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in홈 - 불안과 걱정은 들어올 수 없는 내 마음속 집
태수 지음 / FIKA(피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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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 작가가 쓴 책을 찾아 읽다 보니 어느새 벌써 세 권째다. 세 권의 책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처음 읽었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였는데, 다른 책들도 생각할 '거리'들을 주고 있어 계속 완독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먼저 살펴보고 이후 저자가 던지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그런 흐름에 내 몸을 내맡기다 보면 어느새 내 감정과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저자는 집을 재건축할 때 망가진 부분은 깨부수고 다시 보강하듯이, 망가진 마음 또한 같은 방법을 거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이 전개되는 방식 또한 이와 같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녹이 슬고 닳아버린 마음의 집을 새롭게 수리하는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며 나만의 스타일로 다시 리뉴얼 해보면 어떨까 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망가진 마음을 재건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한다. 만약 지금 세월의 때를 한껏 머금은 마음의 집을 리뉴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질문과 방법들을 내 삶에 하나씩 적용해 보자.


그렇게 매일매일을 쌓아가다 보면, 이후에 삶에 아무리 큰 재난이나 재앙이 닥쳐도 약간 부서질지언정 절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삶이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나만의 DIY 마음 재건축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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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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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힘을 빼고 저항을 덜 받으며 헤엄치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끝내고 싶어도 끝낼 수 없는 이 경주를 보다 기술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우리는 좀 더 힘을 빼야 한다. 억지스러운 발버둥을 줄이고 편안하게 떠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악착같이 팔을 저으며 인생을 살고 있을 당신에게 전국 수영 선생님들을 대신해 말해주고 싶다.


"회원님, 힘 빼세요. 힘!"


그저 편안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이라는 레이스를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이고 기술적으로 완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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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만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가는 길과 풍경은 모두 다르지만 한결같이 '장기전'을 치르고 있다는 점만큼은 동일하다.


이때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점은 바로 페이스 조절과 컨디션 유지로, 처음부터 너무 속도를 내거나 힘을 주어 달리게 되면 나중에는 너무 지쳐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 삶이라는 레이스를 오래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싶다면 부디 '힘을 빼고' 달리자. 남들보다 앞서 나가겠다는 생각에 욕심을 내거나, 발버둥 치며 특정 시간에 올인하기보다, 잔잔하고 편안하게 지금의 시간을 안정적으로 달려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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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스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내 기대감을 앗아가는 행동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인생 스포다.

(...)

20대 때는 취업을, 30대 때는 결혼을. 나는 매번 정해진 루트를 따라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 부품처럼 떨어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길을 따라가야 했다.


그래서일까. 뭘 이뤄도 딱히 즐겁지가 않았다.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해도 잠깐의 성취감을 있을 뿐 인생을 붕붕 뜨게 하는 기대감은 없었다. 그건 이미 길이 나 정해진 기차놀이였으니까.

(...)

삶도 영화도 멀리서 보면 같다. 끝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건 결국 뒤에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이다. 다시 말해 스포란 결말을 넘어 과정의 재미마저도 앗아갈 수 있는 못난 행동이란 말이다. 인생도 영화도 결말을 안 뒤부터는 모든 게 뻔해지니까.

(...)

나와 그의 삶이 지루함이 아닌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득이 기다려주자. 그러다 혹 "야! 내가 다 아는데"라는 말로 물꼬를 트는 사람을 만날 때면 과감히 그의 입에 반창고를 붙이고 말해주자. "쉿!" 그게 열심히 만든 영화와 인생에 대해 우리가 지켜야 할 예의다.

70~7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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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인생의 길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닌데, 왜 사회와 시스템, 사람들은 그토록 외길만 추구하며 나이대별로, 시간별로 그토록 진한 스포를 했는지 모를 일이다.


다채로운 수백, 수천만 가지의 삶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데, 왜 유독 한 길만 고집하며 강요하고 강요받았는지 모를 일이다.


오랜 시간 그렇게 같은 인생, 같은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다 보니 영화 스포를 맞닥뜨린 것처럼 우리 인생도 언젠가부터 지루하고 보잘것없는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는데, 앞으로는 자신과 타인을 위해 이런 인생 스포는 그만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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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치란 말은 팍팍한 일상에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가치가 있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내 인생에서 포기하지 말아야 했던 것은 사실 나 자신이었다. 낯부끄럽게도 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정말 아까워해야 했던 것은 1회 7만 원인 필라테스 비용이 아니라 체면치레하느라 날렸던 수많은 술값이었다는 사실도 말이다.

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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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돌아보면 엉뚱한 곳에 시간 투자를 하거나 잘못된 곳(혹은 사람)에 마음을 내어주게 되면서 인생에 구멍을 만들었던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혹은 '사치'란 말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해 숨 쉴 틈 없는 인생을 살다가 어느새 건강도 잃고 삶도 잃어버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부디 엉뚱한 곳에 마음과 시간을 쓰느라 나를 망가뜨리지 말고, 진짜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리며 삶을 채워나가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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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해보다 무시가 쉽다. "요즘 애들은 뭔 생각으로 사는 건지 모르겠어." "냅둬, 꼰대잖아." 한 번의 안 좋은 일로 인한 경험이 편견이 되어 사람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타인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건 그 말뜻 이상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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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어른으로 남고 싶지 않다. 마음만이라도 "너는 원래 그래"라는 말이 아닌 "너는 그래?"라고 궁금해할 줄 아는, 그런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 어른이라는 말 뒤에 숨겨진 거리감을 뚫고 그 사람에 대해 혹은 그 시대에 대해 궁금해하는, 그런 노인으로 자라나고 싶다.

