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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풀잎에서 메뚜기가 떨고 있구나 - 이야기 조선시대 회화사 2
조정육 지음 / 고래실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야기 조선시대 회화사1권인 “꿈에 본 복숭아꽃 비바람에 떨어져”책이 무척 맘에 들어서 2권도 사서 읽었다. 1권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달음에 읽혔다. 미술교과서에 실려서 눈에 익은 김명국의 ‘달마’, 윤두서의 ‘자화상’, 정선의 ‘금강전도’를 비롯해 좋은 그림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하필 표지그림과 제목을 이렇게 했을까 좀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알았다. 내 개인적인 취향에 부합하는 그림은 그 메뚜기 그림이 아닌 다른 것들이지만, 은근히 내 가슴 한구석을 시리게 만들고 뒤돌아보게 하는 건 그 ‘풀잎 위의 메뚜기’ 그림이었다. 한 평생 불우하게 살다 간 심사정의 분신인양 가을 풀잎위에서 떨고 있는 메뚜기. 험한 세상의 세파인양 가을 바람이, 이슬이 얼마나 찼을까? 메뚜기 한 마리에 자신을 대입시켜 나타낸 심사정의 필력이 놀랍다.
그리고 새삼 느끼는 거지만, 화가들의 삶과 정신세계를 참 정성스럽게 재구성해서 이야기로 풀었다. 그들에게 애정이 없다면, 수박겉핥기 식으로 밖에 모른다면 절대 이런 글이 나올 수 없을 듯 하다.
벌써 3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