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본 복숭아꽃 비바람에 떨어져 - 이야기 조선시대 회화사 1
조정육 지음 / 고래실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아마 7월 중순 정도였을 것이다. 간만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고르는데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동양화쪽은 영 까막눈인지라 읽고 싶은 마음과 함께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랬는데...... 별로 한가하지 않은 날이었는데도, 틈틈히 읽은 것이 어느새 하루 일과가 끝나기도 전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조선의 이름난 화가들의 삶과 작품세계가 나같은 까막눈에게도 쏙쏙 들어오게 참 쉽게 잘 썼다. 그 전엔 동양화를 봐도 그 가치를 제대로 몰랐고, 서양화에 길들여진 내 눈에 '이게 그렇게 대단한 작품인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동양사람인 내가 서양화보다 동양화에 거리감을 더 느끼다니.... 생각해 보니 좀 씁쓸하기도 하다.

 맨 처음 '안견'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조속'이야기까지 한달음에 읽고 난 후, 그 중에서도 내내 탄은 이정의 '대나무 그림'이 떠올랐다. 바람을 맞고 있는 '풍죽'그림이........ 탄은이 풍죽을 그릴 때와 지금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별로 달라지지 않아서일까? 모사품이라도 하나 구해서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내 마음을 끄는 그림이다.

  요전에 정민 선생님이 쓴 ‘꽃들의 웃음판’으로 한시의 아름다움에 눈을 떴었는데, 이번엔 이 책으로 인해 우리 옛그림에 눈을 뜨게 되었다. 정말 고맙고도 귀한, 소중히 간직할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책이 탐나서 결국 사고 말았다. 좋은 책은 역시 내 서가에 꽂혀 있어야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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