146~1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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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를 반영한, 우리가 꼭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왜'라는 물음보다 '무시'가 일반적이다.


나 역시 그냥 무시로 일관하며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나 혼자 '왜?'라는 물음을 가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듯하다.


더불어 험악한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 속에서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한 또 하나의 방편 중 하나이기에 이 부분은 사회와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만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나마 나는 한두 번의 경험만으로 전부가 그렇다는 편견은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앞선 한두 번의 경험이 어쩌다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다섯 번, 열 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그게 꼭 편견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여전히 세상과 사람들이 궁금하고 '왜'라고 묻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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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더 도전하게 만드는 것은 완벽한 실력이 아닌 과거에 해온 도전의 양이다. 도전을 해본 사람이 또 도전을 한다. 그것이 크든 작든. 맞다. 도전이라는 말은 사실 그 어떤 말보다 가벼워야 하는 단어였다.

1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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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한다. 어떤 것을 시도해 본 경험조차 없다면, 새로운 무엇에 도전하는 자체가 고난이고 고통이다. 그러니 일찍이 무엇이든 도전해 보고 시도해 보길 바란다.


그것이 크든 작든 상관없다. 그렇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내가 원하는 무엇을 시도하려 할 때 허들이 낮아질 수 있다.


도전은 그렇게 가볍고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다음을 꿈꿔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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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많은 시간을 진짜 행복과 가짜 행복을 구분하느라 낭비해왔다. 배운 적 없는 행복은 가짜라며 행운처럼 찾아온 행복의 순간들을 많이도 무시했다. 고작 서른 남짓한 인생으로 나를 넘어 남의 행복까지 멋대로 재단하려 했으니, 이것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행복에 정답이 있을까? 아마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시험처럼 객관식 시험은 아닐 테지. 그건 답을 적는 것도 채점을 하는 것도 모두가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상한 시험일 것이다.

2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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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태껏 가짜 행복을 두고 진짜 행복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그것의 정체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 기준에 따라 나와 남을 재단하고 평가하며 진짜 행복의 순간들은 그렇게 흘려보냈다.


부디 이제부터는 가짜 행복에 속아 진짜 행복을 무시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나만의 행복 기준과 정답에 따라 나만의 행복을 찾길 바란다. 그래야 진심으로 웃으며 행복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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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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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 재건축이 시작된 날은?(년 월 일)


A. 2025년 2월 16일, 현시점을 시작으로 마음 재건축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휴식은 결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에 가깝다는 말 아나요? 동의한다면 정해봅시다. "나, 이럴 땐 꼭 쉬어야 한다!"


A. 동의한다. 지끈지끈 두통이 시작될 때는 반드시 쉬어야 한다. 이 두통은 피로감이 겹쳐 나타나는 증상으로 충분한 수면 후에야 사라지기 때문이다.



■안 될 것 같은 목표를 앞에 둔 내게 혹은 타인에게 내가 해줘야 할 조언을 적어봅시다. "그거 안 될 것 같은데...."라는 간편한 말은 제외하고요.


A.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안될 것 같다는 판단 기준을 세우기에 앞서 일단 해보고 이후 결과를 받아들여보면 어떨까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될지 안될지는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예측성 결과를 앞세워 시작조차 못해보는 어리석은 짓은 부디 하지 말자.


결과가 어떻든 그 과정을 수행하는 시간 속에 얻는 것들도 있으니, 해보지도 않고 결과를 단정 지어 이야기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자.



■한 가지만 정해봅시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나요? 혹은 어른이 되어서도 잃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 있나요?


A. 나이가 들어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유지하며 사는 것, 더불어 내 생각에 갇혀 무지몽매한 삶을 살지 않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빛을 발하고, 포용력이 남다르게 발달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고집이 세지고, 세상 물정에 어두워 더 자기 세상에 갇혀 사는 어르신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을 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다짐한다. 절대 저런 식으로 나이 먹지는 말자고.


※무지몽매

아는 것이 없고 사리에 어두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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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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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속 상태는 어떤지, 또 재건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인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집도 시간이 흐르면 망가지는 부분이 생겨 보수를 해야 하듯이, 내 마음 또한 그런 시간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살다 보면 때때로 불편한 마음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는 그냥 넘기지 말고, 잠시 멈춰 서서 자세히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자. 그리고 수리가 필요하다면 즉시 수리를 통해 보강을 하면서 삶을 살아가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는데, 별것 아니라고 자꾸 넘기다 보면 그것들이 눈덩이처럼 쌓여 어느새 마음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이내 몸과 마음의 병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그렇게 되기 이전에, 미비한 이상함이 감지되었을 때 자세히 들여다보고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그리고 나만의 기준에 따라 불필요한 감정들은 내 마음의 집에 들여놓지 않도록 하자.


그런 세월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무시무시한 비바람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마음의 집이 어느새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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