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 <농민신문>에 칼럼을 연재한다. <농민신문>이 일반 독자들에게는 낯선 매체일 수도 있겠다. 농부의 자식으로 자란 나에겐 조선일보 보다 더 익숙한 신문이다. 동네 이장이셨던 아버지 덕분에 코흘리개 때부터 <농민신문>의 애독자였다. 유료구독자 20만 명을 가진 이 신문은 직원들에 대한 대우도 최상급이라고 들었다. 더구나 이틀에 한 번 발간하니 업무 부담도 덜하다. 물론 외부 필진에게도 그렇다.
그러나 외부 필진은 외부 필진일 뿐. 지면 개편 철이 되면 한 번쯤 신문사 눈치를 보게 된다. 신문사의 말 한마디로 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칼럼이 잘린다고 뭐가 어떻게 되진 않지만, 자존심이 좀 상하겠다. 어차피 일 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신세인데 뭐가 두려울까. 내년에는 내 칼럼 지면을 더 늘여달라고 말해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일단 내년에도 살아남았다. 또 이렇게 한 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