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의 브런치
반지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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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만나 본 반지현 작가의 책을 통해 그녀가 사찰음식을 꽤 오랫동안 배웠고, 그 매력에 푹 빠져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여러 요리 중에 왜 하필 사찰음식인지 너무 궁금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찰음식이라고 하면, 흔히 나물이나 풀 등 채소 위주의 슴슴한 음식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그녀가 소개하는 사찰음식을 통해 생각보다 다채로운 요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저히 맛이 짐작이 되지 않는 음식부터, 알록달록 제철 색을 입은 요리까지 황홀하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요리들을 통해 몰랐던 사찰음식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사찰음식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부터 그 매력에 빠져 오랫동안 사찰음식을 배우면서 겪은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였던 사회 초년생 시절, 우연히 방문하게 된 템플스테이와 그때 접하게 된 사찰음식이 계기가 되어 저자는 처음으로 사찰요리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때의 인연으로 꽤 오랜 시간 사찰음식과 인연을 이어오게 된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던 사찰음식과 몹쓸 승부욕의 콜라보가 만들어낸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저자는 마침내 사찰음식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고, 이로 인해 이제는 스스로 즐기는 것은 물론 주변에 전파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


칼질도 서툴렀던 그녀였는데, 이제는 요리 그룹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 척척 요리를 완성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사찰음식이 매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음식 중 유독 더 궁금한 음식들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소박한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김치'였고, 두 번째는 '오미자 딸기 국수'로 도저히 맛이 가늠이 되지 않아 너무 궁금했다. 세 번째는 '표고버섯구이'로 어쩐지 고급스러운 한정식을 먹는 기분이 들것 같아서다.


요리마다 색은 또 얼마나 예쁜지, 보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앗아가는 음식 덕에 볼 때마다 사찰음식이 맞는 건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한결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더 자주 요리를 배우러 다녔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말이지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마음이 백분 이해가 된다.


썰고, 굽고, 볶고, 튀기는 요리를 통해 내 마음과 몸을 챙기는 것은 물론, 가장 좋아하는 것을 통해 주변을 살피며 알뜰히 챙기는 저자의 변화를 지켜보며 따뜻하고 담백한 음식이 주는 에너지가 있음을 느낀다.


이 책을 통해 맛에 대한 새로운 경험은 물론, 계절을 알아가는 재미를 함께 맛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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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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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의 매력을 알 수 있다.

■저자의 성장담을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준다.

■음식을 통해 삶의 진리를 깨닫는 물론 추억을 소환하게 한다.

■음식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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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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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요리에는 '왜'가 있었다. 어쨌든 서울로 가려는 내게 사찰요리는 '왜' 서울에 가는지를 고요히, 끊임없이 물었다. 그 '왜'에 대한 답을 나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자꾸만 수업을 들으러 갔다. 처음엔 한 달에 한 번 가던 것이 한 달에 두 번이 되고, 일주일에 두 번이 되고,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이 되기도 했다.

30~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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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스님이 가르쳐 준 것은 단순한 사찰요리가 아니었던 것 같다. 인생을 함께 가르쳐 주셨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요리처럼 우리 인생도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자꾸 묻고 또 물으며 정답을 찾아가야 옳은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한참 불안한 시기를 지나고 있던 저자에게 있어 사찰음식을 배우는 것은 어떻게 보면 수련이자 배움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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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과정에 대한 집요함과 결과에 대한 너그러움의 이유를 알았다.

(...)

스님이 "음식에는 맛있다와 맛없다가 없습니다" 하고 답하셨다.

(...)

스님이 음식은 '몸을 지탱하는 약'이지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그래서 완성된 요리의 맛이 어떻든 나의 실수도 넉넉한 평점을 받을 수 있었던 거다. 음식을 만들 때 가장 맨 앞에 두는 게 맛, 그러니까 혀의 즐거움이 아니라 몸의 편안함이라면 자연히 '왜'를 묻고 따질 수밖에 없다. 이 재료는 왜 쓰고 어떠한 성질이 있고 어떤 양념과 궁합이 맞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내 몸에 필요한 요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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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라는 물음이 필요한 이유와 우리가 음식을 대하는 관점을 바꿔주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여태껏 우리는 '맛'에만 집중하며 나머지는 아무렴 어떻든 무시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스님은 음식에 대해 '몸을 지탱하는 약'이라 평하며, 음식은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어쩌며 음식을 대하는 이런 다른 태도로 인하여 현대인들은 그토록 많은 병과 싸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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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요리와 삶은 꽤나 닮아 있다. 섣불리 뭔가가 되려고 하지 말고, 남들이 말하는 삶을 살려고 애쓰지 말고, 나라는 사람이 나로서 살아가는 순간순간을 들여다보고 궁금해하자. 남들이 말하는 것 말고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좋은 것들을 택하자. 마음 편하게 살자. 어차피 내 삶인데, 내 삶의 하루하루는 다 내가 먹는 건데. 나만의 레시피로 즐겁게 요리하고 삶을 살자고 칼을 다잡는 도마 앞.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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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요리든 삶이든 어차피 내 삶이고 내가 먹을 요리다. 그렇다면 남들의 입맛에 맞추지 말고 내 입맛에 맞추는 게 맞다.


나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나에게 좋은 것, 내가 편안한 방식으로 살아가자. 그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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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아프다. 부끄럽고 따갑다. 그래서 다시 들여다보기 싫다.

(...)

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고 두렵던 날들이 있었다. 자려고 누우면 마음이 아프고 따가워 눈물을 흘렸다.


이제 나는 튀김 요리를 잘한다. 많이 해봤으니 당연하다.

(...)

끊는 기름에 물을 집어넣었지만 앞으로 안 그러면 된다. 잘 할 때까지 해보면 된다. 튀김뿐인가. 뭐든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일도, 사랑도, 공부도, 취미도, 그 무엇이든.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아직 지난날의 실수에, 실체 없는 두려움에 갇혀 있다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쫄지 마! 인생이 얕보니까!"

우리 모두 쫄지 말자. 쫄려고 태어난 건 아니니까.

77~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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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를 한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수 그 자체가 아니라, 실수한 경험 때문에 자꾸만 주춤거리며 다시 시도 하기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이때 실수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 잘 할 때까지 해보면 실수는 실패가 아닌 경험이 된다. 그러니 쫄지말고 당당히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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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알게 됐다고 해서 단박에 그 사람의 속내까지 훤히 보이는 건 아니니까. 짧은 시간에 마음을 집중해서 퍼붓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뭉근히 정성을 들이는 일은 참 쉽지 않다.


가만히, 오랫동안 따뜻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그이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매끄러워 보이는 줄 알았는데 거칠거칠했구나,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하고. 슬그머니 뒤집어 본 뒷면에는 그가 디디고 건너온 시간이, 때로 흔들리고 견뎌온 순간이 하나도 도망가지 않고, 크고 작은 발자국을 고스란히 품고 있을 거다.

1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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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시인 나태주가 말했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고'. 음식과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오랜 시간 정성을 쏟고 지켜봐야 제대로 된 진가를 알 수 있다.


아무리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지만, 요리와 사람에게만큼은 시간을 더 내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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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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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눈으로 씹고 뜯고 맛보느라 너무 바빴다. 처음에는 사찰음식이라고 해서 색이나 맛 모두 슴슴하고 담백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음식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주재료가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 무엇으로 맛을 낼까 궁금했는데, 핵심은 '간장'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새삼 어릴 적 엄마가 직접 장을 담그던 모습, 겨울에 무청을 말려 시래깃국과 무침을 만들어주던 기억 등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엄마의 사랑과 정성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것은 단순한 밥상이 아닌 '약'이었다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또 어릴 적 계절마다 풍성하게 입과 속을 든든히 채워주었던 제철 음식들이 사실은 몸과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이었다는 점도 깨닫는다.


