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모르는 스무 살 자취생활 - 생활과 생존 사이, 낭만이라고는 없는 현실밀착 독립 일지
빵떡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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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선가 우당탕탕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은 서투른 자취생활의 일면을 유쾌하게 그려낸 이 책은 여러모로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았다. 첫 자취생활의 추억, 무언가 요리를 하겠다고 시작한 일의 처참한 최후, 현실과 낭만 사이의 갭을 느끼며 지낸 일상생활의 여러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처음은 낭만을 꿈꾸지만 막상 처음 겪는 자취생활의 현실은 어설픔과 서투름, 고단함이라는 절대불변의 법칙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는데, 첫 독립의 시작부터 집을 구하는 과정, 이웃들과의 관계, 처음 겪는 버라이어티 한 일상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통해 웃픈 상황들을 다양하게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꿈꾸던 26살의 첫 독립! 그러나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매일 같이 벌어지는 버라이어티 한 쌍둥이 남매의 일상! 이들의 자취생활 스토리에는 다른 듯 닮은 우리의 일상이 담겨있었다. 때론 유쾌하고 때론 불행한, 쌉싸름한 자취생활의 일면을 통해 공감과 힐링의 시간을 가져본다.

 

총 5가지 주제로 담긴 자취생활의 일면은 말하듯 쓴 문체 덕에 교감하듯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든다. 끄덕끄덕 공감하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코앞으로 다가온다. 시시각각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을 보며 불행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난감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힐링 포인트는 쌍둥이 남매의 대화 장면이었는데, 한참을 배꼽 잡고 웃었던 장면도 있었다. 자취생활의 리얼리티가 고스란히 담긴 것은 물론 타인과는 절대 나눌 수 없는 교감이 책을 뚫고 느껴져 더 그러했던 것 같다.

 

자취를 통해 보여주는 성장담은 물론,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들에서 한 뼘 더 성장한 나의 모습도 비춰 볼 수 있었는데, 현실 밀착 스토리가 적나라하지만 유쾌하게 그려져 보는 내내 즐거움과 행복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 몇 가지 포인트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초현실판 리얼리티 생존기를 통해 아직 자취생활을 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현실을, 이미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전해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저자인 빵떡씨가 말하는 생존과 낭만 영역을 살펴보는 것이다. 나만의 생존영역에는 무엇이 있고, 또 나만의 낭만 영역에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고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떻게 배분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엄마는 모르는 자취생활의 일면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담아낸 <엄마는 모르는 스무 살 자취생활>.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고 있는 독립생활의 진면목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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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집도 마찬가지였다. 살기 좋은 집은 여러 조건을 다 충족했기 때문에 다 고만고만하지만, 이 조건들 중 하나만 조져도 삶이 고단해지기 때문에 나쁜 집은 제각각의 이유로 나쁘다. 어떤 집은 좁고, 어떤 집은 습하고, 어떤 집은 교통편이 안 좋은 것처럼.

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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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공감 갔던 문장 중 하나였다. 생각해 보면 살기 좋은 집은 여러 조건이 모두 충족되었기 때문에 특별히 따질 것이 없었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라도 나쁘면 삶이 고단해지고 힘들어졌다. 이 모든 게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할 필수조건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한 가지 이상은 포기하고 선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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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 사람들 사이에서 늘 긴장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
셰어하우스에 들어 가기 전에 나는 타인과 어디까지 셰어할 수 있고, 어디부터는 셰어할 수 없는 사람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3개월 만에 집구석으로 기어들어 올 거면 왜 나가 산다고 난리굿을 했냐"며 어머니에게 등짝을 후드려 맞게 될지도 모른다.

