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담임하는 반 아이가 총 다섯 명이다. 시골 중학교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인데 함께 산책하기 딱 좋은 인원이다. 그래서 자율활동 시간에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골목 구경을 자주 한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있는데 시바견이랑 고양이 다섯 마리가 사는 집이다. 시바견은 실물로 처음 보았는데 역시 귀엽고 앙증맞다.
그런데 오늘 시바견을 어루만지다가 깜짝 놀랐다. 목줄을 너무 가는 것을 해놔서 목줄이 닿는 부분에 털이 다 빠졌고 심지어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분명히 목줄이 당기면 아플 텐데 시바견은 사람만 가면 안기고 싶어서 어쩔 줄을 모르면서 닿지 않는 사람을 향해서 뛰어오른다. 우리 반 아이에 따르면 ‘사람 손이 많이 탄 개’라고. 그래서 낯선 사람이 가도 짖지 않고 반겨준다.
그 시바견은 혼자 있을 때는 분명히 가만히 웅크리고 있고 얌전하게 목줄이 당기지 않는 안의 범위에서 걸어 다닐 뿐이다. 그 개가 속살이 드러난 것은 그만큼 사람에게 안기고 싶고 사랑받기 위해서 몸부림을 쳤기 때문이다. 그 개처럼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 가면서까지 타인을 사랑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해 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도 생각하게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