현실에 찌들어 사느라 좋은 기억과 건강한 밥상을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더듬더듬 다시 떠올려본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나를 위해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저자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스님과의 브런치는 꽤 의미 있는 시간이자 변화를 가져다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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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행복은 찾아올 거야
도연화 지음 / 부크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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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책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도연화 작가의 두 번째 책으로, 읽으면서 나 역시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과거에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라며 억울해 하고 분통터져 했던 일들을, 이 책을 읽으며 '공감 능력의 향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 부분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면 직접 겪지 않은 일들을 제대로 알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책이나 경험담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게 되더라도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한 것들은 분명 간접 경험 그 이상의 많은 것들을 남긴다. 덕분에 의도하지 않아도 인생 스킬과 노하우를 쌓게 된다. 그것이 설사 안 좋은 경험이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저자는 스스로 행복할 거라 믿지 못했던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이 책을 써내려 갔다고 전하는데, 그래서인지 나약해진 자신을 다독이고 단단하게 잡아주는 문장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내면을 다지는 문장들이 주를 이룬다.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내가 나를 다잡기 위해 스스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은지, 또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좋은지에 대해 담고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해본 유경험자로서, 저자가 전하는 다짐과 마음가짐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나 역시 확신할 수 있다. 아마 그래서 더 깊게 공감하며 읽어 나갔던 것 같다.


아래는 그중에서 특히 더 공감 가는 문장들을 위주로 선별해 보았다. 이 문장들을 통해 인생이라는 항해를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스킬을 쌓아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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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는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 주자. 수많은 '나'와 함께 걸어가는 이 여정에서 때로 갈피를 잃고 헤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이 모든 복잡한 내가 모여 이루는 하나의 이야기. 그것은 진정한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일 테니 조급해하지 말자. 우리는 모든 순간, 모든 선택 속에서 조금씩 더 온전한 나로 성장하고 있으니까.

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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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내가 나를 다독이는 일'이 아닐까?


살다 보면 수많은 나와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수많은 나의 모습 역시 결국 '나' 다. 설사 실망스럽고 부족한 모습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수많은 나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해 주고, 다독이며 함께 걸어가 보자. 그러다 보면 모든 순간, 나의 모습이 사랑스러워지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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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확신을 지우고 오늘을 온전히 살아 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미래를 맞이하는 건 확률이니까요. 내일이 올 것을 자신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확실한 오늘을 누리고, 나누고, 남기고, 힘껏 써 버릴 것입니다. 흘려보내지 않고, 놓치지 않고, 모조리 소진하는 하루하루.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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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대충 보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니 그런 불확실한 미래에 확률을 걸기보다, 오늘을 온전히 살아내는데 더 집중해 보면 어떨까?


어떤 것도 대충 흘려버리지 말고, 힘껏 소진한 뒤에 푹 잠드는 일상이 어쩌면 더 가치 있는 인생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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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여렸을 때 들은 말이 가장 따가웠다. 가장 힘들 때 마주한 냉소적인 태도가 제일 아팠다. 돌이켜 본다. 힘들어하는 이에게, 위로와 응원이 필요했던 사람에게 아픈 말을 던지진 않았는지. 무조건적인 이해와 수용이 고팠던 사람에게 현실을 앞세워 가슴에 비수를 꽂진 않았는지. 화법이 가장 중요한 순간은 약해진 이와 마주할 때일 것이다. 기댈 곳이 필요한 사람에게 건네는 말은 조금만 날카로워도 송곳같이 파고든다.

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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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 보면, 가장 약해진 순간 맞는 돌멩이만큼 큰 타격을 입히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설사 그 돌멩이가 좁쌀만 한 사이즈였다 할지라도 말이다.


만약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부디 현실을 앞세워 상처 주는 말들을 하기보다, 그냥 묵묵히 옆자리를 지켜주거나 아니면, 무조건적인 응원의 말을 건네자.


그럴 때 나의 지혜와 어설픈 위로의 말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차라리 맛있는 것을 먹는 것으로 기분전환을 하거나 아니면 그냥 입을 닫자. 그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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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만 상대에게 맞추는 건 결국 나를 잘라 내는 일이다. 나를 잃어야만 유지되는 관계는 내가 머물 자리가 아니다. 때론 단호하게 돌아설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지킬 사람은 결국 나뿐이니까. 뒤돌아설 때 느끼는 아픔은 순간이지만,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돌아서야 할 때 돌아설 줄 아는 단호함은 내 삶에 더 좋은 인연을 채워 줄 것이다.

59~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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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있어 단호한 결단을 내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처음이 어렵지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다. 더불어 오로지 상대에게 맞추는 일방적 관계는 빨리 끝맺음 하는 것이 나에게 이롭다.


끊어내야 또 새로운 인연이 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부디 돌아서야 할 때 돌아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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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잘 사는 삶이 아니라, 그냥 잘 살고 싶다. 내가 잘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삶. 그거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지낼 수 있다. 타인의 삶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가치를 위해 나아가고 싶다. 남을 의식하지 않으면 보다 더 선명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음을 몸소 체감하는 나날들이다. 나만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그 충만함으로 가슴이 메워진 삶을 살고 싶다.

69~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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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삶도 이와 같다. 남보다 잘 사는 삶이 아니라, 그냥 내가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내 인생에 있어 남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에 더 그렇다.


나만의 가치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보다 더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 수 있다. 충만함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 당신도 비교하는 삶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삶에 더 마음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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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 이상 먼 타인의 짧은 생각 끝에 나온 무감각한 말을 나와 연결 짓지 않는다. 타인의 평가로 나를 바라보지 않기로 다짐했다. 어떤 사람은 나를 실패할 사람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있는 그만의 생각일 뿐이다. 그것은 사실이 아닌 그의 주관적인 판단이다. 구태여 나와 연결 지으며 마음을 괴롭히지 않기로 한다. 나는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안다. 그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잘 알 수는 없다. 나를 믿고,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타인의 말을 마음에 담고 상처받기엔 나는 너무도 빛나고 소중하다.


좋은 것만 듣고, 좋은 것만 보기에도 부족한 시간, 나를 아끼지 않는 이들의 말까지 마음에 담아 둘 필요는 없다.

92~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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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타인의 생각 없는 말에 크게 상처를 받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나와 상관없는 타인의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이며, 내 인생을 가장 잘 아는 것 또한 나 자신이기에, 스스로를 믿고 앞을 향해 나아가기로 다짐했다.


인생은 짧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삶을 채우기에도 부족하기에, 이제는 나만을 위한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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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경험한 만큼 이해한다. 내가 무너져 보지 않았다면 무너진 이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련을 겪지 않았더라면 누군가의 처진 어깨가 이토록 가슴 아프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겪은 만큼 배우고 아팠던 만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다.

(...)

어떤 그늘은 다른 이를 쉬게 한다. 무거움을 지어 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무거움을 나누어 들 수 있는 것처럼, 어둠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위로가 있다. 그 위로는 누군가의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어떤 빛보다 환하게 빛날 것이다.

94~9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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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공감하는 말 중 하나다. 사람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 언론을 통해, 책을 통해, 상대방의 경험을 통해 듣는 간접 경험은 '그랬구나' 정도로 끝난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캐치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당사자는 표현하지 못하는 아픔까지 간파할 수 있게 된다.


