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영웅들 김영사 모던&클래식
윌 듀런트 지음, 안인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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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듀런트는 굉장히 유명한 사람중의 한명이라고 합니다. 원래 사람이름 기억을 잘 못하는 체질이라 얼마나 유명하고 좋은 글을 남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단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사람을 욕하지는 않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서양의 역사(초반에는 다른 지역 이야기도 나옵니다만 그것은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주기 위한 기초다지기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를 꿰뚫는 축을 '영웅'이라는 것을 잡았습니다. 책의 내용과 제목을 비교해 볼때 아주 적절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책의 내용과 상관없는 책 제목들이 너무 많은 시절에 '영웅'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면서 수준있는 책을 보기가 너무 힘든 시절입니다.

어느 한 시대를 대표하거나, 어느 지역, 어느 사건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웅'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그를 중심으로 해서 그 시대가 설명이 되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에서 영웅이라 할만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그리스의 영웅들에서, 로마의 영웅들로, 중세시대의 영웅들. 다시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영웅들로 흐릅니다. 안타깝게도 이곳에서 책이 마무리 되고 맙니다. 작가가 노령으로 인해 사망하고 만것이죠. 원래 계획했던 23장 중에서 2장이 모자란 21장으로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남은 두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의 커다란 변화였던 '혁명의 시대'와 더불어 '미국'의 이야기로 마무리 짓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무시무시하거나 신처럼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평범하게 자신의 시대에 충실하게 살면서 남들보다 조금 치열하게 살고자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한 치열함이 역사의 흐름이라고 하는 '장면전환'의 핵심에 있도록 만든것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영웅들의 친구인것 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그리고 세밀하게 풀어냅니다. '그 사람이 왜 그랬었냐하면...' 이라고 운을 떼면서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영웅들의 이야기이지만, 사실, 그들은 영웅이 되고자 했던 사람들이 아니었으며 자신에게 좀더 충실하고 자신에게 좀더 치열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점을 아주 잘 써내려간 작가는 영웅의 친구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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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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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오닐이라는 사람을 잘은 모릅니다만 그 사람은 퓰리처상과 더불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극작가라고 하네요. 뭔지는 몰라도 일단 어딘가 들어본적이 있는 상을 받은 작가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은 작가의 사후에 출판된 것이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연극을 통속극에서 예술로 한차원 끌어올린 뛰어난 글이라고도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극작가로서 무대에 사용이 되어지는 대본으로서는 그 장면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배우들의 대사가 멋진 구절들로 가득가득 채워져 주고 받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게 됩니다. 바로 그러한 상상력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많은 상을 수상하게 된 작가의 필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그 내용상으로는 미국인들의 가슴을 절절히 울리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기에는 어딘가 부족합니다. 그것이 바로 문학과 문화의 엄연한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장면의 묘사. 배우들끼리 주고 받는 시와 같은 대화 꽉짜여져 있는 이야기 구도 갈수록 긴장감을 주는 이야기 전개 이 모든것에서 배우들의 삶을 연극이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만 있었다면 아낌없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겠건만, 슬픈 이야기 하나를 보는 것 이상의 일체감을 느낄수가 없네요.

미국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사람이라면.. 읽는것을 말리지는 않을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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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전쟁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23
에드 마이클스 외 지음, 최동석 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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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너무 당연히 여겨지고 있는 '인사는 만사'라는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고, 반면에 그 말이 진정한 의미를 갖지못한채 사용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느꼈던 많은 직장에서의 문제점들에 대한 정확한 지적과 현실적인 대응논리들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계획들을 아주 잘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비록,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점이 걸리긴 하지만, 그것은 미국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가장 근본적인 우리나라 대기업의 문제는 모든 합리와 효율위에 군림하는 족벌경영인들의 전지전능한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평가기준표'말고 당 책에서 피터지게 외치는 '공정한 평가기준'은 찾아볼 수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동양의 인재중심 역사관에 대한 현대판 해석이라고 볼수 있을만큼 흥미진진한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각 사례들이나 유명 기업인들의 인용된 말들은 마치 역사소설속의 등장하는 명장면처럼 계속해서 떠오를 정도로 명쾌합니다.

