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책 한권을 들고 유모차를 살살 밀며 아이가 잠들어 주길 바라며 가을빛 맞으러 나갔다.
책 읽기 좋고, 아이가 낮잠자기 좋은 조용한 나무의자를 찾으러 가는 길에 여러가지를 보고 여러생각을 했다.
줄 지어 가는 3분의 2 만을 채운 수학여행버스를 물끄러미 보며 나의 북적부적했던 옛 수학여행을 떠올리고,
사람 다니는 인도로 버젓이 배달 오토바이들이 굉음을 내며 달리는 것을 보며, 또 민원을 넣을까 고민도 해보고,
초등학교 인접지역에 버젓이 길가에 큰 트럭들을 주차시키고 길건너는 키작은 초등생들의 횡단보도옆의 시야를 막는 트럭들을
단숨에 찌그려 버릴수 있는 헐크가 되고 싶기도 했으며,
잘 어울리는 남녀 커플이 햄버거를 먹으며 택시를 잡아 타기직전에 그 햄버거 싼 종이를 냅다 길가에 버리고 택시에
오르는 그들 다시 잡아 그들 입에 햄버거 싼 종이를 구겨넣고 싶기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 겸 독서겸 내 아이의 낮잠겸 나온 아름다운 가을낮과 어울리지않는 상황들에....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며 책도 읽히지 않는다. 버리고 지워도 맘이 자꾸 제자리인 내 마음이 참 오버스럽다.
나무의자에 앉아 10월도 반이나 가벼린..그러나 반이나 남은 10월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가볍게 휴대폰으로 알라딘을 통해 10월에 보고싶은 신간 몇권을 장바구니에 담고,
노랗고, 붉은 나뭇잎을 애잔히 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연암 박지원의 일생에 비평과 상상을 곁들인 시선이 입체적인 <당신,연암>을 내가 읽고 어찌 느끼게될지가 제일 궁금한 책..
끝이 보이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9권...<고종실록> 질리지않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챙겨보는 나 또한 대단..
10월 매거진B <펭귄북스> 냉큼 빨리 장바구니에 넣자..넣는이가 임자.
허기와 고독이 작품을 쓰는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201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모옌..
그의 작품을 읽어본건 <홍까오량 가족>뿐...나머지도 차근히 한번 읽어보고싶다.
가을이 점점 깊어간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질수록 나뭇잎들도 더 예쁜 옷들로 갈아입을것이다.
가을 토종꽃들과 예쁘게 물든 나무들을 만나러 이번 주말엔 아주 조금 멀리 가보는것도 좋을듯하다.
내가 사는 곳 대전에서 그닥멀지 않은 부여에 있는 부소산의 단풍이 아름다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데리고 산은 높지않지만 그 아름다움은 한없이 높은 부소산 나들이를 해볼까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