 좋은 관계의 사람들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묵묵히 곁에 머물러 준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며 잠시 멀어지거나 틀어져도 끝끝내 함께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잠시 마주쳤던 인연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

2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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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나 인연에 너무 전전긍긍하다 보면 나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타인에게만 모든 것을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코 건강한 관계가 아님에도, 관계 그 자체에 몰입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된다. 그러니 관계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건강하고 좋은 관계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서로가 편안하고,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도 언제든 연락이 닿으면 반갑다.


반면 매번 노력을 해야 이어지는 인연이라면 그 관계는 결국 언젠가 끝날 인연이라는 말과 같다. 그러니 시간 낭비하기보다 하루빨리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낫다.



***


삶이든 관계든 내가 없으면 이 모든 것도 없다. 그래서 '내'가 바로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나답게 존재하는 것! 출발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막상 나답게 살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저자의 방법들을 살짝 빌려오자.


나의 성향은 어떤지 관찰해 보고, 경험을 통해 호불호를 찾아 나의 취향을 하나 둘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나를 사랑하고 믿는 마음을 최우선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다 보면 서서히 어떻게 내 삶을 컨트롤하면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선택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편견 관습 등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어디서든 나답게 빛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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