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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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에서의 일화를 담은 내용이었는데, 나의 성향과 상황을 먼저 파악한 후에 거주지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내향형이었던 저자는 셰어하우스에서의 생활이 생각보다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단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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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애정 하는 마음이 생기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분이 된다.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싶어진다. 세세한 면까지 조금 더 알고 싶고, 불편을 감수하고 싶어진다. 역시 정을 붙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랑이 어렵다면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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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특히 공감하는 내용이라 더 눈에 들어왔던 문장이다. 예전에는 어차피 이사 갈 집, 잠깐 머무는 집이라는 생각에 애정을 주지 않고 살았는데 요즘은 애정을 가지고 가꾸다 보니 세세한 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애정 하는 것들을 내 공간 안에 조금씩 들이게 되었다. 정을 붙이는 것이 늘어난다는 점이 행복이고 기쁨이라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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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채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한 저자는 비슷한 재료로 대체하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집에 없는 재료는 다른 걸로 대체해서 무생채 양념을 만들었다.
다 만들고 난 뒤 쌍둥이 동생 석구에게 간을 보라고 하니 밍밍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고심 끝에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음.. 라면 수프 좀 넣을까?"
"… 돌았냐?"

 

이 음식의 최종 이름은 '무생채가 되고 싶었던 돌은 무말랭이'가 되었다.

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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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남동생의 반응이나 음식 이름의 작명 센스에 빵 터졌던 부분이다. 서툰 면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장면이라 더 꺽꺽 거리며 웃게 되었다. 아무리 라면 수프가 만능이라지만 무생채에 넣을 생각을 한 저자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가상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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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생각하는 배우자의 기준>

하나, 어떤 이야기든 다 할 수 있는 사람
둘, 독립성을 존중해 주는 사람
셋, 일상의 작고 우스꽝스러운 순간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

204~20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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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자취생활의 일상을 넘어, 직장 생활, 취향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더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는데, 저자가 기록한 '배우자의 기준'도 그중 하나였다. 평소 막연하게 생각한 적은 있어도 구체적으로 기준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 글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딱 저런 기준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로 또 같이'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사소하고 작은 일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속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때론 고단하고, 불행할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나가며 차곡차곡 성장하는 자취생활을 통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 더불어 제로에서 시작한 생활력이 만랩이 되는 그날까지! 빵떡씨의 자취생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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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말하기 기술 - 부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2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같이 고 물가에 살기 퍽퍽한 상황이면 사람들은 '돈 되는 것'들을 찾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곤 한다. 금융, 부동산, 주식, 코인 등등 남들이 하는 방법을 쫓아 부자가 되기 위한 수많은 도전을 이어가지만, 결론이 모두 성공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누구나 갑의 인생을 살고 싶어 하고, 많은 부를 소유하기를 원하지만 정작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몰라 가까이 있는 지인을 따라 하거나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부자들의 습관들을 어설프게 떠올리며 따라 하곤 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부자들의 삶이나 습관을 어느 정도 마스터하여 부지런한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를 일부 수용하고 지향하는 것은 좋으나 그전에 그것이 과연 나의 라이프에도 잘 맞는지를 따져보는 게 더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출발선이 다른 그들과 나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현재 내 상황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진짜 현실적인 방법을 찾을 때가 아닌가 싶다.

 

뜬구름 잡는 남의 방식이 아니라, 진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 나는 이 책에서 그 현실적인 방법들을 발견했다.

 

옛말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말'의 중요성을 강요한 말이기도 하다. 이는 과거나 현재나 별반 다르지 않는데, 저자는 '말'하는 방법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 부를 축척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말'이 가지는 힘과 영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고도 말할 수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말하기 기술에 대한 방법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돈 되는 말하기 기술>이라는 타이틀로 3개 파트 안에 6개 챕터로 나누어 33개의 비법을 담았다.

