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화집
헤르만 헤세 지음, 정서웅 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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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난 후에 느끼는 것은 아주 색다릅니다. '동화집'이라는 관념과 제가 알고 있는 '헤르만헤세'라는 인물에 대한 관념을 가지고 구입한 책입니다만, 적어도 '동화'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과는 달라서 적지않게 당황하게 됩니다. 가장 동화 스러운 작품으로는 헤세가 10세에 썼다는 가장 뒷편에 소개된 '두형제'이야기 일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뒤틀리고, 세밀하게 묘사된 단어들의 나열과, 암울하게 표현되는 주인공들의 감정들. 그리고, 무엇인가를 강하게 상징하는 것들 그럼에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것 등 '동화'라고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어울리지 않는 제목'을 달아 '헤르만 헤세'의 이름을 빌어 단순하게 판매를 올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져 들었습니다. 하지만, 관점을 잠깐 바꾸면 이 책은 말할 수 없는 매력을 주는 책으로 바뀝니다.

이 책은 주로 1910년대의 글들이 있습니다. 헤르만헤세의 유명한 작품들은 1910년대 부터 1940년대까지 이루어지죠. 다른 유명한 이야기들에 비해서 이책에 나온 이야기들을 보면 유명한 이야기들의 조각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 구도,주인공이 노력하는 모습, 등장인물등의 유사성, 또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이 '자기고백적'인 작가나 꿈을 찾는 사람들이 등장한느 점입니다.

자기고백을 하고, 주로 '꿈'을 찾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는 '헤르만헤세' 본인의 솔직하고도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그 유명한 사람조차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과 '혼돈'과 '감정의 기복'등을 겪으며 글을 써나갔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의 매력은 '동화의 내용'보다도, '헤르만헤세'를 글쓰기 가정교사로 모시면서 '글쓰기'를 배우는 듯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헤르만헤세'라는 사람이 한층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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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왕국
세실리아 링크비스트 지음, 하영삼 외 옮김 / 청년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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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제목을 보면 'Empire of Living Symbols'라고 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면 느끼시겠지만 '한자왕국'이라기 보다는 영어제목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번역을 해야 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문화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도, 중국의 한자에 대해서 이렇게 풍성하게 책한권을 써 놓은 사람이 스웨덴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면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하는 호기심마저 생깁니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 중 기본적인 것들을 뽑아서 관련된 풍성한 자료를 보여줍니다. 기본글자가 선택이 된것은 바로 그 기본글자들이 진정한 '상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을 얌전히 받은 사람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한자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자'에 대한 공포감은 없이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이자 풍성함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글자에 불과한 '한자'를 살아있는 문화이자 역사의 상징으로 바꿔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人'자가 사람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얘기는 들었을지 몰라도 '人'자로 부터 파생되는 다른 것들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또한 몰랐으니까요.

또한, 각 글자를 개별적으로 나열식으로 설명하고 끝내는 식이 아니라 관계가 있는 것들을 묶어서 더욱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예를 들어 '야생동물', '지붕과 가옥'등입니다. 이 책은 '한자교본'이 아닙니다. 고대에 만들어져서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한자에 깃들어있는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느끼도록 인도해 주는 안내서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에게 더욱 감탄하는 점은 갑골문이나 금문의 그림문자를 어떻게 특정 한자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 그 상상력 만큼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이 듭니다. 제가 보기엔 엇비슷해 보이는 그림들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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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에 담긴 중국
고광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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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큰 기대를 했습니다. 뭔가 멋진 것들이 많이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습니다. 읽고나서 뭔가 멋진 것들을 기대하기에는 제 자신이 중국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했으며 또한 한권의 책으로 중국요리의 전부를 알아내려고 했다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요리에 대한 큰 줄기는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기본적인 큰 줄기라면, 중국을 크게 4등분하는 권역별로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의 초반에 나온 4대권역을 소개하는 지도를 통해서 전체 권역에 대한 기본적인 감은 잠을 수 있겠지만, 각 중국의 성(省) 정보들과 전체적인 지형설명도 같이 나왔더라면 더욱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수많은 지명들을 초반부에 나온 '4대 권역'지도에서 찾지 못해 그 감동이 줄어드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지도만큼은 칼라판으로 만들어서 지리적인 환경까지 표현되었다면 더 좋았을 듯 합니다. 그만큼 그 지도가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것은 제 3부입니다.

