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구판절판


정말로 좋은 문학은 당대에 제대로 인정받기가 드물지요. 최고의 작가들은 가난하게 살다 죽습니다. 조악한 작갇르이 돈을 벌지요. 항상 그래왔습니다. 다음 시대에 가서야 비로소 인정받을 작가의 재능이 저 같은 에이전트에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때쯤 가서는 저도 이미 죽어 없을 텐데요. 제게 필요한 것은 하찮더라도 상공을 거두는 작가들입니다. -1권 117쪽

"암기하는 것 말입니다."
골고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건 질문이 아닙니다. 진짜 질문은, 왜 다른 자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가 하는 겁니다."-2권 31쪽

"주석들이란 서가 맨 아래에 있는 책들과 같습니다. 몸을 굽혀서 봐야하므로 아무도 그것을 즐겨 읽지 않습니다."
"한 명의 시인이 표절하면 절도이지만, 많은 시인들이 표절하면 그것은 탐구입니다."
"두꺼운 책들은 지은이가 짧게 쓸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두꺼워진 겁니다."-91~92쪽

"부흐링 족은 원래 어디에서 왔습니까?"
골고는 머뭇거렸다.
"그러니까 아주 자세히는 우리도 모릅니다. 추측하건대, 알 속에서 병아리가 자라듯이 우리도 책 속에서 생겨 자란 것 같습니다. 지하묘지 아주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는 아주 오래되고 파손되기 쉬우며 해독 불가능한 룬문자들로 쓰인 책들 속에서요. 어느 때가 되면 책은 마치 알껍데기처럼 꺠집니? 그러면 도룡뇽처럼 작은 부흐링 족 하나가 그 속에서 미끄러져 나오지요. 그는 가죽 동굴까지 찾아옵니다. 그것은 본능입니다. 아마도."

"맞아요. 우리는 운하임의 악취나는 쓰레기장에서 나왔거나 아니면 악명 높은 잔인한 책 연금술사들의 증류기에서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망가지도 부패한 오래된 책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여깁니다."-96쪽

이곳은 태곳적에 쓰인 문학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일까? 종이도 없고 인쇄도 없었던 시대에 쓰인 문학의 흔적일까? 이것들은 과연 장식이 아니라 문자들일까? 그렇다면 나는 아마 아주 초기 형태의 책 속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리라. 걸어가면서 읽을 수 있는 예술 형식이자 거대한 동굴 책 속을. 각각의 굴속에는 어쩌면 거대한 책의 각 장면들이 써 있을지도 몰랐다.-159쪽

책 위에 책들이 쌓여 있고
버려지고 저주받은 채
죽은 창문들로 장식되고
오직 유령들만이 사는 곳
가죽과 종이로 된
짐쨉茸錤?습격당하고
광기와 음향이 난무하는 곳
그곳은 그림자의 성이라 불리는 곳-160쪽

호기심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다. 그것은 우주 안에 있는 두 개의 가장 큰 제동력인 이성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호기심 때문에 결국 차모니아 공포소설들 속에 나오는 모든 주인공들이 어딘가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안으로 들어갔다.-164쪽

우리의 의식을 결정하는 것은 두뇌가 아니라 위(胃)인 것이다.-171쪽

"그 흐느끼는 그림자들이 누구 또는 뭔지 아십니까?"
................
"오래 생각해본 끝에 아주 오래전에 묻혀 잊힌 책들의 영혼이 안주하지 못하고 떠돌고 있는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들은 자신들의 슬픈 운명을 한탄하고 있는 것이다....... "-239쪽

"별들의 알파벳이라니요? 문자인가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것은 알파벳이지만 리듬이기도 하다. 음악이고 감정이다."
................
"........만약 네가 별들의 알파벳을 마음대로 다룬다면 오름에 도달했을 때 거기서 우주의 모든 예술적인 힘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267쪽

처음에 아주 비약적으로 한 장면을 쓰는 일은 매우 쉽다. 그러다가 언젠가 네가 피곤해져서 뒤를 돌아보면 아직 겨우 절반밖에는 쓰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앞을 바라보면 아직도 절반이 남아 있는 것이 보인다. 그때 만약 용기를 잃으면 너는 실패하고 만다. 무슨 일을 시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일을 끝내기는 어렵다.-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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