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본 복숭아꽃 비바람에 떨어져 - 이야기 조선시대 회화사 1
조정육 지음 / 고래실 / 2002년 4월
절판


<풍죽(風竹)>

혹독하게 부는 바람에 휘날리는 대나무는 심하게 잎사귀를 떨고 있다.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바람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움직일 수도 없는 처지에 바람이 분다고 해서 어디 숨을 구석이 있겠는가. 그저 온몸을 바람에 내맞기는 수밖에. 기왕 바람을 맞을 바에야 기꺼이 맞겠다. 그러나 굴복하지는 않으리라.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 아프다고 엄살도 피우지 않으리라. 바람에 춤추듯 흔들리고 있는 대나무는 옆은 그림자까지 드리우고 있다. 아무리 심한 바람이 불어도 결코 꺾일 수 없는 그의 의지를 댓잎 끝에 손톱처럼 꾹꾹 눌러 찍은 점으로 표시했다.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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