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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 - 북클럽 운영자의 기쁨과 슬픔
김민영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9월
평점 :
김민영 선생이 쓴 <나는 오늘도 책모임에 간다>에 대한 추천사를 썼다. 원래 추천사는 저자 보다 압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써서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김민영 선생은 이미 책모임을 십년이 넘게 했고 이 분야에 있어서는 일가를 이룬 분인데 시골에 묻혀서는 일개 서생인 내가 감히 ‘추천사’를 쓸 입장은 아니다. 다만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이제 겨우 독서 모임을 시작한지 1년이 갓 지난 초보로서 도대체 좋은 독서 모임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도움을 얻고 싶었다.
<나는 오늘도 책모임에 간다>를 읽다보니 책 한 권을 귀하게 알뜰하게 챙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 말하자면 책 배송 택배 상자를 뜯기가 귀찮아서 몇 날 며칠을 그낭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김민영 선생과 독서 모임 회원들은 한 권의 책을 읽고 경험을 나누고 공감을 나눈다. 내가 읽은 책이 이런 책이었나는 감탄을 자주 하게 되었다. 같은 책이라도 좋은 독서 모임을 거치면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책으로 다가 온다는 것도 알겠다.
회원들 간에 호구조사를 하지 않는 다는 것만으로도 김민영 선생이 운영하는 책모임이 얼마나 책에 집중하는지 알겠다. 한 권의 책을 대충 읽고 소화를 채 못시키는 경우가 잦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서 한 권의 책이 어떻게 ‘잘근 잘근’ 씹어서 한 줌의 건더기를 남기지 않고 소화를 시키는지 알게 된다.
김민영 선생과 <나는 오늘도 책모임에 간다>가 참 대단한 것은 책모임에서 있었던 내용을 자세하고 재미나게 기록했기 때문에 누구나 이 책을 읽는다면 마치 본인이 직접 책모임에 참석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옛날에 읽었다고 구석에 처박아둔 책을 다시 찾게 될 일이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그저 좋은 책 정도로 알고 넘어갔던 책들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찾게 된다.
내가 헌정한 추천사를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에 대한 찬사를 마친다.
독서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책 모임과 만나게 된다. 좋은 책 모임은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백 가지의 매력을 누리게 해준다. 좋은 독서 모임을 만나는 것은 인생 책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15년간 북클럽을 운영한 김민영의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독서 모임에 대한 이야기가 넘친다. 독서에 대한 관념적인 기술이 아닌 독서 토론 모임과 그 참석자들의 살아 숨 쉬는 경험과 통찰로만 채워져 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읽어야 할, 읽고 싶은, 사고 싶은 책이 넘친다는 것이다.
독서가 문제라면 독서 모임이 정답이다. 독서 모임이 문제라면 <나는 오늘도 책 모임에 간다>가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