때때로 이런 어둠의 경험은 누군가에게 편안한 그늘이 되어 주기도 하는데, 덕분에 누군가는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나쁜 경험이 꼭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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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험을 통해 진정으로 깨닫게 된다. 세상이 말하는 정답이 나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 있고, 누군가 좋다고 말하는 방향이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좋은 것과 나에게 잘 맞는 것은 다르다. 나만의 길을 굳건하게 가려면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

1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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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문장으로, 경험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파하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모두에게 좋은 것이 나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세상이 말하는 정답이 내 인생에는 오답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나만의 취향과 방향을 찾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여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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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건네는 마음의 소중함을 모르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쏟지 않는다. 나를 부족한 사람으로 전락시키고 자신의 방식대로 변화할 것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사람 옆에서는 나로서 존재할 수가 없다. 함께 하는 것이 나를 잃어 가는 일이라면 나는 기꺼이 혼자가 되길 택할 것이다.


나 자신이 소중한 만큼 상대를 존중하고 아껴 줄 때, 비로소 우리라는 세계가 탄생한다. 선명한 나로서, 생동감 넘치는 너로서 우리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선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나'만 생각하며 관계를 대하면 내 앞에 있는 '너'는 지워진다는 걸 잊지 말자. 우리라는 세계에서 서로가 더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인연이길 소망한다.

199~2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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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개념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호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마음을 쏟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하며, 또한 일방적으로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변화하기를 요구해서도 안된다.


너와 내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줘야 관계는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디 좋은 인연이 이어지기를 바란다면, 이 모든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


행복은 멀리에 있지 않다. 일상 속 우리 삶 속에 숨어 있다. 찾으려고만 하면 내 마음속에서, 관계 속에서, 경험 속에서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행복을 찾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경험에는 긍정적 경험뿐만 아니라 부정적 경험도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성장과 발전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행복을 더 가까이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쟁취하는 자의 것이다. 그러니 부디 당신도 쟁취하는 자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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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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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해보는 작가의 글인데, 읽다 보니 통쾌함과 사이다를 들이켠 것 같은 매력적인 글귀에 금방 한 권을 뚝딱 읽게 되었다. 더불어 그를 왜 최고의 문장가요 에세이스트라고 소개하는지 알 수 있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을 쓰고, 책을 읽다 보니 때때로 권위나 여론, 대중을 명분으로 유혹의 손길을 뻗쳐오거나 반협박성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한결같이 추구하는 건 '내 방식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 작가도 비슷한 행보를 갔던 것으로 보이는데, 소개 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그는 인간 심리의 묘한 깊이를 모색하고 세상사의 이치를 찾아내기를 좋아하며, 그 어떤 흔한 말이나 감동 뒤에 숨은 불명료한 원인들을 찾아내는 일에 누구보다 뛰어났다.


또 절대로 권위와 타협하지 않았고 여론을 존중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고유성과 개념을 버리거나 변형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총 7편의 인문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바라본 세상과 사람에 대한 행동력과 본성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고 서술한 글들로 채워져 있다.


'왜 그럴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깊이 파고드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그 속에는 휴머니즘과 사랑이 깃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날카롭고 속 시원한 쾌감이 느껴져 독자로 하여금 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7편 중 저자의 필력이 돋보이거나 공감 가는 문장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는데, 함께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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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윌리엄 해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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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해즐릿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요 에세이스트였다. 그는 자유사상가이자 이단아였고, 반체제 운동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그런 견해를 갖는 것은 위험한 시대였다.


해즐릿은 놀라운 분량의 문학 비평과 인간사에 대한 에세이를 남겼으며 그가 규정한 문학 비평론은 월터 페이터와 토머스 칼라일은 물론 현대의 비평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적극적인 지식인이었던 해즐릿은 문학 비평 이전에 정치와 사회 문제를 보도하고 해설하는 일을 했다.


해즐릿은 사회에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죽을 때까지 조금도 굽히지 않다가 1830년 런던 소호의 허름한 하숙집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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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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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1. 놀레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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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로한 국왕이 흉상을 위해 포즈를 취했을 때의 일이다. 한번은 놀레켄스가 윗입술에서 이마까지의 길이를 측정하려고 대리석 조각을 다루듯이 국왕의 얼굴에 컴퍼스를 갖다 댔는데 한쪽 끝이 콧구멍에 들어갈 뻔했다.

(...)

국왕은 다른 모든 사람과 자신을 가르는 방대한 감격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재미있어 했다.


놀레켄스는 충성심도 충성심이지만 그보다는 그 사람 자체를 좋아했으며 왕이라는 사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

놀레켄스는 점토를 다루듯이 왕을 다뤘으며, 자신의 일은 최고의 흉상을 만드는 것이고, 늘상 하던 대로 한다는 생각 말고는 대상에 대한 다른 관념은 없었다.


이 꾸밈없고 순진한 태도에는 그의 작품이 발하는 견고하고 무미건조한 느낌과 더불어 놀레켄스 특유의 수수한 태도를 실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18~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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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레켄스에 대해 서술한 장면들을 살펴보면, 이 미술가 또한 권력이나 아첨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저자 역시 그를 칭송하는 글을 남겼던 것이 아닐까?



2. 노스코트


토머스 고갱이 판화로 재현한 노스코트의 <켄타우로스 난파선) 178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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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코트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자신의 생각을 상대하고 있는 사람 같다. 국회의원이든 미인이든 어린아이든 젊은 미술가든 누가 그의 작업실에 들어와도 노스코트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차별이 없다. 마치 함께 사는 가족의 일원처럼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말을 건다.

(...)

얼마 전에는 난파선에서 보트로 올라탄 사람들을 묘사한 그림을 마주 보며 "이건 내 그림들 중에서 스케일이 제일 크고 독창적이지!"라는 그의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자만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다. 그 말에는 진실과 순수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 그림은 실로 구상이 훌륭하고 활기찼다.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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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코트가 평소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작품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자는 노스코트의 말을 의심하거나 왜곡해서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그가 내뱉은 말 너머의 진실을 발견하고, 순수하게 기뻐했다는 것을 보면 제대로 사람과 작품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아니었나 추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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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미술가들이 죽음보다는 가난을 두려워한다. 빈곤 속에서 인생을 시작해서 그런지 빈곤 속에서 끝마치리라는, 채무로 기소되지 않기 위해 죽는다는 생각이 그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점괘를 무시하고" 더 오래 세상에 남아 있을지 모른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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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마인드와 태도를 지닌 미술가들이 가난으로 인해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것에 대한 저자의 심정이 담겨있는 문장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실제로 많은 미술가들이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대중과 시대상으로 인해, 결국 가난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조금만 덜 가난했다면, 아니면 지금처럼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면 더 오래 세상에 남아 더 많은 작품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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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장소나 사물과는 달리 가까이 있거나 친할수록 더 호의적인 느낌을 준다는 말로 이 에세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장소와 사물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좋아 보이는 이유는 그것들을 비방하는 데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공간적으로 가까워지고 잘 알게 될수록 그 사람에게 이롭다. 그 사람에 대해 여러 사람의 입을 거쳐 잘못 전해진 사실들을 걷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어떤 사람을 둘러싼 소문이나 상상은 실제로 만났을 때 그 사람에게 크게 실망할 정도로 그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높이 끌어올리지 않는다. 한편 편견과 악의는 언제나 결점을 실체보다 크게 과장한다. 우리가 실제로 아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아주 평범하다. 우리는 무지만으로도 그 사람들을 괴물이나 유령으로 만든다.

(...)

우리는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을 어지간해선 증오하지 못한다.

(...)

