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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너답게 빛날 거야
바리수 지음 / 부크럼 / 2025년 5월
평점 :
이 책은 바리수 작가의 신작으로, 지난 책 <이젠 네가 피어날 차례야>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책이다. 여전히 귀여운 바리수 캐릭터와 작가의 경험을 실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작가가 지향하는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은근히 반가웠다. (경험을 중시하는 나와도 잘 맞았음)
저자는 경험주의자로, 새롭게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인데 이번 책에도 그런 저자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나를 찾는 여정'이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바리수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저자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가볍게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들을 안겨주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짤막한 단문 형태의 만화 혹은 글로 이루어져 있어 출퇴근 시간이나 잠자기 전 혹은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읽기 딱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번 책의 주제가 '내가 좋아하는 나를 찾는 여정'인 만큼 가까운 지인들에게 주는 선물용으로도 나쁘지 않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이지만, 읽으면서 독자인 나 역시 공감 가는 부분이 꽤 많았다. 또 오랜 관습, 사회시스템, 편견 등에 사로잡혀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던 것들을 이 책을 읽으며 많이 걷어내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공감 포인트와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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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를 새로이 시작하는 걸 좋아하는 만큼 금방 싫증을 내곤 한다. 시작한 후에 나와 맞지 않는다 느껴지면 서둘러 놓아 버리고 다시금 나에게 맞는 걸 찾아 떠난다.
이런 성향이 늘 단점인 줄 알고 나 자신을 탓하며 나무랐었지만 이제는 이 점이 내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좋아하지 않는지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싫증을 내었던 것들은 끈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나에게 맞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20~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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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이직을 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며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쯧쯧' 혀를 차고는 한다. 그러면서 끈기와 인내심이 없다며 꾸지람까지 더하는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소리를 들으면 진짜 내가 잘못한 건가, 요즘 젊은이들이 인내심이 없는 건가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었는데,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난 지금은 오히려 그들의 말이 100% 맞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명확히 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런 문제는 쉽게 싫증을 낸다는 결론만 가지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다각도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싫증을 자주 내거나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어쩌면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거나, 아니면 이들과 사회 시스템이 정말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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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 걸렸지만 이제야 내 마음에 힘을 실어주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종종 두렵기도 하고 어떤 때는 괜한 쓴소리를 들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내 마음이 원하는 바를 선택하고 믿어 주는 것, 수많은 반대의 말에도 나를 지지해 주는 것. 그게 나를 사랑해 주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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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 줘야 내 삶도 동력을 얻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 누가 머라고 하든 상관하지 말고, 내 마음이 원하는 것에 강력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보자! 그것이야말로 진정 나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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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
상황은 어쩔 수 없이 주어져도 이외의 모든 선택권은 나에게 달려 있다. 과거에서 배우고, 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하며, 그 선택을 최선으로 만드는 것. 그렇게 내 삶을 제대로 마주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주인이 되어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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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면 알겠지만, 정말 인생 내 맘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그럴 때 주저앉아 허송세월만 보낼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며 최악의 상황을 최선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내가 어쩌지 못하는 상황은 내버려두고, 그것을 타개할 방방법들을 스스로 찾아나가다 보면 분명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떤 절망의 순간이 와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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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해진 지난날의 불가능 목록들이 내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들어 준다. 비록 지금은 어려워 보일지라도 스스로 한계를 두어 가두지 않고 계속해서 행동하고 넓혀 간다면 우리에게 완벽한 불가능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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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 자신을 한계로 내모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해보기도 전에 '이건 못해',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야'라는 마음으로 불가능 목록에 넣어두면 두 번 다시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면서 정말 불가능한 영역의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어려워 보여도 일단 시작해서 조금씩 반경을 넓혀나가다 보면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예상치 못한 재능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불가능 목록이라 생각되는 일들에 너무 날을 세우거나 벽을 두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여타 어느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시작해 보자. 그러면 '완벽한 불가능'이라는 범주에 드는 일들은 차츰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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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끼는 방법
좋은 곳과 좋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쓰는 것. 좋은 영양분을 채워 주는 것. 내가 머무는 곳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 나에게 좋은 생각과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내가 한 선택을 응원해 주고 자랑스러워해 주는 것. 그것이 나를 아끼는 방법이다.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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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아끼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위의 글귀를 수십 번 읽고 외워두자. 그리고 누군가 이 글에 위배되는 일을 저질렀거나 스스로 마음이 약해졌을 때는 이 글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아 보자.