 

무엇보다 밑바닥에서부터 자신이 오롯이 자수성가로 일군 것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담은 핵심 비법들이기에 더 쏙쏙 눈에 들어왔다. 특히 군더더기 없이 누구나 쉽게 파악이 가능하도록 핵심 내용들만 콕콕 집어 정리한 방식도 눈에 띄었는데 강조할 부분을 형광색으로 표기한 부분 등 전반적인 책의 구성이나 디자인들이 그러한 저자의 성격을 보여주는듯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직원을 대하는 방법, 면접을 볼 때의 방식들을 담은 서술들을 통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업무 스타일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조금 냉정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확하고 딱 떨어지는 업무방식이라 오히려 감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소모가 적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나 사용하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말하기 기술!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말 하기 방식을 취하고, 을이지만 갑의 위치에서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들의 말 하기 방식은 어떤지 사사로운 일상생활에서부터 직장 생활 전반에 걸쳐 활용하기 좋은 말하기 기술이 가득 담겨있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말하기 기술'이라기보다 자신의 말에 힘이 실리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말하기 기술이라고 풀어서 설명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다시 말해 이것은 내가 하는 말을 타인이 주의 깊게 경청해 준다는 의미이고, 더불어 타인이 나의 말에 신뢰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데 전보다 적은 에너지와 공수를 들어도 일이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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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학력, 빈부격차와 상관없이 인간은 공통의 관심사와 무리를 압도하는 명제만 있으면 통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 연구와 경험의 노하우를 이 책에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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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관찰력과 깨우침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루어냈던 저자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과거와는 다르게 자기 PR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하기, 즉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이는 가까운 가족, 연인은 물론 직장동료, 기업 간 거래 등 많은 관계에서 표현하기, 거절하기, 제안하기, 설득하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극히 적다. 태어나면서부터 배우는 말 하기이지만, 사실 단순한 소통 그 이상의 말 하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사실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단순한 소통 이상의 '말하기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전해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돈 되는 말하기 기술>에서 말하는 '돈'이 단순히 금전적 '돈'만을 상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돈'은 삶의 가치를 지칭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 주도권을 잡는 것, 성공으로 이끄는 삶을 포함한 총체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한 말하기 기술로 기재된 문장 중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 문장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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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생각하는 차원의 범위를 넘어서, 판을 깨는 말 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24~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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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적인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자가 승리한다. 그것이 모든 관계의 기본이다. 이때 수치의 베이스는 반드시 현 시장 상황에 의거한 수치여야 한다. 허무맹랑한 수치는 집어치워라. 영업도 보험도 같은 논리로 풀 수 있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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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사람은 화려한 언변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말 잘하는 사람은 상대를 '믿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을 믿게 만드는 말은 돈이 된다.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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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생존이 걸렸다고 생각하라. 의도한 바를 전달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내 생각을 관철시킬 수 없고, 그러한 태도는 삼대를 멸하게 한다.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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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나 대표, 즉 회사가 곧 나이고 나의 자식이자 살점인 사람만큼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은 없다. 그들을 설득하여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는 한시적으로라도 상대를 감정적 코너로 몰아넣어야 한다. 반대로 상대가 결정권은 있지만 이 비즈니스로 자기 살점은 안 깎아먹는 실무진이라면 상대가 처한 현 상황을 추켜 세워줘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다.

당신의 눈앞에 앉은 사람은 누구인가?

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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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 특히 비즈니스는 '짐작'과 '카더라 통신'만으로는 완벽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깊게는 아니더라도 실제 내가 체험해 보는 것이 남의 이야기나 리포트를 길게 접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인사이트를 받을 수 있다.

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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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백서로 꼽을만한 급여 협상 시 참고하면 좋을 노하우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우리는 대부분 업무성과로 협상을 시도하지만, 이보다는 경영자 입장에서 직원에게 바라는 바가 어떤 것인지를 고려하여 협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경영자는 내가 조금 더 안정적으로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 상황에서 몸값을 올리고 싶은 사람이 보여주어야 할 것은 성과일까, 의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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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직원은 '퍼포먼스'와 '헌신'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다. 경영자에게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퍼포먼스 쪽으로 기울겠지만 그것은 머리가 하는 이야기고, 한쪽 가슴은 헌신의 심장을 가진 직원을 원할 것이다. 그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

1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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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전략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서두에 전해보는 건 어떨까? 힘들었지만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열심히 할 예정이라는 의지를 먼저 표명 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신의 한 수가 될지도 모르겠다.