연민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품었던 부당한 경멸심은 산만해진다.

73~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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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말한다.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 건 비방하지 않는 대상에 국한해서라고. 이를테면 장소와 사물 같은 것들 말이다.


반면, 사람은 가까이 있거나 친할수록 더 호의적인 느낌을 준다고 전하며, 멀리 있을수록 실체보다 크게 과정 되거나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어 사람만큼은 가까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 삶을 살펴보면, 뜬금없는 소문이나 왜곡된 시선이 먼 관계에서 더 멀리, 빠르게 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그 사람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거나 아는 사람들은 면전에 대고 증오하거나 오해할 만한 말을 쉽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사람을 괴물이나 유령으로 만드는 것은 서로의 관계나 인식, 생각, 가치관이 '멀기' 때문이 아닐까?



■패션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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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외모 경쟁에서 앞서려거나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일반 대중과 소수 엘리트 집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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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특이성과 보편화를 가장 싫어하지만 언제나 특이성으로 시작해서 보편화로 끝난다.

(...)

패션은 그 자체로는 대단한 게 아니다. 자신의 가장 큰 자랑거리와 장식으로서 패션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허영일뿐, 패션은 아무런 상징도 아니다.

(...)

고상함과 상스러움은 너무너무 가깝다. 그 간격은 백지 한 장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고상함을 가장하는 태도가 많은 곳에 반드시 두 배로 많은 상스러움이 있다고 확신해도 좋다.

97~99, 1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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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패션의 아이콘'등과 같은 단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패션'을 한껏 추켜세우는 시대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의 시대를 살펴보면, 패션은 그저 개인의 개성이자 선택이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 그만큼 노멀 해지고 평범해진 것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겪고 난 뒤, 저자가 패션에 대해 서술한 내용들이 살펴보니 어쩐지 더 확 와닿는 느낌이다. 과거 패션이라는 단어에는 분명 거품이 끼어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분명 고상함을 가장한 상스러움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현재는 그 거품이 다 걷어지고 그저 '나'만 남았다. 그래서 더 편안하고 더 좋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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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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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을 담은 글 치고 쉽게 다가오는 글이 잘 없는데, 이 책은 의외로 쉽게 다가온다. 줄 사이 간격이나, 글자 크기 등의 편집 부분을 포함해 문체 또한 시원시원해서 금방 페이지가 넘어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라, 다 읽고 난 뒤에 허무함이 남는 일도 없다.


1778년 태생인 저자가 쓴 글임에도 200년이 지난 2025년인 현재 읽었을 때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여전히 사람의 속성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라 어떤 면에서는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이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이고, 우리가 사랑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며, 또 진정한 도덕적 용기란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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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in홈 - 불안과 걱정은 들어올 수 없는 내 마음속 집
태수 지음 / FIKA(피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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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 작가가 쓴 책을 찾아 읽다 보니 어느새 벌써 세 권째다. 세 권의 책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처음 읽었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였는데, 다른 책들도 생각할 '거리'들을 주고 있어 계속 완독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먼저 살펴보고 이후 저자가 던지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그런 흐름에 내 몸을 내맡기다 보면 어느새 내 감정과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저자는 집을 재건축할 때 망가진 부분은 깨부수고 다시 보강하듯이, 망가진 마음 또한 같은 방법을 거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이 전개되는 방식 또한 이와 같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녹이 슬고 닳아버린 마음의 집을 새롭게 수리하는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며 나만의 스타일로 다시 리뉴얼 해보면 어떨까 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망가진 마음을 재건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한다. 만약 지금 세월의 때를 한껏 머금은 마음의 집을 리뉴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질문과 방법들을 내 삶에 하나씩 적용해 보자.


그렇게 매일매일을 쌓아가다 보면, 이후에 삶에 아무리 큰 재난이나 재앙이 닥쳐도 약간 부서질지언정 절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삶이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나만의 DIY 마음 재건축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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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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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힘을 빼고 저항을 덜 받으며 헤엄치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끝내고 싶어도 끝낼 수 없는 이 경주를 보다 기술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우리는 좀 더 힘을 빼야 한다. 억지스러운 발버둥을 줄이고 편안하게 떠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악착같이 팔을 저으며 인생을 살고 있을 당신에게 전국 수영 선생님들을 대신해 말해주고 싶다.


"회원님, 힘 빼세요. 힘!"


그저 편안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이라는 레이스를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이고 기술적으로 완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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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만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가는 길과 풍경은 모두 다르지만 한결같이 '장기전'을 치르고 있다는 점만큼은 동일하다.


이때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점은 바로 페이스 조절과 컨디션 유지로, 처음부터 너무 속도를 내거나 힘을 주어 달리게 되면 나중에는 너무 지쳐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 삶이라는 레이스를 오래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싶다면 부디 '힘을 빼고' 달리자. 남들보다 앞서 나가겠다는 생각에 욕심을 내거나, 발버둥 치며 특정 시간에 올인하기보다, 잔잔하고 편안하게 지금의 시간을 안정적으로 달려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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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스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내 기대감을 앗아가는 행동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인생 스포다.

(...)

20대 때는 취업을, 30대 때는 결혼을. 나는 매번 정해진 루트를 따라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 부품처럼 떨어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길을 따라가야 했다.


그래서일까. 뭘 이뤄도 딱히 즐겁지가 않았다.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해도 잠깐의 성취감을 있을 뿐 인생을 붕붕 뜨게 하는 기대감은 없었다. 그건 이미 길이 나 정해진 기차놀이였으니까.

(...)

삶도 영화도 멀리서 보면 같다. 끝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건 결국 뒤에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이다. 다시 말해 스포란 결말을 넘어 과정의 재미마저도 앗아갈 수 있는 못난 행동이란 말이다. 인생도 영화도 결말을 안 뒤부터는 모든 게 뻔해지니까.

(...)

나와 그의 삶이 지루함이 아닌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득이 기다려주자. 그러다 혹 "야! 내가 다 아는데"라는 말로 물꼬를 트는 사람을 만날 때면 과감히 그의 입에 반창고를 붙이고 말해주자. "쉿!" 그게 열심히 만든 영화와 인생에 대해 우리가 지켜야 할 예의다.

70~7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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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인생의 길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닌데, 왜 사회와 시스템, 사람들은 그토록 외길만 추구하며 나이대별로, 시간별로 그토록 진한 스포를 했는지 모를 일이다.


다채로운 수백, 수천만 가지의 삶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데, 왜 유독 한 길만 고집하며 강요하고 강요받았는지 모를 일이다.


오랜 시간 그렇게 같은 인생, 같은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다 보니 영화 스포를 맞닥뜨린 것처럼 우리 인생도 언젠가부터 지루하고 보잘것없는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는데, 앞으로는 자신과 타인을 위해 이런 인생 스포는 그만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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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치란 말은 팍팍한 일상에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가치가 있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내 인생에서 포기하지 말아야 했던 것은 사실 나 자신이었다. 낯부끄럽게도 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정말 아까워해야 했던 것은 1회 7만 원인 필라테스 비용이 아니라 체면치레하느라 날렸던 수많은 술값이었다는 사실도 말이다.

