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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비밀 1
스티브 베리 지음, 정영문 옮김 / 밝은세상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파티마 세번째 예언, 전에 몇 번 들은 기억이 난다. 종교에 대해 문외한인 내게도 들릴 정도면 정말 유명하고 비밀스러운 건가 보다 생각했다. 그 예언을 둘러싸고 이런 저런 사건이 벌어지고 마지막에 가서는 주인공이 계시를 받는데, 내용이 생각보다 너무 현실적이라 신비함이 덜 했다. 차라리 개인적으론 책 중간에 소개되는 '말라키의 예언'이 더 궁금했다.
이 소설을 보고 난 후 계속 맘에 걸렸던 점은 역시 교황 성하와 여러 추기경들은 각종 사악한 음모에 관여하기엔 좀 안 어울리는 캐릭터라는 것이었다. 물론 작가가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180도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이 소설의 악역 캐릭터인 발렌드레아나 암브로지가 나쁜 짓 하는 걸 보면 '그 정도밖에 못 한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마디로 어설프단 얘기다. 어쩌면 종교에 대한 막연하기 그지없는 내 생각이 크게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아! '신부님'이란 이미지에 대한 내 두꺼운 편견의 후광이여!
그래도 그렇지 왜 그렇게 이 소설이 밋밋하단 느낌이 들었을까, 왜 그리 낯설지 않았을까 ... 생각하다보니 그 이유는 뜻밖에도 내 책장에 꽂혀져 있었다. 바로 '다빈치 코드'를 쓴 댄 브라운의 또 다른 소설 '천사와 악마'.
콘클라베, 권력을 둘러싼 암투. 설정이 닮았다. 거기다 댄 브라운은 아주 박진감넘치게 사건을 맞춰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그 소설과 비교하니 꽤 얌전하고 밋밋한 소설이란 결론이 나올 수 밖에. 내가 카톨릭신자였다면 감상이 좀 달라졌을텐데, 난 특정 종교를 믿을 만한 위인이 안 되는 바람에 재미 쪽으로 평가의 기준이 쏠려버린 것 같다.
어쨌든 뭔가 비밀스러운 카톨릭의 역사와 가볍게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