 

 

33가지 비법의 단락 끝부분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Mondy Code>. 정리된 핵심문장만으로도 갑의 인생을 사는 핵심 전략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일상생활은 물론 직장 생활에서 나를 더 값어치 있게 만들어 주는 말하기 전략을 통해 내 삶의 무기 하나쯤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하면 좋을 몇 가지 <Mondy Code>도 남겨본다.

 

■시장 상황, 고객의 기회비용을 이용해 화려하고 섹시한 프레임을 만들어라.
■상대의 위치에 따라 말하기의 방식을 바꿔야 돈이 된다.
■진짜 원하는 것을 얻고 싶을 때는 먼저 의지로 호소하라. 대가는 나중에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
■돈은 많은데 매력이 없는 사람이 있다. 정돈된 언어, 준비된 자세를 겸비한 말끔함을 갖추지 않은 부자는 졸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장 쓸 수 있는 현실감 돋는 핵심 전략들을 상황에 맞게 지금 당장 활용해 봐도 좋을듯하다. 개인적으로 매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전략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쌓아보는 걸 추천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타인을 먼저 고려한 후 그 방식에 맞춰 전략을 짜보는 것, 시장 상황과 고객의 기회비용을 이용해 섹시한 프레임을 만드는 것, 갑의 언어로 말하고 갑의 언어로 파는 것, 상대가 긴가민가할 때를 노려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것, '나'를 드러내고 신뢰를 얻는 것 등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한 끗 차이가 부와 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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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가고시마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한동안 코로나와 사회적 이슈로 발길이 뜸했던 일본 여행이 다시금 활기를 띠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도시나 관광지 외에 색다른 곳은 없을까 찾던 중 <가고시마>라는 곳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의 역사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 가고시마에서 산림욕과 온천, 골프 등을 즐겨봐도 좋을듯하다.

 

연중 따뜻한 도시로 활화산이 존재하고, 서양 문명을 가장 먼저 받아들였으며, 조선을 정벌하자는 '정한론'이 발생한 도시 <가고시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인 '원령공주'로 유명한 이 도시를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려 한다.

 

 


<About 가고시마>
▶일본의 나폴리라고 불리며 1년 내내 햇볕이 잘 들어 따뜻하다.
▶활화산인 사쿠라지마 화산이 존재하는 도시이다.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대표적인 도시로 역사적인 도시이다.
▶일본 3대 온천이 있어서 후쿠오카와 같은 관광지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이다.
▶일본 남단의 땅끝 마을로 서양 문명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무역으로 성장하였다.
▶가고시마는 만을 따라 남북으로 뻗어 있는 남 규슈의 도청소재지이다.
▶메이지유신 후 조선을 정벌하자는 '정한론'이 발생한 도시로 우리에게는 아픈 역사의 시작을 만든 도시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인 '원령공주'의 배경이 되는 이쿠시마 섬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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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자세히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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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중앙역 지역>

 

■고쓰키 강변
가고시마의 중앙을 흐르는 고쓰키 강에는 역사의 길이 있는 유신후루사토칸도 있고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도 볼 수 있다.

 

■야타이촌
현지에서 선정된 25곳의 실내 포장마차가 모여 매력이 넘치는 곳으로 가고시마의 먹거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과 관광객이 섞여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한다.

 

■역사의 길
에도시대 막부 말기의 사쓰마를 알 수 있는 고쓰키강변의 녹지에 역사 산책 장소이다. 단순히 일자로 된 거리이기 때문에 걸어가면서 다 보게 되는데 무가저택, 이로하우타의 광장, 이신후루사토관, 사이고다카모리 주도 탄생지의 비석이 있다.

 

 

<덴몬칸, 시로야마 지역>

 

■자비엘 체류 기념비
1549년 기독교 선교를 위해 가고시마를 방문한 스페인 출신의 선교사인 프란시스코 자비엘 기념비는 공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이고다카모리 동상
육군 대장 제복을 입고 있는 사이고다카모리의 동상 모습은 8m에 이르는 커다란 동상이다. 이 동상부터 역사, 문화의 길이 시작된다. 사이고다카모리는 천황 중심의 왕정복고를 성공시키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워터프런트, 이소 간마치 지역>

 

■가고시마 수족관
규슈에서 가장 큰 수족관으로 약 500종의 3만 점을 전시하고 있는데, 상징은 고래상어로 수족관을 가득 채우는 모습이 압권이다.