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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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돌아보면 엉뚱한 곳에 시간 투자를 하거나 잘못된 곳(혹은 사람)에 마음을 내어주게 되면서 인생에 구멍을 만들었던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혹은 '사치'란 말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해 숨 쉴 틈 없는 인생을 살다가 어느새 건강도 잃고 삶도 잃어버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부디 엉뚱한 곳에 마음과 시간을 쓰느라 나를 망가뜨리지 말고, 진짜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리며 삶을 채워나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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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해보다 무시가 쉽다. "요즘 애들은 뭔 생각으로 사는 건지 모르겠어." "냅둬, 꼰대잖아." 한 번의 안 좋은 일로 인한 경험이 편견이 되어 사람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타인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건 그 말뜻 이상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

나는 그런 어른으로 남고 싶지 않다. 마음만이라도 "너는 원래 그래"라는 말이 아닌 "너는 그래?"라고 궁금해할 줄 아는, 그런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 어른이라는 말 뒤에 숨겨진 거리감을 뚫고 그 사람에 대해 혹은 그 시대에 대해 궁금해하는, 그런 노인으로 자라나고 싶다.

146~1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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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를 반영한, 우리가 꼭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왜'라는 물음보다 '무시'가 일반적이다.


나 역시 그냥 무시로 일관하며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나 혼자 '왜?'라는 물음을 가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듯하다.


더불어 험악한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 속에서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한 또 하나의 방편 중 하나이기에 이 부분은 사회와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만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나마 나는 한두 번의 경험만으로 전부가 그렇다는 편견은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앞선 한두 번의 경험이 어쩌다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다섯 번, 열 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그게 꼭 편견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여전히 세상과 사람들이 궁금하고 '왜'라고 묻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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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더 도전하게 만드는 것은 완벽한 실력이 아닌 과거에 해온 도전의 양이다. 도전을 해본 사람이 또 도전을 한다. 그것이 크든 작든. 맞다. 도전이라는 말은 사실 그 어떤 말보다 가벼워야 하는 단어였다.

1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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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한다. 어떤 것을 시도해 본 경험조차 없다면, 새로운 무엇에 도전하는 자체가 고난이고 고통이다. 그러니 일찍이 무엇이든 도전해 보고 시도해 보길 바란다.


그것이 크든 작든 상관없다. 그렇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내가 원하는 무엇을 시도하려 할 때 허들이 낮아질 수 있다.


도전은 그렇게 가볍고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다음을 꿈꿔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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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많은 시간을 진짜 행복과 가짜 행복을 구분하느라 낭비해왔다. 배운 적 없는 행복은 가짜라며 행운처럼 찾아온 행복의 순간들을 많이도 무시했다. 고작 서른 남짓한 인생으로 나를 넘어 남의 행복까지 멋대로 재단하려 했으니, 이것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행복에 정답이 있을까? 아마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시험처럼 객관식 시험은 아닐 테지. 그건 답을 적는 것도 채점을 하는 것도 모두가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상한 시험일 것이다.

2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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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태껏 가짜 행복을 두고 진짜 행복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그것의 정체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 기준에 따라 나와 남을 재단하고 평가하며 진짜 행복의 순간들은 그렇게 흘려보냈다.


부디 이제부터는 가짜 행복에 속아 진짜 행복을 무시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나만의 행복 기준과 정답에 따라 나만의 행복을 찾길 바란다. 그래야 진심으로 웃으며 행복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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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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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 재건축이 시작된 날은?(년 월 일)


A. 2025년 2월 16일, 현시점을 시작으로 마음 재건축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휴식은 결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에 가깝다는 말 아나요? 동의한다면 정해봅시다. "나, 이럴 땐 꼭 쉬어야 한다!"


A. 동의한다. 지끈지끈 두통이 시작될 때는 반드시 쉬어야 한다. 이 두통은 피로감이 겹쳐 나타나는 증상으로 충분한 수면 후에야 사라지기 때문이다.



■안 될 것 같은 목표를 앞에 둔 내게 혹은 타인에게 내가 해줘야 할 조언을 적어봅시다. "그거 안 될 것 같은데...."라는 간편한 말은 제외하고요.


A.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안될 것 같다는 판단 기준을 세우기에 앞서 일단 해보고 이후 결과를 받아들여보면 어떨까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될지 안될지는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예측성 결과를 앞세워 시작조차 못해보는 어리석은 짓은 부디 하지 말자.


결과가 어떻든 그 과정을 수행하는 시간 속에 얻는 것들도 있으니, 해보지도 않고 결과를 단정 지어 이야기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자.



■한 가지만 정해봅시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나요? 혹은 어른이 되어서도 잃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 있나요?


A. 나이가 들어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유지하며 사는 것, 더불어 내 생각에 갇혀 무지몽매한 삶을 살지 않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빛을 발하고, 포용력이 남다르게 발달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고집이 세지고, 세상 물정에 어두워 더 자기 세상에 갇혀 사는 어르신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을 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다짐한다. 절대 저런 식으로 나이 먹지는 말자고.


※무지몽매

아는 것이 없고 사리에 어두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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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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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속 상태는 어떤지, 또 재건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인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집도 시간이 흐르면 망가지는 부분이 생겨 보수를 해야 하듯이, 내 마음 또한 그런 시간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살다 보면 때때로 불편한 마음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는 그냥 넘기지 말고, 잠시 멈춰 서서 자세히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자. 그리고 수리가 필요하다면 즉시 수리를 통해 보강을 하면서 삶을 살아가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는데, 별것 아니라고 자꾸 넘기다 보면 그것들이 눈덩이처럼 쌓여 어느새 마음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이내 몸과 마음의 병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그렇게 되기 이전에, 미비한 이상함이 감지되었을 때 자세히 들여다보고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그리고 나만의 기준에 따라 불필요한 감정들은 내 마음의 집에 들여놓지 않도록 하자.


그런 세월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무시무시한 비바람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마음의 집이 어느새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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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지 않고 쥐는 법 - 삶이 쉬워지는 힘 빼기의 기술
고상근.반지현 지음 / 샨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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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준 책!"



최근 어지러운 상황을 잘 컨트롤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 있다. 바로 <쥐지 않고 쥐는 법>이라는 책으로, 이 책 덕분에 하마터면 감정과 생각에 잠식 당해 망쳐버릴 수도 있었던 일상을 무사히 평소와 다름없는 날들로 채울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부정적인 생각과 불쾌한 느낌이 나를 사로잡으려 할 때마다 '지금에 집중하자'는 주문을 외우며 어지러운 잡념들을 떨쳐 냈다.


이 책은 스토리 형태로 서술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는데, 주요 등장인물인 '나'와 '영감님'의 대화를 통해 '깨어 있음'에 대한 것이 무엇인지, 또 이것을 일상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의미로는 '깨어 있음'이 '명상'이나 '수련'의 한 부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 때문이다. 나와 내 주변을 제대로 느끼고, 불필요한 것들을 떨쳐내는 훈련을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는 점이 바로 그렇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힘 빼기 기술에 대해 담고 있는 책으로 너무 열심히 살려고 하는 우리들에게 그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누구나 한 번쯤 너무 긴장해서 오히려 일을 망쳤던 경험, 잘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했던 경험, 간절히 바라던 것을 얻지 못한 경험 등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런 상황들이 닥쳤을 때 긴장을 가라앉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비법, 그리고 결과에 상관없이 내 감정이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알아보면 어떨까 한다.


공저자 고상근 저자와 반지현 저자는 실제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깨어 있음'에 대한 수행과 상담 기법을 도입한 '마인드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그 인연을 계기로 이 책까지 쓰게 되었다고 전한다.


반지현 저자가 '마인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당시의 상황이 이 책의 주인공이 겪고 있는 상황이자,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주인공 중 하나인 '나'에 감정 이입이 많이 되는 편이었다.