생각이 복잡하거나 연달아 실패하는 일들이 일어날 때면 우리는 종종 길을 잃어버렸다고 느낀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난 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또한 현재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임을 알게 된다.
그러니 어떤 길을 걸어가든 당당하고 경쾌하게 걸어가자. 당신은 결코 길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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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도 부려 봐야 한다.
부려봐야, 그제서야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뭐인지 알게 되니까.
(...)
다 겪어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뭐가 나에게 걸맞고 걸맞지 않는지.
다 해 보고, 다 겪어 보고, 그리고 선택해야 해.
오롯이 네가 좋아하는걸.
좋다고 하는 거나, 좋아 보이는 게 아니라.
166~1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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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나도 한때는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 돈이 없으니까, 시간이 안되니까 와 같은 여러 핑계를 대며 미뤄두던 일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미뤄두기만 하니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었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수많은 '욕심'들이 마음속에는 한가득인데 그냥 그게 다였다.
그러다 어느 날 마음을 고쳐먹고 마음속의 욕심들을 하나 둘 꺼내 부려보기 시작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좋은 것, 싫은 것의 취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 해보고, 다 경험하면서 선택하다 보니 이제는 진짜 '나'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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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꽂힌 말은 'LET IT BE', 그대로 두는 것. 그렇다고 모든 것을 그래도 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하고 그 외에 일어나는 일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니 그대로 두 자는 의미다.
그동안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까지 어떻게든 막으려 애쓰며 괴로워했는데, 생각을 바꾸니 삶이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고 오히려 평화로워졌다. 그리고 이렇게 할 때 많은 것들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고, 떠날 사람은 떠날 테고, 올 사람은 반드시 온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편해졌다. 모든 것이.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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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빡빡하게 생각하기 보다 어떨 때는 그냥 헐렁하게 두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거나 나쁜 일을 막겠다고 모든 일을 통제하려 들면 결국 나만 힘들어진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나머지는 그냥 순리에 맡기자. 이렇게 마음가짐만 바꿔도 내 마음에는 평화가 찾아온다.
어차피 내가 끙끙 앓던 편하게 지내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고 떠날 사람은 떠나게 되어 있다. 반대로 남을 사람은 남을 것이고, 올 행운이라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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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 날 좋아해 준다면 고맙고, 미워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긴다. 나 역시 누군가를 좋아하기도 미워하기도 하니까. 그런 마음들은 한쪽만 노력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전에는 조금만 틀어져도 '왜 그럴까? 내가 뭘 잘못했나?'하며 전전긍긍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힘을 빼게 되었다.
건강하고 좋은 관계의 사람들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묵묵히 곁에 머물러 준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며 잠시 멀어지거나 틀어져도 끝끝내 함께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잠시 마주쳤던 인연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
2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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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나 인연에 너무 전전긍긍하다 보면 나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타인에게만 모든 것을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코 건강한 관계가 아님에도, 관계 그 자체에 몰입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된다. 그러니 관계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건강하고 좋은 관계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서로가 편안하고,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도 언제든 연락이 닿으면 반갑다.
반면 매번 노력을 해야 이어지는 인연이라면 그 관계는 결국 언젠가 끝날 인연이라는 말과 같다. 그러니 시간 낭비하기보다 하루빨리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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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든 관계든 내가 없으면 이 모든 것도 없다. 그래서 '내'가 바로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나답게 존재하는 것! 출발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막상 나답게 살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저자의 방법들을 살짝 빌려오자.
나의 성향은 어떤지 관찰해 보고, 경험을 통해 호불호를 찾아 나의 취향을 하나 둘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나를 사랑하고 믿는 마음을 최우선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다 보면 서서히 어떻게 내 삶을 컨트롤하면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선택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편견 관습 등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어디서든 나답게 빛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