 

■센간엔 저택
시마즈 가문의 실제로 거주했던 집으로 시마즈 가문의 생활과 손님 접대를 알아볼 수 있는 저택이다. 근대화의 기수인 시마즈 가문은 외국 문물에 관심이 많아 내부는 서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구 가고시마 방적소 기사관
옛날 영국인 기술자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서양식 건물이다. 관내에는 당시의 사진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상고집성관(쇼코슈세이칸)
슈페이칸이란 28대 번주였던 시마즈 나리 아카라가 지은 서양식 공장을 말하며, 석조로 된 본관은 1865년에 지어진 기계 공장을 이용한 것으로 일본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관내에는 대포, 사츠마 기리코(사츠마에서 생산된 유리 세공품), 사료 등 약 1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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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근교'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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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지마>
세계적으로 이름난 화산인 사쿠라지마는 긴코만을 사이에 두고 가고시마시 바로 앞에 우뚝 솟아 있는 가고시마의 상징이다.

 

■구로카미마이보쓰 도리이
1914 사쿠라지마 화산의 대폭발로 얼마나 분출물이 많이 나왔는지를 알 수 있는 상징적인 곳으로, 자연 재해의 무서움을 알리기 위해 복구 작업을 하지 않고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둔 역사적 현장이다.

 

<이부스키>
가고시마 만의 입구에 있는 이부스키는 남쪽에 있기 때문에 연중 따뜻한 날씨를 유지한다. 이부스키 해변을 1m정도 파면 온천수가 솟아나 해변까지 온천수가 흐르는데 이것을 이용해 해변의 모래를 파고 안으로 들어가 모래찜질을 하는 온천이 특색이 있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위장병, 류마티스, 비만, 미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스나무시카이칸 사라쿠
이부스키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표적 온천으로 이부스키 역에서 가까워 모래 찜질만 원하는 관광객이 주로 찾는다.

 

■헬씨랜드 로텐부로
이부스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모래찜질과 노천 온천까지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온천이다.

 

■나가사키바나
용궁의 코라는 별명을 가진 사쓰마 반도의 남쪽에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장소이다.

 

■가이몬다케
가이몬다케는 '후지산'과 비슷하다고 하여 사쓰마의 '후지산'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웅장하다. 약 4000년 전에 활발한 화산 활동을 한 원추형 화산으로 885년에 분화하여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되었다. 산을 오르면 산기슭에 말을 키우고 아열대 식물도 보여 제주도와 풍광이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야쿠시마>
야쿠시마가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인기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섬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야쿠시마는 오각모양의 섬으로, 강수량이 많은 아열대 섬이 원시림이 그대로 보존되어 1993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시라타니운스이쿄
시라티가와 상류에 있는 자연 휴양림으로 원시림과 청정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협곡이다. 수려한 자연 풍경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되어 유명해졌다.

 

■센피로노타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라는 이름을 따온 폭포로 거대한 화강암 지대의 못초무다케에 있는 폭포이다.

 

■야쿠스기랜드
서울의 절반 정도의 엄청난 크기의 섬에 자연 상태 그대로 원시림이 눈앞에 펼쳐진 자연 휴양림으로 4가지 코스가 있다.

 

■조몬스기
야쿠시마의 상징인 야쿠스기의 대표 삼나무로 인간의 역사보다 오래된 숲과 신처럼 숭배를 받는 삼나무를 보면 감탄만 절로 나온다.

 

■오코노타키
88m의 높이에서 내려오는 야쿠시마 최대의 폭포로 엄청난 물의 양이 바위를 따라 떨어지는 모습이 장엄하다. 폭포수의 물보라가 피어오르기 때문에 방수되는 옷을 입고 다가가는 것이 좋다.