이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자신이 가장 중요한 인재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 경우에는 '독약'으로 작용할 수 있을수도 있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립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의 인간관계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분들도 읽어보시면 자신의 문제가 회사의 전체적인 구조적인 결함에서 파생되어 온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함으로써 객관화 시킬 수 있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객관화 시키는 것과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죠. 허허.

아주 감명깊게 읽은 구절 두개를 소개하면서 마무리 합니다.

- 우리는 이것을 '무능력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불량한 관리자는 더욱 더 불량한 직원을 고용하게 되는데 이는 자신만큼이라도 자질 있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p 216)

- '찰리를 공정하게 대하자. 그는 우리와 15년 동안이나 함께 일을 했어.' 하지만 그들은 또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 '찰리 밑에 있는 20명의 사람에게 공평하게 대해야 해. 그러므로 찰리를 퇴출시키거나 그에게 다른 직무를 줘야해'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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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 1
시바 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달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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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한지'라고 많이 알려진 이야기를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사실 저는 잘 모릅니다. 책에 그리 써있으니 믿어야죠) 시바 료타로의 섬세한 구성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기존의 '초한지'가 영웅들의 이야기와 신화를 충실하게 인정하면서 글을 풀어나갔다고 한다면, 이 책은 좀더 인간다운 주인공들의 심리적인 묘사가 뛰어납니다.

유방과 항우라는 주인공 보다도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심리묘사와 갈등, 그들이 가진 사상을 세심하게 표현해 줌으로써 '어떤 행동의 원인'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역이기'라는 노인이 솥에 삶겨 죽임을 당해야 되는 상황 등. 이 점만큼은 저자의 필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왜 유방이란 작자가 항우라는 인물을 이길 수 있었는가 하는 점에 이 소설을 읽는 촛점을 맞추면 안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매력은 등장인물들의 내면세계와 그 내면세계가 어떻게 행동을 표출하고 그러한 행동들이 어떠한 결과를 이끌어 내게 되는가 하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특별한 존재감을 주는 영웅들 중심의 역사소설 이라기 보다는 비슷한 인간들의 내면세계를 묘사한 심리소설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역사적 사실에도 상당히 충실했습니다. 중국지리와 중국역사서에 대한 저자의 세심함이 곳곳에 보입니다.

반면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것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복되어 설명되어 지는 부분과 시간의 흐름을 혼동시키는 작은 단위별 구성, 이유없이 끼어드는 남녀간의 이야기,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녹아들어간 일본인 중심의 역사관 등이 있어 읽기에 거슬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잔소리로 중요한 부분에 오자가 몇개 있네요. 곧 고쳐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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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의학의 만남 -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명화 속 삶과 죽음 명화 속 이야기 3
문국진 지음 / 예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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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화'와 '의학'의 만남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책입니다만 그렇게 제목만큼 거창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문적이기는 하지요.

그림을 그림에 대한 '화풍', '붓질', '예술사적 가치'등 전문적이며 보통의 사람들 기를 죽이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그림을 설명하는 투에서 벗어나 저자 자신이 관련있는 분야에 입각하여 그림을 보고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에 또 하나의 흥미로운 시각이 있단느 것을 깨닫게 됩니다. 보통 그림을 즐기고 그림을 볼때, 일명 전문가라는 다른 이들이 말했던 '느낌'과 '감동'을 나의 것인양 억지로 나의 생각과 느낌을 끼워 맞추려고 하는 일종의 부담감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법의학자는 그림을 이런식으로 보게 되는 구나 하는 것도 알수가 있고 그의 태도가 무식하다거나 말도 되지 않는 다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저자의 그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충분합니다.

주로 그림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질병'을 파악해 내거나, 의학적인 지식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명화'로만 알려진 밀레의 '농촌풍경'그림들이 순식간에 '근육통의 환자'들로 바뀝니다. 그리고 또한 다른 그림전문가들이 놓칠수 있는 멋진 그림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강한 자극을 독자에게 주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첫 부분엔 '잔인한'그림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섬뜩하긴 합니다.

이제 그림을 즐기거나 그림을 볼때 너무 주눅들어서 '내가 그림을 즐기는가?'라는 고민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각자각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배경을 통해 그림은 재해석되어야 하고 그럴때 그 그림은 정말 즐거움이 될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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