처음에는 이 책의 주인공 '나'처럼 다소 어리둥절하거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설 한편 읽는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읽다 보면, 분명 흔들리던 일상을 잡아 줄 나만의 주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겪어봤을 상황과 감정들이기에 공감 가는 포인트가 정말 많았는데, 함께 다뤄보며 더 나은 '오늘'을 살기 위한 방법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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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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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근

버트 헬링거의 가족 세우기를 다년간 진행하였으며, 가족 세우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그간 공부한 내용들을 혼합하여 '마인드 리더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으로 진로와 취업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의 훈련을 통한 '깨어 있음'을 가르치고 있으며, 알렉산더테크닉 공인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반지현

긴장과 불안으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자연히 몸과 마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다년간 EFT와 사찰음식을 공부하였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마인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내면의 두려움을 내려놓게 되었고, 자아상, 가족 관계 등이 아름답게 변화하는 경험을 했다. 현재는 오랜 소망이었던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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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요소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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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미스터리한 영감님의 정체가 궁금해질 것이다. 후반부에 영감님의 정체가 밝혀지는 데, 그전에 추리력을 발동해 영감님의 정체를 추측해 보면서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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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문장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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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세요'라는 말은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으라'는 말입니다. 오롯이 눈앞의 양 검지를 동시에 바라보는 것이,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생각과 느낌의 힘을 빼는 방법 말이에요."

(...)

'깨어 있음' 상태에서는 오감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핸드폰 게임을 하더라도 친구가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화가 나더라도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52~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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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깨어나세요'라는 말이 수십 번 반복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그다지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읽어 나갈수록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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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말할 때는, 사실 진짜 할 수 있을 때가 아니라 할 수 없을까 봐 두려울 때라는 거죠?"

(...)

"그렇지. 아이러니하게도 '괜찮다'는 말은 결국 '현재 괜찮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일세. 정말 괜찮으면 괜찮다고 되뇔 필요가 없지 않겠나?"

(...)

"아무리 '나는 시험 망쳐도 괜찮아'라고 말해도 결국 언어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라 소용이 없는 거군요. 저 말을 한다는 자체가 괜찮지 않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니까요."

74~75, 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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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 속에서 흔하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고는 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이 말속에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괜찮다', '할 수 있다'라는 말은 결국 '괜찮지 않다',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속내를 그대로 표현한 말과도 같은 말이다.


정말 할 수 있거나, 괜찮다고 느낀다면 아마 이런 언어를 내뱉거나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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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무엇을 원한다'는 말은 곧 '나에게 그 무엇이 없다'는 말과 같다는 거라고 자네도 동의하지 않았나?"

(...)

"그럼 자네가 애타게 원했다는 것은 '나에게 무엇이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인정한 셈이 되겠군."

"그럼 제가 취직을 간절하게 원한 것은 '나는 직장이 없어, 나는 직장이 없어'하고 힘껏 소리친 셈인가요?"

(...)

띵~ 큰 종소리가 귓가에서 울렸다.

(...)

"혹시 이게 아까 선생님이 말씀하신 '괜찮다'라는 언어의 감옥과 비슷한 논리인가요? '괜찮다'는 말은 결국 '괜찮지 않다'는 말이라고 하셨잖아요. '원한다'는 말도 속뜻은 '나에게 없다'는 것이라고 하셨고요."

(...)

"그러면 왜 걱정하는 건 걱정하는 대로 될까요?"

(...)

"이거 뭔가 좀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

"자네가 취직을 생각할 때 어떤 마음이었나? 취직될 생각에 설렜나?"

"그런 마음이 있다면 걱정도 안 되죠. 앞으로 계속 취업이 안 되면 어떡하나 싶어 마음 졸였죠."

"말과 속마음이 그대로 일치하는 구먼. 취직 안 될 거야. 취직 안 될 거야, 안 될 거야. 잠재의식에서 그렇게 부르짖고 있으니 당연히 그대로 실현될 수밖에."

(...)

"자네가 마음속으로는 안 될 거라고 불안해하면서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는 것, 원한다고 말하면서 마음속으로는 결핍에 집중하는 것, 모두 '1+1=3'이라고 외치는 것이나 똑같네. 자네가 '1+1=3'이라고 외치고 마음먹으면 '1+1=3'이 되는가? 언어와 거짓 생각을 뛰어넘게. 그 너머의 잠재의식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잘 들여다보게. 마음의 공식은 잠재의식에 맞추어 작동하네."

82~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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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하기 위해서 우리가 했던 일련의 말과 행동들이 사실은 더 부정적인 상황으로 이끌고 있었다는 사실에 머리가 띵하고 울리는 기분이었다.


겉으로 내뱉는 말은 사실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허울이었을 뿐이고, 마음속에서 울리던 말과 생각들이 결국 잠재의식에 자리 잡아 거기에 맞춰 실패를 맞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허탈함마저 느끼게 되었다.


지나고 보면 사실 그렇게 긴장할 일도, 어렵게 생각할 일도 아닌데 왜 막상 현실에 닥치면 한껏 긴장하며 거짓 언어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던 건지 모를 일이다.


거기에 더해 속으로는 내심 '안될 거야 안될 거야'라는 잠재의식이 발동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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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하지. 소원을 둘러싼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으라고 하면 그냥 소원 자체를 놓아버려야 한다고 말이야. 돈을 내려놓으라고 하면 돈을 벌지 말고, 돈을 무시하고, 돈이 필요 없다고 생각해야 하냐고 묻지."

(...)

"소원을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네. 살아있다는 것은 원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큰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무엇이 되고 싶다, 하고 싶다.... 얼마든지 품을 수 있네. 더 큰 소원도 얼마든지 품을 수 있지."

(...)

"소원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는다? 탁구공을 둘러싼 손아귀의 힘.... 탁구공을 꽉 쥐고 있던 손에서 힘을 살짝 풀어보았다. 힘을 조금 더 풀어보았다. 쫙 펼쳐진 손바닥 위에 탁구공이 있다. 내 손아귀에는 힘이 전혀 없었다.

(...)

"이제 알겠는가? 쥐지 않고도 쥐는 법을?"

87~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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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풀라고 하면 사람들은 종종 삶의 목적과 원하는 것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일 때가 있는데, 살아있는 한 무언가를 욕망하고 소원하는 것은 너무나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에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이에 영감님은 소원을 탁구공이라 생각하고 '나'에게 쥐여주며, 힘을 풀어보라고 말한다. 이에 나는 조금씩 힘을 풀어보면서 비로소 깨닫게 된다. 소원하면서 힘을 푸는 것의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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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의 생각과 몸의 느낌은 별개의 것이 아니네. 그래서 마음의 고통이 몸의 고통을 만들 수 있는 것이지."

(...)

"생각 때문에 몸이 긴장되었으니 생각을 내려놓으면 몸의 긴장도 풀어지지 않겠나? 평소에는 단단하게 굳어 있던 어깨가 온탕에 몸을 담그는 순간 슬그머니 풀어지는 것처럼 말일세."

(...)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을 내려놓는 게 어렵다면, 몸의 근육을 푸는 걸로 대신할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정확하네. 몸의 긴장을 푸는 것, 이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유일한 공식이지. 스스로 몸의 긴장을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기술을 터득할 수만 있다면, 세상 사는 데 걸릴 게 아무것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네."

91~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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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별개가 아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나 역시 경험해 본 바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유독 더 격하게 공감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생각에 사로잡히면 몸도 자연스럽게 긴장된다. 그래서 평소와 다른 걸음걸이로 걷거나, 말을 버벅대거나, 어깨가 뭉치거나, 두통이 이는 등의 증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을 내려놓으면 몸의 긴장도 당연히 풀어지지 않을까?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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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검지를 동시에 보라는 것은 오감을 동시에 열라는 뜻일세. 모든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지."