비록 20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요리판에 쓰인 각 한자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을 요약본처럼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엔 음식이름으로 직접 풀이를 해주는 형식까지 있어서 마치, 수험생들을 위한 총정리용 참고서를 보는 듯 합니다. 각 글자가 의미하는 요리법, 요리재료, 그 의미 등 고급 중국요리집의 메뉴판에 있는 한자가 더이상 암호로 보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이 책의 진정한 핵심내용이자 백미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욕심일듯 하지만, 그 요리들의 사진들을 곁들인 책으로 만들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리는 맛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 역시 중요한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중국요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큰줄기를 잡으려는 분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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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역사
크리스토프 르페뷔르 지음, 강주헌 옮김 / 효형출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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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라는 장소가 탄생한 곳으로부터의 초대장을 받아들고 이제 그곳으로 떠난다고 상상하게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집에 초대를 받았을때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느낌에 의해 주인과의 즐거운 대화를 하며 그 시간과 공간을 충분히 즐기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온갖 것들에 대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그대로 느낀다면 아주 즐겁고 멋진 '카페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작가가 집주인이 되어 독자들에게 이 방, 저 방을 구경시켜 주는듯 합니다. 책 한가득한 사진들로 인해 그 카페에 들어가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마치 그 까페의 옆자리에서 사건을 보고 있듯이 말해주는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이 이야기들은 대부분 그당시 까페에 대해 말하고 있는 '문학작품'들과 그 당시의 유명인사들, 사건등을 통해서 이야기 되어집니다.

이 책 역시 프랑스의 18~19세기 문화와 인문사회적 상황에 대한 지식적 배경이 있으면 더욱 재미있어 보일것입니다만, 그러한 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이 책 자체로부터 얻기는 힘이 듭니다. 이러한 면은 프랑스 사람이 자국의 문화를 사랑하여 써내려간 책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주 대단치 않아 보이는 것을 보듬어서 자랑스레 보여주는 이 책에서 그네들의 문화적 자부심에 은근히 시기심이 생깁니다. 잘 정돈된 사진들과 생생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을 다 읽으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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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 살기 동문선 현대신서 43
자크 르 고프 외 지음, 최애리 옮김 / 동문선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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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 한번 살아볼 요량으로 책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살려면 많이 알아야 한다'라는것이었습니다. 요즘 '환타지'류의 문화가 융성하고 있으며, 중세의 또 한축으로 등장하는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깊어가고 있어서 였는지는 몰라도 '중세에 산다'는 것은 꽤나 흥미있는 주제입니다.

그래서 각 챕터별로 저자들이 나뉘어져 각자각자 하나의 주제를 이어가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양함을 보여주고 다양한 것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무시못할 장점이지만, 그만큼 다양한 주제들을 소화해 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있어야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친구'라는 영화를 볼때 '부산출신'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깊은 맛이 있듯이 어딘가 어설프게 느낄 수 있는 그런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풍성함'과 '실질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제대로 느끼라고 '중세에 살기'라는 제목을 달아줬는지 모르겠지만 중세에 대한 '상식' 없는 본인같은 사람으로서는 '중세에 잠시 발 담궈보기'정도 밖에 맛을 볼 수 없었네요. '재미있는 서양사 상식'이라는 소제목이 조금은 민망합니다. 앞에 몇글자 더 넣어야 될것 같습니다. '중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라는 문구가 있었다면 더 잘 어울릴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책을 절대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세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참고적으로 시간이나 금전적 문제가 있는 분들은 서점에서 각 챕터마다 첨부된 '우화시'만 모아서 읽어도 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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