 

 


<가고시마> 책을 통해서 도시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난 후, 문득 우리나라 제주도가 생각났다. 연중 따뜻한 날씨, 활화산과 울창한 살림 지대를 보유하고 있는 점 등 제주도와 비슷한 점이 있어 더 그랬던 것 같다.

 

가고시마라는 도시가 개인적으로는 생소해서 검색을 통해 더 살펴보니 휴식을 위해 방문하는 도시이기도 하지만 골프를 즐기러 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맛있는 거 먹고, 골프 치고, 온천을 즐기는 일정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가고시마 수족관을 방문하고 이부스키나 스나무시카이칸 사라쿠에서 따뜻하게 온천을 즐긴 후 가이몬다케에서 화산을 구경하고 야쿠시마 섬에서는 울창한 원시림을 구경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라, 부담 없이 방문하여 자신만의 여행을 즐겨보면 좋겠다. 추운 겨울 온천을 즐기며 휴식을 취해도 좋고, 일제강점기&메이지유신의 아픈 역사를 배우는 역사여행지로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자주 가는 여행지 말고, 가깝지만 이색적인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이번에 <가고시마>를 한번 방문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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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살아 봐, 인생은 내 것이니까 - 풍파 마스터 어르신들의 삐뚤빼뚤 고민 상담
11명의 신이어들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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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보기 힘든 세대 간 삶의 고민을 나누는 재미있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2030 세대의 가족/건강/사랑/진로/돈/일/삶의 7가지 주제에 대한 질문에 7080 신이어들이 그동안 살아온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답을 했다.

 

인생의 굴곡만큼 삐뚤빼뚤 제각각의 글씨로 쓰인 어르신들의 응답 글에서 솔직한 답변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동안 막연히 세대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고 생각해서 소통이 될까 염려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그들이 전하는 답변은 인생 선배의 푸근한 조언처럼 다가왔다.

 

방식은 평균 나이 만 81세 11명의 신이어 카운슬러들이 2030의 궁금증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읽으면서 세대와 상관없이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것들을 겪으며, 여전히 비슷한 해답을 찾고 있는 것 같아 동질감과 친근감이 느껴졌다.

 

더불어 보통 우리가 상급자나 연장자를 뜻하는 '시니어'라는 단어를 여기서는 어르신들 표현으로 '시니어'를 ‘신이어’ 그대로 표기했는데, 맞춤법이나 어르신식 표현들이 그대로 실려있어 투박하지만 다정한 느낌들이 그대로 느껴졌다.

 

책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알록달록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어 초등학교 글 모음집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래서 더 내용들이 한눈에 쏙쏙 들어왔다.

 

또한 2030세대들의 질문 글은 타이핑 형태로 표기하고, 신이어의 답변 글은 손글씨 그대로 표기함으로써 질문과 답변 글을 구분하고 신이어들의 상담 내용을 보다 주목해서 읽을 수 있게 하였다. 혹시나 손글씨의 답변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까 봐 하단에 타이핑으로 다시 한번 표기하는 센스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어떤 답변은 위트가 넘쳤고, 또 어떤 답변은 명쾌한 해답이 주어지기도 했으며, 어떤 답변은 오래 산 그들마저도 모른다는 솔직 담백한 답변이 돌아왔는데, 약 50여 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고민은 비슷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급변하는 사회 변화 속에서 최근 몇 년간 심하게 벌어졌던 젊은 세대와 어르신 세대의 단절의 벽이 잠시나마 삶을 논할 때는 허물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읽다 보면 삶에 대한 통찰력이 느껴져 '삶은 그런 거지'라는 생각과 더불어 공감과 위로를 받게 되었다.