(...)

"선생님!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양 검지를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느낌, 감각이 아닌가요?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으라고 하셨으면서 왜 몸의 모든 느낌에 집중하라고 하시는 거죠?"

(...)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으라는 말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분산하라는 말일세."

96~9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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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황은 결국 이 세상 아니겠나? 세상은 늘 급변하고 있고, 우리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지. 단 1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말이야."

"그렇다면 한 가지 생각과 느낌을 꼭 쥐고 있는 것은 한 종목에만 투자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군요."

(...)

"그렇지! 한 가지 생각과 느낌을 쥐고 있는 것이 왜 위험한 줄 아는가? 세상 전체의 흐름을 보지 못하고 그저 자기가 쥔 생각과 느낌이 전부인 줄 아는 거지. 자네 말대로 파산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걸세. 파산도 보통 파산이겠나? 인생 파산이네."

(...)

"'깨어 있으라'는 말은 결국 현재 꽉 쥐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분산 투자하라는 말이네. 우리의 몸에는 오감을 느낄 수 있는 바구니가 있지 않나? 다른 생각과 느낌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주는 걸세."

98~9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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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주인공처럼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모든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면서 왜 몸의 모든 느낌에 집중하라고 하는 걸까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분산하라는 말과 함께 들은 예시를 통해 바로 납득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면 주변을 살피기 어렵다. 그러니 나를 사로잡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고(분산시켜) 다른 생각들과 주변부를 살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면, 보다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될 테니 영감님은 '깨어 있으라'는 말로 대신해 마음을 건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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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고통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이 둘을 구분 못하는 데서 온다네."

(...)

"세상일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네. 첫째, 내가 할 수 있는 일. 둘째, 남이 할 수 있는 일, 셋째, 과거 혹은 미래의 일일세. 이 중에서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

"당연히 둘째와 셋째 아닌가요? 남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나 아직 오지 않은 일이요. 너무 쉬운데요?"

"너무 쉬운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착각해서 고통받고 있네. 자네도 예외가 아니지."

115~1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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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처럼 나 역시 영감님의 질문에 너무 쉬운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현실에 적용해 보니 실제로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착각해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할 때는 편안하다. 그런데 남이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할 수 있다고 착각하거나, 과거 혹은 미래의 일처럼 내가 바꿀 수 없거나 다가오는 않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그때부터는 삶이 고통으로 얼룩지게 된다.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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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생각과 느낌에 사로잡혀 버리네. 자네도 경험해서 알겠지?"

"네, 깨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저도 모르게 사로잡혀 버립니다."

"그래서 깨어 있음이 힘들다고 하는 것일세.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는 바로 깨어 있음에 다름 아닐세. 생각과 느낌을 즉시 알아차리고 휘둘리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겠지. 그리고 이렇게 깨어 있을 때 몸과 마음이 평화로운 것은 당연한 것이고."

117~1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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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공감했던 또 다른 문장 중 하나다. 앞서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는 것(분산하는 것)의 중요성과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장점,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음에도 자꾸만 나도 모르는 사이 생각과 느낌에 사로잡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때마다 다시 정신을 끌어모아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일을 수십 번 반복하면서 겨우 몸과 마음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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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현재를 '즐길 수 있다'고 했는가? 자네는 숨을 쉴 때 즐겁게 쉬나? 잠을 잘 때 즐기며 자는가?"

(...)

"많은 사람들이 현재를 어떤 '대상'으로 바라보더군. 현재를 즐겨라, 현재를 잡아라, 현재를 놓치지 마라. 이 모두 잘못된 말이네. 현재는 그냥 현재일세. 과거에 대한 두려움도, 미래에 대한 불안도 없는, 그저 고요한 상태 말일세. 편안하게 숨을 쉬듯, 잠을 자듯..... 아까 자네가 물었지. 고통이 있을 때 어디를 향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

"고통은 항상 과거 혹은 미래에만 존재하네."

"현재엔 고통이 없나요?"

"깨어 있음, 그것이 바로 현재일세. 진정한 현재에는 고통이 존재할 수 없다네."

(...)

"마음속에 고통이 있을 때면 기억하게. 현재에는 고통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그럴 때는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고 현재로 오게.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탈 때의 그 기분을 기억하게나."

126~1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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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머리를 띵 맞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던 문장이다.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감각들은 편안하게 숨을 쉬듯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흘러간다. 그렇기에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데 그런 현재를 어떤 '대상'에 투영하다 보니 뭔가 그럴듯한 것으로 포장되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또 여기에 어떤 고통이 끼어들게 된다면 그것은 현재의 상황이 아니라 생각과 느낌이 끼어들었거나 미래나 과거의 일,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마음을 쓰고 있음이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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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걸세. 고소를 하든 소송을 걸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네. 그 대신 고통스러워할 필요는 없네."

1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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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순간 '헉'하고 숨을 들이쉬게 되었다. 지금의 내 상황에 대해 누군가 전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용기를 낼 수 있었고,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상태로 일을 진행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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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왜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까지 내려놓아야 하나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내려놓는 이유는 긍정적이 되기 위해서 아닌가요?"


영감님: (...) 무엇을 두고 긍정이다, 부정이다 하는 것은 인간의 판단에 불과합니다. 돈도 마찬가지죠. 우리는 무엇이 있으면 행복해하고 없으면 못 살 것 같이 불행해합니다. 이것은 모두 조건에 의한 것이지요. 깨어 있음은 조건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있어도 고요하고, 없어도 고요합니다."

1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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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있는데 그림자가 없을 수 없고, 그림자가 있는데 해가 없을 수 없다. 아! 나는 무릎을 탁 쳤다. 긍정이 있다면 그 반대인 부정이 있고, 부정이 있다면 긍정이 있는 법이다. 긍정이 있는 한 부정이 없을 수 없다. 끊임없이 긍정적이 되라고 강조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라는 것은 애당초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영감님은 긍정도 내려놓으라고 하셨구나. 긍정도 부정도 없는 상태를 말씀하신 거였구나.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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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만 취하려고 하다 보니 이런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분명 무엇이든 장단점을 다 가지고 있는데도 우리는 쉽게 그 사실을 잊고는 한다.


해가 있으면 반드시 그림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은 인간이 구분하는 판단이자 조건일 뿐이다. 같은 것을 두고도 어떤 이는 좋다, 또 어떤 이는 나쁘다고 판단하기에 이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니 내 판단 기준에 근거해서 좋다 나쁘다를 구분하기 보다 그냥 생각이나 감정 자체를 내려놓는 것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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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프레임대로, 그러니까 자기 생각과 느낌대로 판단하게 돼. 진짜를 못 보게 된단 말이지. 선글라스 쓰면 세상이 다 시커멓게 보이잖아. 원래 세상은 그 색깔이 아닌데."

181~1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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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각과 느낌에 사로잡히는 것, 그것을 영감님은 프레임대로 본다고 이야기한다. 있는 그대로 사물이나 사람을 보지 못하고, 내가 쓴 프레임에 맞춰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을 것을 말한다. 그러니 이제 그만 그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고통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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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자네를 미워하든 싫어하든, 자기의 인생에서 내쫓아버리든 그게 자네와 무슨 상관인가?"

(...)

