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놀기를 좋아하고 일하기를 싫어한다. 나는 일이라면 딱 질색이다. 내가 일을 싫어하는 까닭은 분명하고도 정당하다. 일은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부지런을 떨수록 나는 점점 더 나로부터 멀어져서, 낯선 사물이 되어 간다. 일은 내 몸을 나로부터 분리시킨다. 나의 현존이 몸으로부터 떠나 갈 때, 나는 불쾌하고 불안하고 불편하다.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목수들의 일터에서 놀다 중

 
   

생각해보면 일을 하지 않는 지금의 나는 나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며, 내가 판단하는 대로 생활하고 있다. 나는 일에 얽메여 있지 않기 때문에 일과 관련 된 것에 정신을 쏟아 부어 나 자신으로 부터 멀어지는 경우가 없다. 나는 오로지 나 자신과 나의 앞날과 나의 과거와 나의 현재를 생각하며 온전히 나로 존재한다. 지금 이 시간만큼 온전하게 나를 위해, 나만을 생각하며 지낼 시간이 있었는가. 할 일이 없는 지금의 시간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0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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