 

살면서 다들 한 번씩 하는 인생에 대한 고민들은 어떤 것들이 있고, 이런 고민에 '신이어'들은 어떤 답을 했는데 인상 깊었던 몇몇 문답내용들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1)
Q: 결혼과 출산은 저의 성과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박사 과정 중인데, 사람들이 '넌 결혼했잖아, 출산했잖아.'라고 얘기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예요. 전 왜 이런 인간일까요?
A: 남의 말 의식하지 말고 내 의지대로 살아요. 내 인생 남이 살아 주는 거 아니니까 그런 스트레스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내보내세요♡

 

2)
Q: 결혼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는 걸까요?
A: 몰라, 나도. 연애박사가 아니니까.

 

3)
Q: 남자 친구가 왜 안 생길까요?
A: 눈을 딱 뜨고 계속 찾아라.

 

4)
Q: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달리고 있지만 좀처럼 결과가 안 나와요.
A: 아직 때가 늦을 때가 있더라고요. 꿈을 위해 달리다 보면 꼭 좋은 날이 올 겁니다.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겠어요.

 

5)
Q: 돈을 위한 직업 vs 좋아하는 직업, 너무 고민입니다!
A: 좋아하는 거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다.

 

6)
Q: 꼰대 상사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A: 투명 인간 취급하거나 속으로 주문을 외우세요. '상사는 투명 인간이다.'라고 취급하세요. 힘내세요. 

 

 


이들의 질문과 답변을 읽다 보면 세대 차이가 느껴지기보다, 공감과 위로가 느껴지는 부분이 훨씬 많다. 때론 너무 솔직한 답변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단순 명료한 질문에 그동안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삶과 일의 어려움에 대해서 무조건 참으라거나 허황된 일이라며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기보다 다정한 위로와 미래지향적인 답변을 통해 긍정적이고 다정한 한마디를 건넨다. 그래서 더 푸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툭툭 내뱉는 무미건조한 말 같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담백함과 매운 쓴소리, 직설적인 답변들은 그래서 '꼰대적'으로 다가오기보다 '잔잔한 위로'로 다가온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가족/건강/사랑/진로/돈/일/삶의 문제들이 인생을 먼저 산 신이어들도 똑같이 겪어왔음을, 또한 여전히 풀지 못한 문제가 있음을 공유하게 되면서 같은 상황들을 이해하고 보듬게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억지스럽게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삶을 살면서 고민하게 되는 비슷한 문제들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문답 형태를 빌어 소통하는 방식으로 만나보니 서로에게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이나 관계가 충분히 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고민 많은 청년과 경험 많은 어르신들이 전하는 신이어 상담소를 통해 인생의 다양한 고민들을 함께 나눠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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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
금봉 지음 / 좋은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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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던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 '광'은 무엇이고, '모서리를 닮은 여자'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했다. 대부분의 여성을 비유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흔치 않는 표현이었고, 모서리가 주는 느낌들이 뾰족함, 날카로움, 각진 등의 느낌들이 연상되어 특히 더 호기심을 자아냈다. 더불어 '광'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아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은 대략 500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꽤 두꺼운 분량을 자랑했는데, 스토리가 눈에 익지 않았던 초반을 제외하고는 페이지가 금방금방 넘어갈 만큼 흡입력 있고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소설이다 보니 외국소설을 읽으면서 겪는 이름이나 상황적인 부분이 헷갈려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불상사를 겪지 않는다는 점은 꽤 오랜만에 접하는 편안함이었다.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는 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모서리를 닮은 여자, 윤설휘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 소설로, 그녀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이어나가게 되는 그녀의 남자 '광'과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물여덟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던 어느 여름날 시작된 그녀의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만남과 일상들은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 닮아있어 더 친근하게 다가왔는데, 퇴근길 들리게 되는 편의점이라던가, 직장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직장동료와의 모습, 길거리를 지나다니며 보게 되는 길거리 풍경이나 식당의 모습들이 너무 익숙한 모습들이라 읽는 순간 그대로 머릿속에 그려졌다.