"미움받을 행동을 일부러 골라 하라는 말이 아니야.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든 사랑하든 그건 전적으로 그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 즉 허상이라는 말일세. 상대방의 허상이 자네 인생에 그리도 중요한가?"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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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또 한 번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다.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든, 싫어하든, 자기 인생에서 나를 내쫓듯 내 삶과는 무관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많은 사람들이 이 허상에 사로잡혀 아부하거나 잘 보이려 노력한다. 그 과정 속에 나는 고통 속에 빠지게 되고 그러다가 결국엔 계속 부정적 감각과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타인이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생각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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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사람은 판단을 하되 실상으로 판단하고, 원초적 느낌만을 느낀다네. 그 반대로 깨어 있지 못한 사람은 판단을 하되 허상으로 판단하고, 원초적 느낌에 거품을 잔뜩 올린 부차적 느낌을 느끼지."

19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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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을 있는 그대로 판단하고 원초적 느낌만 느끼고 있는지, 아니면 허상으로 판단하고, 원초적 느낌에 거품을 잔뜩 올려 부차적 느낌을 느끼고 있는지 스스로 진단해 보자.


일어나지 않은 어떤 감각이나 생각이 더해졌다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깨어있는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해 보자. '깨어 있는 상태'에 이르기 위해 허상을 걷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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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이라는 테두리 밖으로 나오면 미움은 자동으로 소멸되네. 올라오는 감정의 경계를 인식하고 완전히 사라지게끔 하는 것이 바로 깨어 있음의 기술이라네."

20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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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내 상황에 대입해 이 부분을 연습해 보았다. 물론 말처럼 쉽게 잘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글부글 끓던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는 것은 경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보다 이성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었고, 나를 힘들게 했던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투는 배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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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음이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네. 인류가 발을 내딛기 전의 달처럼 말일세. 그렇지만 분명히 존재하지."

(...)

"깨어 있음이란... 평생을 걸고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네. 나 역시 평생을 걸었지."

2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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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깨어 있음을 매번 실천하며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이기에, 살아있는 한 의도치 않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감정과 생각을 어찌 다 컨트롤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또한 지속하다 보면 습관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또 그러다 보면 불쑥 생각이나 감정이 불쑥 떠오르더라도 금방 다시 정리하여 평온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설사 죽을 때까지 100%라는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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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르네. 그렇지만 명백한 사실은, 매 순간 우리의 인생은 시간과 함께 흐르고 있다는 것이지. 이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네."

2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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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정말 어렵다. 하지만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한 가지는 바로 인생은 시간과 함께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속절없이 흐르는 인생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아끼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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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현대인들이 착각하네. 고통이 클수록 성장한다고 말이네. 얻는 것도 많다고 생각하지. 'No pain, no gain'이라는 말도 마찬가질세. 그들은 성장의 의미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네."

(...)

"고통은 그냥 고통일 뿐이지. 고통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네."

2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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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봤을 때 가장 큰 변화를 이야기하자면, 바로 이런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과거에는 '고통'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정거장쯤으로 여겼다면, 현재는 '고통은 고통일 뿐이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물론 어찌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들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고통을 겪어야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로, 고통 속에서 성장과 발전을 찾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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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먼저 길을 간 선배로서 저에게 알려주실 지름길 같은 건 없나요?"

(...)

"자네에게 여태까지 말해준 모든 게 내가 알아낸 지름길일세. 삶의 매 순간이 연습 대상이네. 생각과 느낌의 경계를 보아라, 호흡을 의식해라, 오감을 열어라, 발바닥이 땅에 닿아 있는 것을 의식해라, 뒤 공간을 의식해라... 이 모든 것이 내가 늘 하는 것일세."

238~2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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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 순간, 지름길을 찾는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성장과 발전에 있어 지름길은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만이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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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 내는 것도 마음이 없으면 결코 쉽지 않거든.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몸이 움직이면 마음은 저절로, 따라온다네. 자네가 지금 홀가분해진 것처럼 말일세."

2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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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마음에 새긴 또 하나의 글귀는 바로 이것이었다.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몸이 움직이면 마음은 저절로 따라온다.'


실제로도 그렇다. 피곤해서 씻기를 미루거나, 집안일을 미루면 결국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몸이 움직이면 어느새 말끔하게 정리된 그릇들과 깨끗이 단장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시작하면 마음은 절로 따라온다. 외부에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다. 일단 시작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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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기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네. 아버지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일세.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미친 짓이다'라는 말을 아는가?"

2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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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가 결심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내가 바뀌는 것'. 그래서 보다 적극적으로 내 삶에 개입하고, 내 행동 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렇게 나는 또 다른 미래를 꿈꾸며, 과거와는 다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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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사람은 가짜 배고픔에 함몰되지 않고 필요한 정도만 먹고, 늘 새로운 느낌이므로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네. 매 순간 깨어 있으면 되네. 매 순간 깨어 있으면 매 순간 새롭게 살 수 있으니 말이네. 삶에 의미가 없으면 동물과 뭐가 다를 게 있겠냐고들 하지. 그러나 동물만큼만 살아도 성공이네."

25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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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동물보다 못한 사람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동물만큼만 살아도 성공이다'라는 말이 굉장히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매 순간 깨어 있으려 노력한다면, 우리 삶의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조차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매일매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 어쩐지 생각만으로도 설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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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살라는 것과 그저 살아가라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네. 내가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카르페디엠'도 한번 잘 생각해 보게나. 동물들이 그 순간을 과연 '즐기는지'를. 그들은 그저 그 순간에 제대로 살아있을 뿐이네."


의미를 애써 덧대지 않고 그 순간에 제대로 살아있는 것, 문득 동물들의 삶에서 숭고함이 느껴졌다.

2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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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을 살펴보면, 지금 이 순간조차 '제대로' 살아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몸은 분명 여기 있는데, 마음과 생각은 과거와 미래 속에 갇혀 허우적거리느라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일상다반사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오늘이자 현재를 제대로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다. 특별한 의미를 더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살아 있는 것을 느끼고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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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던진 돌멩이를 맞는다는 건 사실 굉장한 축복이라네."

(...)

"돌멩이에 맞아봐야 아픈 줄 알지 않겠나? 아파야 비로소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니까 말일세"

(...)

"길가에 놓인 돌멩이를 걸림돌로 삼을지 디딤돌로 삼을지는 자네가 결정하면 되네. 돌멩이는 그저 돌멩이일 뿐이니. 돌멩이에 맞은 게 아픈 줄 알면서도 계속 맞고 있는 건 바보짓이겠지."

297~2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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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 머리를 울리게 만들었던 문장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는 말에 영감님은 왜 피하지 않았냐며 되려 '나'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오히려 누군가 던진 돌멩이를 맞는다는 건 축복이라고 말하며, 그래야 자신의 상처를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고통을 고통으로 두지 않고, 그것을 역으로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기회로 만들라는 이야기에 상처를 '경험'으로 치환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언젠가 이 모든 경험들을 나를 더 큰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디딤돌로 삼겠다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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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그저 일어난 것이네. 깨어 있음의 세계에서는 망하는 일이란 없네."

(...)

"기뻐할 일도, 슬퍼할 일도 없다네.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네."

29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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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상황은 그냥 일어난 거다. 그것을 두고 불행이나 행복으로 굳이 구분 지어 감정이나 생각을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그 상황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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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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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이렇게 다시 한번 내용을 정리하고 생각을 다듬으면서 마음을 다잡아본다. 어떤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거나 감정 혹은 생각을 추가함으로써 더 이상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발생한 것! 그 자체로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 결과가 어떻든 그에 대해서도 크게 낙담하거나 미소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감정을 가진 사람인지라, 성공하면 미소가 지어질 것이고 실패하면 다소 속이 쓰린 느낌이 들 수는 있다. 하지만 깨어있음의 상태로 생각과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면 다시 평온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 그러니 불분명한 것들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내어주기보다, 지금 내 삶에 더 집중하며 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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