 

졸업, 취업, 퇴사, 그리고 또 입사. 월세에서 전세로, 지역을 옮기며 이사를 하는 직장인 삶의 패턴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던 평범한 그녀 윤설휘의 삶이 조금씩 특별함으로 채워진 것은 어쩌면 새로 이사한 집에서 이웃으로 만난 한시소와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변기가 막혀 애를 먹던 시소를 도와주면서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시소와 설휘의 만남은 이후 점점 더 친밀하고 다정하게 발전했는데,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웃사촌의 정을 두 사람을 보면서 흠뻑 만끽할 수 있었다. 시간이 될 때면 식당 '오든지'를 운영하는 시소를 돕는 설휘, 술을 먹고 뻗어있는 설휘의 해장을 매번 챙겨주는 시소,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서로 위로해 주고 챙겨주며 한결같이 곁에 있어주는 모습에서 따뜻한 위로와 정이 느껴졌다.

 

시소와의 그런 인연은 어느새 설휘의 유일무이한 연인 운와 이어지게 되고, 세 번째 얻은 직장에서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동료 김하영과는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어느새 절친 혹은 친한 동료 이상의 사이가 된다. 이들의 이런 만남과 인연들은 점차 확대되어 또 다른 인연들과 엮이게 되고 그러면서 점차 설휘와 운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황들이 몰입도 있게 전개된다.

 

여기에는 가족, 연인, 친구, 동료, 이웃들과의 일상적 관계들이 퇴사, 결혼, 이혼, 가족 간 불화, 연인 간의 일들이 겹쳐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전개되는데 우리네 이야기이기에 더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된다. 

 

더불어 이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남다른 유머와 패기, 배려, 공감 등에서 삶의 지혜와 성장을 엿볼 수 있었는데,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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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살면서 당황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자꾸 발갛게 대응할 거야? 우체통이냐?"

유머러스함을 만나볼 수 있었던 페이지 (2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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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있던 '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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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주 1회 아이를 만나던 시소가 이민으로 인해 오랫동안 아이를 만나지 못한 상황에서 나는 어떤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 전 연인으로 인해 갑자기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이즈)에 걸리게 된다면 나는 어땠을까, 연인이 갑작스레 HIV에 걸리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직장에서 불합리한 일을 당하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혼을 결심한 언니의 갑작스러운 임신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겪으며 이들은 갈등과 사랑, 포용, 이해, 수용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이 선택한 길과 방식들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이들의 끈끈한 정에 매료되고, 성숙한 삶의 자세에 대해 존경심도 들었다. 흔히 말하는 행복의 중심을 제대로 실천하고 이를 실천할 줄 아는 이들의 모습에서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기도 했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쉽게 이해하고 포용하기 어려운 허물이나 결점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방식도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 연인을 사랑하는 방법, 내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운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주변인들이 알게 되면서 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과정이었는데, 주변인들이 으레 처음 겪게 되는 갈등이나 감정 변화의 묘사가 디테일하게 잘 그려졌고, 이후 이를 상황적인 면이나 감정적인 면에서 매우 잘 헤쳐나가는 점에 있어서 성숙한 면모가 돋보였다. 또한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모습은 지는 노을만큼이나 아름답게 그려져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설휘와 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들 주변에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도 저자는 결코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똑같은 일상인 듯 매일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는 물론, 감정적 갈등과 관계성에서 오는 여러 이야기들을 촘촘히 엮어 마치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듯이 전개해 준다. 그래서 이들이 마치 나인 듯,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듯 자꾸 대입해 보게 된다.

 

다 읽고 난 후에 처음 든 생각은 '일상이 이렇게 풍요로워질 수도 있구나'라는 점이었다. 미숙하게 대응했던 지난날의 나의 모습도 떠오르고, 유쾌하지만 성숙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서 그리움과 행복함도 느낄 수 있었다. 찬바람이 부는 이 계절, 어느 날 문득 집 밥이 그리울 때 생각나는 따뜻한 시골밥상 같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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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처럼 빛나는 운의 얼굴, 그리고 피부의 광채
광과 같았던 운.

428~4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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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아직도 운을 보았을 때 노란 꽃의 이름을 모른다.
내게 그 꽃은 광이었다.

 

나만의 반짝이는 빛을 담은 꽃, 운.

474~4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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